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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Jeju

잉여로운 제주의 하루.

어제는 검색유닛의 모든 개발자들이 제주 애월체육관에 모여서 체육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이 제주로 내려왔습니다. 목요일에 미리 내려와서 모임을 가진 팀들도 있었고, 반대로 금요일에 내려와서 토요일에 팀행사를 가진 팀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주에 남은 몇몇 동료들과 함께 제주의 서쪽을 여행했습니다. 처음에는 3명 정도가 움직일 걸로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11명이 함께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3대의 차에 나눠서 이동하느라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무사히 여행을 잘 마쳤습니다.

애월의 '바다와 노을'이라는 팬션에서 3명을 픽업해서 우선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출발한 차에서 한 분이 아직 제주 고기국수를 먹어보지 못했다 하여 올레국수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차는 그냥 (조금 더) 가까운 도두항에서 동태찌개를 먹기로 했습니다. 도두항의 '일등식당'이라는 곳인데, 이곳의 동태찌개는 조금 맵고 걸죽하다는 느낌이 있지만 맛은 보증을 합니다.

아침식사를 다 마치니 10시 30분이 넘었습니다. 아직 여행계획을 짜둔 것은 아니었지만, 오설록티뮤지엄과 1m피자, 그리고 해변을 가고 싶다고 해서 즉흥적으로 여행코스를 정했습니다. 미리 상의를 하고 정했으면 좀 더 나은 코스가 나왔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또 즉흥적으로 정해서 돌아다니는 것도 나름 매력이 있었습니다. 아침식사 후의 첫번째 목적지를 산방산과 송악산으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3팀이 산방산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산방산에 동료들을 내려놓고 저는 잠시 주유를 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주유하고 돌아오니 벌써 산방굴사와 용머리해안 티켓을 이미 구입해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먼저 산방굴사에 올라갔습니다. 산방굴사는 산방산의 중턱에 있는 동굴 속에 만들어진 암자입니다. 오르는 길이 계단으로 되어있고 별로 높지 않기에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래고 산방굴사 내에 약수를 먹을 수 있습니다.

산방굴사에서 내려온 이후에 다시 용머리해안에 들렀습니다. 여러번 이곳을 지나갔지만 용머리해안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용머리해안은 처음이지만 추천하는 대표적인 제주 관광지점입니다. 바람이 좀 심하게 불어 파도가 높을 때는 출입이 제한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모두에게 열린 곳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가볼만한 곳입니다. ... 용머리해안을 모두 돌고 나니 이미 시간이 오후 1시가 넘어서 송악산은 스킵하기로 했습니다.

용머리해안에서 다시 들런 곳은 오설록티뮤지엄입니다. 4년 전에 처음 왔을 때는 건물도 깨끗했는데, 지금은 벌써 세월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오설록에서는 관광보다는 뮤지엄 내에서 판매하는 녹차아이스크림과 롤케익이 목적이었으니, 건물의 낡음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오설록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근처에 있는 '피자굽는돌하르방'에 갔습니다. 피자굽는돌하르방은 1m짜리 피자로 유명합니다. 처음에는 지름이 1m인줄 알았는데, 그냥 길이가 1m인 길쭉한 피자입니다. 그런데 인원이 많아서 자리가 날 때까지 30분 정도 바로 옆에 있는 무인카페인 '5월의 꽃'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배를 채운 후에는 바로 협재해수욕장으로 떠났습니다. 중간에 의자마을인 아홉굿마을에도 갈려고 했는데,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많은 시간을 보낼 것같아서 그냥 스킵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바로 물에 들어가려하지 않았기에...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막막했는데... 즉흥적으로 '키친애월'에서 팥빙수를 먹기로 하고 출발했는데, 또 '닐모리동동'에서도 한라빙수를 먹을 것같아서 다른 곳에 가는 것이 좋을 것같았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가보고 싶었던 연화지로 가기로 급하게 정했습니다. 그리고 연화지 바로 옆에는 최근 연인들의 데이트코스이면서 출사지 핫스팟인 하가리에 있는 더럭분교에도 갔습니다. 연화지에는 연이 자라는데, 잎은 푸른데 아직 연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습니다. 연꽃의 개화시기는 7월말에서 8월초라고 합니다. 그시기에 맞춰서 다시 다녀와야겠습니다. 그리고 더럭분교는 신혼여행이나 데이터 중이라면 짧게 다녀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진찍기에 좋은 곳입니다.

연화지를 떠나서 닐모리동동에서 다시 만나서 한라빙수를 먹고, 용두해안도로에서 잠시 일몰을 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두항에 있는 '순옥이네명가'에서 물회, 뚝배기 등으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아침에 동태찌개를 먹지 않았다면 그냥 동태찌개를 먹었을텐데... 어쨌던 순옥이네명가도 꽤 유명한 맛집입니다. 이제 서울로 떠나는 동료들을 공항에 데려다주면서, 선물로 한라봉을 구입하려는 이들을 위해서 때마침 열린 제주민속오일장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공항에 모두 데려다주고...

동료들을 제주공항에 모두 내려주고 나니 참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시끄럽게 보내고 그들을 모두 공항에 내려놓고 돌아오는 길이 참 쓸쓸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럴까요? 나도 누군가를 쓸쓸하게 했었다는 생각에 더 쓸쓸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일정 중에 찍은 사진 몇장을 첨부합니다. 초상권이 있으니 얼굴이 나온 경우는 대부분 제외했습니다.^^


남쪽에서 보는 산방산입니다.

용머리해안과 형제섬. 옆에서 보면 섬이 두개인 쌍둥이섬입니다.

용머리해안의 바위.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용머리해안을 돌아서 산방산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용어리해안과 산방산

용머리해안의 바위

용머리해안

용머리해안

물웅덩이의 바닷물이 참 맑았습니다.

용머리해안 절벽

용머리해안 바위

오설록 티뮤지엄

협재해수욕장에서 보는 비양도

돌탑과 비양도

해변에 남겨진 신발 한 켤레

게이트키퍼... 저들을 통과해야 해변에 갈 수 있다.

연화지. 아직 연이 못을 전체 덮지는 않았습니다.

연화지의 연잎

아직 연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지만, 아주 일부는 연꽃이 피어있었습니다. 두종류의 연이 심겨진 듯합니다.

추수가 끝나고 덩그러니 남은 보리.

슈퍼아몰레드 더럭분교. 색이 가장 칙칙한 부분인듯...

수돗가도 아몰레드

벽면은 당연히 아몰레드

더럭분교 웅덩이에 핀 연꽃

학교의 전체가 이렇게 초천연색으로 칠해져있습니다.

용두암해안도로에서의 일몰 전...

오늘도 희망을 품고 떠나는 어선. 이 글과 사진을 보는 모든 이들도 풍어하시길...

그리고... One more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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