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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Story

인터넷접속과 신계급분화 Digital Caste

 뉴욕타임스에 재미있는 컬럼이 실렸습니다. The Benjamin N. Cardozo School of Law의 교수이자 미국 오바마행정부의 과학/기술/혁신정책 수립에 도움을 준 수잔 크로포드 Susan P. Crawford 교수가 적은 "The New Digital Divide"라는 컬럼입니다.

 내용을 짧게 요약하면...

 지난 사이버먼데이[각주:1]의 온라인 판매액이 블랙프라이데이[각주:2]의 오프라인 판매액보다 앞섰다고 합니다. 이는 미국이 이미/사실상 온라인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Such numbers may seem proof that America is, indeed, online."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한 블랙프라이데이의 판매실적이 미국의 소비시장의 바로메터였고 오프라인의 판매액이 온라인의 그것보다 높았는데, 올해부터 온라인을 통한 판매액이 오프라인의 그것을 앞섰다는 것은 생활의 온라인화에 대한 이정표라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온라인화되었다고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빈부의 차이에 따라서 인터넷 연결속도에 차이가 난다. 스마트폰도 많이 보급되어 보편적인 인터넷 접속은 더 늘었지만, 고소득가계의 경우 저소득가계에 비해서 (스마트폰의 wireless접속이외에) 가정에 wired 인터넷이 더 많이 보급되어있습니다. 보통 Wired가 Wireless보다 접속속도나 안정성 등이 더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빈부격차에 따른 인터넷 접속속도/안정성에 차등이 발생하고, 그래서 계급이 분화된다. 특히 저소득가계는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의 소수민족들이다. (흑인이나 히스패닉을 소수민족이라 표혀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지역 미국은 백인계 > 히스패닉 > 아프리카계 > 기타 동양계 순으로 인구비율입니다. 히스패닉과 아프리카계가 총 인구의 3~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더이상 소수계로 분류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의 가계수입은 앵글로색슨들보다 많이 낮습니다.)

 그리고, 서비스프라바이더 Service Provider들 간의 경쟁도 거의 없기 때문에 인터넷접속비용은 생각보다 낮아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소득가계에서 더 고속의 인터넷을 누릴 가능성도 아직은 그리 높지도 않다. 특히 도시지역보다는 시골지역의 경우 부가적으로 광통신을 위한 인프라를 추가로 설치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도농간의 계급분화도 발생한다. 국가의 물리적 크기가 커기 때문에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서비스사업자도 거의 없고, 또 그들의 커버리지도 높지 않은 상황에서 각 지역별로 특수 SP들에 의해서 인터넷망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특정 ISP 업체가 특정 지역에 독과점을 형성하게 됩니다. 독점/과점은 곳 품질의 저하와 가격의 상승 (또는 하락정체)를 뜻합니다. 빈부의 차이와 함께 경쟁의 약화는 인터넷 사용에서 신계급을 만들어냅니다.

 제대로 (정확히/표면그대로)의 번역/요약은 아니지만, 제가 이해한 수준에서 대강 의역을 했습니다. 사실 미국의 경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것이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해당될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 때문에 이 글을 적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보다는 빈부차가 심하지 않고 (물론 최근에는 급격하게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1% vs 99%라는 말이 그냥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지역도 좁고 그래서 이미 대부분의 가정에 광통신이 개설되어있는 상황입니다. 그래고 아직은 갈길이 멀긴하지만 국민의 50%정도인 2000만명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위의 칼럼을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에 바로 투영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래도 시사점은 많습니다. 

 빈부차가 아주 심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인터넷 광통신 등록/접속비용이 미국보다 많이 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저소득가계에는 통신비가 꽤 부담스럽습니다. 지금보다 경기가 더 나빠지고 지갑이 가벼워지면 인터넷을 끊는 비율이 늘어나겠죠. 그러면 당연히 위의 칼럼에서 말했듯이 인터넷접속계층과 비인터넷접속계층으로 분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속도에 따른 계층도...

 100%의 가정들이 같은 속도의 인터넷에 가입되어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두번째 문제가 발생합니다. 모든 가계에서 인터넷 사용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손치더라도 모든 가계/모든 사람이 동일한 시간동안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돈과 시간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겠지만, 하루하루가 힘들고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빈부/소득의 격차나 교육의 격차 등에 따른 인터넷 사용가능성, 그리고 인터넷 사용 시간에 따른 정보격차가 발생할 것이 예상되고, 그렇게 되면 정보격차에 따른 계급분화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사용자와 피쳐폰사용자 간의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스마트폰 소지여부뿐만 아니라, 요금제에 따른 격차도 고려되어야하고 스마트폰 사용의 능숙도에 따른 격차도 발생하고 스마트폰의 여러 앱들의 구매가능성/여부에 따라서도 격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격차가 심화되면 계급이 분화되겠죠.

 좀더 다양한 이슈들이 더 있을 듯합니다. 이런 여러 작은 격차들이 발생하고 심화되면 인터넷의 접속 및 사용 또는 능숙도에 따른, 그래서 발생하는 정보격차에 따른 새로운 카스트제도가 만들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Digital Caste가 우리의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 업데이트: 중요한 것 하나더. 단순히 빈부격차, 여유시간의 유무, 스마트폰의 보급 및 숙련도 등의 (어느정도) 개인의 문제 (기회의 평균은 사회문제로 볼 수 있지만)와는 별개로, 정부/공권력에 의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도 어쩌면 계급분화로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정화가 아닌, 자기검열은 참 무서운 현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1. 사이버먼데이 Cyber Monday는 추수감사절 다음의 첫 월요일을 뜻합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마지막 목요일에 있기 때문에 보통 금요일에 휴가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추수감사절인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 연휴를 즐기게 됩니다. 지금은 일반 가정에도 많이 보급되었지만, 보통 가정보다는 직장에 인터넷이 더 많이 보급되어있습니다. 연휴동안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월요일에 직장에 출근해서 한꺼번에 온라인에서 선물 등을 구매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이날 (추수감사절 이후 첫월요일)을 사이버먼데이라고 부릅니다. [본문으로]
  2. 블랙프라이데이 Black Friday는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할인행사일입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이 매년 11월 마지막 목요일로 정해져있습니다. 목요일이 공휴일이기 때문에 금요일에도 공식적으로 공휴일로 정하거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어 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의 리테일스토어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에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합니다. 제품의 종류나 가격 등에 차이가 있지만 가전제품의 경우도 3~70% 등의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하기 때문에, 금요일 새벽/아침에 좋은/값싼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 매장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끔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서 인명사고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한가지 더. 그리고 한달뒤인 크리스마스 때도 좋은 쇼핑시즌입니다. 보통은 크리스마스에 가장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를 하지만, 실제고 가장 큰 할인행사기간은 추수감사절 그리고 블랙프라이데이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많은 할인을 해주지만,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할인행사가 많습니다. 그런데, 연휴 중에는 집에서 인터넷접속이 어렵기 때문에 이후 첫월요일에 직장에서 온라인쇼핑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그 월요일을 사이버먼데이라고 부릅니다. 하나더. 미국에서는 4/4 분기의 판매실적을 중요시합니다. 설명했듯이 4/4분기에는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연말연초로 이어지는 쇼핑 및 선물시즌이기 때문에 이 기간을 대목입니다. 그래서, 이 시즌에 맞춰서 신제품들이 많이 출시가 됩니다. (그 외에도 입학시즌인 9월에 맞춰서 이벤트도 많습니다.) ** 블랙프라이데이의 의미/유래는 아래의 댓글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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