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지나고 이제서야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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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그동안 침묵하던 불편한 물음과 대면하고 있다.
누군가가 아닌 우리 모두가 답을 해야할 물음이다.
대학에 들어가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학점을 잘 받으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취직을 하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승진을 하고 연봉이 오르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결혼을 하고 애를 낳으면 안녕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 답을 모르면서 그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에 바쁘다.
폭력에 시달리고 성적을 비관해서 죽어가는 친구들이 옆에 있는데도,
취업을 못해 졸업도 미루고 고시촌을 전전하는 친지가 옆에 있는데도,
비정규직, 해직으로 신음하는 동료가 옆에 있는데도,
아파도 병원, 약국도 제대로 못 가는 이웃이 옆에 있는데도,
우리는 그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만 하면 그만이다.
당장 나한테 불편한 것은 절대 못 참으면서
사회의 모든 부조리에는 싑게 눈을 감는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메시지 속에서 철저히 세뇌되었다.
우리는 그저 대학만 들어가면, 취직만 하면, 승진하고 성공만 하면...
그렇게 착함을 강요받는다.
착함이 미덕이 되었다. 아니 이 표현은 틀렸다.
착함은 절대 미덕이 되었다.
착한 아이, 착한 학생, 착한 직원, 착한 국민...
우린 그렇게 사회 정의와 단절되어 살아가고 있다.
안녕하냐고 물으셨나요?
절대 안녕 못합니다.
사회의 부조리 때문이냐구요?
아니요.
부정선거, 대량해고, 국유재산의 사유화, 대통령의 불통은 다 무시할 수 있습니다.
당장 눈 앞에 있는 시험이, 진학이, 취직이, 승진이, 결혼이...
어려워서 안녕하지 못합니다.
3년이 넘도록 분노하라 팔찌를 끼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사회와 타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적당히 눈을 감는 법도 배웠고
적당히 뒤로 물러나는 법도 배웠습니다.
까불면 찍히고 튀면 혼자 병신이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불만분자, 부적응자가 이제 순한 양이 되었습니다.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지만 그렇게 타협했습니다.
불편하더라도 끽소리도 못 내고
억울하더라도 눈치를 보며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조용히 살고 착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 아들이, 그런 학생이, 그런 직원이, 그런 국민이 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을 가지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당연함과 익숙함과의 결별이 두렵습니다.
그러나 모두 함께 하는 새로운 도전이 설렙니다.
이제는 다른 차원의 안녕하지 못한 세계로 나아갑니다.
문제가 있으면 답이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의 답이 아닌 무수히 많고 다양한 답들이 있습니다.
어렵다는 것은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벌써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정해진 과거가 아닌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갑니다.
그 출발점에서 늘 두렵지만 또 설렙니다.
게임은 시작되었고 이제 멈출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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