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 5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것은 매력적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지나친 기대는 감흥을 반감시킨다. 사람의 행동의 동기가 인센티브에 있다고 말했듯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려면 불필요한 기대는 버려야 한다. 그래야 책을 읽을 인센티브가 생긴다.
전작 <
괴짜경제학>을 적은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가 다시 뭉쳐서 더 강력한 괴짜경제학을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더 강력한 것같진 않다. 실제 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더라도 우린 이미 너무 높은 역치값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시간을 보내기에는 적당한 책이지만, 더 큰 인사이트를 얻기에는 실패한 것같다. 전작에서 받았던 찬사를 다시 보내주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모든 인간의 활동 이면에는 인센티브가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행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따라서 반응을 하던지, 행하지 않음으로써 받는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서 반응을 하던지... 저자들이, 그리고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는 인간의 행동에는 항상 동기가 있고, 그런 동기는 인센티브로 표현된다 정도로 책을 요약할 수 있다. 상황이 그래서 사람들의 지탄을 받고 법을 어겨가면서 이상한 행위를 하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다른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인센티브에 반응해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위도 한다. 전작에서 마약판매상들의 높고 지나한 사다리를 올라가려는 것이나 이번에 제시한 귀족적 매춘행위라던가... 그런 행위 뒤에는 항상 동기가 존재한다. 그런 동기를 우연히 발견했던 그렇지 않던, 한번 중독되고 집착을 가지게 된 동기는 또 다시 행위를 유발시킨다. ... 그런데 모르겠다. 책의 전체를 읽어가면서 인센티브가 참 강력한 힘이구나라는 걸 느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라는 의문이 든다. 내가 지금 이 모양 이꼴인 것은 충분한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모르겠다. 우린 모두 허황된 꿈을 쫓아 길을 나서고 있다.
전작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감탄했던 이유를 발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감흥이 사라졌다. 책을 읽으면서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쉽게 지나처버리는 현상들을 여러 실험방법이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밝혀낸 저자들의 인사이트에는 매번 놀랬지만, 그 이상을 기대했던 독자의 잘못이겠거니... "더이상 법칙/모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현상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멘트를 어제 생각했었다. 인과관계던 상관관계던 이제 더이상 쓸모가 없다. 그냥 보고 느낄뿐이다. ... 이걸 왜 이 서평에 굳이 집어넣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 말을 집어넣어야만 할 것같다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가졌기에 사족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