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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꾸준함이 무기다.

사내 게시판에 적었던 글을 그냥 가져옵니다. 수정도 귀찮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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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man, in mathematics you don't understand things. You just get used to them.
- John von Neumann


야공만에서 폰 노이만이 '수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을 보고 찾아본 원문입니다. 수학 뿐만이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매너리즘에는 빠지지 않고) 익숙해지는 것은 우리 삶에 필요한 덕목입니다.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꾸준해야 합니다.


어려운 논문을 읽다 보면 처음에는 잘 읽히지 않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해했을 수도 있지만, 그냥 익숙해졌을 수도 있습니다. 복잡한 수식을 증명하거나 유도 과정을 풀이하지 않고 마치 단어를 외우듯이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넘어갑니다. 딥러닝을 처음 접할 때 소개되는 다양한 수식들이 처음에는 와닿지 않습니다.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풀이집을 여러 번 반복해도 볼/읽을 때만 '아하'하다가도 시간이 좀 지나면 수식의 전개 과정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비슷한 논문을 반복해서 계속 읽다보면 비슷한 패턴이 보이고 복잡하게 도출된 수식 그 자체를 그냥 하나의 지식 체계로 받아들이면 이후에 다른 논문을 읽을 때 편하게 느껴집니다.


수학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개발언어에서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나왔을 때 처음에는 적용하기 어렵지만 예제를 반복하고 때론 패턴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몰라도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적용합니다. 말콤 그래드웰이 말한 '1만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후속 연구들에서 천부적인 재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반복해서 얘기하고 있지만, 천재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작업은 계속 반복하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아무리 길치더라도 새로운 길에서 헤매지 매일 다니는 똑같은 길에서 헷갈리지 않습니다. (물론, 살짝만 바꿔도 다시 길을 잃을 가능성은...) 앞서 말했지만 익숙해진다는 것은 반복의 결과이고, 반복은 다시 말해서 꾸준함을 뜻합니다. 삶의 여러 방면에서 꾸준함은 참 중요한 덕목입니다.


요즘 늘 후회합니다. 딥러닝이 처음 알려지기 시작할 때부터 꾸준히 공부했더라면 지금쯤 나도 AI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는 않았을까? 학생 때부터, 아니 입사 후부터 꾸준히 개발언어와 프레임워크에 조금씩이라도 더 친숙하고 개발에 꾸준히 참여했더라면 지금 느끼는 부족함을 덜 느끼지 않았을까? (... 그랬다면 여기서 지금 이런 글을 적고 있지 않을....) 배에 쌓이는 인덕을 보면서 꾸준히 운동을 했더라면...


발전/진보의 과정에는 소위 말하는 퀀텀점프 또는 혁명적인 발전도 있지만 일상의 꾸준한 개선도 있습니다. 파괴적 혁신이라는 말에 속아서 일상의 개선보다는 특별한 혁신의 과정에 더 관심을 갖겠지만, 많은 혁신들이 일상의 개선 위에서 생겨납니다. 물론 혁신에서의 단절은 개선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지금 각광받고 있는 많은 기술들이 초기에는 왜면을 받았지만 그걸 믿고 꾸준히 연구하고 개선했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런 사람들이 지금은 대가라는 칭호를 받습니다. 딥러닝에서 힌튼같은...


꾸준함의 적은 게으름입니다. 그리고 제대로 되겠어라는 (소멸적) 의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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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수정없이 그냥 복붙했는데, 부연설명이 필요할 듯... 하지만 귀찮으니...


=== Also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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