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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혁신을 또 생각하다. Think Innovation Again.

 지난 주말에 제주 가정위탁센터에서 주관하는 자원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그저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와 돌고래 체험에 따라 갔다오는 것입니다. 물론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 측면에서는 나름 손실이 있었지만, 큰 역할을 하지는 못했지만 자원봉사라는 소셜액티비티를 통해서 제가 아이들에게 준 것보다 더 큰 혜택을 받아왔습니다. 그렇게 1박2일의 자원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문득 '혁신'은 어떻게 시작되는가?에 대한 물음이 제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모호한 질문이었지만 그 대답을 찾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기술하는 활동들이 모두 완벽히 혁신과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또 이런 것들을 통해서 모두 혁신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편적인 측면에서의 혁신의 발상에 대한 암시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버스에서 나름 정리한 혁신의 시작은 '생각하고 기록하고 공유하고 실행하라'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혼자만의 생각이 사회/조직의 혁신으로 이뤄지는 것이 힘들고 때론 백일몽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글을 적어서 전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글로 표현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지금 이 짧은 글을 적기 위해서도 제 머리 속에서 온갖 시나리오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하는데, 진짜 이 사회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혁신이라는 것이 아주 짧은 문장으로 요약될 수가 있고 또 그 요약된 정보가 사회 전반에 전파될 수 있다는 생각은 참 순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글을 적어서 공유하는 것에 앞서서 마음이 맞는 이들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또 서로의 생각을 덧붙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말을 통해서 나누고 또 글을 통해서 나누는 과정이 공유의 과정입니다. 생각의 과정과 공유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른 후에도 뭔가 미흡함을 느겼습니다. 그 이후에 바로 연결된 생각이 바로 '실행'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적어도 프로토타입으로라도 구현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모두가 공감하는 좋은 아이디어가 진짜 혁신으로 이뤄질려면 실행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실행에 집중하라'는 짧은 문구에는 너무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늘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생각이라는 것이 '자 이제 생각을 짜내봅시다'라고 말하면 바로 아이디어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제 경험 상으로는 어느날 문득 엉뚱한 생각들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엉뚱한 생각이 나중에 필요한 시점에는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고 엉뚱한 생각이라도 머리에 떠오르는 순간 여러 형태로 메모를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늘 아이폰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아이폰의 메모장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떠오른 즉시 주변의 친구들과 공유할 수가 없다면 그 전에 기록을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록 그 자체가 혁신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록은 기억을 연장시켜줄 뿐만 아니라 여러 기록들이 모이고 모여서 더 큰 생각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이런 기록들이 글 공유로 연결될 수 있도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정리된 혁신은 어디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에 '혁신은 생각하고 기록하고 공유하고 실행에서 시작된다'라는 명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낮에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를 문득 깨달았습니다. 과연 우리에게 혁신 또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은 언제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면 많은 이들은 사회나 회사, 또는 개인이 정체된 상태에서 혁신/개혁이 필요하다라는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결론은 혁신 또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은 특정 시기가 아니라 '항상'입니다. 우리는 늘 깨어서 문제를 인식하고 그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혁신을 하겠다고 나서면 너무 늦습니다. 혁신은 특정 시점에 수행하는 활동이 아니라, 항상 진행중인 일상이어야 합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은 앞서 말했듯이 늘 생각하고, 늘 기록하고, 늘 공유하고, 또 늘 실행해야 합니다. 앞에서 미쳐 강조하지 못했지만, 예전에는 단순히 (나만의) 좋은 생각과 좋은 실행이 혁신의 전부로 생각했지만, 경험이 쌓이고 여러 시련들을 겪으면서 진짜 제대로 된 혁신은 공유를 통해서 이뤄진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이 사회에는 아무리 위대한 천재라도 가장 열등한 바보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공유의 과정에서 특히 약점을 보입니다. 공유는 참 테크닉이 필요한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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