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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한 삼성과 카카오

달고나 시리즈의 취지에 다소 어긋날 수도 있으나 국내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옵션이 별로 다양하지도 않고, 게 중에서 가장 큰 옵션은 삼성으로 대변되는 기존 대기업 그룹으로 진출하거나 카카오로 대변되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 (및 스타트업)에 취직하는 거다. 전문 연구소는 다소 이질적 집단이고 중소기업은 사실상 옵션으로 고려하라고 권하고 싶지 않다. 중소기업에서 기술을 배워서 대기업으로 레벨업하라는 조언도 간혹 듣겠지만 이걸 자세히 얘기하려면 애초에 대학 교육부터 시작해야 하는 큰 주제여서 이글에선 생략한다. 다음/카카오는 13년을 넘게 다녔고 이제 겨우 삼성리서치에서 1년을 보낸 사람으로서 모든 걸 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그냥 개인의 경험과 관점에서 정리한 거니 자신의 경험과 맞지 않다면 ‘넌 그렇게 경험/생각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미래의 직장으로 삼성이나 카카오를 고려하는 분들이라면 내가 경험한 것이 당신들의 미래는 아닐 수 있음을 미리 경고한다.

이직해서 1년 정도 후에 두 회사를 비교하는 글을 적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암묵적 압력은 있었지만 딱 1년이 된 지난 주말에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대란이 발생해서 — 적으려는 의지도 없었지만 — 적을 시기를 놓쳤다. 가능한 객관적으로 적겠지만 나의 경험은 한정적이니 어쩔 수 없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당신의 경험과 관점이 맞다.

큰 회사 (조직)의 문화를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가 속한 더 작은 집단 (팀/파트/셀 등), 팀의 업무, 그리고 팀원들 — 특히 팀장 등의 상사 — 에 따라서 같은 회사지만 모두 다른 경험을 한다. 카카오의 개발 조직의 문화는 영업/마케팅 조직의 그것과 완전히 상이하고, 삼성리서치의 문화는 전자의 다른 사업부와 완전히 다르다. 특히 조직의 보스의 성향에 따라서 조직 문화도 천차만별이다. 나는 두 회사 (다음을 포함해서 세 회사)에서 좋은 분위기로 업무 했지만/하고 있지만 나와 다른 경험을 사람들의 고충은 심정적으로는 이해한다. 현재 직장에서의 편의를 위해서 이전 직장을 깔 이유도 없고, 이전 직장의 장점을 부각하면서 굳이 현 직장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낼 의도도 없다. 다만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막 적을 거라서 빠진 부분이나 논리가 빈약한 부분이 많음을 미리 알린다.

변경된 제조를 경험하지 못했으나 근태만을 따지자면 삼성 (사무직)도 나쁜 편은 아니나 — 사실 굉장히 좋아짐 — 카카오가 우위에 있다. 특히 얼마 전부터 시행한 주 4.5일 (정확히 2주 9일) 근무 — 퇴사할 때 시행했더라면 이직을 선택하기 더 어려웠을 거다 — 는 크리티컬 하다. 이걸 제외하더라도 근태의 선택이 더 자유롭다. 날씨를 비롯한 개인의 사건사고 또는 편의에 따라서 자유롭게 휴가나 재택을 언제든지 본인이 선택하고, 팀장/팀원에겐 그냥 톡으로 알리는 것만으로 끝나는 건 카카오의 장점이다. 삼성도 휴가 사용의 제약은 없지만 가급적 미리 계획하고 알려야 하고, 재택도 짜인 스케줄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지난여름에 강남 홍수 때도 출근해서 사내 메신저를 열어보니 ‘오늘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재택 할 수 있음’이라는 메시지가 와있는 걸 확인했는데, 그런 자연재해 등의 상황에서 그런 공지가 없더라도 개인이 판단할 수 있음과 위에서 공지가 내려와야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출근 시간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같지만 삼성은 일단 회사 출입 기록에 태그를 해야 한다. 월 근무 시간을 다 채웠으면 카카오는 별도 통지 없이 (가급적 미리 알리겠지만) 그냥 월말에 알아서 쉬면 되지만 삼성은 일단 사무실에 나갔다가 (코로나 전에는 4시간 근무 규정이 있었음) 돌아와야 하는 불편이 있다. 근무시간 기록의 경우, 카카오는 자율적으로 30분 단위로 온/오프를 기록하면 그만이지만 (어뷰징이 있을 수 있음) 삼성은 출입문 기록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 계산해주지만 이걸 조직장에서 확인받는 불필요한 프로세스가 존재한다. 물론 카카오가 단독 자기 사옥이 있어서 개인별 출입 기록이 가능했다면 입출입 기반 근태 제도를 만들었겠지만, 제도를 만들 당시 에이치스퀘어에선 개인별 입출입 기록을 남길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근무의 자율성 측면에서 카카오가 우위에 있다. 특히 삼성의 단점은 — 보안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나 — 사내에서 핸드폰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고 노트북 등을 함부로 반입/반출할 수 없는 등의 불편은 있다. 그래서 업무와 개인 생활을 분리하는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자아실현이 목적인 분들도 간혹 있겠지만 회사를 나가는 이유는 결국 돈이다. 일단 신문에 실린 삼성/카카오의 1인당 평균 연봉은 무시하길 바란다. 계약 연봉만을 따지자면 삼성과 카카오의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인센티브에서 차이가 난다. 카카오에서 극소수의 선택받은 자들이 얼마만큼의 인센티브를 받았는지 알 수는 없으나 일반 사원은 1~200백만 원, 많아도 1,000만 원 미만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그것도 회사 사정이 좋고 개인 역량/성과가 뛰어날 때의 일이다. 반면 삼성은 계열사/사업부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신문에 나온 것과 별반 차이 없다. 연봉 계산 또는 인식에서 다소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 계약 연봉이 6,000만 원이라면 카카오는 매달 세전 500만 원씩을 일괄적으로 받고, 일급/시급은 그냥 이걸 일한 일수/시간으로 나누면 된다. 한 달에 20일 근무했다면 일급 25만 원이고, 8시간 근무 기준 시급은 약 3만 원이 된다. 초과근무를 하면 시간당 3만 원 정도 더 들어오는 셈이다. (카카오에서 초과근무를 한 적이 없어서 정확히 이 금액으로 지급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함 —> 그러나 일반 직원들은 그렇게 들어온다고 인식함) 카카오에 있을 때는 기본급과 수당을 따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삼성이나 다른 대기업에서는 기본급과 수당을 따로 생각해야 한다. 대략 월급의 2/3는 기본급이고 나머지 1/3은 수당으로 보면 된다. 그리고 월급 분할 방식도 조금 다른데, 예시의 6,000만 원은 '14 * 기본급 + 12 * 수당’으로 계산된다. 명절 (추석, 설)에 기본급만큼의 상여금이 두 번 있다. 대략 기본급 300만 원, 수당 150만 원으로 계산해서 월 세전 45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여기서 시급은 기본급 (30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시급은 약 1.8만 원으로 초과 근무할 때 이 정도의 금액을 더 받는 셈이다. 그런데 삼성에서는 명절 상여금을 제외하더라도 반기 (6월, 12월)마다 기본급만큼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는 연봉에 포함되지 않는 금액이다. 그 외에도 학위나 자격증에 대한 보상금을 준다 (박사학위는 월 50만 원). 학위가 없더라도 입사 후에 사내에 여러 기능, 자격증 프로그램이 있어서 취득하면 일시불 또는 월 보상금이 따로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좋은 점은 개인연금을 가입하면 본인 월급 (기본급?)의 3%까지 회사에서 추가로 같은 금액을 함께 넣어준다. -50%의 수익이 날 때까진 원금이 보장되는 셈이다. 카카오와 삼성 모두 월 단위로 근무시간을 정산하지만, 편의를 위해서 카카오는 주 40 (36) 시간인데, 삼성은 주 45시간 포괄연봉제를 택하고 있다. 노사 협의를 통해서 포괄연봉제 폐지 또는 45시간 조정은 계속 논의 중이다. 법적으로 40/52시간제는 같은데, 연봉에 주 5시간은 수당으로 이미 반영돼있고 5시간을 초과할 때마다 초과수당을 받는다.

계약된 연봉 외에 직장인에게 중요한 건 현금성 복지다. 카카오 근무 당시 식대 월 10만 원 (비과세)와 무제한 회식 (보통 회식 때마다 10~15만 원짜리 메뉴를 먹은 듯) 외에 다른 현금성 복지가 없어서 다른 회사가 부러웠는데, 작년부터 년 360만 원까지 사용제한이 거의 없는 자기개발비가 생겼다. 비과세 식대는 20만 원으로 상향하는 법이 올해 개정됐는데, 카카오의 새로운 (임대) 사옥의 식당에서 그냥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지 아니면 계속 식대를 제공하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삼성도 현금성 복지는 별로 없다. 년 100만 원 상당의 복지 포인트를 제공하지만 사용처 제약이 많고, 회식비도 상대적으로 매우 소액이다. 단, 코로나 이후로는 카카오는 그냥 회식 중단이었지만 삼성은 모인 금액만큼 개인물품을 구입하는 약간의 유도리(융통성)는 있다. 머슴 생활을 해도 부잣집 머슴이 좋다는 말이 있는데, 최소한 식사만큼은 삼성이 좋다. 보통 공장이 있는 기업들의 식사가 좋은 편이다. 무료 식사는 직원들을 일 시키려 제공하는 거란 말에 적극 동의하지만 무료 식사가 없는 곳에서도 어차피 같은 시간, 같은 노동은 해야 한다. 특히 귀찮은 독거인들에겐 좋은 복지다. 업무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어차피 주 52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할 수 없기 때문에 무료 식사가 그냥 직원들에게 일을 더 시키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 늦게 출근한 인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그냥 퇴근하면서 저녁을 픽업해서 집에서 먹는다. (카카오는 야근할 때 금액 제한 없이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데, 알파리움으로 이사 후엔 식당이 생겨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름) … 카카오는 직원을 위해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고 근무 당시 생각했고 이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이 존재하지만 카카오에서 일의 시작과 끝이란 개념이 별로 없었다. 프로젝트 회고 문화가 거의 부재한 건 문제가 크다. 크든 작든 계속 일을 하는 거지 명시적/암묵적으로 일의 시작과 끝을 따로 구분 짓지 않았다. 그런데 일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삼성은 1년 단위로 구분된다. 3월에 시작해서 대략 10월 경에 마무리 짓고, 겨울 동안 임원 평가와 승진이 있고, 그에 따라서 다시 일이 세팅되어 3월에 시작한다. 겨울 동안 노는 건 아니지만 약간 농한기처럼 그동안 미뤘던 문서 작업 (논문이나 특허 등)이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조금은 여유로운 (??) 시간을 갖는다. 어떻게 보면 좀 단기적이고 덜 유연한 측면도 있다. 말단 실무진들에게까지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회사가 워낙 크다 보니 다소 불필요한 문서화 작업이 좀 있다. 예를 들어, 3년 ~ 5년의 기술의 장기 전략을 작성하라는 등…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몇 년 후를 어떻게… 일종의 보고서 작성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때론 이를 통해서 일이나 생각을 정리할 기회가 되고 다른 팁/사업부의 업무를 살짝 엿볼 기회이기도 하다. 근데 템플릿/스타일이 너무 예스럽다.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과 자격증 시험 그리고 그에 따른 보상이 있어서 직원 개인에게는 좋지만 생각지 않은 타이밍이 일주일 교육을 가서 살짝 갸웃하기도 한다.

앞의 내용에서 뉘앙스를 느꼈는지 모르겠으나, 삼성의 장점이며 단점은 하드웨어 중심적이라는 거다. 주 수익원이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보니 소프트웨어/서비스 측면에서 다소 약하다. 오랜 역사는 좋은 전통을 낳기도 하지만 나쁜 레거시를 양산한다. 삼성에 좋은 서비스 (소프트웨어)가 없는 것은 하드웨어 마인드가 강하기 때문이란 생각을 했다. 다음/카카오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처음 삼성 문화를 접했을 때 좀 경진된 걸 느꼈다. 물론 카카오도 여러 면에서 관료화돼가고 있지만 그전부터 그런 분위기를 갖고 있었던 것과는 다르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다거나 어떤 데이터를 공유받고 분석하는데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답답한 걸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론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감시를 받는 회사로서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한다. 카카오에서는 겨우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범위를 조금 더 넓혀도 영어나 일본어 정도만 지원해주면 끝이지만, 삼성은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의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작은 서비스를 개시하더라도 이론적 또는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거나 최소한 유명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그러니 더 조심스럽게 안전을 중시하고 그럴수록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규모를 만들지 못하면 새로운 걸 개시할 수 없다.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1조 원짜리 사업이 만들어지려면 5년에서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카카오에서 1조 원짜리 서비스가 나온다면 연매출을 10% 이상 향상하는 사업이지만, 삼성에서는 겨우 1%도 안 되는 사업이다. 카카오의 1년 매출이 삼성의 분기 영업이익보다 적다. 물론 1조가 10조가 되고 100조가 되고 회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마인드 세트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보통 서비스의 마진이 하드웨어의 그것보다 높다.

하드웨어적이다라는 말이 나쁜 의미만은 아니다. 앞서 식당이 좋다고 말했듯이 캠퍼스 내에 병원이나 은행, 체육시설 등이 있다는 건 좋다. 서울 시청 근처에 삼성 건물 지하에 가면 강북삼성병원에서 운영하는 직원만을 위한 건강검진센터가 있다. 별로 대단한 건 아닐 수도 있지만 건강검진 후에 부자 또는 상류층들은 내가 모르는 그들만의 세상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피상적으로 다른 세상을 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일반인들은 경험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상을 아주 살짝 스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회사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더 많이 인식, 강조하고 있고 또 그걸 위한 개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어서 지원하려 한다. 물론 굳이 저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돈만 쓰고 생색을 내려고 하나?라는 의문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운 좋게도 카카오에서도 삼성에서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 물론 문제적 직원(상사)이 없는 건 아니나 기술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굳이 개발/분석 환경만을 따지자면 카카오가 조금은 더 우위에 있다. 다만 삼성에선 카카오에서 다룰 수 없는 분야 (HW임베딩 등)나 좀 더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 (구할 수만 있다면)가 존재한다. 예산 범위 내에서 모든 리서치 직원들에게 학회 참석 기회가 있는 점은 좋다. 물론 나는 출장을 싫어하지만, 카카오에 있을 때 학회 참석이 지원하겠다는 게 유인책이었던 팀도 있었다 (개인 연차). 아, 그러고 보니 카카오는 3년마다 안식 휴가가 있다. (난 대부분 포기하고 나왔지만…)

개인적으론 출퇴근 시간이 다소 길어졌고 (이직할 줄 알았으면 과천이나 안양 쪽에 집을 구매했을…)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점은 나빠졌다. 다행히 우면캠퍼스는 주차장도 넒직하고 별도의 주차비도 없다. 카카오의 새 사옥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전에는 주차하려면 추첨해야 했고 월 주차비도 따로 지불했어야 했다. 자기 건물이 있고 없고 — 이것도 하드웨어 — 는 생각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글이 아주 중구난방이다. 요즘 대기업을 포함해서 주요 기업에 입사하는 게 쉽지가 않다. 내가 경험한 두 기업을 비교해서 예비 데이터 과학자들에게 판교의 기업과 기존 대기업이 어떤지를 가볍게 알려주려고 글을 적기 시작했지만, 글을 끝마치려니 오히려 누군가에겐 상대적 박탈감이나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라는 미안함이 생겼다. 지난주에 카카오 대란에 묻힌 SPC 사고를 보면서도 나는 안전한 곳에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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