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반기 6개월동안은 다음에서 관련검색어 서비스의 데이터를 집계/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했었다. 다음에서는 관련검색어로 네이밍되었지만, 네이버에서 연관검색어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연관검색어라는 용어가 더 통용되는 듯하다. 어쨌던 6개월의 개편 후에, 관련검색어 관련 메인롤은 다른 이에게 넘겨줬지만 여전히 서브롤은 담당하고 있다. 메인롤을 넘겨줘야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지만 6개월동안 나름 집중했었는데... 그래서 지난 늦가을에 다음개발자컨퍼런스에서 관련검색어 데이터를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발표를 했다. (참고: DDC2011 (다음개발자컨퍼런스) 발표자료 - 가이드쿼리 및 관련검색어) 이 발표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관련검색어나 기타 여러 서비스들을 분석/준비하면서 고려해야할 대표적인 특성을 5개로 정리해서 CARTS라는 이름을 붙였다. (발표자료에서 빨간 카트라이드 캐릭터가 포함된 페이지 참조)
CARTS는 커버리지 Coverage, 정확도 Accuracy, 강건성 Robustness, 시의성 Timeliness, 그리고 우연성 Serendipity이 약자다. 좀 말장난 word play처럼 만들어진 용어였지만, 이후로 계속 저 단어를 떠올리면서 흡족해하는 내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런데 앞의 네개의 특성은 어떻게 잘 하면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같은데, 마지막 우연성은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관련검색어에서) 100% 우연성에 초점을 맞춰서 전혀 뜬구름같은 단어를 추천해주면 서비스의 네이밍인 '관련검색어'에 위배된다. 그렇다고 우연성을 거의 0%로 낮추면 추천된 키워드들의 재미가 떨어진다. 초기에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와 거의 같은 뜻의 다른/변형된 형태의 단어들만 추천해주면 사용자들이 굳이 클릭해볼 니즈가 없다. 그래서 적당히 관련되면서도 적당히 엉뚱한 결과/키워드를 제시해줘야지 사용자들은 자신의 처음 (검색)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으면서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갈 수 있다. 그냥 수학적으로는 인터넷 네비게이션을 거의 랜덤서핑 (랜덤워크)로 간주해서 모델링을 하지만, 완벽한 랜덤으로 가정한다면 지금의 인터넷이 만들어질 수도 없다. 랜덤서핑이 우연성을 뜻하는 것인데, 그런 우연성도 의도를 가져야 한다.
관련검색어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추천이라는 일반적인 서비스/기능에서도 의도된 또는 연결된 우연성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제한된 사용자풀 UV에서 더 많은 페이지뷰를 이끌어낼려고 혈안인 이노무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더욱 그렇다. 의도와 연결된 우연성...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의 탑페이지를 보면서 한숨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너무 많은 정보를 보여줄려고 한다. 그래서 참 혼잡스럽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사용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서비스에 접속했는지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모든 메뉴를 다 보여주고 그 중에서 선택하세요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정보를 조금씩 가져와서 피쳐링해주는 거다. 때로는 낚시를 위해서 제목을 자극적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었고, 지금도 성행하고 있다. 지금 포털들의 메인페이지를 보면 그냥 거의 90% '우연성'에 기반을 둔 것같다. 100%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그래도 나름 현재 이슈가 되는 뉴스를 피쳐링해두거나 아니면 검색량 상위를 차지하는 검색어 등을 보여주는 정도의 10%정도의 (개인의 의도가 아닌) 군중/집단의 의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서비스를 기획, 개발하다보면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사용자의 의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획자난 개발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저런 기능들을 추가하고 삭제한다. 여러 설문조사나 심층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경우도 존재하고, 기존에 있던 서비스들을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이나 사용자 피드백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그런 것들은 기존의 서비스에 대한 불편불만이고 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제품에 대한 환상일 뿐, 실제 모습을 더러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니즈/의도는 아니다. 스티브잡스가 밝혔듯이 애플은 사용자조사를 하지 않는다 (수사적으로 그렇다는 얘기겠지만)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그들 앞에 제품/서비스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들이 진정 뭘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대표적인 사례로 헨리포드가 했다는 '사용자들에게 뭐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분명히 더 빠른 말/마차를 원한다고 대답했을 것이다.'라는 것도 있다.) 굳이 몇몇 제한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 등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어쨌던 이런저런 조사과정을 거치든지 아니면 애플처럼 인간의 심연을 궁리해서 만들어내든 어쨌던 사용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다. 니즈가 너무 다양한 경우도 존재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니즈 자체가 없을 때도 있다.
장황하게 말을 이어갔지만, 사용자의 니즈는 파악하기 힘들다. 때론 명확한 사용자의 니즈가 있더라도 초기 서비스 화면에서 그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켜줄 방법도 없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 답답한 현실이다. 검색 얘기를 좀 더 해보면, 검색에서도 검색결과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바로 사용자 니즈와 관련된 거다. 특정 정보를 찾기 위해서 제한된 키워드를 입력하는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적합한 결과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인가가 검색랭킹에서의 최대 이슈다. 사용자들이 검색어를 타이핑하는 것을 굉장히 꺼린다. 그래서 검색창에 서제스트기능을 넣기도 하고, 앞서 말했던 관련검색어/확장검색어 등을 넣기도 한다. 순수히 검색랭킹/결과페이지의 측면에서 보면 가능하면 다양한 검색결과를 보여줘서 사용자들이 선택하도록 해야한다는 의견/논문도 있다. 예를들어, apple이라고 검색하면 구글에서도 온통 애플(컴퓨터)에 관한 내용이 전부인데, 다양한 카테고리/출처/주제에서 나온 결과들을 분산시켜서 보여줘야 된다는 의견이다. 그런데, 사용자의 의도가 반영된 하나의 검색결과가 화면에 노출되고 또 사용자가 그 검색결과를 클릭한 이후에 후속과정이 없다. 사용자가 키워드에 의도를 넣어서 검색하고 또 그 의도에 맞는 결과를 클릭했으면 그것을 종합해서 새로운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인터랙티브한 검색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을텐데... (... 이걸 적을려고 했던 아닌데... 내용이 또..)
더 다양하고 싶은 생각은 각자 해보세요. 이 글이 처음부터 뭔가를 보여줄 의도로 쓰여진 것은 아니니... 그냥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이 화두를 꺼내보고 싶어서 글을 적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의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쨌던 서비스나 기능을 만들면서 의도된 또는 연결된 우연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CARTS는 커버리지 Coverage, 정확도 Accuracy, 강건성 Robustness, 시의성 Timeliness, 그리고 우연성 Serendipity이 약자다. 좀 말장난 word play처럼 만들어진 용어였지만, 이후로 계속 저 단어를 떠올리면서 흡족해하는 내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런데 앞의 네개의 특성은 어떻게 잘 하면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같은데, 마지막 우연성은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관련검색어에서) 100% 우연성에 초점을 맞춰서 전혀 뜬구름같은 단어를 추천해주면 서비스의 네이밍인 '관련검색어'에 위배된다. 그렇다고 우연성을 거의 0%로 낮추면 추천된 키워드들의 재미가 떨어진다. 초기에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와 거의 같은 뜻의 다른/변형된 형태의 단어들만 추천해주면 사용자들이 굳이 클릭해볼 니즈가 없다. 그래서 적당히 관련되면서도 적당히 엉뚱한 결과/키워드를 제시해줘야지 사용자들은 자신의 처음 (검색)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으면서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갈 수 있다. 그냥 수학적으로는 인터넷 네비게이션을 거의 랜덤서핑 (랜덤워크)로 간주해서 모델링을 하지만, 완벽한 랜덤으로 가정한다면 지금의 인터넷이 만들어질 수도 없다. 랜덤서핑이 우연성을 뜻하는 것인데, 그런 우연성도 의도를 가져야 한다.
관련검색어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추천이라는 일반적인 서비스/기능에서도 의도된 또는 연결된 우연성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제한된 사용자풀 UV에서 더 많은 페이지뷰를 이끌어낼려고 혈안인 이노무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더욱 그렇다. 의도와 연결된 우연성...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의 탑페이지를 보면서 한숨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너무 많은 정보를 보여줄려고 한다. 그래서 참 혼잡스럽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사용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서비스에 접속했는지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모든 메뉴를 다 보여주고 그 중에서 선택하세요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정보를 조금씩 가져와서 피쳐링해주는 거다. 때로는 낚시를 위해서 제목을 자극적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었고, 지금도 성행하고 있다. 지금 포털들의 메인페이지를 보면 그냥 거의 90% '우연성'에 기반을 둔 것같다. 100%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그래도 나름 현재 이슈가 되는 뉴스를 피쳐링해두거나 아니면 검색량 상위를 차지하는 검색어 등을 보여주는 정도의 10%정도의 (개인의 의도가 아닌) 군중/집단의 의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서비스를 기획, 개발하다보면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사용자의 의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획자난 개발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저런 기능들을 추가하고 삭제한다. 여러 설문조사나 심층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경우도 존재하고, 기존에 있던 서비스들을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이나 사용자 피드백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그런 것들은 기존의 서비스에 대한 불편불만이고 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제품에 대한 환상일 뿐, 실제 모습을 더러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니즈/의도는 아니다. 스티브잡스가 밝혔듯이 애플은 사용자조사를 하지 않는다 (수사적으로 그렇다는 얘기겠지만)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그들 앞에 제품/서비스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들이 진정 뭘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대표적인 사례로 헨리포드가 했다는 '사용자들에게 뭐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그들은 분명히 더 빠른 말/마차를 원한다고 대답했을 것이다.'라는 것도 있다.) 굳이 몇몇 제한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 등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어쨌던 이런저런 조사과정을 거치든지 아니면 애플처럼 인간의 심연을 궁리해서 만들어내든 어쨌던 사용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다. 니즈가 너무 다양한 경우도 존재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니즈 자체가 없을 때도 있다.
장황하게 말을 이어갔지만, 사용자의 니즈는 파악하기 힘들다. 때론 명확한 사용자의 니즈가 있더라도 초기 서비스 화면에서 그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켜줄 방법도 없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 답답한 현실이다. 검색 얘기를 좀 더 해보면, 검색에서도 검색결과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바로 사용자 니즈와 관련된 거다. 특정 정보를 찾기 위해서 제한된 키워드를 입력하는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적합한 결과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인가가 검색랭킹에서의 최대 이슈다. 사용자들이 검색어를 타이핑하는 것을 굉장히 꺼린다. 그래서 검색창에 서제스트기능을 넣기도 하고, 앞서 말했던 관련검색어/확장검색어 등을 넣기도 한다. 순수히 검색랭킹/결과페이지의 측면에서 보면 가능하면 다양한 검색결과를 보여줘서 사용자들이 선택하도록 해야한다는 의견/논문도 있다. 예를들어, apple이라고 검색하면 구글에서도 온통 애플(컴퓨터)에 관한 내용이 전부인데, 다양한 카테고리/출처/주제에서 나온 결과들을 분산시켜서 보여줘야 된다는 의견이다. 그런데, 사용자의 의도가 반영된 하나의 검색결과가 화면에 노출되고 또 사용자가 그 검색결과를 클릭한 이후에 후속과정이 없다. 사용자가 키워드에 의도를 넣어서 검색하고 또 그 의도에 맞는 결과를 클릭했으면 그것을 종합해서 새로운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인터랙티브한 검색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을텐데... (... 이걸 적을려고 했던 아닌데... 내용이 또..)
더 다양하고 싶은 생각은 각자 해보세요. 이 글이 처음부터 뭔가를 보여줄 의도로 쓰여진 것은 아니니... 그냥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이 화두를 꺼내보고 싶어서 글을 적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의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쨌던 서비스나 기능을 만들면서 의도된 또는 연결된 우연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