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상 해가 바뀌었으니 2015년을 가이드할 글을 하나 적어야겠습니다. 2012년에 처음 이런 글을 적을 때의 키워드는 '관광객'이었고, 2013년은 '살아남기', 그리고 2014년은 '정성적 삶'이 였습니다. 올해는 세컨드 라이프 Second Life를 화두로 던져야겠습니다.
얼마 전에 사내 아지트 (카카오 초기에 밀었던 서비스인 아지트를 사내 협업용으로 발전시킨 것)에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84 또래의 친구들에게 세컨드 라이프를 준비/대비하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입사했던 2008년도가 제가 32살이 된 해였듯이, 84년생들은 올해 32살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랜 학교 생활을 마감하고 입사하던 그때는 어리지도 않았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못할만큼 늙지도 않았던 때였습니다. 지금도 늦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30대 초반에 비해서는 신체적인 부분에서 많이 뒤쳐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장 이직이나 창업을 하라는 메시지는 아니었지만, 지금 새로운 삶을 다시 꿈꾸고 준비해야지 몇 년의 시간을 보낸 후에 후회가 덜 하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제2의 인생에 대해서 더 깊이 고민해야 하는 사람은 84 또래보다는 저부터인 듯합니다. 그래서 2015년의 화두를 세컨드 라이프로 정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눈덮인 한라산을 오르면서 2015년도 첫 블로깅을 세컨드 라이프로 하자라고 정했습니다. (그런데 첫 포스팅은 눈오는 풍경으로 했음) 2014년을 정성적인 삶을 살자로 정했는데 나는 그런 가이드에 따라서 잘 살아왔는가?를 먼저 고민해봤습니다. 그런데 정성적인 삶이라는 것 자체의 정의가 모호하기는 했습니다. 그저 열심히 즐겁게 살았으면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됐을테니 어쩌면 목표를 달성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목표를 정해놓는 것은 정성적인 삶과는 대치됩니다. 어쨌든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고 최선을 다했다고는 생각하지만, 또 미련이 남고 아쉬운 순간들로 2014년을 가득 채운 듯합니다. 그러면 목표 실패인 걸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회사가 합병을 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고, 삶의 주변부에 다양한 불안 요소가 많았습니다.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이 막연한 뜬 소문에 불안해하면서 희비가 갈렸습니다. 왜 이런 주변부의 불확실한 변화 때문에 제 삶의 만족도가 바뀌어야할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줏대도 없고 목표도 없고 그렇다고 꿈과 희망도 쉬이 보이지 않는 그런 삶을 계속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정한 삶에서 벗어나 나만의 제2의 인생이 뭘까?를 심각하게 고민해보고 그것을 준비하고 또 즐겨야할 때입니다. 주변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주도하는 삶으로써의 세컨드 라이프를 그려봅니다.
나이 40이 됐을 때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이제 40이 거의 다가온 지금 그때의 결심을 여전히 유효한지 그리고 40이후의 삶을 얼마나 준비해왔는지를 점검하게 됩니다. 여전히 명확한 세컨드 라이프에 대한 정의가 덜 되어있고 여전히 준비가 미흡합니다. 저의 세컨드 라이프는 안녕할까요? 기력이 떨어지기 전에 저의 삶을 재정의하고 준비하고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지금이 그 때입니다. 여전히 회사를 다니며 작은 일에 고민하겠지만 그러면서도 한 발자국 떨어져서 삶을 관조하는 것을 조금씩 연습해볼 것입니다. 삶을 스스로 미궁에서 건져낼 수는 없겠으나 그 속에서 즐기는 법을 터득할 수는 있을 것같습니다.
요즘 긴 글을 잘 적지 않다보니 핵심도 잃고 논리도 없습니다.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어쨌든 2015년은 세컨드 라이프를 정립하는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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