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1일은 내가 다음이라는 회사에 직원으로 첫 출근한 날짜다. 4년을 꽉 채우고 이제는 5년째를 시작했다. 3년 위기설이라는 게 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을 읊는다'는 속담과 같이 한 분야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면 그 분야를 훤히 꿰뚤어보게 된다. 그 순간 갈림길을 만난다. 전문가가 되기도 하고 아니면 방관자가 되기도 한다. 일이 몸에 배다보면 일을 더욱 효과/효율적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전문성 또는 효율성이 다양성과 새로움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개도 경을 떼고 나면 서당이 지겨워질 거다. 3년 위기설의 이유는 현재의 상태에 익숙해질수록 현재에서 새로움을 얻기가 어렵고 일종의 나태에 빠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난 1년을 그렇게 보낸 것같다. 길은 직선으로 곧게 뻗어있는데, 그래서 재미도 없고 이정표도 없다.
일의 지루함에서 벗어나는 손쉬운 방법은 이직인 듯하다. 링크드인 LinkedIn을 사용하다 보면 친구요청을 가끔 받는다. 가입한 초기에는 학교나 회사 지인들을 친구로 추가해서 넣기도 하지만, 현재 친구목록의 절반이상은 헤드헨터들이다. 잊을만하면 친구요청이 온다. 언젠가는 쓸 데가 있을까 싶어서 굳이 거절하지는 않는다. (페이스북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연결되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친구요청을 거절하지만... 늘 그렇듯이 미인은 제외.^^) 그리고 가끔 헤드헌터들로부터 메일이나 전화를 받으면 '나도 나름 남들이 탐내는 고스펙인간이구나'싶어서 뿌듯하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업무가 지루해졌다고 해서 이직을 고려한 적은 없다. 딱히 갈만한 곳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직은 아니지만 그냥 때려치울까라는 생각은 가끔 해본 것같다.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할 때마다 사표나 이력서를 작성한다는 어떤 분의 말에 공감이 간다. 나도 나름 고스펙이고 경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데 이런 대우에 만족해야하나?라는 자괴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같이 일하던 동료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흔들린다. '나무는 가만 있고자 하데 바람이 가만두지 않는다'라는 말이 단순히 '효'를 말하는 표현은 아닐터... 떠나는 물결에 함께 휩쓸려 떠나고 싶은 충동.
삶의 목표가 성공은 아니었다. 적어도 배부른 동안에는... 2004년도에 미국의 NIST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 Technology)라는 곳에서 게스트로 있는 동안 6개월 정도 체류연장을 결정하던 때의 일이 생각난다. 보스로 있던 분이 나에게 몇 가지 물었는데, 그 중에서 연장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행복'이라고 했다. 내가 일을 더 많이/잘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곳에 머무르면서 행복한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 이후로 나도 여러 사람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네가 만족하고 네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라는 식의 충고를 해주고 있다. 안정적인 삶과 도전적인 삶은 양자택일이 아닌 것같다.
최근 상황이 참 복잡하다. 일은 많이 지루해졌고, 별로 중요치도 않은 문제로 중간중간에 인터럽트가 들어오고, 스타트업에 참여하라는 주변의 꾐도 있고, 대기업에 자리가 있으니 지원해보라는 헤드헌트들의 메일도 자주 오고, 떠나가는 동료들도 늘어나고, 혼자서 떠들어도 전혀 회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그러는 회사는 나의 존재감에 신경을 쓰지도 않고 보상도 안 해주는 것같고, 조직은 개편되어 어수선하고, 뚜렷한 목표나 비전을 공유하지도 않고,... 지금이 이적의 적기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나는 지금 행복한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나는 행복의 사다리를 올라간다고 생각했는데, 늘마음 깊은 곳에는 성공의 사다리를 갈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지루해진만큼 내 성장도 정체된 것같고, 내가 올라갈 성공의 사다리도 없는 것같고... 그럴수록 행복이 아닌 성공에 집착을 하게 되고 사회/회사에 불만이 커져만 가는 것같다.
일은 더욱 복잡해져간다. 모두가 가는 길과 대부분이 가는 길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아버지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같다. 더 가까이에 가서 살아야할까? 아니면 이럴수록 더 안정적인 삶을 살아야할까? 이것도 고민이다. 혼자 살지 말라는 압박도 크다. 왜 안 하냐면 싫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싫은 상황에 빠지기 싫어서 내면에서 거부하고 있는 것같다. 여기가 내가 있을 최선의 장소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진다. 모두가 가는 그 길을 가시는 아버지 곁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대부분이 가는 그 길을 가기 위해서 또는 안 가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안정을 택해도 나는 그저그런 회사의 부속품이 되어버릴 것같고, 도전을 택해도 나는 그저그런 사회의 부속품이 되어버릴 것같다.
제대로 이룩한 것도 없으면서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도 두렵다. 행복의 사다리는 분명 성공의 사다리와 다르다. 그러나 나는 성공의 사다리에 집착하고 있다. 다음 단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집착에 빠진다. 이 또한 두렵다. 갑자기 <The Pursuit of Happyness>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그런데 나의 꿈은 뭐였더라? 내가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걸까? 바람에 흩날리는 연기같은 삶을 살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는 행복해라고 혼자서 연기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꿈을 연기해버리고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다. 오늘도 삶의 넋두리가 깊어진다.
일의 지루함에서 벗어나는 손쉬운 방법은 이직인 듯하다. 링크드인 LinkedIn을 사용하다 보면 친구요청을 가끔 받는다. 가입한 초기에는 학교나 회사 지인들을 친구로 추가해서 넣기도 하지만, 현재 친구목록의 절반이상은 헤드헨터들이다. 잊을만하면 친구요청이 온다. 언젠가는 쓸 데가 있을까 싶어서 굳이 거절하지는 않는다. (페이스북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연결되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친구요청을 거절하지만... 늘 그렇듯이 미인은 제외.^^) 그리고 가끔 헤드헌터들로부터 메일이나 전화를 받으면 '나도 나름 남들이 탐내는 고스펙인간이구나'싶어서 뿌듯하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업무가 지루해졌다고 해서 이직을 고려한 적은 없다. 딱히 갈만한 곳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직은 아니지만 그냥 때려치울까라는 생각은 가끔 해본 것같다.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할 때마다 사표나 이력서를 작성한다는 어떤 분의 말에 공감이 간다. 나도 나름 고스펙이고 경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데 이런 대우에 만족해야하나?라는 자괴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같이 일하던 동료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흔들린다. '나무는 가만 있고자 하데 바람이 가만두지 않는다'라는 말이 단순히 '효'를 말하는 표현은 아닐터... 떠나는 물결에 함께 휩쓸려 떠나고 싶은 충동.
삶의 목표가 성공은 아니었다. 적어도 배부른 동안에는... 2004년도에 미국의 NIST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 Technology)라는 곳에서 게스트로 있는 동안 6개월 정도 체류연장을 결정하던 때의 일이 생각난다. 보스로 있던 분이 나에게 몇 가지 물었는데, 그 중에서 연장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행복'이라고 했다. 내가 일을 더 많이/잘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곳에 머무르면서 행복한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 이후로 나도 여러 사람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네가 만족하고 네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라는 식의 충고를 해주고 있다. 안정적인 삶과 도전적인 삶은 양자택일이 아닌 것같다.
최근 상황이 참 복잡하다. 일은 많이 지루해졌고, 별로 중요치도 않은 문제로 중간중간에 인터럽트가 들어오고, 스타트업에 참여하라는 주변의 꾐도 있고, 대기업에 자리가 있으니 지원해보라는 헤드헌트들의 메일도 자주 오고, 떠나가는 동료들도 늘어나고, 혼자서 떠들어도 전혀 회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그러는 회사는 나의 존재감에 신경을 쓰지도 않고 보상도 안 해주는 것같고, 조직은 개편되어 어수선하고, 뚜렷한 목표나 비전을 공유하지도 않고,... 지금이 이적의 적기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나는 지금 행복한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나는 행복의 사다리를 올라간다고 생각했는데, 늘마음 깊은 곳에는 성공의 사다리를 갈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지루해진만큼 내 성장도 정체된 것같고, 내가 올라갈 성공의 사다리도 없는 것같고... 그럴수록 행복이 아닌 성공에 집착을 하게 되고 사회/회사에 불만이 커져만 가는 것같다.
일은 더욱 복잡해져간다. 모두가 가는 길과 대부분이 가는 길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아버지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같다. 더 가까이에 가서 살아야할까? 아니면 이럴수록 더 안정적인 삶을 살아야할까? 이것도 고민이다. 혼자 살지 말라는 압박도 크다. 왜 안 하냐면 싫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싫은 상황에 빠지기 싫어서 내면에서 거부하고 있는 것같다. 여기가 내가 있을 최선의 장소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진다. 모두가 가는 그 길을 가시는 아버지 곁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대부분이 가는 그 길을 가기 위해서 또는 안 가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안정을 택해도 나는 그저그런 회사의 부속품이 되어버릴 것같고, 도전을 택해도 나는 그저그런 사회의 부속품이 되어버릴 것같다.
제대로 이룩한 것도 없으면서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도 두렵다. 행복의 사다리는 분명 성공의 사다리와 다르다. 그러나 나는 성공의 사다리에 집착하고 있다. 다음 단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집착에 빠진다. 이 또한 두렵다. 갑자기 <The Pursuit of Happyness>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그런데 나의 꿈은 뭐였더라? 내가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걸까? 바람에 흩날리는 연기같은 삶을 살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는 행복해라고 혼자서 연기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꿈을 연기해버리고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다. 오늘도 삶의 넋두리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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