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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Story

Netflix 조직 및 개발 문화

지난 주에 Deview에서 'Real-time insights into application events'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셨던 Netflix의 배재현님께서 오늘 같은 주제로 제주 다음 스페이스에서 발표를 해주셨습니다. 발표 내용과는 큰 관련이 없지만, Q&A 시간에 넷플릭스의 기업/조직 및 개발 문화가 어떻냐?고 질문을 했고, 그때 답변해주셨던 것 중에 기억 남는 것만 몇 가지 정리하겠습니다.

넷플릭스의 개발 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개발자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한다'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개별 개발자들에게 절대 권력과 자유를 보장하면서 또 그에 따른 모든 책임도 진다고 합니다. 일을 할 때 국내에서는 보통 기획, 개발, 운영 등이 따로 분리되어있는데, 넷플릭스에서는 개발자 한명이 기획부터 개발, 운영까지 모두 담당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개발만 잘 한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없고, 또 그래서 운영을 생각한 개발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모든 개발자들이 AWS에 접속해서 넷플릭스의 모든 서비스를 정지시킬 수도 있는 만큼 개별 직원들에게 큰 권한과 이에 따른 책임을 부여한다고 합니다.

넷플릭스에서는 '모든 보상은 현금 Cash으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보통 미국 회사들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도 그냥 현금으로 매년 1만 달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참고. 4인 가족 기준으로 의료보험이 1년에 약 1.6만$이 필요함) 그 외의 다양한 항목들을 모두 현금으로 바로 꽂아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봉이 엄청 많은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적당한' 퍼포먼스를 내는 직원들에게는 충분한 현금 보상 (두달치 월급)과 함께 바로 해고한다고 합니다. (넷플릭스의 채용란에 제공된 슬라이드 22쪽에 'adequate performance gets a generous severance package'라고 명시함. 아래 슬라이드 참고 Netflix Culture. Freedom & Responsibility) 그래서 짧게는 몇 주만에 해고되는 경우도 있고, 길면 6개월 1년 후에 바로 해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별도의 KPI 관리없이 연말이면 매니저가 성과에 맞는 현금보상을 해준다고 합니다. 어제 머니투데이에 올라온 '경쟁이란 무엇인가?'라는 기사에서 보여주는 구글에서의 경쟁의 의미와 어떤 면에서는 상통하는 듯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당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부 테스트/운영 스크립트를 제외하면 모든 프로그램은 Java로 구현되기 때문에 Java 컨벤션만 잘 따르면 개발자 레벨에서의 협업이나 이관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한 사람이 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개발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 배재현님도 아직까지 운영쪽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관행처럼 이뤄지는 개발자마인드로는 넷플릭스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관대한 severance package를 받고 바로 해고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개발주기가 매우 빠르다고 합니다. 화요일에 새로운 코드를 릴리즈하면서 오프라인 테스팅을 거치고, 수요일에 실제 서비스에서 버킷 (A/B) 테스팅을 하고, 특별히 문제가 없고 성과가 더 나으면 바로 목요일에 서비스를 릴리즈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 화요일까지 또 개선/추가 작업을 거치고 테스트하고 릴리즈하고 이런 주기가 이러진다고 합니다. (극단적인 경우겠지만) 최근에 읽고 있는 'Mining large streams of user data for personalized recommendations' 논문에 소개된 Customer Data Science (데이터 기반 조직)의 내용과 겹쳐지면서 넷플릭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강 짐작이 갑니다.

(추가. 2013.10.24) 사내 정치가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혼자서 개발과 운영을 모두 하고, 또 모든 보상은 성과에 따른 현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치 또는 라인이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내 정치가 없는/적은 것은 실리콘 밸리의 일반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임정욱님께서 '인사이드 애플' 번역 후에 잠시 강연하셨을 때 애플에도 사내 정치가 없다라는 것을 소개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에서도 사내 정치가 없을까요?

단순히 넷플릭스의 서비스와 관련 기사들만으로 넷플릭스의 성공을 부러워하기에는 그들의 치열함이 묻혀버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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