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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IP의 시대는 끝났다. Good-bye, IP.

 오랜만에 블로깅을 해봅니다. 2~3주 전에 사내 야머에서 IP 기반의 위치정보를 얻는 것에 대해서 글을 적었고, 좀 더 생각을 하니 위치정보를 위해서 IP가 굳이 필요한가?에 대한 생각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트위터에 IP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무성의한 트윗을 했습니다. 얼마나 자세히 그리고 정확히 적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이 글에서 말하는 IP는 지적재산인 Intellectual Property가 아니라, 인터넷 통신규약인 TCP/IP에서의 Internet Protocol을 말합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어쩌면 오픈 소사이어티에서 지적재산의 시대도 종말을 고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본 글에서는 인터넷 프로토콜을 말합니다. 그리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IP의 종말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IP를 이용한 위치정보를 획득하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종말을 말하는 것이니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시간, 공간, 인간을 요즘 제가 즐겨 사용하는 단어들입니다. 그 중에서 공간, 즉 위치정보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위치정보를 얻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 수신정보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지만, GPS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위성수신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두번째 방법은 통신회사의 송수신탑의 위치를 이용해서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스마트폰, 더 정확히 말해서 아이폰이 보급되기 전의 피쳐폰 시절에 위치기반서비스 LBS Location-based Service의 대부분은 이 통신회사의 송수신기의 신호를 기반으로 이뤄졌습니다. 당연히 송수신 불가지역에서는 위치정보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세번째 방법은 스마트폰이 Wifi망에 접속되어있는 경우에 위치정보를 얻는 방법입니다. 바로 Wifi망은 고유의 IP를 가지고 있고, 그런 IP는 대략적인 위치정보를 수동으로 미리 매핑을 시켜놓고 있습니다. 그런 매핑된 정보를 활용해서 대략적인 접속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PC (및 노트북 - 최근 노트북은 GPS 수신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에서는 GPS나 2/3G통신망이 없기 때문에, PC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은 IP와 매핑된 지역/위치정보를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IP-지역 매핑은 어떻게 시켜줄 것인가? 참 난감한 주제입니다. 모든 IP를 사용하는 모든 PC를 조사해서 지역정보를 매핑시켜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인터넷 회사들이 IP-지역정보를 얻는 방법을 대략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첫째는 네비게이션에 지도를 판매하는 회사가 있듯이, IP와 지역정보를 매핑한 데이터를 판매 (또는 공개)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데이터를 구매해서 사용합니다. 두번째 방법은 인터넷 서비스에 회원가입할 때 개인정보 (주소)와 IP를 매핑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입할 때의 신상정보를 잘 고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간 후에 같은 ID로 접속했을 때, 전혀 다른 IP와 최초가입주소가 매핑되는 오류가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세번째는 (어떻게 보면 조금 편법적인데) 다양한 이벤트나 상품판매를 통한 배송지주소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된 IP와 배송지를 매핑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네번째로 사용자들에게 직접 현재 접속위치가 'XXX'가 맞는지 물어보는 방법입니다. 가끔 다음 검색에서 위치/로컬/지도 컬렉션이 노출되는 경우에 접속위치가 맞는지 물어보거나, 검색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서도 접속위치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활용하는 방법들인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위치정보를 이용해서 접속위치에 따라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특정 이름의 상호를 입력하면 접속한 위치에서 가까운 곳부터 보여준다거나, 검색서제스트에서 접속위치에서 많이 타이핑한 검색어를 추천해준다거나, 미디어다음이나 다음뷰에서처럼 뉴스를 읽은 사람들의 통계분석 (나이, 연령, 그리고 접속지역)을 제공해준다거나 등의 다양한 위치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진행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IP-지역 매핑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판매하는 정보가 맞는 것도 아니고, 배송지나 설문을 통해서 적절한 피드백을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IP를 이용한 위치정보활용에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던 방법이 IP-지역정보를 활용해서 검색어를 추천해준다면 역으로 발생하는 검색어를 바탕으로 IP-지역을 추측해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것같습니다. 예를들면, 서울 강남구에 사는 이들은 '강남구청'을 많이 찾아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남구청'을 입력하는 IP들을 모으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IP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물론, 노이즈가 심해서 얼마나 정확히 매핑할 수가 있을까?는 여전히 의문이고, 또 국내의 모든 PC들이 다음의 서비스 (특히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한 데이터를 모으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부정확하고 불완전한 IP-지역 데이터에 의존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줘야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치기반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IP가 유일한 대안인가?를 생각하면서 결국은 IP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조금 과장된 선언을 하게되었습니다. 앞으로 스마트폰 (그리고 피쳐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이 더욱 활성화되면 부정확한 IP를 이용한 위치정보가 필요가 없어질 것같습니다. 그런데, commerce는 여전히 PC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보급만으로는 IP를 통한 위치정보를 대체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PC와 스마트폰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그 매개체가 바로 '프로파일'입니다. 하나의 통합된 프로파일... 기존에 오픈ID가 되었던, 페이스북의 계정이 되었던, 아니면 새로운 프로파일이 되었던 하나의 단일 (또는 상호 연결된) 프로파일의 사용이 급증하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과 PC가 연결될 것입니다. 예를들어, 스마트폰에서 '다음'에 로그인을 했던 사용자가, 집의 PC에서 다시 로그인을 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같은 다음ID를 가지고 집PC와 스마트폰을 통해서 동시에 접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정밀한 GPS위치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포스퀘어나 다음플레이스와 같은 위치기반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왠만한 스마트폰 앱들이 위치정보를 얻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얻은 위치정보를 그대로 다음ID를 통해서 PC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물론, PC는 고정되어있고 스마트폰은 사용되는 영역이 넓겠지만, 마이너한 노이즈들을 제거하면 대략적으로 PC의 위치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 설명이 조금 꼬였지만, 통합된 프로파일/오픈ID의 사용이 늘어나면 결국 스마트폰과 PC는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PC의 위치정보는 스마트폰에서 유추가 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더 정밀한 위치정보가 PC에 각인되면 더 다양한 위치기반서비스들의 혜택도 누리게 되겠죠. 그런데, 여전히 풀기 어려운 문제인 '개인정보/프라이버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위치정보를 얻는 방법인 IP-지역매핑의 구조적인 약점의 해결은 결국 IP의존에서 벗어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IP시대의 종말이겠죠. 적어도, 위치기반 서비스에 한해서는...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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