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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ity

삼손과 들릴라의 유혹


의무감으로, 형식이 되어버린 나의 성경읽기
 성경읽기는 어느샌가 형식화가 되어버렸다. 처음에 완독을 하면, 그리고 또 더 자세히 읽고 묵상하면 나의 삶에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와 바람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거진 5년이란 시간은 나를 완악하게 만들어버린 것같다. 의무감에 성경책을 펴고, 빨리 장수를 채워야지 TV를 보는데 등과 같은 지루함으로 성경읽기는 계속되는 것같다. 오늘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서 오늘도 성경책을 들었다. 오늘 할당량은 사사기 11장부터 16장까지였다. 보통 매일 5장 (시편 10편)을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사사기 13장부터 삼손 얘기가 시작해서 16장에서 완결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20%나 많은 할당량을 받은 것이다.

삼손은 왜? 그리고 나의 모습.
 오늘 읽은 사사기 11장 ~ 16장의 주요 내용은 길르앗 사람 입다의 이야기와 삼손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삼손의 일대기다. 특히 오늘 나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16장에서 삼손이 기생 들릴라의 유혹을 끝내 못 뿌리치고 자신의 비밀 (나실인으로써 머리칼을 자르지 말라는 계시)을 말해버리고, 여호와 (하나님의 신)이 그에게서 떠나서 평범한 사람이 되는 장면에서였다. 삼손이 자신의 비밀을 발설하기 전에 성경에서 적어도 3번 들릴라에게 거짓말을 했음을 보여준다. 실제 몇날몇일 또는 몇주/몇달 동안 비슷한 류의 핑계로 자신의 비밀을 지켰을거라 생각된다. 삼손이 들릴라에게 거짓을 말할 때마다 들릴라는 삼손의 말대로 그를 결박해서 블래셋인들에게 넘기려고 시도를 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한번 그런 술수에 넘어가서 위기에 처했다면 다음부터는 그런 술수를 부린 사람 (들릴라)을 멀리하게 마련인데, 왜 삼손은 그녀를 떨쳐버리지 않고 계속 바가지를 긇혀가면서까지 옆에 있었던 것일까? 그가 그 순간에 자만에 빠진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나를 결코 결박하지 못하리라'라는 그런 자만말이다. (근데, 중요한 점은 삼손이 특별히 큰 위업을 발휘할 때는 항상 하나님의 신 (요즘 말로 성령)이 그에게 임했을 때였고, 머리칼이 잘린 순간 하나님의 신이 떠나셨다고 분명히 성경에 기술되어있다.) 내가 오늘 삼손의 자만을 얘기할려는 것이 아니다. 본문을 읽으면서 나는 스스로 삼손을 바보로 생각했다. 왜 같은 술수에 늘 당하면서 들릴라의 유혹을 제때 뿌리치지 못하는 그런 바보, 천지로 생각했다. 그 순간 한가지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갔다. 그건 바로 '내가 바로 바보라고 부르는 그 삼손과 절대 다르지 않다'라는 것이다. 삼손이 들릴라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과, 내가 매일 죄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과 다를 것이 뭐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음란한 생각에 사로잡혀있고, 늘 게을리 놀 궁리만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로또라도 당첨되어서 편하게 이 세상을 살아갈까 라는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삼손이 들릴라에게 빠져드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적어도 삼손은 보이는 것에 빠져들었지만, 나는 보이지도 않는 망상에 빠져서 매일 같은 잘못, 죄를 짓고 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삼손의 모습을 통해서 제가 말씀해주신 이것을 잊지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데 내일이면 또 같은 죄를 짓고 있는 저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 주여, 어떡하면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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