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친분이 있는 회사동료들이 나보다 먼저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가끔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보다보면 '그래 결심했어' '여러 의미에서 마지막이야' '조만간 변화가 있을거야' 등과 같은 회사동료의 글을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각자의 처지에서 긴 설명없이 짧게 글을 적었겠지만, 회사라는 컨텍스트 내에서 생각하면 이직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저 사람 또 뭐가 불만이야? 한번 얘기라도 해봐야하나?'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 나도 비슷한 종류의 컨텍스트없는 글을 종종 올리니 내 글을 보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다. 같은 회사를 다니고, 같은 공간에 있어도 대화도 자주 하지 못하고 겨우 페이스북으로 상대의 동태만 파악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에서의 떨어짐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가장 먼저 움직임으로써 나를 추종하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지금이 그때야'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은 바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친분이 있는 이들이 나보다 먼저 회사를 떠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항상 내가 제일 먼저여야 한다.
그런 사소한 이유보다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떠나야하는 상황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간절하다. 사람들이 부대껴서 살다보면 다양한 트러블이나 불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라면 화가 난다. 더 좋은 기회가 있어서 떠난다는 말은 현재 시스템이 기회를 제대로 주지 못한다는 말이고, 그곳/그의 비전에 끌린다는 말은 현재 명확한 장기 비전이 없거나 제대로 공유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장기적 비전과 일관성의 부재, 재정의 건전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 강요당하는 문화,...
나는 떠난 이들의 생각도 이해하고 남은 이들의 심정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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