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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창조경제란...?

인터넷에 떠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박근혜의 창조경제, 김정은의 생각, 그리고 안철수의 새정치는 도무지 실체를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김정은은 원래 고립된 사람이라 이해가 되지만, 나머지 두명은 언론 앞에 설 때마다 창조경제와 새정치를 외치는데 그 실체를 제대로 밝힌 적도 어쩌면 자신들도 모르는 것같다. 그러니 이런 우스개 소리가 떠도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스스로도 모르는 것같으니 오늘은 창조경제에 대해서 내가 제대로 밝혀주려고 한다. 원래 몇 달전부터 언급하고 싶었던 얘기도 있고, 또 최근에 생각났던 것도 있어서 몰아서 적으보려 한다.

먼저 ‘창조경제'는 말이 안 되는 조합이다. 서로 모순된 단어의 조합이라는 말이다. ‘창조(성)’는 모른지기 다름, 개성, 다양성, 새로움, 자유분방함, 화합을 대표하는 용어이고, ‘경제(성)’는 관리, 표준화, 대량화, 경제성/효율성, 경쟁 등을 표방하는 단어다. 서로 상극인 단어를 하나로 합쳐서 말하고 다니니 듣는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고 전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모순된 단어가 결합한 것이 창조경제만은 아니다. 잘 알려진 창조적 파괴 creative destruction이나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도 대표적인 모순결합이지만, 이는 의도된 수사학적 표현일 뿐만 아니라 이 개념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다양한 증거/예시들을 보여주고 있다.

페이스북에도 짧게 적었지만 연말에 눈 길을 걸으며 창조경제에 대한 힌트를 하나 얻었다. P(로 통일하자)의 창조경제는 이런 식이다. “나는 규제를 할테니, 너희가 알아서 창조적으로 살아남아라’가 창조경제인 것같다. 게임중독법을 만들테니 개인업계가 알아서 창조적으로 이걸 피해서 살아남으세요. 기초연금 공약을 파기할테니 노후 자금은 알아서 창조적으로 마련하세요. 철도나 의료를 민영화할테니 니들이 알아서 창조적으로 살아남으세요. 모름지기 창조성이란 남에게 받아서 쓸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그러니 알아서 창조적인 방법을 찾으세요를 외치는 것같다. "내 걸 --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없다에 한 표를 던지지만 -- 줄 수 없으니 알아서 하세요."

그리고 더 최근에 든 생각은 소위 말하는 이명박근혜(MBP -- Sorry, MacBook Pro)의 흐름의 연장선에서 연상되는 것이다. MB 정권 초기에 많이 사용했던 단어가 있다. 바로 ‘선진화’였다. 인수위 때 저걸 하도 강조해서 학교에서 마지막으로 과제제안서를 준비하면서 슬쩍 선진화라는 말을 넣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몰랐었다. 선진화의 의미가 민영화를 뜻하는 것인지… 5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MB의 선진화는 민영화를 포장하기 위한 용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이제 1년이 지났지만 P의 창조경제는 MB의 선진화의 다른 표현이라는 걸 깨달았다. 즉 창조경제는 민영화를 뜻한다. 그리고 그 뜻을 모른채 많은 과제제안서에 창조경제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을 거다.

그런데 다른 글에서도 밝혔듯이 민영화는 (이득의) 사유화의 잘못된 표현이다. 민영화의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면 굳이 민영화가 (추진 & 반대할) 필요 없다. 그러나 그것이 특정 계층, 그리고 그걸 가능케해줬던 그들에게 결국 돌고돌아 돌아가는 것이니 국민 재산을 그들의 손아귀에 넣는 사유화가 맞다. 이득은 사유화하고 비용은 공유화하는 것을 민영화로 포장되어있고 또 선진화 또는 창조경제로 재포장되어있다. 창조경제가 뭐냐를 뜻뜻하게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다 여기에 있다고 본다.

글을 다 적고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다. 소위 배운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도 창조경제의 의미를 제대로 모른다. 어쩌면 알고서도 모른 척하는 것같다. 작년에 전국 단위로 국책연구과제를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산업공학이 홀대를 받았는데, 청와대였는지 주무부서였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름 고위직 공무원이 산업공학과 창조경제를 제대로 연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면 설득해서 (P를 설득하는 게 가능할까?) 새로운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자기도 전혀 몰랐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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