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 잘못 읽었다가는 위험한 결론에 빠질 수도 있다. 가진 자 그리고 강자들의 논리에 쉽게 휘말리면 위험하다. 작은 사안이더라도 더 세심하게 조사하고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의 세계화만이 굽은 것은 아니다. 세계가 평평해야 한다는 것은 1%의 시각이다. 금융의 세계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체급과 종목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 당장 (금융) 세계화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 모순이다. 읽을 내용이 많다고 좋은 책은 아니다. 끝까지 읽기 전에는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속을 뻔했다.
저자는 나름 세계 금융계에서 잔뼈가 굵고 또 그런 인물들과 친분을 유지하기 때문에 나와 같은 일반 독자들보다 세계 금융에 대해서 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금융만이 세계에서 유일한 평평하지 않은 세계를 보여주는 분야가 아니다는 대전제를 놓쳤을지도 모르겠다. 세계가 평평하다는 것은 가진 자들의 현실왜곡이 부른 환상이지, 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산과 바다로 둘러쌓여있고 바로 앞도 내다보기 힘든 곳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다. 저자는 지난 몇 십년 동안의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금융과 관련된 문제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세계 금융을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가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저자는 단순히 1970년대를 거치면서 유가가 갑자기 400% 인상이 되었다는 외면적 사실만을 말하고 있지만, 다른 많은 책들 - 음모론이라 할지라도 -에서 이미 그런 몹쓸 현상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배후를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먼저 읽었으면 감탄을 했을 내용이 지금은 너무 밋밋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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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적었던 모든 내용은 무시했으면 좋겠다. 마지막 결론을 읽기 전에 성급하게 리뷰를 작성한 것같아 후회스럽다. 금융의 세계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있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종목과 체급이 다른 선수들을 평평한 경기장에 어떻게던 몰아넣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너무 위험하다. 읽을 내용이 많았기에 그래도 2.5점이라는 관대한 (?) 평점을 준다. "끝을 보기 전에는 어떤 결론도 내리지 마라"는 새로운 교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