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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Weak Expansion or Tight Contraction

 '네트워크'라는 용어에 또 반응하게 되었다. 아래의 글은 특별히 학술적이거나 실험적 증거에 의해서 적는 것이 아니라, 개인 경험과 평소의 생각을 바탕으로 적는 글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기 바랍니다. 그리고, 본문 중에 사용된 몇몇 용어들이 잘못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서 전혀 다른 또는 정반대의 이름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추후에라도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면 수정할 수도 있으나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소셜네트워크 때문에 네트워크라는 용어가 매우 친근해졌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가지는 그 모습이나 속성은 유사이래도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연결되어왔다.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형성되는 여러 네트워크의 속성 및 현상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되어왔다. 대표적으로 알베르트-라즐로 바라바시 교수님의 <Linked>에 잘 설명되어있다. 예전에는 단순한 Random-Network라는 걸 가정했었는데, 실제는 Scale-Free Network라고 한다. 특징적인 특성으로는 하나의 노드에 연결된 인접노드의 수분포는 Power Law를 따른다는 거다. (보통 롱테일분포로 알려진) 그런 분포를 이루는 이유도 Preferential Attachment (선호연결)이라는 특성 때문에 이뤄진단다. 같은 책에서 이런 스케일프리 네트워크에서 특정 노드의 실패가 전체 네트워크의 실패로 잘 연결되지 않느다고 한다. 네트워크의 특성상 A와 B 사이에 존재하는 C라는 노드가 없더라도 D, E, F.. 등의 다른 노트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연결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G - H - I ... 등의 여러 단계를 거쳐서 연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케일프리네트워크는 파워로를 따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드들이 가지는 인접노드의 개수는 네트워크의 크기에 비해서 매우 작지만, 몇몇 노드들은 인접노드의 개수가 보통의 것들보다 엄청나게 큰 것들이 존재한다. 그런 노드들을 보통 허브 Hub 노드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런 허브노드들에서 실패가 발생하면 전체 네트워크의 실패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너무 당연한 소리지만, 이런 것들이 실험이나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서 밝혀졌다. 그리고, 그동안 몇몇 대형 사고들을 통해서도 밝혀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몇 해 전에 아시아 지역의 광케이블이 끊어져서 대륙간 정보흐름이 일시적으로 박힌 적도 있다. 그리고, 또 네트워크에 대해서 잘 알려진 이야기는 6단계 분리 Six Degree of Separation이다. 네트워크가 크더라도 (노드 수가 많더라도) 두개의 개별노드는 5~6단계 정도만 거치면 연결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잘 알려진 실험이 헐리우드의 케빈 베이컨의 연결이다. (물론, 케빈 베이컨보다 더 큰 허브가 존재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런 6단계 연결이 가능한 것도, 일반 노드들은 리프 Leaf 노드들이지만, 중간중간에 전체를 연결해주는 많은 허브노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네트워크에서는 평균 6단계 연결로 가능했지만, 실제 네트워크가 더 큰 경우에는 6단계보다 더 많은 단계를 거쳐야 연결이 된다. 그러니, 모든 네트워크에서 노드들간의 거리가 6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 네트워크의 크기나 밀접도 등에 따라서 파워로의 계수도 달라지고, 그래서 노드들 간의 평균 거리도 달라진다. 이런 평균 거리도 어쩌면 파워로를 따르리라 본다. 네트워크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여기서 접자.

 그런데, 최근에 읽는 많은 창의성, 혁신, 지식산업 등과 관련된 많은 책들이 이 네트워크를 차용해서 그런 개념들을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단순히 생각의 발상에서부터 구현 및 저변확대라는 단순한 프로세스도, 과거에는 단지 개인의 천재에서 시작했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룹싱킹 또는 그룹인터렉션의 개념으로 많이 설명되고 있는 것같다. 콜레보레이티브 필터링과 같은 협업적 과정도 네트워크를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같고,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설명하는 복잡계 Complex System도 기본적으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설명되는 것같다. 유명한 저자인 말콤 그래드웰의 책 <티핑포인트>에서도 생각의 확산이 기본적으로 네트워크에 편성해서 설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그렇도, 스케일프리 네트워크인 듯하다. 생각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 그리고 그런 생각을 수집한 사람, 그리고 그런 생각을 전파한 사람으로 연결되는 그런 네트워크. 그런데, 수집자와 분산자는 대표적인 네트워크에서의 허브노드라는 결론... 너무 뻔하지만, 우리 삶에서 너무 멱혀들어가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들이 계속 만들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대니얼 골먼이 주장했던 감성지능과 사회지능 등도 어쩌면 당연히 네트워크를 기본 가정으로 뒀기 때문에 만들어진 결과물로 보인다. 나만의 지능에서 발전해서 너의 생각 그리고 우리의 관계를 발전시키다 보면 자연히 나와 너의 감정, 그리고 우리의 동화라는 감성과 사회성을 다루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그 외에 최근에 발표되는 많은 개념들이 겉으로 직접 표현이 되지 않더라도, 대부분 네트워크를 은연중에 묘사하고 있다. 못 믿겠다는 서점에 가서 사회, 경제, 정치 등과 관련된 최근 10년 동안의 책들을 모두 읽어보기 바란다. 

 참 서론이 지루했다. 대신 본론은 짧게 적을 것같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전화나 이메일부터 해서 최근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다양한 소셜서비스들이 존재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현재 너무 유명해졌지만, 국내의 싸이월드, 미투데이, 요즘 등과 같은 아류성 SNS들 뿐만 아니라, 최근에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사진공유SNS인 인스타그램, 그리고 애플에서 야침차게 발표했지만 아직은 제대로된 진가를 발휘하지는 못하는 Ping, 그리고 구글의 다양한 소셜시도들을 보면서 지금 우리는 소셜의 시대, 아니 더 기술적으로 말하면 네트워크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실, 우리가 네트워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은 더 오래전의 이야기지만... 표면적으로 더욱 부각된 시대를 살고 있는 것같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들을 하나둘 더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느끼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관계의 중복에 대한 거다. 오프라인에서 맺어진 관계가 그래도 트위터로 연결이 되고, 트위터에서 맺어진 관계가 또 페이스북에서 연결이 된다. 또는 다른 여러 방향으로 한 서비스에서 맺어졌던 것이 다른 서비스에서 중복으로 맺어진다. 실제 오프라인에서 전혀 일면식도 없는 트위터 친구들이 어느날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되어있고, 4Sq의 친구가 되어있고, 인스타그램의 친구가 되어있는 것을 보게 된다. 계속 이렇게 관계가 재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관계가 중복될 수록 그들과 더 친밀해지는가?라는 물음에는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을 얻었다. 어차피 대화하던 상대들과만 더 친밀해지지, 아무리 네트워크가 커지더라도 새로운 친밀도는 생겨나지 않는 것같다. 그런데도, 각 SNS들이 제공해주는 친구찾기 기능을 통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또 맺고 맺고 한다. 그들과 더 친근해질 가능성도 없으면서 무조건 네트워크의 크기만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특정 서비스에서는 기존의 친밀한 사람들과 만의 네트워크를 구성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해보기도 하지만... 일단은 기존의 친구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요하지 않다보니 어느새 그 서비스에서의 친구들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아졌고, 어느 샌가 기존의 서비스에서 느꼈던 그런 공허함에 또 이곳에서도 발생해버리는 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여기에서의 설명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에 바탕을 뒀기 때문에 일반화에 문제가 있다. 그렇지만, 나와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토로하는 이들도 상당히 있으리라 짐작한다. 그래서, 네트워크는 어떻게 발전/진화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계속하게 된다.

 적어도 이제까지의 경험으로는 두가지 방향이 있다. 그냥 친구/관계를 수집하듯이 계속 새로운 친구관계를 맺어가면서 옅은 네트워크를 확장해가는 방향과, 반대로 한번 맺어진 관계 속에서 규모는 작지만 더욱 친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해가는 방향이 있는 것같다. 나는 트위터에서나 페이스북 등에서 이미 너무 비대해진 네트워크를 가졌기 때문에,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는 친밀한 네트워크를 만들기 힘들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트위터/페이스북의 사용자들은 그들의 친구가 수명, 수집명 내일테니 제가 지금 하는 말에 별로 수긍하기 어려울 듯하다. 네트워크의 규모를 키우면서 친밀도를 유지/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동전 던지기에서 앞면과 뒷면이 동시에 나올 수가 없듯이,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모두 하나의 선택을 해야한다. 친밀하지만 작은 네트워크냐? 아니면, 인터렉션이 없더라도 더 큰 네트워크냐? 물론, 동전던지기에서 하나의 동전만을 던질 필요는 없다. 두개의 동전을 동시에 던지면 앞면과 뒷면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두개 이상의 서비스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가지고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단순히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고민으로 끝나면 안 된다. 그런 서비스를 만드는 서비스 제공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 전에 이걸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 대표적으로 사진공유서비스인 Path의 경우, 친구의 수를 50명으로 제한을 뒀다. (앞에서 말하지 못했지만, 던바넘버라는 것이 있다. 네트워크에서 친밀도를 유지하는 숫자를 의미한다. 보통 150정도까지 친밀도가 유지되고 그 이상이면 친밀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많은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고어텍스의 경우에, 한 사업장에 근로자의 숫자가 200명인가 300명이 넘어가면 두개의 사업장으로 분사한다고 한다.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인스타그램이라는 대중화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또 별도의 Path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익숙치가 않아서 그냥 인스타그램만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두가지 감정을 가진다. 원래부터 알던 이들과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욕구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뽐내고 싶은 욕구를 동시에 가진다. 그런데, 보통은 이미 친밀도는 포기된 상태라서 더 많은 친구들을 맺어려는 경향이 더 크지는 것같다.

 참 두없이 말했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들이 네트워크와 연결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나만의 특수한 경우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으리라 생각해서 짧게 적었다. 과연 네트워크는 어떻게 진화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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