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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Story

아이폰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한국의 인터넷은 아이폰에 준비가 되었는가?

Are you ready? My answer is definitely 'NO'. Why? See below.

 어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낭보가 트위터를 채웠다. 바로, 아이폰의 국내도입에 마지막 (?) 걸림돌로 여겨지던 소위 LBS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방통위 (오늘만은 밥통위라 부르지 않겠다)의 결정이 내려졌다. 그동안 아이폰을 둘러싼 여러 떡밥들과 잡음들에 지친 많은 잠재 고객들은 이르면 11월말에는 '내 손의 아이폰'이 가능하다는 예측기사나 4만원대에서 최고 7~8만원이 될 거라는 데이터요금제에 대한 예측기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오늘도 다른 많은 기사들이 인터넷 공간을 채울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러나, 이런 아이폰 출시일이나 요금제 예측기사들을 보면서, 그런 기사들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이 절 씁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폰을 고대한 것은 또 다른 핸드폰을 갖기 위한 기다림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손 안의 더 넓은 세상을 가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렇다면, 그 넓은 세상이라는 것이 '인터넷/웹 공간'을 뜻하는 것인데, 국내의 많은 포털들이나 사이트들이 - 즉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가 - 아이폰을 맞을 준비가 되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듭니다. 그래서, 아래에 당장 생각나는 몇 가지 문제점들 (이통사나 사용자의 입장이 아닌, 컨텐츠제공/유통자인 한국의 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을 중심으로)을 나열하겠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나는대로 더 추가/편집하겠습니다. (그리고, WSJ에 실린 '한국의 아이폰출시' 관련 기사의 하단에 있는, 지도가 현재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모바일 웹은 그저 또다른 웹이 아니다 The mobile web is not just another web."이라는 전제를 말씀드립니다.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국내의 포털들도 모바일 앱들을 차근차근 준비해왔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클론페이지들을 준비해오고 있습니다. 아이폰이라는 최대 모바일웹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준비를 해왔다는 것은 칭찬받을만하지만, 그래도 한국 웹생태계 내에 잠재하는 고질적인 문제/병폐를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당장 떠오르는 몇 가지 고질적인 부분을 나열해볼까 합니다.

   삽화리 문제?  
 
먼저 아이폰 내장 브라우저인 '사파리'부터 집어 보겠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파이어팍스나 사파리 등의 브라우저 마켓쉐어가 날로 커지고 있고, 그에 맞춰서 인터넷 페이지들도 이런 비IE 브라우저에서 무리없이 동작하도록 디자인/구현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서, 한국의 인터넷의 90%는 여전히 IE Only 또는 IE First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및 개발단계부터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면, 개발기간이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껏 고수해왔던 IE Only 정책은 PC 환경에서는 그나마 큰 불편이 없었지만, 당장 아이폰 내장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야기될 다양한 불편사항들을 미리 예측하게 됩니다. 물론, 사파리 브라우저가 더 강력하고 유연하게 개발되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지만, 제가 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표준 HTML 렌더링에 관한 것입니다. ActiveX나 플래쉬 등으로 도배된 한국의 웹이, 아이폰의 사파리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아이폰 뿐만 아니더라도, 다른 많은 MID에서 파이어팍스나 오페라 브라우저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IE중심의 웹생태계에서의 탈피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회사 내에서 있었던 일화는 일단 생략)

   내겐 너무 가벼운 당신?  
 
YOU ARE SO HEAVY. 두번째 말하고 싶은 주제는 바로 '무거운 웹생태계'입니다. 아이폰 등의 포터블 다바이스의 특징은 작은 화면과 무선 wireless 인터넷입니다. 즉, 한국의 웹페이지들은 충분히 가벼운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먼저, 화면 레이아웃은 복잡하고 거의 고정되어있고, 수많은 이미지들과 플래쉬들이 화면가득합니다. 이는 작은 화면의 포터블기기에서는 제대로 편안하게 컨텐츠를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것을 뜻하고, 또 느린 무선인터넷 (WiFi가 아닌 경우)에서 웹서핑이 오래 걸리게 되고 또 데이터요금에 큰 부담이 됩니다. 물론, 대형 포털들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다양한 m페이지들을 계속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mobile-fit 웹생태계가 아니라, 모바일에도 최적화된 mobile-fittable 웹생태계'입니다. 여담으로,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들의 HTML 소스를 직접 확인해보면, 과장해서 책 몇권을 적을 만큼의 방대하고 복잡한 코드로 도배된 것도 해결되어야할 점입니다.

   나만의 인터넷?  
 
개인화를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번째 이슈는 개방에 관한 얘기입니다. 어쩌면 모바일에서의 사용편의성에 대한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오픈이 대세로 굳어지는 이 시점에도 국내의 대부분의 포털들은 '내 안의 인터넷'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정 포털 내에서 생성된 컨텐츠들에 대해서 해당 포털들이 가장 잘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충분한 컨텐츠가 확보된 상태에서 굳이 외부의 컨텐츠를 긁어올 이유도 없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제기하고 픈 것은 그래도 다른 페이지들로 쉽게 옮겨갈 여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에 야후 탑페이지에서 페이스북이나 다른 사이트들로 바로가기를 지원해주는 그런 아량에 대해서 국내 포털들은 본받아야 합니다.

   I'm a super model.  
 
네번째로 다루고 싶은 것은 모바일에서 수익모델을 만들어 놓았는가? 그리고 보안모델은 구축되었는가?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데... 제가 잘 알지 못한 거라, 문제만 제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more+... Add more by yourself.  
 

 글재주가 없어서, 대강 생각나는 부분들에 대한 간략한 문제제기만 하였습니다. 더 좋은 생각이 있으시면 코멘트 남겨주세요. 우리 정부는 북한을 향해서 '비핵 개방 3000'을 외치기 전에 '비IE 개방 2009'부터 슬로건을 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겠습니다. "지금은 모바일이 변화시킬 우리 삶의 모습을 상상하기 전에, 모바일 세상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부터 점검해야할 때이다." 부디 발전된 그리고 진화된 한국의 웹생태계를 꿈꿉니다. 저만의 꿈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실행해나가야할 비전/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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