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두맹이 골목을 다녀왔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벽화로 이어지만 마지막에는 어린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타일로 만들어서 벽에 붙여놨다. 그림의 주제는 자신의 꿈, 즉 장래희망이다. 아이들은 각자가 되고 싶은 미래의 직업 (미래의 직업을 장래희망 또는 꿈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은 늘 나를 슬프게 한다)을 서툰 솜씨로 그려놨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의 작품인 듯하다. 서툰 그림이지만 모든 그림은 제각각의 꿈이 그려져 있다. 웃음이 나는 그림들을 보면서 한순간 스쳐간 생각이 있다.
두맹이 골목의 꿈 벽화
아이들의 꿈은 모두 다 다른데 왜 이들은 다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걸까?
선생님이 되고 싶은 아이도 있었고 경찰이 되고 싶어한 아이도 있었고 소방관이나 운전기사 등 실로 다양한 꿈들이었다. 나의 어릴 적을 회상하더라도 대통령에서부터 과학자, 군인 등 모두가 다른 희망을 얘기했던 것같다. 나이가 들고 학급이 올라갈수록 그 종류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목격했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해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우리는 철이 들면서 자신의 어릴 적 꿈을 포기한다. (그리고 그것을 철듬의 증거로 삼는다. 빌어먹을.) 그리고 지금은 그저 편한 직장 생활, 안정된 직장 생활, 아니면 돈 많이 버는 직장 생활, 그나마 나은 것은 즐거운 직장 생활…?
제각각 다른 꿈을 꾸는 아이들이 모두 똑같은 커리큐럼의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이상과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음악가가 되고 싶은 학생과 화가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의 교과과정이 대동소이하다. 그나마 부자집 아이들은 돈지랄이라도 하면서 조금 차별된 교육을 받기는 한다. 아니면 재능과 무관하게 성적이 좋아서 과학고나 예술고로 가는 경우는 좀 나은 경우라 생각한다. 그나마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은 꿈과 재능보다는 성적, 커트라인에 따라서 좌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연 교육의 목적은 장점을 살려주는 것일까? 아니면 단점을 보완해주는 것일까? 교육의 신자유주의를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교육은 실패한 교육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들의 꿈은 학교가 지켜주지 못하고 어른들의 꿈은 회사가 지켜주지 못한다.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고 싶다. 그리고 나의 꿈도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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