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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지식의 공유는 가장 위대한 소명이다.

어제 제주도의 유명한 짬뽕집들을 정리한 짬뽕로드 1편을 올린 후에, 제주도에서 맛집을 제일 많이 알고 계시는 이담님께서 짬뽕집 몇 곳을 더 추천해주셨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페이스북 댓글이지만 이걸 통해서 지식의 공유가 왜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식의 공유 또는 표현이라는 것이 단순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눈다는 의미도 있지만, 내가 모르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거나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잡는 개기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가진 작은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나와 우리 모두의 지식이 더 풍요로워지는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입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극히 꺼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왜 공유를 하지 않는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들 나름의 공유를 꺼리는 이유를 미뤄 짐작해볼 수는 있습니다. 사람들이 왜 공유를 하지 않을까?를 나름 정리해봤습니다. 일반적인 지식의 공유를 장려하는 입장이지만, 모든 상황에서 모든/어떤 것이나 다 공유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정보나 개인의 치부와 같은 민감한 정보도 있고, 법적으로 또는 양심/도덕적으로 공유할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공유를 통해서 사회 전반에 해를 끼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모든 것을 공유하라는 의미는 아니니 곡해 마시기 바랍니다.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유하지 못하겠다. 많은 이들이 스스로 아는 것이 부족해서 남에게 공유/자랑하기에 부끄럽다는 생각을 가진 듯합니다. 특정 분야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 설령 전문가라 하더라도 -- 완벽한 지식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지식이 부족한 것은 모두의 공통점이고, 그렇더라도 아는 범위 내에서 지식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지식의 일부라도 한번 공유되면 그것도 모르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또 앞서 짬뽕로드의 댓글처럼 부족한 지식에 새로운 것들이 추가보완됩니다. 지금 위키피디어가 가장 방대한 지식의 보고로 여겨지지만 그 시작은 미약했습니다. 누군가 특정 주제를 발제해서 기본적인 정보를 올려놓으면 또 다른 이들이 새로운 지식을 추가해서 지금과 같이 큰 지식저장소가 되었습니다. 지식이 부족하다고 공유를 꺼리게 되면, 영원히 지식의 양이 그것에 머물러있습니다.

부끄러워서 공유를 못하겠다. 여러 이유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앞서처럼 부족한 지식이 부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오타쿠적인 것에만 방대한 지식이 있어서 부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글쓰는 솜씨가 부족해서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부끄럽다고 공유를 포기하면 지식의 양이나 질 또는 글쓰는 솜씨가 영원히 현재에 머물러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덜 부끄러운 것부터 공유하면 됩니다. 양이 부족하면 핵심적인 몇 마디/문장만을 공유할 수도 있고 (트위터에서는 140자로도 세상의 모든 지식이 공유되고 있음), 편향된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좀더 중성적인 내용부터 공유할 수도 있고, 작문실력이 부족하면 조금씩 글을 쓰고 공유함으로써 작문실력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조금 자신있는 것부터 공유하고 그렇게 훈련/연습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공유해나가면 됩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정보라서 굳이 공유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똑같은/중복된 정보가 넘쳐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원본글을 단순 스크랩을 한 것이 아닌 이상은 모두 조금씩 다릅니다. 내용의 관점이나 깊이가 다를 수도 있고, 표현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Copy&Paste가 아닌 이상은 글에는 개인의 관점과 취향이 반영되어있습니다.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글/정보는 내용의 중복을 떠나서 모두 다른 정보입니다.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는 단순히 그 글의 내용을 읽기도 하지만 그 글의 분위기나 관점, 문체 등을 읽기도 합니다. 같은 내용이더라도 한문이나 영어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고, 그냥 쉬운 한글로 표현하는 이도 있습니다. 문어체의 딱딱한 글을 읽으면 읽어도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지만, 쉬운 구어체로 적어놓으면 어려운 내용도 쉽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개인의 개성이 묻어나는 글/정보는 내용이 같더라도 같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부정확한 정보라서 공유를 못하겠다. 부정확한 내용은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내용을 혼자만 간직하고 있으면 영원히 부정확한 또는 틀린 정보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공유를 통해서 그런 부정확성이나 틀림을 교정받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틀린 내용이나 루머/유언비어가 전파되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지식을 공유하기 전에 그런 정보의 파급력에 대해서는 미리 충분히 고민, 검토를 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경우에, 조금 부정확하더라도 공개/공유를 해서 여러 사람들의 검증을 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과학논문의 경우에도 피어리뷰나 반복실험을 통해서 이론/실험결과를 검증받습니다. 그렇듯이 인터넷 공간은 내 생각과 지식을 검증해줄 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대중의 검증과 교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놓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카더라' '~설' 등과 같이 정보의 부정확성을 명확히 밝혀서 읽는 이들의 오해를 방지하는 장치는 마련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별로 필요없는 정보라서 공유하지 못하겠다. 정보의 가치를 자기 자신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게 필요없는 정보가 남에게는 유용한 정보인 것이 많습니다. 역으로 내게 꼭 필요한 정보가 남에게는 전혀 필요없는 정보일 수도 있습니다. 정보의 가치나 필요성, 경중을 혼자만의 기준으로 정하지 말고, 필요한 사람들은 가져가시오 식으로 때로운 무책임하고 무모한 정보공유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진짜 숨기고 싶은 것이 아닌 이상은 공개/공유해두면 필요한 사람들이 유용하게 쓸 수가 있습니다. 그 정보의 필요성과 유용성은 글쓴이가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읽는이들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글적기가 귀찮아서 공유를 못하겠다. 저도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전적 이해합니다. 그래서 제 스스로 죽여버린 생각/아이디어, 인사이트, 정보, 지식이 많습니다. 모든 것이 공유되었다면 세상이 (좋게든 나쁘게든) 조금은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의 귀차니즘 때문에...

이외에도 많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런 크고 작은 이유/핑계 때문에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TED동영상을 보면서 아래의 화면이 나와서 캡쳐했습니다. "지식의 공유가 가장 위대한 소명이다."

주제넘은 글을 적었습니다. 저는 지식의 공유를 통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만의 꿈은 아닐 겁니다.

(2013.03.03 작성 / 2013.03.13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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