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5, 세상은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발전한다. 창의력도 창발적 상상력의 산물이긴 하지만, 그런 창발성에도 법칙이 있다. 조건이 잘 맞으면 더 큰 창의력으로 승화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위대한 아이디어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책은 지식의 창의적인 도약에 대해서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여려 개념들이 소개되었다. 상상력이 네트워크 이론, 복잡계 원리 등의 여러 개념들이 하나로 뭉쳐져서 창의력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이야 말로 그런 다양한 개념들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산물이다. 창조성은 어느날 갑자기 창발하는 것같지만 책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분명히 말해준다. 적어도 다음의 9가지 요소나 조건들이 만날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고 말하고 있다. 몇몇 개념은 쉽게 이해했지만, 중반에 소개된 몇몇 개념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넘겨버린 감도 있지만 일견 그럴듯하기는 하다. 다음의 9가지 원리가 인간의 창조성을 가능케 한다.
- 이성과 상상력
- 티핑포인트의 법칙
- 적익부, 적익적 법칙
- 자연발생의 법칙
- 길찾기의 법칙
- 핫스팟의 법칙
- 좁은 세상 네트워크 법칙
- 통합의 법칙
- 최소 노력의 법칙
모든 개념을 다시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냥 책을 사서 볼 것을 권한다. 기본적으로 세상이 발전하는 것은 또는 미래는 이성보다는 상상력에 의해서 이뤄진다고 말한다. 특히 마지막 장에 경영학 구루 중에 한명인 게리 해멀의 말이 인상깊다. '많은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상상하지 못해서이다.'라는 말은 너무 적절한 말같고, 또 이 책에서 하고 싶은 전부인 것같다. 단순히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고 창조성이 발휘되지는 않는다. 티핑포인트 법칙에서 말하듯이, 많은 양의 상상력들이 모여서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시점을 넘어야 창조성이 발휘된다. 그리고 적익부, 적익적의 법칙에서는 더 적합한 생각이 더 부해지고, 또 더 적합해진다는 경제학의 부익부빈익빈 법칙이 상상력에도 적용된다고 말한다. 자연발생의 법칙은 말 그대로 상상력의 창발성을 말해주고 있다. 논리와 이성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상상력이 아니다. 길찾기는 그런 상상력의 네트워크에서 둘 이상의 개념을 찾아내서 바른 길을 연결해줘야 상상력이 충돌, 결합해서 더 큰 상상력으로 커감을 말해주고 있다. 핫스팟은 티핑포인트와 비슷하게 작은 에너지들이 모여드는 그런 지점이 있음을 말해준다. 마치 에네르기파들이 모여서 큰 충격파를 만들어내듯이 작고 약한 상상력들이 모이는 그 지점, 어쩌면 허브'에서 더 큰 상상력이 발생하는지도 모르겠다. 좁은 세상 네트워크는 알베르트 라즐로 바라바시가 제시한 scale-free 네트워크를 말해주고 있다. 물론, 이 스케일 프리 네트워크는 적익부, 적익적의 법칙에서도 선호연결의 개념과도 이어진다. 통합의 법칙은 말 그대로 몇몇 중심 사고들이 통합의 과정을 거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소 노력의 법칙은 ... 글쎄.. 갑자기 생각이... 어쨌던 최소한의 입력이 주어졌을 때 네트워크/세계 전체가 움직임을 말하는 것같다. 제대로 설명을 못 드렸습니다. 제 기억력의 한계와 함께, 여러분들이 직접 책을 읽어보실 것을 권하기 때문에 더 자세히 적는 것이 의미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여러 상상력의 대가들의 업적들이 많이 나열되어있습니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밝힌 패러다임 시프트, 이중나선구조의 발견과정, 피카소가 입체파를 완성시킨 이야기, 예술이 과학을 만나서 시작된 신낭만주의, 최근 버블이 생기기 전까지 세상을 지배하던 경제관인 폴 로머의 신경제이야기, 쿠텐베르크의 인쇄술도 예시되었고, 빌바오 구겐하임 뮤지엄을 설계한 게리의 이야기, 말콤 글래드웨의 <티핑포인트>도 당연히 논의되었고, 알베르트-라즐로 바라바시의 <Linked>는 어쩌면 책 전체의 기본 틀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아, 길찾기에서는 바비인형이 성공한 이유도 설명되고 있네요. 그 외에도 다양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보여주는 많은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으니, 굳이 창의력에 관심이 없더라도 그냥 이 세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애플 이야기도 좀 등장하기도 합니다. 최근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에서 애플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 있다라는 말을 했는데, 실제 책에서 통합의 법칙이 보여주는 것도 예술과 과학의 만남으로 새로운 사조가 생겨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목차를 살펴보니 제가 언급하지 못했던 더 많은 사례들이 보이네요.
함께 읽으세요.
- Linked, by 알베르트-라즐로 바라바시
- 과학혁명의 구조, by 토마스 쿤
- 티핑포인트, by 말콤 그래드웰
- 지식경제학 미스터리, 데이비드 워시
- 생각의 탄생, by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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