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3.19 아인슈타인과 데블스 애드보캇
  2. 2019.03.14 10년만에 10만원을 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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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학을 전공해서 지금은 데이터마이닝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때까지 알던 물리는 뉴턴이 정립한 고전물리였지만 나름 물리에 일가견있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최근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초끈이론, 천체과학 등의 현대물리에 관한 책을 여럿 읽고 있습니다. 깊은 내용을 다룬 것이 아니라, 역사와 주요 인물들의 업적 (또는 전기) 그리고 방향성을 개괄적으로 다룬 책들입니다. 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현대물리가 제 업도 아니고 그냥 취미로 책을 읽어나가니 참 재미있습니다. 계속 했더라면 그들과 같은 천재의 반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름을 알릴만한 업적을 남겼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어렵지만 참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양자역학에 크게 기여했던 물리학자들은 막스 플랑크, 닐 보어, 하이젠베르크, 슈레딩거, 폴 디랙, 페르미 등등 나열하기도 어렵고 하나같이 노벨상을 수상했거나 그에 준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소위 천재 반열에 오른 기라성들입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의 시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 가장 유명한 이론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입니다. 물리학에서 기적의 해로 불리는 1905년에 아인슈타인은 역사에 남을 다섯 편의 논문을 연속해서 발표했는데, 그 중에 하나는 가장 유명한 특수상대성이론이고 (일반상대성이론은 10년 후에 발표) 다른 하나는 금속에 빛을 쏘면 광자가 튀어나오는 광전효과를 규명한 것입니다. 후자가 양자역학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여담으로 아인슈타인의 대표 이론은 특수/일반 상대성이론이지만 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양전효과입니다. (지금은 상대성이론이 확고한 이론으로 자리잡았고 1919년 에딩턴 경의 개기일식 때 별빛이 태양 주변에서 별빛이 휘어지는 걸 관측해서 일반상대성이론을 증명했지만, 노벨상 수상 당시에는 여전히 이견이 있었던 이론이었습니다. 반면 양전효과는 실험으로 명확히 증명됐고, 상대성이론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과학적 업적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현대물리에서 기념비적 업적을 남겼지만, 죽는 날까지 양자역학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론적, 철학적 헛점을 파고 들며 공격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노벨물리학상은 상대성이론이 아닌 양자역학으로 수상했다는 점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양자역학의 대부 닐 보어와의 양자배틀(?)은 매우 유명합니다. 1927년 솔베이학회에서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의 역설을 파고든 사고실험을 제안했고 이틀(?) 후에 보어가 그 사고실험의 모순점을 반박하는 반대논리를 제시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후 아인슈타인이 프린스턴으로 옮긴 이후에 포돌스키와 로젠과 합세해서 제시한 EPR역설은 꽤 오랜 기간동안 양자물리학자들을 괴롭혔습니다. 닐 보어가 대략적으로 반박했지만 완벽하진 못했고, 이 때문에 이후에 다른 물리학자들에 의해 새로운 이론과 실험환경을 갇춰서 어느 정도 방어했습니다.

 

데블스 아드보캇 Devil's Advocat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년 전에 키아누 리브스와 알 파치노가 주연한 영화 제목이기도 합니다. 직역하면 악마의 대리인입니다. 카톨릭 신자가 아니어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카톨릭 교회에서 성인 등을 추대할 때 그가 어떤 업적과 기적을 행했는지를 보고 판단합니다. 보통 좋은 면을 부각하겠지만, 혹시나 추악한 행위를 했는지 등도 조사해서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한 명이 악마의 대리인을 자처해서 (세워져서) 그가 성인이 되지 말아야할 이유, 즉 그가 일으킨 기적의 어두운 면을 낱낱이 조사해서 밝히는 역할을 합니다. 그의 반론이 무력화된다면 성인이 되는 데 걸림돌이 제거되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게좋다 식으로 거수기 만장일치로 땅땅땅하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혹시나 모르는 것까지도 조사해서 결정의 합리성, 적법성을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앞서 아인슈타인은 평생에 걸쳐서 양자역학을 무력화하는 여러 역설적 사고실험을 제안해서 많은 양자물리학자들을 괴롭혔습니다. 대부분 양자역학의 대부였던 닐 보어가 방어를 했지만, 보어의 방어가 완전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인슈타인이 반대했든 안 했든 양자역학은 -- 어차피 대다수의 물리학자들이 믿었기 때문에 -- 발전해서 반론의 여지가 없는 이론으로 정립됐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몇몇의 반론 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양자역학이 단순히 실험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정리하거나 수학공식에서 유도되는 예측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이론적, 철학적 기저의 견고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원래부터 양자역학에 반대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데블스 애드보캇은 아닙니다. 데블스 애드보캇은 반대 의견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논쟁을 위해서 임의로 그런 위치/견해를 갖는 (그래서 그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위키백과: arguing against something without actually being committed to the contrary view)

**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양자역학의 확률적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결정론을 말하는 것이지, 소위 말하는 신의 존재를 말한 것이 아닙니다.

 

간혹 뉴스를 보면 회사 이사회에서 (특히) 사외 이사들의 거수기 형태를 보도하는 걸 봅니다. 창업자나 대주주에 의해 세워진 사내 이사라고 해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시각으로 안건을 바라보고 혹시 틀릴 수 있는 결론에 이르지 않도록 조력하라는 의미에서 사외이사제도를 만들었는데, 현실은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회사 내에서도 경영진들의 테이블만이 아닌, 팀이나 파트, 또는 더 작은 셀 내에서도 이미 획일화된 시각으로 각자의 업무나 안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10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회의나 결정이라면 일부러 한 명정도는 데블스 아드보캇을 선정해서 반대 의견을 꾸준히 제시하도록 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반대를 위한 반대는 저도 반대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의무적인, 형식적인 반대도 없는 상황이 장기적으로 더 위험한 것은 아닐까요?

 

좋은 비전에는 따르겠지만 다른 시각을 버리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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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에 사내 게시판에 적었던 글을 편집해서 올린다는 것을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적습니다. 2월말 시점입니다.)

어제 10만원을 벌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2달 뒤에 통장에 10만원이 들어옵니다.

정확한 시점은 특정할 수 없지만 2006년 경에 학교에 있을 때 구글 애드센스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학교 서버에 있는 개인 홈페이지에 애드센스를 붙이려 했지만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고, 블로그스팟에는 애드센스가 잘 붙었지만 글도 많이 적지 않았고 무슨 허세였는지 블로그스팟에는 영어로만 글을 작성하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글 적는 회수가 가뭄에 콩나듯 적었습니다. 그러니 글수도 부족하고 깊이있는 (여전히 얕은 글만 적고 있지만) 글을 적지 못하니 찾아오는 사람들도 드물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트래픽이 들어온 것은 2008년도에 '다음'에 입사해서 직원들 대상으로 티스토리 초대장을 나눠줘서 개설한 이 티스토리 이후였습니다. 사소한 블로그라서 트래픽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에 수백정도의 눈으로 트래픽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는 있는 수준입니다. 티스토리에 광고를 붙여서 돈을 벌어보겠다는 욕심보다는 그저 애드센스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가 컸습니다. (물론 돈 욕심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ㅎㅎ) 그냥 동작하는 걸 보고 싶어서 글 하단에만 띠배너 광고를 노출시켰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광고 부서에서 밥벌어먹고 있지만 저도 여느 서비스 기획/개발자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처럼 광고를 극히 싫어하는 편입니다.) 꾸준히 계속 글을 적으니 하루 PV가 그래서 1~200 이상은 유지했지만, 광고가 노출되는 위치 특성상 돈이 시간이 지나도 돈이 모이진 않았습니다. 1년을 다 모아도 $5을 넘지 않았을 걸로 추정합니다.

그러다가 2~3년 전에 포스팅의 우상단에 박스형 광고를 하나 더 붙였습니다. (현실과 타협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전 여전히 카카오에서 광고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경쟁사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고 강권해 봅니다.ㅎㅎ)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보다는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고, 다른 위치에 다른 형태의 광고를 노출하면 효과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가끔 날라오는 이메일 명세서를 확인해보면 광고 노출 효과가 조금 더 있는 게 눈으로 보였습니다. (한달에 $1정도?)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구글에서 정산하는 최소 기준은 $100을 지난 달에 넘겼고, 그래서 어제 (2월 말 기준) 수표를 보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큰 기대없이 그리고 언제 정산을 받을지도 몰랐기에, 10년 전에 설정해둔 결제 방식을 최근에는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표 수신 주소가 '오등동 다음 GMC (입사 초에 근무했던 장소)'로 돼있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제주도에서 근무하지도 않고 그 우편물을 저한테로 전달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10년의 결과인 이번 수표는 그저 허공에 날라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10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 소는 이미 잃었더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하기에 애드센스에 들어가서 수표 발행 주소지를 현재 집주소로 변경했습니다. 예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수표 이외에 다양한 결제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고 카카오뱅크로 송금되는 걸 메인 결제수단으로 변경했습니다.

** 은행 계좌로 송금받기 위해서는 은행명과 SWIFT CODE라는 걸 기입해야 합니다. 카카오뱅크의 SWIFT CODE를 확인하기 위해서 앱에서 검색해봤는데 내용을 찾지 못했습니다. (카카오뱅크에 있는 지인에게 관련 정보를 앱에 표시 좀 해달라고 요청함. 근데 아직 앱에서 확인할 수가 없ㅠ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카카오뱅크의 SWIFT코드는 'CITIKRSXKAK'이고, 또 은행명은 'CITIBANK KOREA INC-KAKAO'입니다. 시티은행을 통해서 국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나 봅니다.

외양간을 고치고 나니, 이미 발급된 $100 수표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돈이라지만 막상 발급된 수표라 생각하니 원래 갖고 있던 10만원을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그래서 구글 애드센스 FAQ를 검색해봤는데, 발행후 60일 이내에 현금화되지 않으면 해당 발행건을 re-issue하는 메뉴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때는 기존 발행 수표는 무효가 되겠죠.) 그래서 2달 뒤, 벌써 보름을 보냈으니 약 45일 후에 10만원이 생기는 셈입니다.

그런데 2~3년 전에 글의 우상단에 애드센스 광고를 추가 노출해서 광고 수익이 늘었다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를 기점으로 티스토리에 글을 많이 적지 못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회사에서 브런치라는 새로운 글쓰기 서비스를 내놓아서 베타테스트를 겸해서 제주에서 찍은 사진을 다루는 글은 브런치에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판교로 근무지를 바꾸면서 브런치에도 글을 잘 적지 못하는... 사진을 제외한 다른 종류의 글은 계속 티스토리에 적으면 됐지만,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사내에 개인 아지트 (카카오의 사내 게시판)을 개설해서 이런 저런 잡설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아지트든 페이스북이든 생각을 짧게 적고 그걸 다시 정리해서 티스토리에 길게 적으면 될 것같은데, 이상하게도 생각이라는 걸 한번 내뱉고 나면 그걸 더 발전시키고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아지트에 적은 글은 회사 내부 이슈 (또는 회사 내부에서만 공감을 얻을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좀더 중립적인 글을 적어서 내외부에 함께 공유하기도 하지만... (이글도 원래 적은 글을 많이 각색했고, 아지트 글의 반 이상은 날리고 나머지를 채워넣은 것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아지트 이후로 길게 생각하는 법, 생각을 정리하는 법,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법 등의 예전 능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그래도 앞으로 꾸준히 생각하고 정리하고 적을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고 싶은 분들의 진로상담글을 많이 적었지만,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애드테크 등에 관해서 더 자주, 많이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소소한 글도 가끔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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