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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검색은 미래가 아니다. Googling is Over.

 벌써 한달반 전에 '검색의 미래'라는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미래의 검색은 단순히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에 반응해서 검색결과를 제공해주는 온디멘드 On-Demand 서비스가 아니라, 검색자의 컨텍스트 정보 등을 파악해서 검색이라는 니즈가 발생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 presenting해주는 오프디멘드 Off-Demand 서비스가 될 것이다라는 것이 이전 글의 핵심입니다. 실제 최근 트위터 등의 실시간 소셜네트워킹서비스 Real-time SNS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사이에는 IR에서 발전한 키워드 검색보다는 대화형의 질의에 더 익숙해지는 것을 목격한다는 것을 하나의 예로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질의형 검색이 여전히 온디멘드 서비스지만, 오프디멘드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문장형 질의는 그 자체로 핵심 검색어와 함께 부가 (컨텍스트)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질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질문자에 대한 컨텍스트 정보를 잠재 응답자들이 이미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질문을 하는 시점이나 위치 등의 단순한 컨텍스트 정보 외에도, SN의 속성상 친구나 지인과의 대화이므로 과거의 경력/관심사 등의 단순 '질의어'에 포함되지 않은 정보들을 모두 고려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질문에 포함된 컨텍스트 정보와 질문자에 대한 컨텍스트 정보가 합쳐지면, 단순히 해당 키워드를 포함한 문서목록이 아니라 질의의도 및 질의자의 상황에 맞는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면 검색/질의자가 질문도 하기 전부터 그/그녀에게 필요한 정보가 필요할 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그런 오프-디멘드 서비스가 될 거라는 것이 지난 글의 요지입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검색은 미래가 아니다'라고 정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적고 있는 이 시점에도 누군가는 기존의 키워드 검색을 더욱 발전시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어쩌면 새로운 검색서비스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수많은 기존 검색엔진/서비스들이 노력하듯이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검색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텍스트 키워드가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 붙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바로 검색하거나 마이크를 통해서 전달된 보이스를 통한 검색을 하는 등의 기술도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미래의 검색을 정의해줄 수도 없고, 검색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할 것같습니다. 제 머리 속에서 혼잡하게 정리되고 있는 검색이 가지는 미래가 없다면, 현재 검색을 기반으로 한 수익모델도 없어질 것이 당연합니다. 주어진 키워드 반응을 해서 보여주는 검색광고로 현재 국내의 다음이나 네이버가 연명하고 있고, 세계 최대 검색회사인 구글도 연명하고 있는데, 저의 시나리오 대로라면 이들의 존재가 향후 5년 10년을 예측할 수가 없을 것같습니다. 대신 페이스북에서 제공하고 있는 원시적인 형태의 컨텍스트 광고모델이 새로운 검색 패러다임에서의 수익모델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현재 접속자의 성별, 연령대, 결혼유무, 친구의 생일 등의 기본정보를 활용해서 보여주는 컨텍스트 배너 광고와 같이,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정보를 미리 준비해서 대령해주는 그런 검색 아닌 검색에서는 컨텍스트 광고가 더 어울릴법합니다. 그런데 이 단계에 이르게 되면, 현재도 많은 검색회사들이 주장하듯이 '광고도 정보다'라는 슬로건이 더 모호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짜, 내게 전달되는 광고가 참 정보가 될 수도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광고도 정보다'라는 멘트는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사용자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입니다. 광고도 정보일 수도 있지만, 진정 광고가 정보가 된다면 더 맞는 정보를 광고에 앞서 보여줘야하는데 현재의 네이버나 다음의 검색광고는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잠시 흥분)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면 광고와 정보의 경계가 더 모호해질 것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때는 사용자가 원하는 광고가 노출될 것이고, 그러면 그런 광고는 분명 정보의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아닙니다.)

 한때, Xerox라는 단어가 복사기를 만드는 회사명이 아니라, '복사하다'라는 동사의 의미로 쓰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사전을 찾아보면 복사하다는 정의가 나열되어있지만, 지금 복사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 것같습니다. 불과 5~10년 전만 하더라도, 도서관에서 참고서적/논문을 찾으면 근처 복사기에서 카피본을 만들던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 복사물을 만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종이 인쇄물을 가지는 경우에도, 복사가 아니라 프린트의 개념으로 바뀌었습니다. 복사에 대한 개념이 없어지면서 Xerox의 의미가 함께 사라지듯이, 현재 '검색하다'의 의미로 사용되는 Google도 어쩌면 검색의 개념이 바뀌면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전 과감히 'Googling is Over'라고 미리 선언을 해봅니다. 검색은 미래가 아닙니다. 분명 미래에도 한동안 지금과 비슷한 검색형태를 보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끝물을 즐기기 위해서 구글이 (그리고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만들어놓은 검색이라는 패러다임에 갇혀서 과거와 현재를 허비했듯이, 미래를 허비해버릴 것입니까? 다음이라는 회사에 입사해서 그리고 검색본부에서 일하면서 항상 주장하는 바는 구글과 네이버가 만들어놓은 검색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제 말은 씨알도 먹히질 않고 있고, 또 저도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살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의 불경기를 지나고 다시 온라인광고에서 호황을 맞고 있는 지금, 과거의 패러다임에 갇혀서 과거의 밥줄에만 매달린다면 미래는 더욱 없습니다. 제가 지금 '검색은 미래가 아니다'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검색의 형태가 바뀐다는 의미보다 (모든 분야와 관점에서) 과거와 지금의 모습이 미래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지만, 미래는 과거의 복사본이 아닙니다. The future is never now.

 (Update) 지금 페이스북 facebook이 네이버 지식인/다음지식과 같은 '질의응답' 서비스인 Question의 베타테스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을 보면서 Web as an OS의 가능성을 보았는데, 그런 OS기반에서 질의응답이 seamless하게 이뤄진다면 과연 전통적인 키워드 방식의 검색이 설땅이 얼마나될지 의문입니다. Yahoo의 Answers가 한국의 지식서비스들만큼의 성장을 하지 못했지만, 그것은 야후의 하강기와 함께 선보인 서비스였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물론, 최근에 프라이버시 이슈 때문에 Quitting Facebook 트렌드가 있으나) 한참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페이스북 쿼스쳔의 파급력은 한국에서의 지식iN이 보여줬던 포스를 재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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