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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산업공학과 대학원에서 데이터마이닝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입니다

오랜만에 블로그 방명록을 통해서 들어온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적어 봅니다. 

질문을 대략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천에 있는 대학에서 경영학과 4학년으로, 산업경영공학을 복수전공해서 졸업할 예정이다. 제조업 물류 쪽에서 일하고 싶지만, (이런 쪽으로 진로를 정하기 위해서 컴공과보다는) 산업공학과 대학원에 진학해서 데이터마이닝을 전공하고 싶다. 실험계획이나 통계 관련 수업은 이미 들어서 기초적인 지식은 있지만, 겨우 MS SQL만 사용할 정도로 프로그래밍 쪽은 기초가 거의 없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다뤄야할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는 어떤 것이 있고, 빨리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을 대략 요약한 것이라서 제가 답글로 남긴 내용은 위의 요약만으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짧게 남긴 답글을 먼저 제시하겠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 수업/숙제를 위해서 또는 프로젝트를 위해서 관련된 언어나 통계툴을 웬만큼 익히게 됩니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같습니다. 학교에서 논문 작성을 위해서는 매트랩을 많이 사용하지만, 라이센스 비용 등도 있고 현장에서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는 R을 배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일반 범용 랭귀지를 배우고 싶다면 C나 자바보다는 요즘은 파이썬으로 시작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매트랩이나 R보다는 파이썬 책이나 한권 사서 먼저 익혀보세요.

최근 가천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의 최성철 교수가 적은 ‘산업공학과를 위한 프로그래밍 입문 파트1 링크 / 파트2 링크' 또는 ‘산업공학도가 데이터 과학하기'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충분히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위의 포스팅을 페이스북에 올린 후에 최교수와는 페친이 됐는데, 학교 5년 후배였네요. 학교에 있는 동안 마주쳤을 법도 한데… 혹시 최교수가 제주에 올 일이 있어서 연락하면 한 번 만나봤으면 좋겠고, 관련 주제로 회사에서 세미나라도 해줬으면..)

이제껏 데이터마이닝 전공에 대한 몇 차례 글을 적으면서 애써 피했던 주제가 프로그래밍 관련 된 것입니다. 제가 각종 언어 (국어, 영어, 일본어 등의 자연어에서 부터 자연의 언어인 수학, 그리고 컴퓨터 언어인 프로그래밍 랭귀지들)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적당한 조언자는 아닙니다. 그러나 개념적인 부분에서는 나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술적이지 않은 선에서 (데이터마이닝과 관련한 언어 선택을 중심으로) 몇 자 적겠습니다.

96년도에 대학을 들어가서 처음 배운 컴퓨터 언어는 C 였습니다. 정말 못했습니다. 저희 때만 하더라도 포인터와 struct까지 다 배웠는데, 몇 년 후에는 배열정도까지만 배우도록 과정이 축소됐다는 얘기도 들었고, 어쩌면 지금은 C가 아닌 다른 언어로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인터넷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마크업을 다루고 Java도 조금 독학해서 지금은 Java (최근 자바8 등에서 차용된 최신 형태인 람다함수 등은 아직 사용하지 못하고, 여전히 아주 예전 스타일대로 자바 코딩중입니다.ㅠㅠ) 계열로 간단히 먹고 살 정도로 코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잠시 스쳐간 소소한 언어들도 있지만) 대학원에서는 매트랩으로 수치 연산을 하고 실험 결과로 논문 작성을 주로 했고, 회사에 와서는 SAS로 데이터 가공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하둡+자바 환경으로 대용량 데이터 MR 작업을 주로 합니다.

진학하는 대학원 연구실이나 담당 교수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겠지만, 통계 위주의 연구실이라면 예전부터 사용하던 통계툴들이 있을 것입니다. 매트랩일 수도 있고, SAS를 사용하는 곳도 있고, 미니탭이나 매스매티카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R도 많이 사용할 듯합니다. 제가 대학원을 다닐 때는 그냥 매트랩으로 다 처리하고 졸업할 시점에 R에 대한 얘기를 처음 접했는데,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냥 졸업했습니다. (최근 R을 조금 공부했지만 그냥 코드의 흐름만 이해할 정도입니다.) 즉, 대학원 연구실의 성격이나 수강하는 수업의 교수 특성에 따라서 특정 통계툴을 사용하도록 강제(?)되기 때문에 미리 어떤 툴에 익숙해져야 겠다는 것이 조금 어리석은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프로젝트 과제를 하거나 숙제를 하기 위해서는 그런 툴에 빨리 익숙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논문 작성이 우선이라면 매트랩이나 R을 배울 것을 권합니다. 벡터나 매트릭스 연산이 많이 필요한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면 매트랩이 더 적합하고, 통계 분야로 공부하고 싶다면 R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그리고 졸업 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R이 매트랩보다는 조금 더 매력적입니다. R만으로는 충분히 큰 데이터를 용이하게 다룰 수는 없지만, 다양한 빅데이터 기술들과 연계를 고려한다면 (프로그래밍에 취약한 분이라면) R의 대안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할 듯합니다.

대학원에서 과제를 진행하거나 졸업 후에 (학계가 아닌 산업계로) 취직할 때 상용 통계툴로만 해결 가능한 문제는 극소수로 제한됩니다. 그렇기에 범용 프로그래밍 언어 하나 정도는 익혀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데이터를 전처리하거나 후처리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웹을 통해서 도출된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웹 친화적인 언어를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면 적당한 대안으로 Java, 파이썬, 스칼라 Scala 정도가 있을 듯합니다. Perl이나 PHP도 일부에서는 사용하지만, 앞의 3개에는 못 미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연구하고 또 다양한 (특히 텍스트 형태의) 데이터를 가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파이썬이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Scala는 제가 아직 잘 모르는 언어라서 일단 생략합니다. 여러 종류의 문제에 맞는 오픈소스로 Java 기반의 라이브러리나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지만, 과학 연구나 텍스트 마이닝을 위한 파이썬 라이브러리에는 (특히 최근에는) 못 미칠 듯합니다. 파이썬이 자바보다도 더 배우기도 쉽다고 하니 첫 언어 습득으로 파이썬은 좋은 선택입니다. (자바보다는 파이썬이 나중에 나온 언어라서 좀더 진화된 형태를 보여주는 듯함. 그에 비해서 자바는 기존의 C나 C++의 컨벤션을 많이 상속한 마지막 언어라는 느낌이 강함) 최근 구글(Go)이나 애플(Swift) 등에서도 새로운 랭귀지를 발표하는데, 이건 관련 앱을 만드는 등에 최적화됐으니 이 포스팅에서는 굳이 다룰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 그리고 산업계로 진출하려는 사람에게는 파이썬 + R이 가장 강력하고 적절한 조합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최근 이슈가 있는 빅데이터, 특히  Hadoop 기반의 MR 작업을 진행한다면 Java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좋을 듯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도 대부분 파이썬으로 커버가 되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데이터 가공이 아닌 더 시스템에 치우친 분야로 취업한다거나..) 굳이 자바를 마스터할 필요는 없습니다. 파이썬이면 충분할 듯… 그리고 하나의 언어를 습득하고 나면 두번째, 세번째 언어는 나름 더 쉽게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다시 배우면 됩니다. (먹고 살려면 배우게 됩니다.)

최근 회사 내에서도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빠른 빅데이터 처리 및 분석을 위한 것이라면 파이썬 + R + 하둡보다는 Scala + Spark 형태도 괜찮을 듯합니다. Scala는 Java에 더 진일보한 언어라서 자바를 배우는 것보다 바로 스칼라로 넘어가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듯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Scala는 자바나 파이썬보다는 범용성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범용성이란 단순 기능의 커버리지 뿐만 아니라 개발자 커뮤니티나 라이브러리 등을 두루 말하는 의미임.) Spark는 메모리 기반으로 머신러닝 ML 라이브러리를 제공해주고 스칼라에 최적화됐기 때문에 학교가 아닌 산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유지하고 싶다면 Scala + Spark도 괜찮은 조합입니다.

대략 요약하면 학계에서 계속 경력을 쌓고 싶다면 매트랩이나 R (또는 SAS)를 선택해서 특화시키는 것이 좋을 것같고, 대학원 후에 취업이 목적이라면 R + 파이썬 조합이 괜찮을 듯하고, 그리고 회사에서 더 큰 임팩트를 주고 싶다면 Scala + Spark 조합이 좋을 듯합니다. 그러나 관련 분야에서 몇 년의 시간을 보내고 경력을 쌓다보면 매트랩도 하고 있고 R이나 SAS도 다루고 있고, 어떨 때는 파이썬으로 코딩하고 다른 경우는 또 자바로 코딩하고 있습니다.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기 위해서 하둡+자바로 코딩하기도 하고, 더 빠른 분석 등을 위해서 Scala+Spark로 작업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 어떤 언어를 마스터해야겠다는 욕심보다는 상황에 맞게 빨리 습득하고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댓글에 짧게 적었듯이, 일단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서 익숙해지는 것이 목적이라면 학원 등에 등록해서 수강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냥 동네 서점에 가서 파이썬 책 한권 구매해서 처음부터 읽어가면서 책에 나온 예시들을 직접 타이핑해가며 (C&P는 아니라고 생각됨) 연습해보고, 또 더 복잡한 문제를 위해서 인터넷에서 관련 오픈소스를 다운받아서 설치하거나 변경해보면서 연습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듯합니다. 그리고 그루터의 정재화님이 올린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학부생들에게' 내용도 참조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저는 각종 언어에 젬병이기 때문에, 위의 글은 참조만 하시고 더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기울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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