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os&Op

10년만에 10만원을 벌다

(2월 말에 사내 게시판에 적었던 글을 편집해서 올린다는 것을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적습니다. 2월말 시점입니다.)

어제 10만원을 벌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2달 뒤에 통장에 10만원이 들어옵니다.

정확한 시점은 특정할 수 없지만 2006년 경에 학교에 있을 때 구글 애드센스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학교 서버에 있는 개인 홈페이지에 애드센스를 붙이려 했지만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고, 블로그스팟에는 애드센스가 잘 붙었지만 글도 많이 적지 않았고 무슨 허세였는지 블로그스팟에는 영어로만 글을 작성하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글 적는 회수가 가뭄에 콩나듯 적었습니다. 그러니 글수도 부족하고 깊이있는 (여전히 얕은 글만 적고 있지만) 글을 적지 못하니 찾아오는 사람들도 드물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트래픽이 들어온 것은 2008년도에 '다음'에 입사해서 직원들 대상으로 티스토리 초대장을 나눠줘서 개설한 이 티스토리 이후였습니다. 사소한 블로그라서 트래픽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에 수백정도의 눈으로 트래픽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는 있는 수준입니다. 티스토리에 광고를 붙여서 돈을 벌어보겠다는 욕심보다는 그저 애드센스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컸습니다. (물론 돈 욕심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ㅎㅎ) 그냥 동작하는 걸 보고 싶어서 글 하단에만 띠배너 광고를 노출시켰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광고 부서에서 밥벌어먹고 있지만 저도 여느 서비스 기획/개발자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처럼 광고를 극히 싫어하는 편입니다.) 꾸준히 계속 글을 적으니 하루 PV가 그래서 1~200 이상은 유지했지만, 광고가 노출되는 위치 특성상 돈이 시간이 지나도 돈이 모이진 않았습니다. 1년을 다 모아도 $5을 넘지 않았을 걸로 추정합니다.

그러다가 2~3년 전에 포스팅의 우상단에 박스형 광고를 하나 더 붙였습니다. (현실과 타협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전 여전히 카카오에서 광고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경쟁사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고 강권해 봅니다.ㅎㅎ)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보다는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고, 다른 위치에 다른 형태의 광고를 노출하면 효과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가끔 날라오는 이메일 명세서를 확인해보면 광고 노출 효과가 조금 더 있는 게 눈으로 보였습니다. (한달에 $1정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구글에서 정산하는 최소 기준은 $100을 지난 달에 넘겼고, 그래서 어제 (2월 말 기준) 수표를 보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큰 기대없이 그리고 언제 정산을 받을지도 몰랐기에, 10년 전에 설정해둔 결제 방식을 최근에는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표 수신 주소가 '오등동 다음 GMC (입사 초에 근무했던 장소)'로 돼있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제주도에서 근무하지도 않고 그 우편물을 저한테로 전달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10년의 결과인 이번 수표는 그저 허공에 날라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10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 소는 이미 잃었더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하기에 애드센스에 들어가서 수표 발행 주소지를 현재 집주소로 변경했습니다. 예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수표 이외에 다양한 결제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카카오뱅크로 송금되는 걸 메인 결제수단으로 변경했습니다.

** 은행 계좌로 송금받기 위해서는 은행명과 SWIFT CODE라는 걸 기입해야 합니다. 카카오뱅크의 SWIFT CODE를 확인하기 위해서 앱에서 검색해봤는데 내용을 찾지 못했습니다. (카카오뱅크에 있는 지인에게 관련 정보를 앱에 표시 좀 해달라고 요청함. 근데 아직 앱에서 확인할 수가 없ㅠ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카카오뱅크의 SWIFT코드는 'CITIKRSXKAK'이고, 또 은행명은 'CITIBANK KOREA INC-KAKAO'입니다. 시티은행을 통해서 국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나 봅니다.

외양간을 고치고 나니, 이미 발급된 $100 수표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돈이라지만 막상 발급된 수표라 생각하니 원래 갖고 있던 10만원을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그래서 구글 애드센스 FAQ를 검색해봤는데, 발행후 60일 이내에 현금화되지 않으면 해당 발행건을 re-issue하는 메뉴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때는 기존 발행 수표는 무효가 되겠죠.) 그래서 2달 뒤, 벌써 보름을 보냈으니 약 45일 후에 10만원이 생기는 셈입니다.

그런데 2~3년 전에 글의 우상단에 애드센스 광고를 추가 노출해서 광고 수익이 늘었다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를 기점으로 티스토리에 글을 많이 적지 못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회사에서 브런치라는 새로운 글쓰기 서비스를 내놓아서 베타테스트를 겸해서 제주에서 찍은 사진을 다루는 글은 브런치에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판교로 근무지를 바꾸면서 브런치에도 글을 잘 적지 못하는... 사진을 제외한 다른 종류의 글은 계속 티스토리에 적으면 됐지만,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사내에 개인 아지트 (카카오의 사내 게시판)을 개설해서 이런 저런 잡설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아지트든 페이스북이든 생각을 짧게 적고 그걸 다시 정리해서 티스토리에 길게 적으면 될 것같은데, 이상하게도 생각이라는 걸 한번 내뱉고 나면 그걸 더 발전시키고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아지트에 적은 글은 회사 내부 이슈 (또는 회사 내부에서만 공감을 얻을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좀더 중립적인 글을 적어서 내외부에 함께 공유하기도 하지만... (이글도 원래 적은 글을 많이 각색했고, 아지트 글의 반 이상은 날리고 나머지를 채워넣은 것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아지트 이후로 길게 생각하는 법, 생각을 정리하는 법,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법 등의 예전 능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그래도 앞으로 꾸준히 생각하고 정리하고 적을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고 싶은 분들의 진로상담글을 많이 적었지만,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애드테크 등에 관해서 더 자주, 많이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소소한 글도 가끔은...ㅎㅎ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