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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코메디에 등장하는 부(富)에 대한 두가지 시각 - 봉숭아학당과 강선생..

 평소 연예계 이야기는 잘 적지 않지만 (무한도전의 광팬으로 무도에 대한 억측 글들이 올라오면 잠시 흥분해서 글을 적긴했지만), 연예보다는 시사에 가까운 얘기라서 갑자기 떠오른 짧은 단상을 적으보려 합니다.

 일요일 밤 9시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코메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다. 물론, 다른 채널 (KBS, MBC)에서도 개콘 못지 않은 코메디들을 여실히 보여주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코메디는 블랙코메디라서 쉽게 웃지 못한다. 그래서, 시간을 보내고 또 조금이라도 웃어보려고 개콘을 거의 매주 시청하고 있다. 최근 코메디에서 풍자와 해학이 많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어릴 적에는 시사 코메디가 영 재미가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시사코메디가 아니면 코메디가 아닌 것같은 느낌도 들고, 8~90년대의 그때를 향수하게 된다. 개콘에 다양한 코너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풍자개그를 보여주는 코너는 '뿌레땅 뿌르국'이 대표적이다. 이 코너에서는 너무 노골적으로 표현해주기 때문에 굳이 더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것같다. 뿌레땅 뿌르국에 가려서 시사성 및 풍자성이 덜 드러나는 코너로는 '분장실의 강선생'과 '봉숭아학당'이 있는 것같다. 그런데, 이 두개의 코너에서 똑같은 소재를, 다른 시각으로 풍자화/개그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론이 길었지만 오늘 적고 싶은 내용이 바로 이 두 코너에 내포된 개그 - 즉 다른 시각의 풍자 - 다.

 두 코너 중에 (전체는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는 바로 '부, 돈, 부자'다. 강선생의 코너 말미에 강유미는 김경아의 집안에 대한 얘기를 한다. 바로, 김경아의 집이 잘 산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 대부분의 집들이 가지고 있는 내용들 - 예, 수세식 화장실 - 이다. 6~70년대의 사람들이 보면 부의 상징처럼 보이겠지만, 현대인들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물건, 습관들을 마치 엄청난 부의 상징인 것처럼 과장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어쩌면 그런 평범한 것들이 진짜로 '지나친 사치'로 여길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너무 평범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부의 기준에도 못 미쳐서 최저의 생계수준으로 살아가는 많은 비주류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에 비해서, 봉숭아 학당에서는 행복전도사로 분을 한 최효종이 보여주는 다른 시각의 부도 존재한다. 최효종은 말한다. 이 시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집이 10억정도의 재산은 보유하고 있고, 운전사가 있고 차두대이상을 가지고 있고, 가단한 심부름에도 돈백만원의 용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소위 말하는 상위 10% 아니, 1%에 속하는 이들이 가진 부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는 식의 풍자, 과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현실과의 미스매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 두 코너가 보여주는 부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우리는 깊이 생각해보고, 반성해야 한다. 강선생에서는 누구나 누리는 일상의 삶을 부의 표본으로 보고 있지만, 그런 평범한 것도 못 누리는 이들이 있다는 어두운 현실을 보여준다. 봉숭아 학당에서는 1%만이 누리를 수 있는 부를 평범함의 표본으로 보고 있지만, 그런 부를 누리고 있는 부자들의 왜곡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평범함이 부가 되고 부가 평범함이 되는 이런 이중의 모습이 현재의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왜 이런 격차가 벌어졌는 것일까? 왜 같은 하늘 아래, 두개의 세상이 존재해야만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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