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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순전히 개인의 견해입니다. 내부인이지만 외부인보다 더 정보가 없습니다. 오해는 마시길…

토요일에 나온 기사를 바탕으로 간단히 합병에 대한 개인 의견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주말이 지나고 공식화됐으나 여전히 그 생각에는 변함은 없다. 아래는 5월 24일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

카음? 다카오?
(다카오는 다카키 마사오가 연상돼서 거북함)
오늘 하루동안 지인들 (회사사람들)을 중심으로 많이 회자된 매경의 기사.
윗사람들의 생각이나 논의 내용은 전혀 알 수는 없으나 적어도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제휴에 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 않았나?라는 추측을 해본다.
사람들이 생각하는대로 다음의 컨텐츠 및 검색과 카카오의 소셜 부분의 시너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두 회사에서 핵심이 아닌 부분을 배제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 끈끈한 제휴는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네이버/라인이라는 공통의 적이 있는 상황에서 친구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의 경우에서 보듯이 두 개의 회사가 독립해서 존재한다면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비수를 꽂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할
그렇다고 합병 (일방적 인수/흡수는 어려울 듯)으로 하나의 회사가 된다는 것도 당장 치뤄야할 위험이 크다.
물리적 통합이야 금방 이룰 수 있다지만 화학적 결합, 즉 문화 충돌에서 보는 충격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나름 개발자 중심의 두 회사라서 그나마 쉽게 뭉칠 수 있을 것같기도 하지만...
다음은 그나마 (욕을 듣는 부분도 많지만) 한국에서 자율적인 분위기의 회사라는 평을 듣고 있고, 그런데 카카오의 내부 문화는 얼핏 듣기는 했지만 짐작할 수가 없다.
그러나 카카오의 원류가 네이버였고 그 위는 삼성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음과 카카오의 문화적 충격이 생각보다는 클 듯하다.
어쨌든 지금의 입장에서는 공통의 적이 있고 나름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래 갈 수 있는 전략적 제휴는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식 교환으로 합병의 단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호 간에 상당량의 주식 교환같은 견고한 보증이 있다면 각자의 약점을 털어내고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미래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제껏 보여줬던 무능 또는 무존재감을 그런 제휴 이후에 벗어버릴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의문이지만...

내 생각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나의 전망이 크리티컬하지도 않겠지만, 누군가 나에게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이 정도 선에서 내 생각을 정리해서 말할 수는 있다.

그리고 오늘 (5/26) 낮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

회사는 5년짜리 스팀팩을 맞았고
난 이직할 회사 하나를 잃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야기를 한다. 잘했다 못했다. 왜 잘했는지 왜 못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은 결론이 말해준다. 최근의 여러 사정을 복기해보면 적어도 5년정도 단기 스팀팩을 맞은 것은 사실이고, 이는 단순 생명 연장이 될지 부활의 기회가 될지는 5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판별날 것이다. 다만 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승자의 저주나 그런 것은 피해갔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어쨌든 일방적으로 한 회사가 모든 것을 얻고 다른 회사가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니다. 다음이 얻은 것도 있고 다음이 잃은 것도 있듯이 카카오도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하게 정리할 수도 있으나 그런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잘 정리해줄 것이다. 우려가 커지만 적어도 다음이 얻은 것은 하나 있다. 어쩌면 그렇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일 수도 있다.

다음이 모바일 및 소셜 플랫폼을 얻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런 플랫폼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렸다라고 평가하고 싶다. 짧은 흐름의 모바일 플랫폼을 얻은 것이 아니라, 이제 더 긴 호흡의 다른 플랫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 그 플랫폼이 티스토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부에서 분석한 다른 근거 데이터를 제시해줘야 하지만, 이 글에서 (공개된 것이 아니라서) 그 데이터를 보여줄 수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이번 결정 이후에 많은 이들이 다음의 컨텐츠와 운영노하우를 얘기한다. 나는 그것이 티스토리라는 좀더 견고한 플랫폼 위에서 서비스되는 것을 상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티스토리가 더 유연한 플랫폼이 돼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며칠 전에 비슷한 글을 적으려고 했지만 (에버노트데 ‘검색 컨텐츠 플랫폼 그리고 다음의 전략’이라는 제목의 새 노트를 만들어놓고 글을 적지 않았었다.) 다음카카오의 합병 뉴스 이후에 더욱 분명해졌다.

다음은 긴 호흡, 어쩌면 조금 느린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기존 블로그나 티스토리를 뛰어넘는 유연하고 강력해야 한다. 검색은 좀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먼저 사용자를 모으고 내부의 선순환을 만들고 이후에 검색으로 통해야 한다. 기본 가정/과정은 이거다. 더 자세한 글을 적지 못하는 점은 이해를 바란다.

전략적 사고가 가능했다면 어쩌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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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허술함

Gos&Op 2013.08.01 16: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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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d지의 편집자 Chris Anderson의 신작 <메이커스>에 보면 흥미로운 회사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오늘 아침 출근 전에 본 '브릭암스'라는 회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브릭암스는 레고에서 만들지 않는 근현대 소형화기 (권총, M16, 바주카포 등)를 레고의 규격에 맞게 만들어서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레고의 주 고객층이 유아라서 폭력성이 짙은 것은 제조하지 않았는데 (대신 칼이나 창 등의 원시 무기나 스타워즈의 레이저총이나 광선검 등은 제조함), 그 빈틈을 파고든 것입니다. 브릭암스의 CEO가 아이들과 레고로 2차대전 상황을 만드려다가 재래식 무기가 없는 것에서 창안해서 만들고, 또 회사까지 창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레고사에서는 브릭암스의 사업모델에 딴지를 걸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차피 레고사에서는 전혀 만들 의도가 없는 부분을 브릭암스가 채워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유아기를 벗어난 8~9세 정도의 어린이들은 레고에 흥미를 잃기 시작하는데, 브릭암스에서 제공하는 블럭들 때문에 그 시기가 지나서도 계속 레고에 관심을 이어가고 또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레고를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파트너사들이 레고의 틈새를 매워줌으로써 레고 생태계를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레고 블럭을 만드는 재료나 공정 등에 대한 간단한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할 뿐, 레고사는 블릭암스와 같은 파트너들을 별도로 제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예전 글에 적었던 '전략적 허술함'이 떠올랐습니다. 레고라는 견고한 플랫폼을 가진 레고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블릭암스와 같은 제조사들을 방해, 제재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더 견고하고 큰 레고 생태계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허술함이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완벽한 플랫폼은 플랫폼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제대로된 에코를 만들지 못합니다. 애플의 아이폰마저도 허술함을 보여줬기 때문에 지금의 앱생태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완벽한 톱니 바퀴에는 새로운 것이 끼어들지 못합니다. 새로운 것은 늘 허술한 틈새를 파고 들면서 만들어집니다.

완벽한 플랫폼이란 말은 모순된 표현입니다. 플랫폼이라는 것이 그 위에서 새로운 것들이 추가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완벽한 것에 새로운 것이 추가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허술함을 메꿔주면서 진화하는 것이 플랫폼이고 건전한 생태계입니다. 레고사가 블릭암스와 같은 파트너사들의 틈새를 메울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들을 허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략적으로 더 낫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에 그들을 허용합니다. 그런 허용 Allowance이 바로 전략적 허술함입니다. 할 수 없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전략적 허술함'이라는 모순된 표현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최근 경제민주화 바람에 편승해서 대기업들이 여러 상생 방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NHN/네이버에서도 인터넷 상생안을 발표했습니다. 기본 내용은 1000억 정도의 상생 자금으로 벤쳐를 육성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전략적 허술함을 보여주지 않고 그냥 상생기금만을 제공한다면 1년, 5년, 10년이 지나고 나서도 현재와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입니다. 국내의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자회사를 통해서 모든 부품을 수급합니다. 간혹 협력업체가 있지만 그네들의 삶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가격 후려치기 등의 온갖 방법으로 협력업체의 피를 빨아먹으면서 대기업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상생이라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상생이란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나 혼자서 모든 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웃에게 길을 터주면서 시작됩니다. 이것이 바로 전략적 허술함입니다. 전략적으로 부족하게 남겨놓고 그 남겨진 부분을 주변에서 채워줄 때 상생이 가능하고 건전한 생태계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전략적 허술함을 배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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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 & Platform 전략

Gos&Op 2013.05.20 0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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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인을 위해 적은 글입니다. 감안하고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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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동안 회사 분위기 및 서비스 상황을 관찰한 결과, 다음은 이미 혁신의 능력을 상실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개개인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문화 속에 내재하는 혁신밈을 잃었다는 의미다. 새로운 사람에게서 창의성을 기대할 수도 있으나 그런 인재가 다음에 들어올 가능성도 많이 희박해졌고, 또 설령 입사하더라도 이미 공고해진 다음의 문화에 동화되면서 혁신의 열정을 상실하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린스타트업 방식을 채택한 NIS가 나름의 성과를 내는 좋은 시도는 맞지만 구조적 한계 또한 명확하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다. 즉, 다음의 미래 먹거리는 내부에서 나올 수가 없다는 쉬운 결론에 이르렀다.

혁신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다음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기회가 있다. 수년동안 이룩한 '다음'이라는 견고한 브랜드가 있고, 여전히 사용자들의 삶에 밀착된 서비스들이 있고, 또 다음을 믿고 다음의 서비스를 애용하는 많은 사용자들이 있다. 그리고, 아직은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만큼의 유동성 자산도 충분히 있다. 요약하면 견고한 플랫폼이 존재하고, 미래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투자 여력이 있고 견고한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한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된다. 바로 외부의 창의력에 투자하고 그들의 능력을 흡수/이식하는 것이다. 이름하여 Fund & Platform 전략이다. 즉,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여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다음탑 등의 공간을 그들에게 개방해서 다음 플랫폼을 통해서 그들의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플랫폼 전략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나, 현재 다음이 처한 상황에서 다음의 강점을 잘 살리는 길이다.

이미 세인의 주목을 받는 스타트업을 비싼 가격으로 인수합병 M&A하는 것이 아니라, 벤처 캐피털과 같이 초기 종자돈을 투자해서 지분 참여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초기 자금 투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픈API나 디자인 컨벤션, 데이터분석 등과 같은 기술 지원과 서버/클라우드 등의 초기 인프라도 제공해줄 수가 있다. 완성된 서비스는 다음탑 (탭)을 통해서 광고/홍보되고 서비스로 연결되도록 한다. 스타트업으로써는 초기 자금, 기술, 홍보 및 운영 노하우까지 전수받고, 다음은 외부의 (독릭적인) 혁신 기술/서비스를 꾸준히 수혈받을 수 있다.

소액 투자는 회사로써 큰 위험 부담도 없고 (1억정도면 신입사원 3명의 1년 연봉 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디어/사람에 따라서, 또는 지분 참여비율에 따라서 증액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히려 내부에서 많은 제약 -- 눈치와 간섭 -- 속에서 기획/개발하는 것보다 (시간 및 비용 측면에서) 저렴하고 불활실한 M&A보다 안전하다. 그리고 벤처 캐피털처럼 성공한 벤처에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것은 재무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이사회를 통한 압력을 가할 수는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다음의 서비스와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기술 및 인프라 지원은 있으나, 서비스의 컨셉 및 방향성은 간섭없이 창업자들의 절대자유의지에 맡김으로써 다음의 기존 관점과 전혀 다른/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가 있다. 다음펀딩 스타트업의 서비스들이 다음 플랫폼을 통해서 제공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렇지 않은 유망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들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다음 플랫폼에서 홍보, 제공될 수도 있다. 지금이 컨텐츠 플랫폼에서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의 적기다. 플랫폼화 다음으로 다음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벤쳐 에코시스템을 상상해볼 수도 있다. 외부인을 위한 데브데이나 컨퍼런스를 활서화시켜 내외부인들 간의 통섭, 초협력의 기회를 만듬으로써 다음인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을 줄 수가 있다.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면 미래가 있는 이들에게 길을 양보하는 것이 맞다. 세상은 변했고 또 변한다. 몸집을 키운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서비스의 내실을 다지면서 외부의 혁신을 허하라.

Imagine Impossible, Do Possible. 상상하고 행동하라.

P.S., 구체적인 실행안은 생략합니다. 행간의 모호함은 의도적으로 남겨뒀습니다.

(2013.05.09 작성 / 2013.05.20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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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점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가수 그리고 노래가 있다. 바로 싸이와 그의 신곡 젠틀맨이다. 작년에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이후, 그의 후속곡과 뮤직비디오에 대한 기대가 컸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컨텐츠를 이용해서 블로깅을 하는 것은 꺼렸지만, 아침에 문득 떠오른 한 명의 개인도 플랫폼이 될 수가 있다는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서 글을 적는다.

음악에 문외한이므로 젠틀맨이라는 곡이나 M/V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다. 젠틀맨이 강남스타일과 같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를 점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조금 실망스럽다. 전작이 크게 성공한 경우 기대감이 높아져서 후속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고 또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문외한이지만 그저 전작의 성공요인을 답습한 느낌이고, 그저 비슷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상당한 타협을 한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강남스타일이 처음 나왔을 때 싸이의 돌끼를 최대한 발산하도록 유도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젠틀맨의 경우 그저 왜곡된 돌끼에 많은 좋은 재료만을 첨가한 것처럼 느껴진다. 현재까지는 유튜브 조회수는 높게 나오고 있고, 여러 패러디 영상도 등장하고 있지만 이후의 성공에 대한 확신은 없다. (강남스타일 패러디는 자발적이었는데, 젠틀맨 패러디는 단지 젠틀맨의 시류에 편승해서 만들어지는 느낌.)

싸이의 성공 이면에는 무한도전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단지 강남스타일에 유재석과 노홍철이 출연했다는 것 때문이 아니다. 이전부터 싸이의 독특함이 있었지만,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를 통해서 겨싸로 거듭나면서 다시 더 주목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이제까지 무한도전은 조금 덜 유명한 또는 잊혀진 연예인들을 주목받게 만들어줬다. 즉, 무한도전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많은 이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해안 가요제의 정재형도 그랬고, 조정특집에서의 데프콘도 그렇고, 더 최근에는 못친소 페스티벌을 통해서 조정치가 새삼 주목받았다. 그 외에도 많은 이들이 무한도전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박명수의 어떤가요도 무한도전이라는 플랫폼이 있었기에 발표된 곡들이 가요계를 석권했고 여러 잡음도 많았다. 무도 멤버 7인과 싸이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그저 무한도전이라는 플랫폼에 갇혀있었다.

그런데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성공에서 시작된 지난 연말의 뉴욕특집과 최근 젠틀맨에 등장한 무도 멤버들을 보면 이제 플랫폼이 역전된 것같다. 즉, 싸이라는 플랫폼 위에 무한도전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을 통해서 무도 멤버들, 현아, 리틀싸이, 가인, 그리고 단지 한 장면에 나왔던 최소라 지호진 등의 인물들까지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강남스타일/젠틀맨 뮤직 비디오, 더 나아가 싸이를 통해서 사람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뿐만 아니라, 젠틀맨에 PPL도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에서 동작하는 소셜게임인 캔디크러쉬사가가 뮤비 내에 등장하고, 주류를 포함한 여러 상품/장소들이 PPL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싸이가 하나의 플랫폼이 된 것같다는 생각을 한다.

무도 (방송 프로그램)을 통하면 스타가 될 수 있었는데, 이제 싸이를 통하면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 한 개인이 플랫폼이 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규라인으로 불리는 이경규사단이 그랬고, 더 최근에는 유재석과 강호동을 중심으로 한 무리들이 보여주듯이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이 하나의 플랫폼이다. 이들을 통해서 사람만 묶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컨텐츠들도 함께 생성된다. 영화나 TV드라마에서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면서 소속사 패키지가 함께 출연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 유명인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가 있다.

이제 모든 개인이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플랫폼이 되어간다는 것은 개인이 브랜드를 갖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인의 평판과 인기 그리고 영향도를 잘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아직은 유명하고 힘있는 사람들만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향후 몇 년 내에 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는 그 모든 사람들도 벌써 플랫폼과 브랜드를 가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영향도는 미약하지만...

(2013.04.16 작성 / 2013.04.23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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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조건

Tech Story 2012.03.13 1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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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많은 서비스들이 플랫폼 Platform을 지향합니다. 플랫폼으로 성공한 서비스들도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서비스들은 플랫폼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접었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플랫폼으로써의 서비스를 넘어서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에코시스템으로의 진화에 대한 논의 또는 환상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아이팟이나 아이폰은 그냥 음악플레이어 또는 전화기라는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도 단지 음악 및 앱들을 추천/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로써의 플랫폼입니다. 아이폰이나 맥을 돌리는 iOS나 MacOSX 등도 일종의 소프트웨어/OS로써의 플랫폼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뭉쳐져서 그리고 사용자들의 참여가 합쳐져서 일종의 애플 에코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해야지 훌륭한 에코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실마리를 아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멋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더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피플웨어가 결합되면 에코시스템이 조성되는 것은 종종 목격을 합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의 기획, 개발은 공급자들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데, 사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는 어떻게 이끌어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떤 서비스가 멋진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실마리는 일부 얻은 것같습니다.

제가 관여하고 있는 많은 서비스들을 어떻게 하면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문득 샤워를 하면서 좋은 플랫폼은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사용자의 지지를 받아야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플랫폼의 조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적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면 훌륭한 플랫폼은 어떤 조건 또는 속성들을 가지고 있을까요? 앞서 말했지만 기술적으로도 훌륭해야하지만 사용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논의에 앞서서 말장난 word play를 해볼까 합니다. 플랫폼이라는 말을 입밖으로 내면서 자주 플랫홈이라고 부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바로 Platform이 아니라 Flat Home입니다. 여기에 제가 오늘 적고 싶은 내용이 압축되어있습니다. Flat은 평평하다는 의미고, Home은 가정이라는 의미입니다. 훌륭한 플랫폼은 '평평한 집'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Flat/평평하다는 것은 접근이 용이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 수평적이다라는 뉘앙스도 가집니다. 그리고 Home/가정이라는 단어에서는 편안하다와 자유롭다 등의 느낌을 받습니다. 멋진 플랫폼이란 '수평적인 가정'과 같이 접근이 용이하면서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훌륭한 플랫폼의 조건으로 친절과 자유라는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들은 사용자들이 해당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아무리 멋진 서비스라고 해도 이용하기 위해서 수차례의 보안단계를 거치고, 반복적으로 ActiveX를 설치하고, 마이너 브라우저에서는 접속조차도 할 수 없다면 그런 서비스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친절'이라고 말한 이유는 서비스 제공자들이 만든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길/문을 열어놓고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용자들은 그저 간단하게 가입/로그인해서 쉽게 서비스를 이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 간단한 작업/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복잡한 기술적인 로직들은 서비스 제공자들이 거의 완벽하게 해결해놔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용자들의 쉬운 접근과 용이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기술적으로 친절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자유를 허용해야 합니다. 마치 자신의 집에 들어가서 편안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웃에게 큰 해가 되지 않는다면 집에서 음악도 좀 크게 틀어놓을 수도 있고, 전라의 몸으로 지낼 수도 있고, 때로는 청소도 안 하고 더렵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서비스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좀 자유롭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주 짧은 글을 하나 올리더라도 사용된 단어가 비속하다고 글을 등록도 안해준다거나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서비스의 사용에 제한을 두는 행위가 많습니다. 사용자들은 서비스에 접속해서 즐겁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데, 이런저런 불필요한 각종 규제들 때문에 짜증을 내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런 서비스를 재방문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플랫폼이란 단지 사용자가 머물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운신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완벽한 공간인데, 사용자들은 불평과 불만이 가득하다면 그런 공간은 성공적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법적인 문제나 미풍양속/에티켓에 어긋나는 경우에 대한 규제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또 간단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지 그들이 다시 찾아서 애용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변에 실패하는 많은 제품이나 서비스들을 보십시오. 우선은 기술적으로 열등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사용자의 니즈/욕구는 전혀 고려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훌륭한 플랫폼은 편안한 플랫홈입니다. 잘 건축된 하드웨어로써의 집과 그곳을 채우는 가족과 그들 사이의 채우는 가족들, 그리고 그들의 자유와 즐거움... 이게 우리가 원하는 그리고 성공하는 플랫폼의 모습입니다. 어쩌면 그런 플랫폼들이 모여서 큰 마을이 형성되고 주변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에코시스템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글이 설득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날 아침에 갑자기 플랫폼은 친절해야 하고 자유로워야 한다라는 새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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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2년 사이에 IT/테크뉴스를 보다보면 전혀 IT/테크 관련 용어가 아닌 용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제목에서도 적은 생태계 EcoSsytem, 갈라파고스 Galapagos, 담장/울타리쳐진 정원 Walled Garden, 그리고 오픈마켓 Open Market을 들 수가 있습니다. 생태계는 생물학이나 생태학에서 사용되는 용어이고, 갈라파고스는 세계지리이나 진화론 쪽에서 사용되는 용어이고, 월드가든은 조경학정도에서, 그리고 오픈마켓은 경제학정도에서 사용될만한 용어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용어들이 몇 년 사이에 IT/테크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용어들이 일반인들은 별로 좋아할만한 기사에는 등장하지 않고, 전문가들만 좋아하고 열을 낼만한 기사에만 등장하는 것도 특색이라면 특색입니다. 저도 나름 IT업계에 일을 하다보니, 저런 비기술용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오늘 산행 중에 적어도 세가지 형태의 생태계가 존재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본 포스팅을 올립니다.

 이 글은 어떻게 보면 지난 '플랫폼과 생태계'의 후속글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알아두셔야할 점은 플랫폼이나 생태계를 특징짓는 유형이 이상의 3가지만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밝혔듯이, 산행중에 잠시 스쳐지나간 생각의 끝을 잡다보니 글을 적는 것이지, 깊은 연구나 분석을 통해서 글을 적는 것이 아닙니다. 갈라파고스나 워드가든에 비해서 오픈마켓이라는 이름은 별로 좋지가 않지만, 적당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어서 일단 오픈마켓이라고 이름붙이겠습니다.

 지난 글에서 생태계는 자발성, 민주성,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는 글도 적었고, 제가 생각했던 플랫폼과 생태계에 대한 비교도 했습니다. 그 글에 대한 반응으로 @enamu님께서 플랫폼이 굳이 개방/오픈이어야 하느냐? 그리고 플랫폼이 굳이 생태계로 바뀌어야하느냐? 등의 코멘트도 있었고, 그에 대한 저의 생각도 다시 리플을 단 적도 있습니다. 대강 기억하기로, 플랫폼이 굳이 Open이 될 필요가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고, 그렇지만 가능하면 오픈되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 개인저으로는 보통/일반 모든 플랫폼들에 대해서 외부인이기 때무에 공개되는 것을 바라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관여한 플랫폼에 대해서는 어쩌면 공개를 꺼릴 수도 있습니다. 일반론에서의 논지와 특수론에서의 논지는 구분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생태계도 플랫폼의 진화된 형태라고 굳이 말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플랫폼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화를 한다면 어떤 형태로던 생태계로 될 것같다는 의견을 달았습니다. 여전히 이런 많은 질문들에 대해서 정립된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가졌던 생각이 내일 바뀔 수도 있고, 모레 완전히 반대되는 주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공개플랫폼은 좋은 것이고, 폐쇄 ('폐쇄'보다는 '닫힌', 그보다는 '통제된'이 더 적합한 용어인 듯합니다.) 플랫폼은 나쁜 것이다라는 이분법으로 정의를 내릴 수도 없습니다. 그냥 보기에/느끼기에 공개플랫폼이 폐쇄플랫폼보다 더 좋아보일 뿐이고, 그 둘이 많들어내는 가치의 측면에서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우기 애플과 같이 철저한 통제를 바탕으로 하는 애플 플랫폼/생태계가 많은 측면에서 사용자들에게 더 큰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런 통제로 부작용도 많이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역으로, 공개플랫폼도 어떤 측면에서는 혜택을 주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더 큰 비용만 초래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플랫폼이나 생태계의 바람직한 특징이 '공개/열린/오픈'이러야 한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런 저런 생각의 끝에 그리고 아침에 스쳐간 생각으로, 생태계를 크게 3가지 정도로 구분지을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번째는 갈라파고스로 이름붙여지듯이 완전히 세상과는 동떨어진 별천지 생태계, 두번째는 세상과 고류는 하지만 기술좋은 정원사에 의해서 관리가 되고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월드가든 생태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구던지 공간을 차지하고 구성물을 추가/삭제/수정을 쉽게할 수 있고 출입에도 제한이 없는 오픈마켓 생태계로 구분지어질 수 있을 듯합니다. 즉, 공개 및 통제의 측면에서 이상의 3가지 유형을 정의한 것입니다. 다른 잣대로는 또 다른 유형들이 정의될 수도 있습니다. 이들 각각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는 잘 알다시피, 남아메리카에서 약 1000km 떨어진 태평양에 위치한 섬의 이름입니다. 갈라파고스가 유명해진 것은 이런 지리적인 이유때문이 아니라, 대륙과 떨어진 지리적 특징 때문에 섬의 생태계가 대륙의 그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특히, 찰스 다윈이 이 섬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종들을 관찰하면서 진화론의 기초를 다졌던 역사적 일화때문에 유명해진 섬입니다. 그런데, 이 '갈라파고스'는 보통 외부세계와 단절되어서 독립적으로 발전/진화해나가는 경우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특히 90년대나 2000년대에는 일본의 모바일 시장을 설명하면서, 갈라파고스라는 용어를 자주 등장시켰는데, 최근에는 한국의 인터넷 시장/규제 등을 공격할 때 갈라파고스같다라고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얼마전 폐지되었던 WIPI (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를 갈라파고스의 예로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갈라파고스는 외부와 일체 단절된 환경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만의 독특한 진화과정을 거쳤습니다. 일본의 모바일환경이나 한국의 WIPI 등이 세계적인 스마트폰의 대두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점 등이 자주 언급이 됩니다. 그런데, 갈라파고스가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기술되는 것은 좀 불쾌합니다. 갈라파고스는 그들이 주어진 상황/환경에서 최적화되어 진화해나갔고, 그런 진화의 결과가 갈라파고스입니다. 비야적으로 말해서, 대륙에서 모든 원숭이가 사람이 되었는데, 갈라파고스의 원숭이들은 여전히 원숭이로 남아있다고 해서 왜 이게 잘못된 것이고, 심지어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외부인의 눈에서 보면, 갈라파고스는 이상한 별천지이지만, 내부인의 눈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이고, 또 그런 내부인은 외부인들이 더욱 기괴한 형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전체의 흐름/트렌드에 완전히 벗어나서 독불장군식으로 밀어붙이고 쇄국을 하는 것은 분명 지탄되어야 하지만, 그런 상태를 무조건 갈라파고스라고 이름붙이는 것은 조금 불편합니다. 어떤 측면에서, 갈라파고스만이 독특한 진화과정을 거친 것이 아닌데, 항상 갈라파고스만 매를 맞는 듯한 인상을 받는 것도... (오스트레일리아의 코알라나 캥거루, 인도네시아의 오리너구리 등도 독특한 진화의 산물인데,... 갈라파고스는 여러모로 억울한 위치에 있습니다.) ... (억울하겠지만) 생태계를 말할 때, 외부와 완전히 단절이 되어서 그들만의 독특한 특징을 가졌다면 갈라파고스 생태계라고 이름붙일 수 있을 듯합니다. 갈라고스의 이름에서 이 생태계의 특징이 모두 묻어납니다.
  • 월드가든: 월드가든이라는 용어는 개인이 정원을 만들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울타리를 쳐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에서 만들어진 이름이고, 현재 애플이라는 독보적인 회사 때문에 더욱 자주 회자되는 용어입니다. 월드가든의 성패는 얼마나 유능한 정원사가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같습니다. 진짜 자신의 정원을 사랑해서 모두가 감탄할만한 정원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면, 월드가든은 모둔 이들의 비웃음을 받습니다. 지금의 애플이 여러 모도 폐쇄적이라는 불만을 받지만, 그래도 그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이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에 붕괴되지 않고 있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그런데 이런 월드가든에도 출입문이 있어야 하고, 울타리의 높이를 충분히 낮춰줘야 합니다. 아무리 잘 가꾸어진 정원이라도 누구 보는/찾는이가 없다는 무슨 가치/효용이 있겠습니까? 단순히 개인의 만족을 위해서 정원을 꾸밀 수도 있지만, 누구도 접근할 수 없다면 생태계로써의 가치가 없습니다. 때로는 낮은 담장이나 투명한 담장으로인해서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가 있거나 입장료를 받고 내부로 들어갈 수가 있고, 불법행위를 했을 때는 강제퇴거당할 수도 있는 곳이 제대로된 월드가든입니다. 지금 애플의 앱스토어를 보면, 이런 월드가든의 전형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외부와 교류는 지속하지만, 그 내부의 관리를 모두 내부인의 통제를 받는 것이 월드가든 생태계라 부를 수 있습니다. 
  • 오픈마켓: 오픈마켓은 말 그대로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개인의 자유에 의해서 출입이 가능하고,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가격에 팔고 살 수가 있는 곳입니다. 제품의 종류를 정하는 것도, 그 제품의 가격을 정하는 것도 모두 제공자가 정하거나, 사용자와의 흥정에서 결정이 되는 곳입니다. 모든 시장이 오픈마켓은 아닙니다. SSM (Super-SuperMarket)이나 백화점은 월드가든에 더 가깝고, 재래시장이 오픈마켓의 전형입니다. 지금 당장 오픈마켓이라고 이름붙이면, 구글을 중심으로한 안드로이드 오픈마켓을 예로 들수가 있습니다. (단, 아직은... 안드로이드의 지배권이 공고해진 후에도 여전히 오픈마켓일지는 두고볼 문제니, '단'을 남겼습니다.) 실제 안드로이드 마켓보다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나 위키피디아가 오픈마켓 생태계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같습니다. 그런데, 위키피디아도 초기의 완전 오픈마켓이 개념에서, 로그인사용자만 편집할 수가 있다거나 논란이 되는 항목들은 다시 의견조율을 거친다거나 등의 여러 규제/제한/정책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완벽한 오픈마켓은 사실 이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픈마켓도 여러 규칙들이 존재할터이고, 마켓이 펼쳐진 공간도 구글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완벽한, 자연발생의 오픈마켓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합니다. 어쨌던, 가장 공개적이고 자발적인 생태계의 유형으로 오픈마켓 생태계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그냥, 생태계의 유형을 공개/통제의 측면에서 갈라파고스형, 월드가든형, 오픈마켓형으로 나눨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을 적으려고 했는데, 사족을 많이 달았습니다. 이 글도 역시 깊이 생각하고 정리해서 적는 것이 아니기에, 많은 논리적 모순이나 잘못된 사실을 기술하고 있을 수 있으니, 판단은 읽으시는 각자에게 맡기고, 더 좋은 정의나 예시 등이 있으면 많은 의견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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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부터 플랫폼과 에코시스템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지만, 이 둘을 함께 비교하는 글을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어제밤에 들었습니다. IT/인터넷 회사들만을 국한해서 봤을 때도 많은 기업들이 웹 플랫폼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들 중에는 자생적인 에코시스템을 만든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대부분 플랫폼 정도에 거치고 있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페이스북 facebook트위터 Twitter가 대표적인 에코시스템을 만든 회사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적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트위터가 트위티 Tweetie를 만든 Atebits라는 회사를 인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맥과 아이폰에서 트위티를 주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트위티가 무료로 배포된다면 더할나위없는 좋은 소식이지만, 그와 함께 자칫하면 현재 만들어진 트위터 에코시스템이 붕괴될 것같다는 불안감이 함께 생깁니다. 그래서, 더욱더 이 글을 적고 싶어졌습니다. 오늘도 미리 정리된 구성이나 스토리없이, 생각이 나는대로 두서없이 글을 적으려고 합니다.
 
   플랫폼과 에코시스템  
 
 플랫폼과 에코시스템의 정의를 굳이 적지 않아도 될 것같지만, 형식상 그리고 편의상 위키백과의 정의를 빌려오겠습니다.
플랫폼: 컴퓨팅에서 플랫폼 platform은 소프트웨어가 구동 가능한 하드웨어 아키텍처나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응용 프로그램 프레임워크를 포함하는)의 종류를 설명하는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은 컴퓨터의 아키텍처, 운영 체제(OS), 프로그램 언어, 그리고 관련 런타임 라이브러리 또는 GUI를 포함한다. 위키백과 더보기
에코시스템: 생태계 生態系 ecosystem는 상호작용하는 유기체들과 또 그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주변의 무생물 환경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생태계를 연구하는 학문을 생태학 ecology이라고 한다. 같은 곳에 살면서 서로 의존하는 유기체 집단이 완전히 독립된 체계를 이루면 이를 '생태계'라고 부를 수 있다. 이 말은 곧 상호의존성과 완결성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는 뜻이다. 하나의 생태계 안에 사는 유기체들은 먹이사슬을 통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먹이사슬을 통해 영양 물질이 여러 유기체에 걸쳐 순환하고 에너지도 같이 이동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생태계가 생겨난다. 위키백과 더보기
 위의 백과사전 정의만 봐도 대강 플랫폼이 뭔지, 에코시스템이 뭔지 아시겠죠? 플랫폼이 조금 컴퓨터공학에 맞춰져서 정의가 내려졌지만, 쉽게 말해서 플랫폼은 잘 설계된/정리된 놀이터와 같은 것입니다. 적당한 공간이 마련되어있고, 다양한 놀이기구가 구비되어있고, 몇몇 놀이터/놀이기구 이용규칙이 정해져있는 상태에서, 사용자/구경꾼들이 놀이터에 입장해서 적당히 재미있게 놀고 시간을 보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정의에 사용된 하드웨어 아키텍쳐나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등이 놀이터라는 물리적 공간, 놀이시설이라는 설비들, 그리고 이를 이용한 규약/규칙/제약 등을 뜻한다고 보시면 될 것같습니다. 이에 반해서, 에코시스템은 대자연 Mother Nature입니다. 그냥 쉽게 자연적으로 조성된 '숲'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같습니다. (cf. 인공숲은 플랫폼에 더 나깝습니다.) 그냥 어쩌다 생겨난 빈공터에 시간이 흐르면서 비바람에 의해서 연못과 개곡이 생기고, 그런 곳에 잡초나 나무 등의 식물들의 씨앗들이 심겨져서 수풀이 생기고, 또 이런 생겨난 숲에 또 다양한 동물들이 들어와서 둥지를 틀어서 만들어진 그런 대자연/숲이 바로 에코시스템입니다. 플랫폼과 에코시스템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둘의 성격/특징이 비교되고 있습니다. 플랫폼은 설계에 의해서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간이지만, 에코시스템은 기본 설계보다는 어쩌다보니 자연섭리에 의해서 생성된 공간입니다.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은 일종의 관객입니다. 돈을 내고 공연을 복는 것과 같이, 적당히 정해진 규칙 내에서 놀이기구를 마음껏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에코시스템에서 사용자는 에코시스템의 한 부분입니다. 에코시스템의 다른 모든 구성요소들과 호흡을 하고 상호작용하고 또 동화되는 것입니다.

 플랫폼과 에코시스템을 정의하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제가 이 글에서 말하려는 핵심이 포함되어있는 것같습니다. 플랫폼은 만들 수 있지만, 생태계/에코시스템은 그냥 조성할 수가 없다. 플랫폼을 지향하는 많은 회사들이 에코시스템 조성에 앞으로 더 신경을 쓰야된다 정도의 뻔한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잘 만들어진 에코시스템으로 트위터를 들 수가 있는데, 오늘 아침 발표로 트위터 에코시스템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을 가진다 등의 얘기를 결론에서 다시 꺼내도록 하겠습니다.

   에코시스템의 속성과 플랫폼  
 
 이미 다른 글들에서 여러번 밝혔듯이, 건전한 (건강한 또는 지속가능한) 에코시스템의 특징/속성은 자발성 Spontaneity, 민주성 Democracy, 그리고 다양성 Diversity입니다. 일년도 더 전부터 이런 속성을 정리했었는데, 아직까지 생각이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니,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위에서 에코시스템은 누군가에 의해서 조성된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이라고 했습니다. 오랜 시간을 가지고 우연히 홀씨들이 나라와서 자리를 잡아서 식물생태계가 생겨나고 그런 숲에 작은 벌레를 포함한 초식동물들이 몰려들고, 또 그런 먹이감을 쫓아서 육식동물들이 몰려와서 이루어진 것이 생태계입니다. 누군가 임의로 공터를 만든 것도 아니고 (물론, 요즘 도시의 빈공터에 생겨나는 버려진 생태계는 인간에 의한 작품(?)이긴 합니다.), 임의로 식물을 심은 것도 아니고, 임의로 동물을 이주시킨 것도 아닙니다. 인공조성된 식물원이나 동물원이 식물과 동물들을 위한 플랫폼인 것에 비해서, 에코시스템은 자생적으로 생겨났습니다. 모든 구성요소들의 자발성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에코시스템입니다. 이런 에코시스템의 모든 구성요소들은 모두 평등합니다. 모두 평등하게 에코시스템으로부터 혜택을 받고 또 에코시스템에 역으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더 큰 식물들이 있고, 더 강한 동물들이 존재하지만 이런 힘의 불균형도 긴 시간의 축에서 그리고 더 넓은 공간의 축에서 보면 모두 평형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구성요소간의 물고물리는 경쟁은 있지만, 서로간의 위계는 없습니다. (사자를 밀림의 왕이다라고 정의한 것은 인간의 눈으로 만들어낸 허상일 뿐입니다. 대자연에서는 포식자도 하나의 구성요소일 뿐이고, 피식자도 또 다른 구성요소일 뿐입니다.) 생태계의 모든 구성요소들은 평등하게 자연에 기여하고 평등하게 자연으로부터 혜택을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평등성, 즉 민주성이 생태계의 두번째 속성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자발성과 평등성의 결과로 (또는, 다시 말하겠지만,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자연에는 종의 다양성이 생겼습니다. 높이가 5m이상인 나무만 생태계에서 남아있어야 한다는 규칙도 없고, 육식동물 입장금지라는 그런 규칙도 없습니다. 크기가 크던 작던, 힘이 세던 아니던, 아니면 모양이 어떻게 생겼던 모든 종류의 동식물들이 대자연에서 살수 있습니다. 이런 종의 다양성이 건전한 생태계의 측도입니다. 그런데, 이상의 자발성, 민주성, 다양성이 어느 것이 다른 것의 인과/선행에 있다고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자발적으로 생겨났기 때문에 다양해졌다고 볼 수도 있고, 그런 다양한 종들이 모여살기 때문에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민주성이 발현될 수도 있고, 민주적인 peer들이 모였기 때문에 또 자발적이고 다양해지는 것이고... 설명하기 복잡하게 이 세가지 속성은 일종의 대자연의 삼위일체 Trinity인 것입니다. 여기에, 다른 속성들로 대자연/에코시스템을 설명할 수도 있을 것같지만 아직까지는 이 세가지 속성만으로도 충분한 듯합니다. 혹시 더 좋은 속성 또는 메타속성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문단의 결론은 건전한 에코시스템은 모든 구성요소들이 자발적이고 민주적이고 다양해야 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에 반해서 플랫폼이란 어떻습니까? 특히, 국내외 기업들이 내세우는 플랫폼은 어떻습니까? 다음이나 네이버로 지칭되는 국내의 인터넷 포털들의 모습을 보면 플랫폼의 가능성과 한계를 여실히 볼 수가 있습니다. 플랫폼은 사업자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공간 내에서 활동이 제한되어있습니다. 사업자들이 만들어낸 규칙에 어긋나면 바로 철퇴를 맞습니다. (물론, 법적인 또는 도의적인 문제를 일으킨 사용자들에 대한 제재는 당연히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플랫폼에 들어가는 구성요소들도 모두 사업자의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합니다. 내가 좋은 컨텐츠가 있고 서비스가 있지만, 현재 다음이나 네이버의 플랫폼에서 바로 즐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용자들도 사업자들이 정해놓은 서비스들만 사용하고 규칙에 길들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에코시스템의 3가지 속성에 대배해서 설명하자면,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다음이나 네이버가 제공하거나 제휴한 서비스들로 국한되어있어서 자발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사업자와 사용자의 관계, 그리고 제휴관계에서의 갑과 을의 관계라는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업에서 어느 정도의 위계는 당연합니다. 이걸 모두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나마 사용자들에 의해서 조성된 서비스들도 그 속에서 또 위계질서가 생겨나는 것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이건 좀 위험하거나 과장된 표현일 수 있으니 흘러들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만 사용할 수가 있고, 또 정해진 규칙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많이 제한이 됩니다. ... 그래도, 이런 틀에 박힌 플랫폼 속에서도 다양한 생각들이 모여서 시스템이 진화되는 것을 보는 것은 늘 즐겁고 흥분이 됩니다. 사업자가 처음에 기획한 서비스와 다른 방향으로 사용자들이 이용해서, 처음 의도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서비스가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많은 희망을 가지지만 여전히 국내외 많은 사업자들은 그런 흐름/트렌드를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고 역방향 질주를 하는 것을 보면 늘 안타까운 생각을 가집니다. (제가 속한 집단도 매한가지겠지만... 핑계를 대면, 사업을 한다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만만치는 않고 어렵습니다. 이걸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옆에서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글을 보면, 플랫폼이 나쁜 시스템인 것처럼 보이지만, 플랫폼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서비스들이 플랫폼으로도 발전하지 못하고 더욱 독선적으로 운영되는 것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플랫폼은 그 자체로 매우 훌륭한 결과물입니다. 특히, 요즘 부가되는 개방 Open 플랫폼에서는 에코시스템으로의 진화가능성이 항상 열려있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폐쇄 closed/walled 플랫폼과 개방 open 플랫폼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방플랫폼이 닫힌플랫폼의 발전형이긴 하지만, 여전히 에코시스템보다는 자발성, 민주성,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고, 사업자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다는 점도 변함이 없습니다. 

   국내외 사례들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업자의 입장에서 성공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보다 더 명확한 목표가 없습니다. 그 이후에 그런 플랫폼이 에코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있느냐는 사업자들의 역량 (아량이 더 맞을 듯)도 중요하지만, 그런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의지가 더욱 크게 작용할테 말입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포털들인 다음, 네이버, 네이트가 어떤 형태로던 플랫폼을 만들었고, 또 그런 플랫폼에 대해서 이 글에서 자세히 적을 필요는 없을 것같스니다. 바로 외국의 사례로 넘어가겠습니다. 먼저, 구글을 예로 들고 싶습니다. 구글은 분명 검색에서 시작해서 훌륭한 인터넷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초기의 성장에는 훌륭한 검색기술이 있었지만, 그 이후의 성장 모멘텀은 그들만의 플랫폼을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구글은 분명 훌륭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만 건전한 에코시스템을 만들지는 못한 것같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구글의 서비스들을 애용을 하고 있지만, 이용만 할 뿐 그이상의 작업은 할 수가 없습니다. 사용자들은 그냥 검색만 하지만, 검색결과를 변경시킬 수는 없습니다. (물론, 구글이 사용자 검색패턴을 분석해서 더 나은 검색랭킹을 만드는데 활용은 합니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훌륭한 플랫폼입니다. 사용자들은 마음껏 자신의 동영상을 유튜브 플랫폼에 업로드해서 공유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좀 비약적으로 말해서) 그 이상의 작업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훌륭한 플랫폼이 훌륭한 에코시스템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어쩌면 유튜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유튜브가 다른 제3자들과 만나서 최근에는 에코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유튜브 에코시스템이라 부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저 페이스북/트위터 에코에 유튜브가 속했다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으로 보입니다. 광고시스템인 애드워드나 애드센스도 플랫폼이지, 에코시스템은 아닌 것같습니다.

 오늘날 구글을 얘기하면서, 빠질 수 없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애플입니다. 물론 애플의 역사가 더 오래되었고, 현시점에서 주가총액이 더 높지만, 어쩌다보니 구글을 먼저 제시했습니다. (일종의 극적 효과를 누릴려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애플은 플랫폼을 만들어서 성공했다가, 플랫폼으로 실패했다가 다시 에코시스템으로 재기한 회사라고 요약하면 될 것같습니다. (물론 현재의 에코시스템을 완전한 에코라고 부리기에는 무리가 있고, 많은 측면에서 플랫폼에 더 가깝습니다. 특히, 애플의 폐쇠성 및 컨트롤 독점욕이 애플을 에코시스템이라 부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애플이 최초의 PC를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하드웨어들이 우후죽순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애플이 애플II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비지칼크 등과 같은 킬러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애플II라는 당대의 하드웨어 플랫폼을 제공하고,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해줬기 때문에 초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매킨토시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초기 성공의 동인이었던 어플리케이션들에 비호환 하드웨어/OS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애플II라는 훌륭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지만, 새롭게 제시한 하드웨어 플랫폼들은 성공하지 못해서 애플로써는 오랜 침체를 겪게 되었습니다. 그런 후에, 최근 10여년 사이의 애플의 재기모습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최근에 애플이 아이팟, 아이튠스,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선보이면서 보인 행보가 여러 측면에서 플랫폼에서 에코시스템으로 진화의 모습을 조금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애플의 에코시스템은 자연발생의 버려진 정원이 아니라, 훌륭한 정원사가 상주하는 울타리쳐진 walled 정원입니다. 그래서, 앞서 설명한 완전 에코시스템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아이폰만을 예로 들겠습니다. 2007년도에 처음 소개된 아이폰은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를 새롭게 정의한 아주 멋진 플랫폼입니다. 초기에 애플이 아이폰에 보여줬던 정책을 보면, 아이폰에 올라가는 앱들은 모두 애플에서 직접 제작해서 올릴려고 했습니다. 2008년인가, 애플 키노트를 보면 더욱 명확합니다. 스티브잡스는 키노트에서 아이폰에 새로운 앱을 사용하고 싶으면, 모바일 웹에 최적화된 웹페이지/웹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사파리에서 구동하라 발표했습니다. 이것이 전형적인 플랫폼 지향의 사고입니다.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 플랫폼과 사파리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있으니, 적당히 여기에 맞는 컨텐츠를 만들어서 소비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던 것이, (소비자들의 욕구가 더욱 커지다보니) 이후에 아이폰 SDK를 배포하게 되었고, 지금의 앱스토어라는 대박 상품이 출시되었습니다. 지금의 앱스토어가 완전한 에코시스템은 아닐지 몰라도, 동등한 개발자/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이, 에코시스템의 민주성, 자발성, 다양성의 그런 속성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애플을 에코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하지만, 또 애플의 지나친 제한/폐쇄 정책은 여전히 walled 에코시스템이다라는 비판을 받기에 적당해 보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앱스토어만 봤을 때 애플이 에코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에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려되는 것은 애플이 스스로 애플/앱 에코시스템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지금 논쟁이 되고 있는 Section 3.3.1 개정안 (C/C++/Obj-C를 제외한 개발앱들에 대한 제한정책)에 대해서 앞으로 개발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사안입니다.

 다시 인터넷 업체로 넘어와서, 제가 에코시스템을 가장 잘 만든 회사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들고 싶습니다. 페이스북은 'Web이 OS다'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회사로 설명하고 싶고, 트위터는 그 자체로 에코시스템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페이스북은 단순히 플랫폼에 지나지 않겠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사용자들이 만들어가는 에코시스템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웹의 미래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페이스북에서 마피아 및 팜빌 게임만 해서 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ㅠㅠ) 페이스북도 제3자 개발자들의 애플리케이션을 승인하는데, 여러 규칙/제한들이 있지만 페이스북도 그 자체로 벌써 에코시스템이라는 모멘텀을 지난 것같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그냥 오픈 플랫폼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트위터의 경우... 참으로 놀랍습니다. 트위터 홈페이지는 참 단순합니다. 별로 볼 것도 없습니다. 기능도 참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런 트위터지만, 눈을 밖으로 돌려보면 트위터를 지원해주는 수천, 수만가지 어플리케이션들과 서비스들을 보면 혀를 두를만합니다. 각종 OS에 별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이 존재하고 있고, 때로는 웹에서 구동되는 서드파티 어플리케이션들도 있고, 어떤 것은 AIR 등을 이용해서 모든 플랫폼에서 구동하는 것도 있고, 또 트위터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트윗데이터와 소셜그래프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서비스들도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트위터의 140자 제한 때문에 생겨난 다양한 축약URL서비스, 사진 및 동영상 공유 서비스들도 트위터를 말하는데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구글이나 MS 등의 대표적인 검색회사들이 트위터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해서 실시간검색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음이나 그외 중소업체들이 트위터의 실시간 데이터를 연동받아서 실시간검색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트위터 자체만을 본다면, '이게 뭐야?'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지만, 트위터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어플리케이션들과 서비스들을 보면 이게 진짜 에코시스템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나옵니다. 트위터 창업자들은 단지 트위터의 모든 API를 외부에 공개한 것밖에 없습니다. 그런 API를 바탕으로 전세계의 사용자/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트위터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트위터가 모회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트위터와 제3자 어플/서비스들은 거의 peer로 연결된, 즉 위계가 없는, 민주집단입니다. 그리고 그런 수많은 개발자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으로 태어난 셀 수조차 없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보면, 제가 앞서 설명한 에코시스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위터 = 에코시스템'이라는 등식을 과감히 제시합니다.

 그런데, 아침에 트위터가 대표적인 트위터 어플리케이션인 트위티를 만든 아테비츠라는 회사를 인수해서, 무료로 어플리케이션을 배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트위터 어플리케이션들이 무료로 배포되지만, 또 많은 어플들이 유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인 트위터 어플인 트위티가 무료로 배포된다면 트위터에 기생해서 살아가는 수많은 회사 및 서비스들의 존패는 어떻게 될까요? 무료라는 기쁨 이전에 걱정부터 앞서는 것입니다. 트위터가 자생적 에코시스템을 만들어서 성공을 했었는데, 스스로 그런 에코시스템을 파괴하기로 나서는 것과 다른이 없습니다. 슬픈 토요일입니다. 물론, 앞으로 트위터가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를 먼저 지켜본 후에, 판단을 내리는 것이 맞고, 지금의 우려가 기우에 거치길 바랄 뿐입니다. 트위터의 성장을 위해서 여러 관련 서비스들을 인수합병하는 것은 당연한 순수이지만,,, 일단은 창업자들의 선택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각설하고, 결론을 내립시다. 이미 다 말했지만, 미래는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에코시스템은 사업자가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집니다. 자발성과 민주성과 다양성을 자극하는 그런 플랫폼이 국내에도 등장해서 (원컨데 지금 당장은 '다음'이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지만), 건전하고 건강한 인터넷/웹 에코시스템으로 진화해가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첨언. 플랫폼이 에코시스템으로 진화하기 위해서 플랫폼은 완벽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플랫폼의 완벽/완전성이 에코시스템으로의 발전을 방해합니다. 트위터 플랫폼이 트위터 에코시스템이 되기까지 트위터에 내재된 불완전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140자만을 적어야하기 때문에 더 짧은 URL이 필요했고, 그래서 bit.ly같은 서비스가 나왔고, 텍스트만 적을 수 있었기 때문에 twitpic이나 vid.ly, ustream 등의 사진 및 동영상 공유서비스가 등장했고, 트위터의 모바일 페이지가 너무 순진해서 수많은 모바일 (& 데스크탑) 어플리케이션들이 출현했습니다. 검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summize 등의 검색서비스가 생겼고, 기본 제공 데이터가 부실해서 다양한 트위터 분석 서비스들이 등장햇습니다. 그런 서비스들이 트위터에 의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3rd/독립 개발자들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자생적으로 생겨났고, 트위터의 많은 구멍들을 매워주었습니다. 시스템은 언제나 불완전에서 시작해서 완전으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여담: 그런데, 엔트로피의 개념에서는 복잡도는 증가한다는 것이 아이러니네요. 완전한 시스템은 복잡한 시스템이다라는 등식이 생길 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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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준 2010.04.12 14: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트위터가 데스크탑이 아닌 스마트폰에서도 최소한의 자기기반을 가지고 싶은 거 아닐까 싶네요.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는거 같기도 하고... 앞으로 지켜볼 일이네요..

    • Favicon of https://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0.04.12 20: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너무 많은 댓글을 남겨주셔서 이 글에만 리플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또 좋은 생각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nandaro.tistory.com BlogIcon nandaro 2010.04.13 10: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섭리는 정말 단순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잘 돌아갑니다. 그래서 신은 위대한가 봅니다. ㅋㅋ

  3. Favicon of http://jinugoon.com BlogIcon jinugoon 2010.04.19 22: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에코시스템과 플랫폼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잘 정리하신것 같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에코시스템보다 플랫폼에만 집중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많이 되새겨보게 만드네요

    • Favicon of https://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0.04.20 09: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직 풀어야할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분의 지적처럼 플랫폼의 지향점이 에코시스템인가?도 중요한 이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