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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소위 소셜쇼핑에 대한 단상. So-called Social Shopping

 '소셜'이 대세다. 2010년을 살아가는 그리고 인터넷을 좀 한다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되었다. 그렇다 보니 모든 서비스에 소셜이라는 타이틀을 갖다붙이기 시작한다. 게중에는 나른 소셜리티 Sociality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담긴 서비스들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단순히 사람들의 군집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단순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기존 소셜네트워크들과의 약한 연결을 가지고 소셜리티를 모두 갖춘 듯이 홍보하는 경우도 많다. 이제껏 이 블로그에서 문맥 Context 정보의 중요성을 여러번 다루었고, 그 중에서 소셜, 즉 관계정보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했다. 물론 많은 포스팅들이 소셜검색, 또는 문맥/개인화검색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검색 또는 미디어적인 측면을 제외하고는 내가 더 자세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수준이 아니기에 굳이 다른 분야에 대한 얘기들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요즘 대세인 소셜쇼핑 Social Shopping에 대해서 생각의 단편들을 풀어놓을까 한다.  

 사실 문맥정보, 특히 소셜리티에 대해서 관심이 많지만 소셜쇼핑에 대해서는 그닥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현상들에 대해서 입을 닫고 있는다는 것은 나름 지식인으로써 못할 짓인 것같아서 몇자 적으려 한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특정 시기마다 대표하는 키워드가 있다. 지금은 소셜이 그런 키워드다. (대학원 때 국책과제를 따기 위해서 시기에 따라서 '인터넷' '바이오' '시맨틱' 등의 핫이슈/용어를 죄다 동원했던 분들이라면 수긍할 듯) 그래서 모든 새로운 또는 예전부터 있던 서비스를 (재)런칭할 때마다 앞에 꼭 소셜이라는 말을 붙인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금 말하려는 소셜쇼핑이다. 분명 소셜쇼핑이라는 영역이 존재하지만 지금 우리가 부르는 그 소셜쇼핑은 엄밀한 의미에서 소셜쇼핑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이 글을 적는다. 최근에 몇 번의 트윗으로 같은 메시지를 전했지만 더 자세히 그리고 아키이빙해둘 필요가 있을 것같다. 

 미국의 그룹폰 Groupon의 등장과 성공과 함께 소셜쇼핑 또는 소셜커머스 Social Commerce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같다. 이후 비슷한 서비스들이 국내에도 많이 출시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11월의 울산대와 포항공대에서 인터넷트렌드를 얘기해주면서 소셜서비스들에 대한 얘개를 뺄 수가 없어서 잠시 다루었다. 그때는 제대로 된 비판이 없이 지금 말하는 소위 소셜쇼핑도 한 꼭지로 다루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큰 실수를 한 것같다. 그저 남들이 부르는 그 이름을 아무런 비판없이 그대로 사용해버렸다. 지금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소셜쇼핑 (편의상 이름을 계속 소셜쇼핑이라 부르겠다) 서비스들을 보면서 생긴 가장 큰 의문점은 이거 그냥 공동구매 아니가?라는 것이다. 단순히 공동구매 서비스인데, 과거와 다른 점은 트위터에 해당 구매아이템을 친구들에게 알린다는 점정도였다. 물론 이런 소셜네트워크와의 접목으로 과거 경험해보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을 공동구매에 끌어드렸다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지금의 이 모델을 가지고 소셜쇼핑이라는 부르기에는 수준이 너무 낮고, 돼지 목 (공동구매)에 진주 목걸이 (소셜)를 단 격이다. 지금 회자되고 있는 소셜쇼핑들은 단지 공동구매2.0이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적당해 보인다. 여담으로, 이런 트렌드에 편성해서 국내의 대표 포털들인 다음과 네이버도 똑같은 모델을 가지고 SSM식으로 가판을 벌이고 있으니 국내 인터넷의 수준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겨질 듯하다. 다음에 다니는 입장으로써 참 부끄럽고 할 말이 없다. 

 소셜쇼핑을 단순히 공동구매2.0으로 정의를 내리니 더 자유롭게 소셜쇼핑 서비스들을 볼 수 있게되었다. 얼마전에 벌어졌던 구글의 $6B 상당의 그룹폰 인수제안 및 거부 사태는 저의 흥미를 그렇게 많이 끌지 못했습니다. '그룹폰 = 소셜쇼핑'이라는 등식으로 생각했을 때는 단지 구글의 또 다른 소셜 시도정도 이상의 해석이 불가능했습니다. (기존의 대부분의 구글의 소셜시도들은 실패로 끝났다. 적어도 겉으로 들어나는 현재까지의 역사에서.. 성공했다면 G메일 정도, 유튜브도 소셜미디어라는 측면에서 성공했지만, 엄밀히 말해서 구글의 친자는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비즈니스위크 BusinessWeek에 실린 구글의 그룹폰 인수 실패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그전부터 줄기차게 언론지상에 등장했던 내용이지만 제가 소셜쇼핑 및 그룹폰에 대한 관심이 낮아서 무시했던 내용입니다. BW의 기사에서 그룹폰을 지역 기반의 쇼핑 사이트라고 정의를 내려놓았습니다. 네, 바로 '지역'이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3간 (시간 - 공간 - 인간) 문맥의 하나인 '위치'입니다. 구글이 관심을 가진 것은 소셜과 커머스도 중요했지만 위치기반서비스 LBS였던 것같습니다. 단순 공동구매 사이트에, 물론 미국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지만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등의 홀리데이시즌 중에 거의 80%정도가 구룹폰을, 나머지는 리빙소셜 등의 그룹바잉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6B라는 어마어마한 인수가격을 제시한다는 점이 믿기지 않았지만, 지역 및 위치기반으로의 확장성을 고려한다면 구글의 제안이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제가 2010년을 '위치의 해' 원년으로 선포한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 물론 여전히 인수제안가는 지나치게 높다고 생각하지만... 그룹폰이 하이퍼로컬 hyper-local에 초점을 둔 서비스라면 미국처럼 땅이 넓은 나라에서는 큰 의미가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미국만큼의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의 과열은 좀 자제가 되어야 할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기존의 공동구매의 스케일을 키운 것 이상의, 그리고 단순히 대량 할인기회 제공이라는 의미 이상을 찾기가 힘들 것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소셜쇼핑에서 큰 문제점은 (언론에서도 다룬 광고된 것과 실제 제품/서비스의 품질차이는 좀 부가적인 문제입니다) 미래의 수요를 현재 미리 과소비/충동구매해 버린다는 점입니다. 소개된 서비스나 제품이 자신에게 어떤 효용과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이 단지 5~6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만 현혹돼어서 불필요한 소비로 이어지는 것같습니다. 마치 주식시장에서 선물옵션을 사는 것처럼 가상의 수요를 미리 소비해버리는 것같습니다. 실제 제품/서비스를 이용할 때가 되어 불필요한 소비를 했구나라고 후회는 하지 않을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저의 기우와는 달리 현명한 소비를 하시리라 믿습니다. (적었던 부분이 날라가서 조금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소셜쇼핑을 공동구매2.0으로 정의하니 소셜쇼핑의 더 큰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트위터에도 짧게 남겼듯이 진정한 말그대로/정의상의 소셜쇼핑 모델이 가능할 것같습니다. 지금과 같이 서비스제공자들이 미리 선정된 제품/서비스에 대해서 (참여인원에 따라) 일정수준의 할인금액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역경매 시스템에서처럼 소비자 집단이 먼저 제품/서비스를 선택하고 이후에 판매/제공자들과 협상을 벌이는 형태의 시스템을 만들면 좋을 것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더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행해지는) 공동구매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원래의 공동구매의 특징은 이미 잘 알고 있던 지인들끼리 또는 관심사가 같은 커뮤니티 회원들이 모여서 단체로 구입하고 할인된 가격을 제시받는 형태입니다. 그런 같은 관심사를 가진 소비자 '집단'을 모으고 형성하는데 소셜네트워크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판매자로자들이 공동구매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묶음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 학술적으로 표현해서 불확실성 uncertainy를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판매/제공자에 의한 인위적인 제품선정 및 가격결정이 아니라, 소지자들이 먼저 묶여서 진짜 관심이 있는 제품/서비스를 그룹바잉하는 형태가 더 정의상의 소셜쇼핑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련 트윗들
비즈니스위크 기사: When Groupon Dodged Google

 * 아이패드에서 1차 작업된 내용이라 오탈자가 다수 포함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예, 그룹홈 > 그룹폰, 서지스 > 서비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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