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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허영 위에 세워진 왕국, 소셜 Social on Vanity

 긴 설명이 필요없니 현재 소셜이 대세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는진 몰라도, 모든 (온라인) 서비스는 소셜로 통하고 있다. 단순히 친목도모를 위함 모임에서부터 소셜검색, 소셜게임, 소셜쇼핑/커멀스, 소셜추천 등등등... 모든 단어에 '문화'를 붙이면 말이 되었는데, 요즘은 모든 서비스에 '소셜'을 붙이기만 하면 되는 것같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난 소셜을 소설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소설, 즉 허구라는 거다. 그런 허구를 지금 '허영'이라고 표현하려고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밝히지만, 본 포스팅의 내용은 수능세대라면 모두 이해할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있다는 것을 금새 눈치 챌 것이다. 물론 모든/대부분의 이들이 내가 생각하는 그것에 공감을 한다면 내가 그 치명적인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전적으로 이 포스팅은 내 경험과 생각에 기초를 뒀기 때문에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 대해서 꼬투리를 잡더라도 전 어떠한 친절한 설명도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난 그냥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고 넌 또 나와 다르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네 생각이 옳듯이 내 생각도 옳을 수가 있고, 내 생각이 틀렸듯이 네 생각도 틀렸을 수가 있으니...

 소셜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했을까? 굳이 오프라인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말자. 어차피 나의 컨텍스트는 인터넷, 즉 온라인에 국한을 둘거니까. 물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별개의 세계는 아니다. 오프라인의 관계가 대부분 온라인의 관계, 즉 소셜서비스로 흡수, 접목되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의 소셜의 시작은... 음...? 처음부터 소셜을 염두에 두고 인터넷이 태어난 것같다. 내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고, 또 네가 가진 정보를 내가 쉽게 열람해보고자 인터넷이 태어나지 않았던가? 아르파넷이라는 미국의 군사프로젝트에까지 미치지 않더라도,,, 현대 군의 생명이 정보의 원활한 공유였으니.. 물론 그들이 지금처럼 잡담으로 (표현이 좀 거칠지만 이해해주기 바람) 채워진 인터넷을 상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요는 인터넷의 시작이 곧 온라인 소셜의 시작이다. 좀더 서비스 레벨로 들어가면, 지금 어린 친구들은 상상도 못할 고퍼니 ftp (이건 심했나?)는 논외로 두자. 이메일이 어쩌면 가장 초보적인 소셜의 시작인 것같다. 아직도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지난 90년대 말부터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도 이메일 (한메일, 그리고 미국의 핫메일)부터 시작하지 않았던가. 그러던 것이 소위 카페라는 커뮤니티 소셜로 진화해나갔다. 개별 게시판들도 성행했겠지만,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지사였고, 그런 점에서 다음이 소셜의 좋은 기회를 포착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다음은 구글과 함께 소셜에 가장 실패한 회사인 것같다.) 그리고, 프리챌의 커뮤니티가 다음카페 이상의 파괴력을 보일 무렵, 그들의 전략적 판단미스를 다시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것같다. 커뮤니티 소셜에서 진일보한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인 것같다. 사실 미니홈피는 소셜 때문에 성공했다기 보다는 캐쥬얼리티 때문에 성공한 것같다. 적당한 품질로 쉽게 사진을 올리고 글을 적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미니홈피가 제공해줬다. 여기에 일촌이라는 오프라인의 친구는 그저 발만을 담근정도인 것같다. 사실 미니홈피보다는 블로그가 더 큰 성공을 보장해줘야겠지만, 블로깅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블로그는 참 어렵다. 그에 비해서 미니홈피의 가벼움은 미니홈피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아, 맞다. 커뮤니티 소셜이나 미니홈피에 이전에 ICQ로 대변되는 메신저도 소셜의 첨병이었다. MSN을 뛰어넘어 현재의 네이트온까지... 그런데, 네이트온의 성공은 소셜의 성공이라기보다는 코묻은 어린이들이 SMS 문자요금을 아끼기 위해서 50건인가 100건의 무료문자 서비스 때문에 성공한 것같다. (남의 회사 서비스를 일부러 이렇게 까고 싶지는 않지만, 부인은 못할 것같다.) 그리고, 블로그에서도 이웃블로그니 통하는 블로그 등, 그리고 RSS 피딩 등의 소셜기능이 첨가되었지만, 제대로된 소셜블로그는 못 본 것같다. 다음이 카페로, 네이트가 미니홈피로, 네이버가 지식iN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았던 그 파괴력이 블로그에서는 나타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국내의 소셜은 실제 여기에서 끝이 났다. 그 이후에 외국의 성공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미투데이나 요즘과 같은 마이크로블로깅이나 소셜게임도 최근에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고, 아임인이나 다음플레이스와 같은 위치기반소셜도 따라하기 시작했지만, 한국의 소셜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같다.

 그러니, 눈을 밖으로 돌려보자. 외국의 경우, 페이스북이 점령했다. 프렌드스터나 마이스페이스가 있었다지만, 누가 이를 기억이나 할까? 아 맞다. 컴스코어나 히트와이즈 등에서 트래픽을 조사해보면, 상위 10위에 꾸준이 들어오는 Hi5라는 것도 있더라. 그런데, 접속해보면 알겠지만 그냥 5hit이다. 오늘날 페이스북을 있게 만든 원동력이 뭘까? 나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시작했으니 내가 그들의 초기의 모습을 못 봤으니. 그러나 적어도 내게는 징가라는 소셜게임 때문에 페이스북이 현재의 모습을 완성했는 것같다. 페이스북 위에서 돌아가는 여러 애플리케이션들을 보면서, 10년 전에 꿈 꿨던 ASP니 Web as an OS 등의 모습이 실현되는 것같다. 차세대 OS가 개발된다면 그것은 그냥 웹 그자체다. 그런데 지금 페이스북이 웹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OS다. 솔직히 말해서, 난 페이스북에서 마피아워즈라는 게임만 한다. 팜빌도 자꾸 초대가 와서 하는 시늉은 하지만,... 다른 내 생각이나 상태를 공유하는 것은 거의 트위터에서 하는 것같다. 그리고 가끔 이렇게 블로깅도 한다. 페이스북이 소셜이지만, 내겐 그냥 오락실이다. 트위터 얘기가 나왔으니, 창업자들은 트위터를 소셜이 아니라 그냥 뉴스 공유 서비스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트위터를 소셜서비스라 부른다. 그러니 트위터도 소셜서비스라고 하자. 최근에 뉴스 관련 아이패드 앱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그런 앱들의 공통점이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Share'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Share의 옵션으로 단 3가지만 제공한다. '이메일보내기 트위터보내기 페이스북보내기' 그렇다. 결국 소셜은 이메일, 트위터, 페이스북이다. 나머지는 소셜이 아니다.

 이제 핵심으로 들어가 볼까 한다. 제목에서 밝혔듯이 그리고 트위터에 올렸듯이 '소셜의 핵심은 허영의 공유다'를 말하려 한다. 사람들은 소셜의 핵심이 (친구)관계맺기나 신뢰라고 말하지만, 틀렸다. 소셜의 핵심은 허영이다. 물론, 소셜이니 공유가 필요하다. 그래서 신뢰와 정보의 교환이 아니라, 허영의 교환이 소셜의 핵심이다. 이것을 이해해야지 앞으로 다른 소셜서비스들이 등장할 수가 있다. 자 솔직히 말해보자. 미니홈피에서 친구신청을 했는데 거절당하면 어떤 기분인가? 이메일을 보냈는데 몇날 몇일이 지나도록 답장이 없다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내가 올린 트윗을 사람들이 RT하고 멘션을 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늘어나는 팔로워들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는가? 자, 솔직해지자. 거절에 대한 더러움과 인정에 대한 뿌듯함... 이것이 소셜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우리가 받는 감정의 두갈래가 아닌가? 나는 글만 적기만 해도 수백, 수천, 심지어 수만명이 읽어줘.. 난 팔로워가 몇백, 몇천명이니 나의 지위는 위대해... (특히 소셜게임에서) 친구는 벌써 레벨이 50이나 되었는데, 나는 아직도 레벨 27밖에 안 되네. 저 친구는 메이어가 몇개고 뱃지도 엄청 모았는데, 난 아직 왜 이러지? 이런 생각들을 한번이라도 하지 않았던가? (그런 생각이 한번이라도 없었다면, 죄송하지만 지금 글을 잘못 읽고 있습니다. 긴 서론을 읽혀드려서 죄송하네요. 다음에는 당신의 생각에 더 맞는 글로 돌아오리라...) 내가 가진 독자의 수나 영향도, 내가 가진 레벨, 내가 수집한 잡다한 것들... 툭 까놓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들에 우리는 스스로 우쭐해하고 있지 않은가? 이게 허영이다. 실체가 없지만 있는 척하는 것이 허영이다. 소셜은 바로 이거다. 평소에 알던 사람과 대화를 하고, 친분을 쌓는 것이 소셜이 아니라, 내가 가진 지위 (팔로워수, 게임레벨, 뱃지 수 등)를 자랑하는 것이 소셜이다. 내가 그냥 많이 가졌다라는 생각만으로도 우쭐해할 수가 있겠지만, 소셜에서는 그런 자신의 지위를 뽐내고 싶어한다. 즉, 허영의 공유다. 왜 한국에서 트위터 맞팔로잉에 그렇게 집착하는가? (나도 사실 맞팔로잉에 집착한다. 특히 아름다운 프로필을 보고 팔로잉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솔직해 지자.) 하루에 수십번도 내 글에 멘션이 몇개 달렸고, RT가 몇회되었는지 체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가? 업무시간에도 업무는 뒷전이고 내가 키우는 캐릭터의 상태를 체크를 하지 않던가? (아니면 말고) 그렇지만, 나는 그렇다. 이 모든 것들이 허영이라고 당당히 말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내 캐릭터가 더 높은 레벨을 얻지 못하면 친구들은 나의 능력없음에 핀잔을 줄테니... 허영, 이것은 신뢰보다도 더 소셜을 소셜답게 해준다. 소셜에서 친구는 없어지고 허영만 남는다. 툭 까놓고 말해서, 당신의 팔로잉 또는 팔로워 중에 진짜 친구는 몇이나 되나? (물론, 초기에는 진짜 친구들로 채워지겠지만) 1~200명의 친구목록이 넘어갔다면 적어도 50%의 사람들은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거다. 트위터에서는 글한번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고, 멘션 한번 제대로 날려본 적이 없는 그런 이들일테다. 물론, 처음에 맞팔로잉하면 뭐가 감사한지는 모르겠지만 감사 멘션이나 DM은 가끔 오지만... 그냥 오픈소셜을 이해하고 그냥 사용하고 그냥 즐겼으면 좋겠다. 허영에 사로잡혀서 내가 가진 우월함에 우쭐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친절함도 버리고 겸손함도 버리고, 그냥 나의 나를 보여주자. 그것이 소셜이다. 그런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제발 소셜에 참여하지 말아라. 욕나오니깐.

 글을 쓰면서 처음에 가졌던 논리는 모두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았다. 왜 소셜이 허영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리/설명을 전해주지 못했다면 미안하다. (솔직히 미안해할 건 없지만) 혼자 잘 생각하다보면 왜 소셜이 허영인지 알게 된다.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밤에 자다가 '아하'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마치 스스로 발견한 것인양 남들 앞에서 '소셜은 허영이다.'라고 외치고 전파해라. 어차피 실체가 없는 것에 우리는 늘 목숨을 걸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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