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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조직성장의 필요조건 Necessary Conditions for Growth

 사람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들이 있다. 영양소가 적시에 공급되어야 하고 산소도 꾸준히 공급되어야 한다. 이런 공급을 일종의 순환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체에는 몇 가지 순환되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피가 순환된다. 그리고 그 피를 통해서 영양소가 순환되고 공기/산소도 함께 순환된다. 조금 비과학적인 영역 (물론 일부에서는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드리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에서 보면 기 (氣)도 순환한다. 이렇게 형액, 영양소, 산소, 기 등이 원활히 순환을 해야지 인체가 성장할 수 있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사회/조직은 인체에 비유한다면 사회나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도 비슷한 필요조건이 있을 것이다. 인체에 운행하는 기, 산소, 영양소,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조직/회사에도 필요하고, 그런 것들이 원활히 순환해야지 조직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가 있다.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 첫번째로 순환되어야 하는 것은 아이디어/생각/의견이다. 이는 마치 인체에서 기의 역할과 비슷하다. 사람이 일반 동물/짐승들과 다른 점은 영이 있고 그 속에 기가 운행하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그렇듯이 회사/조직이 살아있다면 그 속에서 다양한 생각/아이디어들이 적시적절하게 순환되어야 한다. 기업의 총수의 생각이 말단 직원들에게 원활히/똑바로 전달되는 것도 필요하고, 역으로 말단의 작은 생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뭉치 생각이 되고 그래서 그것들이 윗선으로 전달되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peer 내에서도 생각이 자유롭게 전달되어서 더 큰 아이디어로 발전하기도 하고 또 실무과정에서 불필요한 생각들은 소멸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이렇게 동급계층 내에서든 아니면 조직의 사다리/계층 간이든 그 속에서 생각/아이디어/말이 자유롭게 그리고 적절히 전달/공유될 때 그 조직/회사는 건전하게 성장할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의 공유/순환은 일종의 (기업) 문화가 되어야 한다.

 두번째는 기술이 공유/순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이라는 것은 생각을 구체화시켜줄 수 있는 도구이다. 생각의 공유/순환이 기획의 과정이라면 기술의 공유는 구현/실행의 과정이다. 모든 기획은 실행될 때만이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한 사람 또는 한 부서에 좋은 기술/도구를 가지고 있다면 그걸 다른 동료나 타부서에 전파를 시켜서 (비록 내게는 적절한 아이디어가 없더라도) 기술이 없어서 좋은 아이디어들을 사장시키는 부서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기술의 공유는 인체의 비유에서 공기/산소의 순환으로 빚대어보면 좋을 것같다. 폐에서 들어온 산소가 즉시에 심장을 거쳐서 뇌와 근육 곳곳에 전달되듯이, 조직 내에서 앞선 사람/부서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를 꾸준히 받아들이고 학습하고 또 그것들을 다른 조직에 전파시켜주는 그런 조직은 늘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수 있다. 이렇게 기술이 적절히 순환되는 조직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가 있다. 코마 상태의 환자에게 산소호흡기의 역할을 하는 기술개발 부서 또는 과정이 조직에 필요하다.

 세번째로 필요한 것은 말 그래도 '돈/재화'가 순환되어야 한다. 물론 돈이라는 것은 다른 조직과의 교환을 생각할 수 있는데, 조직이 안정적으로성장하기 위해서는 돈이 적시에 지급되어야 한다. 이는 마치 인체에서 영양소들이 뇌와 근육에 전달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단순히 직원들에게 매달 월급을 지급해주는 것도 대표적인 예가 될 수가 있지만, 그것보다는 더 큰 의미에서 조직 내에서의 돈의 순환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예를들어, 아이디어가 있고 기술이 있는데, 그걸 구현해서 서비스할 서버가 없는 경우라면 참 절망스러울 거다. 이렇게 조직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여러 물품이나 지원, 즉 '돈'이 원활해서 조직이 성장/발전할 수가 있다. 돈이 없는 기업은 영양실조 상태의 아이와 같다. 사진 속에 있는 아프리카의 기아상태의 참담한 아이들의 모습을 한 기업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그리고,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맞춰서 기업마다 선택과 집중전략을 채택해서 일시적으로 특정 부서에 기술이나 돈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인체에서도 특정 부위에 과다산소노출 또는 과다영양소집중 (역으로 다른 부위에 산소부족 및 영양부족) 현상이 발생하면 기형이 될 수 있듯이 기업에서도 선택과 집중의 시기 외에는 기술과 재화가 고르게 배분되어야 한다. ('고르다'는 '균등하다'의 의미는 아님)

 마지막으로 (제가 이 글을 적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인체에 혈액과 같은 것이 조직/회사에도 있다. 바로 '사람'이다. 회사/조직 내에서 사람의 자유로운 왕례는 위에서 말한 생각과 기술의 공유보다 더 중요하다. ('돈'은 약간 다른 측면의 문제... 그렇지만 완전히 동떨어진 것도 아님) 조직이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매출규모가 커진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조직이 커졌다고 말하면 그 속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벤쳐로 시작한 초창기에는 멀티플레이어들이 많아서 한 곳/사람에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옆에서 바로 백업해주고 리커버리를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조직이 커지고 사람이 많아지면 부서마다 특화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특정 부서에 일이 막히면 그걸 해결해줄 사람/부서가 조직 내에는 전무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조직 내의 부서들이 특화될수록 한 부서에서 타부서로의 전출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단순히 회사 운영상에서의 전출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한 부서에서 타부서로 자리를 옮기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 풍토도 있는 듯하다. 부서를 옮기면 마치 그 사람이 사회부적응자나 문제아로 낙인찍어 버리는 것같다. 필요에 따라서조직원들을 유연하게 배칠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불확시한 상황 (그것이 블랙스완인 경우라하더라도)에서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가 있다.

 그리고, 다른 측면에서 고려되어야할 사람의 순환은 바로 승진 문제도 있다. 많은 조직에는 유능한 상사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상사가 유능할수록 자신의 권한을 아래에 위임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자신의 권한을 아래에 위임하고 또 아랫사람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상사의 최대 의무인데, 모든 일을 혼자서 해결해서 유아독존격인 상사들이 늘어나는 것같다. 권한이나 능력을 위임함으로써 자신의 부재 상태에서도 조직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주고,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아랫사람들의 커가는 것을 여유롭게 지켜보는 그런 상사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리고, 적당한 시점에 그 상사는 (좋든 싫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서, 자신 수하의 우수한 인재들을 관리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도 상사의 의무 중 하나라 생각한다. 회사에 따라서 직원들의 커리어패스를 잘 관리해주는 곳도 있지만,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커리어패스 관리는 순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아랫사람의 커리어패스를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상사여야 하는데 (물론 커리어패스 관리의 최초 그리고 최종 책임자는 본인이다), 오직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서 아랫사람의 능력을 키워주지 않고 보듬어주지 않는 사람은 상사로써의 자격이 없다. 권력위임이 사람을 키우는 정도다.

 회사나 조직이라는 곳이 피라미드 형태를 띈다. 우두머리는 한 나이고, 중간관리자는 조금 더 많고, 그리고 무수한 말단들... 조직의 사다리가 정체된 경우에 조직이 와해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빌게이츠가 CEO에서 사임한 것이 순전히 능력의 한계에 부딪혔거나 사회사업을 하기 위해서만은 아닐 거다. 최근에 스티브 잡스의 애플 CEO 사임도, 그의 건강상의 문제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팀 쿡 COO를 더 오랫동안 애플에 묶어두기 위해서 내린 결단이라는 말도 있다. (떠나는 것은 너무 가혹하고) 내가 사다리의 한 계단을 더 올라서주면, 아래에서 또 한명의 유능한 인재가 한 계단 높은 곳에 설 수가 있고, 그러면 또 그 밑에서 또 한명이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 이것이 진짜 경제학에서 말하는 트리클다운효과 Trickle down effect다. (물론, 자유주의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트리클다운 현상은 현실에서 유명무야되었지만..) 사람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자신이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의 최고점이 현재 위치라면 더 높은 사다리가 있는 곳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수하의 능력과 야망을 키워주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 즉흥적으로 적은 글이라서 논리가 엉성합니다. 그냥 전체적인 맥락만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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