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마케팅

Gos&Op 2013.10.25 0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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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피곤해서 집에서 졸고 있는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집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평소에 암묵적으로 정해진 요일에 통화하기 때문에, 이렇게 불시에 연락이 오면 나쁜 소식일 가능성이 높아서 늘 조마조마하다. 다행히도 우려했던 일은 아니었다.

전화 통화의 요지는 이렇다. 지금 집에는 심야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걸 설치해줬던 업자가 이번에 태양열발전도 함께/새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 홍보용으로 태양열발전을 '무료'로 설치해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그런데, 대신 심야전기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이득 (월 13만여원)과 설치에 따른 제반비용 (월 3만여원)을 3년 동안 매월 납부하는 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번에 설치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1000만원정도 소요된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화가 났다. 매월 납부금액 16만여원을 3년동안 합치면 약 600만원정도가 나온다. 어머니는 그 업자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은 했지만, 시골의 노인네들이라고 이런 식으로 사람을 기만하면서 물건을 팔아먹으려는 것에 화가 났다. 아무리 장사치들의 상술이라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다.

만약 애초에 "이번에 새로 태양열발전 사업을 시작/확장하는데, 원래 장비 및 설비비용 등을 모두 포함하면 1000만원정도 필요하지만 정부 보조금도 있고 홍보용으로 조금 저렴하게 600만원이면 설치가 가능하다. 600만원이 큰돈이고 일시불로 지불하기 어려울테니, 아끼는 심야전기료 (월 13만원정도)에 매월 3~4만원만 더 해서 3년동안 불할납부하면 어떻겠느냐?'라는 식으로 접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핸드폰 분할 약정이나 카드 할부 등도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라, 결국 소비자들을 호구로 생각하고 기만하는 것밖에 안 된다. 상대를 기만함으로써 당장 더 많은 물건을 팔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이런 식으로는 결국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만다. 장사는 이문이 아닌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선진들의 조언은 사람들 간의 신뢰를 말했던 것이 아닐까?

오늘 아침에는 이런 기사도 눈에 띄었다. '사용 후기 마케팅 "더 이상 못 믿겠네"' 예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리뷰의 1/4 ~ 1/3정도는 페이크 리뷰로 알려짐. 그래서 Yelp 등에서는 그런 리뷰를 제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서 사용중), 이 기사에서 말하려는 것도 신뢰성이 아닐까? 예전에 학교 있을 때, (물론 나 자신도 순결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 논문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방법론에 대한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이나 부족했던 점도 솔직히 밝혀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돈을 받고 참여한 이벤트 리뷰글에서도 객관적인 정보 (장점과 단점 모두)를 제공해준다면 비록 단점이 있더라도 더 신뢰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마티 뉴마이어의 '브랜드 갭 (참고 Brand Gap Slide)'이란 책에 보면 브랜드라는 것은 'It's not what you say it is. But it's what they say it is.'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THEY가 바로 어떤 회사의 제품을 구입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소비자/사용자를 뜻한다. 제대로 된 브랜드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을 꾸준히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고 그래서 그들이 스스로 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작업이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야지 제대로 된 브랜드가 정립된다. 사용자/소비자와의 신뢰 관계를 맺는 것이 브랜드를 정립하는 것이 아닐까? 어느 순간 브랜드가 스스로 물건/서비스를 팔게 되는 시점이 온다. 물건을 팔기 전에 신뢰부터 구축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하게 된다.

궤는 조금 다르지만 TED에 올라온 'The currency of the new economy is trust, by Rachel Btsman'의 비디오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몇 주 전에 적(었)던 글이라서 일자가 조금 맞지 않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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