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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Jeju

[제주오름] 따라비오름, 오름의 여왕

어제는 따라비오름에 다녀왔습니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제주도편을 읽고 바로 찾아간 곳입니다. 책에서 가을에는 제주도의 억새를 제대로 즐길 수 있고, 봄에는 유채꽃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지금이 딱 억새가 제철이라 단숨에 찾아간 곳입니다. 벌써 입도5년이지만 가을에 억새 사진을 제대로 찍은 적이 없는 것같아서 큰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따라비오름은 제주도의 동쪽 내륙에 위치해있습니다. 제주시에서 5.16도로, 비자림로를 거쳐 산굼부리를 조금 지나 정석비행장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다가 가시리에 못 미쳐서, 다시 U자형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갈 수가 있습니다. 위치는 명확한데, 네비가 없으면 (초행에) 길을 찾기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따라비오름의 존재를 처음 알았는데, 따라비오름을 중심으로 갑마장길이라는 이름으로 약 20km의 트래킹/둘레길도 이미 만들어져있는 제주도 동쪽 내륙의 주요 관광코스였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제법 많은 산행객들이 찾아왔습니다. 저처럼 책을 보고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따라비오름을 찾아가는 차에서는 잘 몰랐는데, 주변에 크고 작은 수많은 오름들이 산재해있습니다. 그래서 오름으로 이뤄진 스카이라인도 참 좋습니다.

따라비오름은 3개의 굼부리/분화구로 이뤄져있고, 정상의 굼부리와 능선의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용눈이오름의 굼부리/능선에 비견될만합니다. 360여개의 오름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해서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따라비오름 입구에서 보면 단순힌 소나무숲으로 이뤄진 오름처럼 보이지만, 길을 따라 옆으로 오름을 오르기 시작하면 바로 억새밭이 보입니다. 그래서 정상에 오르면 사방천지가 억새로 덮여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통해서 너무 많은 기대를 했기 때문에 따라비오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도 억새입니다. 축구장의 잔디가 깔리듯 그렇게 억새밭이 이뤄졌을 것을 기대하고 올라갔는데, 조금은 덤성덤성... 많기는 했지만 깔끔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음스페이스 주변의 공터에 핀 억새가 더 아름다워보입니다.) 기대감 때문에 억새가 조금 미흡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3개의 굼부리와 능선으로 이뤄진 정상의 정경은 가히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받을 만합니다. 굼부리 능선을 따라서 다양한 산책길이 만들어져서 모든 길을 한번씩 지나가보는 것도 힘들정도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크고 작은 오름들을 한눈에 볼 수가 있고, 남쪽으로는 더넓은 태평양을 한 눈에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따라비오름에서 내려와서 가시리의 나목도식당이라는 곳을 향했습니다. 나목도식당도 제주도에서 대표적인 맛집/고기집으로 유명합니다. 제주시내에는 현재 생고기 1인분이 2만원선까지 올라갔는데, 나목도식당은 1인분에 8,000원 (다른 부위는 더 쌉니다)으로 저렴했습니다. 거리만 조금 가까웠으면 자주 애용했을텐데... 메뉴 중에 순대국수가 있어서 시켜봤는데, 이건 사람의 입맛에 좌우될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멸치국수가 조금 더 나았습니다. 국수면발과 고개를 함께 먹으면... 침넘어가시죠?

오름 입구에서는 사실 실망했습니다. 눈을 씻고 봐도 억새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그저 평범한 소나무숲으로 이뤄진 오름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옆에 보였던 오름인데 설마 저 오름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름의 왼쪽을 돌아서 올라가면 억새길이 펼쳐집니다.

오름 주변의 풍력발전소들... 뒤쪽으로 한라산능선도 보입니다.

따라비오름 굼부리 하나.

정상에서 커피와 쿠키를 파시는 분에게 우쿠렐레를 빌려서 한가락...

따라비오름 정상/굼부리

따라비오름 정상

오름의 능선을 따라 걷는 산행객들. 렌즈의 줌이 조금 아쉬운 대목입니다.

오름의 북쪽 능선

오름의 중간을 통과해서 내려와서 다시 오름 정상/남쪽으로 오르는 길

오름의 북쪽

3개의 굼부리로 이뤄져있습니다. 굼부리 둘레와 사이로 산책로가 자연스레 만들어져있습니다.

정상의 망원경.

나도목식당의 생목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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