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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Jeju

겟인제주 4번째 이야기 GET Season 1 Episode 4

지난 주말에 중문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Great Escape Tour 4번째 행사가 있었습니다. 네번째 여행에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짧았던 2박 3일의 일정을 정리, 리뷰를 하고, 또 제주를 여행하시는 다른 분들에게는 좋은 여행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글을 적습니다. (참고. GET2GET3의 코스정리. GET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글은 GET2에 링크된 글들을 참조하세요.)

GET4는 이미진 어워드 뮤직페스트 Imagene Awards Musicfest와 함께 진행되었기 때문에, (생태) 여행보다는 음악/공연에 더 포커스되었습니다. 아홉팀의 락밴드들이 30분씩, 총 270분 (준비시간포함해서 7시간)동안 공연이 이뤄졌고 이미진어워드 시상식 참석 등의 이벤트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생태여행과 강연/OT가 축소, 생략되었습니다. 그래서 GET4를 이전의 그리고 이후의 GET과는 조금 다르다는 점을 미리 말합니다.

고내봉, 고내포구 그리고 얄개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고내리의 '고내촌숲소리'라는 식당에서 시작했습니다. 제주도를 여행오면서 돼지고기와 회만을 생각하는데, 제주도에는 제주도 고사리를 넣은 비빔밤을 잘하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제주도 동쪽 조천 지역에는 '낭뜰에쉼팡' (요즘은 유명해져서 오래 기다려야 함)도 괜찮고, 서쪽은 애월해안도로 끝자락에 위치한 '곤밥&보리밥'의 비빔밥도 괜찮습니다. 고내촌도 이번에 처음 갔는데, 비빔밥 한그릇을 먹고 뒤에 위치한 고내봉에 오르면 좋을 듯합니다. 고내촌 일대에는 '연화지'라는 연꽃이 핀 연못이 있는데, 7월 중순부터 연꽃이 만개합니다. 그리고 연화지 옆에 애월초교 더럭분교가 위치해있는데, 삼성 갤럭시 CF를 찍으면서 학교를 총천연색으로 페인트칠을 해둬서 연인들끼리 데이터를 하며 사진을 찍기에 좋습니다. (참고글. 잉여로운 제주의 하루.) 고내촌에서 식사를 마치고 바로 뒤쪽으로 연결된 고내봉에 올랐습니다. 고내봉은 해안가에 바로 위치한 오름이기 때문에 별로 높지 않습니다. 욤암이 남쪽/한라산쪽으로 흘러서 오르는 길은 상당히 완만합니다. 그런데 해안쪽은 조금 더 가파르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차를 끌고 갔기 때문에 올랐던 길로 다시 내려와서 해안쪽 등산로의 상태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고내봉 정상에서는 북쪽의 더 넓은 제주 앞바다를 감상할 수 있고, 남쪽으로는 한라산과 주변 오름군락을 한눈에 볼 수가 있습니다. 고내봉을 내려와서 바로 앞에 있는 고내포구로 이동했습니다. 고내포구는 애월해안도로 상에 있고, 올레 16코스가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길이 구비져있고 확 트인 바다를 감상해보고 싶다면 애월해안도로 걷기를 추천합니다. (참고글. 애월 해안도로: 바다, 길, 올레 그리고 아픔) 처음에는 고내포구에서 오르멍들으멍을 할려고 했으나, 준비가 다소 늦어진 점도 있고 좀 더 좋은 뷰를 위해서 바로 옆에 있는 다락쉼터로 이동했습니다. 다락쉼터에서 '얄개들'의 어쿠스틱 연주와 노래를 30분 정도 감상했습니다. 채 1m도 안 되는 앞에서 가수들이 직접 기타도 연주해주고 노래도 불러주는 것을 경험한다는 것이 GET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여행시간: 2~3시간정도)

이매진 어워드 참석
얄개들의 공연을 듣고 바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숙소는 금능해수욕장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정해졌습니다. GET3부터 계속 이곳으로 숙소가 정해졌는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계속 이곳을 거점으로 삼을 듯합니다. 숙소 근처에는 에메랄드 바닷물의 협재 & 금능해수욕장이 있고, 대표적인 제주관광지인 한림공원이 인근에 있습니다. 그리고 차로 조금만 이동을 하면 GET2와 GET3에 갔던 저지리 (저지오름)와 낙천리 (아홉굿마을) 등의 관광지가 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ICC에서 열린 이미진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이미진어워드는 음악비평가들이 1년동안 발매된 앨범들 중에서 10편을 선정하고, 또 그 중에서 한편을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해서 시상하는 행사입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어워드는 아니고, 이제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갈 어워드입니다. 바로 2012년이 제1회였습니다. 총 9개 팀이 IA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이디오테이프, 얄개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로다운30, 이승열, 정차식, 허클베리핀, 장기하와얼굴들, 옐로우몬스터. 이중에서 정차식씨는 2개의 앨범이 노미네이트됨) 시상식과 만찬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서 첫날 뒷풀이가 새벽 2시가 넘도록 이어졌습니다. 그냥 제주여행만을 생각하셨던 분들에게는 IA가 조금 거추장스러울수도 있지만, 여행 참가객들 대부분은 (밴드) 음악의 매니아들이라서 자기들이 좋아하던 가수들이 바로 앞에서 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대평리
둘째날은 대평리에서 시작했습니다. 대평리는 중문관광단지와 산방산 중간 지점에 위치한 해안마을입니다. 그동안 제주도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봤다고 생각했지만, 대평리는 이번에 처음 방문했습니다. 대평리는 앞으로 태평양바다가 펼쳐져있고, 뒤로는 군산이 감싸고 있는 참 아늑하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지금처럼 태풍이 오는 날은 그닥 평화롭지는 않겠지만) 대평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장선우 감독님이 만든 '물고기 카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로 옆에 레드브라운이라는 카페도 있음) 불행히도 물고기카페는 12정각에 문을 열기 때문에 내부에는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카페로 몰려가서 그냥 식당 평상에 누워 쉬었습니다.) 대평포구에서는 멀리 마라도, 가파도, 송악산 등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해안가를 한가로이 걷는 것도 제주를 만끽하기에 좋을 듯합니다. (여행시간: 2시간정도) 참고로, 점심은 대평리 입구에 있는 용왕난드르에서 보말미역국을 먹었습니다.

이매진 어워즈 뮤직페스트
다음은 바로 ICC로 이동해서 GET의 메인행사인 공연에 참석했습니다. 보통은 3팀이 공연하기 때문에 오후 6~7시에 공연을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9개팀이 연속해서 공연하기 때문에 오후 2시부터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공연의 순서는 위에 적었던 순서대로 진행되었고, 제가 음악에 문외한이라 개별 팀들에 대한 평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디오테이프의 오프닝은 참신했고, 얄개들은 친근했고,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의외의 수확이었고 (흥겨웠음), 로다운30은 참 직선적이어고, 이승열 밴드는 관록이 돋보였고, 정차식 밴드는 한국적인 것과 의외의 흥겨움에서 지킬과 하이드의 느낌을 받았고, 허클베리핀은 신났고, 장기하와얼굴들은 레퍼토리가 풍부했고, 옐로우몬스터는 관객과의 호응이 참 좋았습니다. (다음의 GET여행에서 또 봤으면 좋을 팀은... 허클베리핀, 옐로우몬스터, 장기하와 얼굴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순입니다. 모든 팀들의 공연이 좋았지만, 그래도 쉰나게 방방 뛰어보는 것이 음악에 문외한인 저같은 부류에게는 좋을 듯 싶어서...) 물론, 많은 공연 참가자들이 장기하 공연에 집중을 했지만... 밴드의 인기를 배제하고 그냥 모든 공연을 즐겼더라면 더 좋은 경험을 했을 법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ICC 주변에는 주상절리가 관광스팟이고, 또 조만간 철거될 걸로 알려진 '리카르토 레고레타'의 유작인 '카사 델 아구아 Casa Del Agua'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저녁식사는 돌하르방밀면에서 톳밀면으로 해결했습니다. (바로 옆집인 덕성원의 게짬뽕도 괜찮음) 중문 일대의 천제연폭포나 중문색다해변 등의 다른 광광지는 이미 잘 알려졌으니 생략합니다. (참고.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앨범은 장기하와얼굴들, 비평가들이 뽑은 올해의 앨범, 즉 제1회 IA는 정차식)

뒷풀이
공연이 GET의 메인행사라면 공연뒷풀이는 여행참가객들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겨주는 비공식행사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IA와 함께 진행되어서 다소 실망스러운 뒷풀이가 되었습니다. 일단 서귀포칼호텔에서 열린 뒷풀이는 너무 공식적이었고, 음식이 좀 별로였습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이라도 여행객들과 아티스트분들이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을 수 있었던 점이 다소 위안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연뒷풀이가 좀 끔찍하지만... 음악/가수들도 잘 모르고, 극내성적이라서 친근하게 다가가서 말을 붙이는 것도 힘들고... 그래서 이 시간에는 뒤로 물러나서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 공식 뒷풀이 후에 숙소로 돌아와서 우리들만의 뒷풀이를 가졌습니다. 다른 여행에서는 가수분들과 함께 화끈한 뒷풀이가 이어졌겠지만, 이번은 여행객들과 가수들의 숙소가 달라서 함께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습니다. 숙소 지하의 작은 클럽에서 음악 소리에 맞춰서 춤판이 벌어졌다는 사람들이 믿을 수 있으려나... 중간에 장기하씨가 뒷풀이에 참석해주셨는데, 모두 이미 음악과 춤에 취한 후였습니다. 큰 호응을 예상하고 합류했던 장기하씨의 어색하고 머쓱해하다가 중간에 화장실로 빠져나가버린 모습도 조금 재미있는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렇게 새벽 5시를 넘겼다고 합니다. (4:30분에 음악이 시끄럽다는 다른 투숙객들의 항의 때문에 음악이 꺼진 이후로 저는 방으로 후퇴.) 그리고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님이 뒷풀이에서 DJ를 해주셨는데, 어제 나가수2에서 정엽씨의 '제주도의 푸른밤' 이후에 평을 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깜놀 (저는 참으로 그분이 유명한 분인지 몰랐습니다.).

금능해수욕장
세째날은 여느때와 같이 늦게 일어나서 자유롭게 잉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금능해수욕장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또 여름이고 하니 모두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공항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얄개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이이도테잎, 허클베리핀의 가수분들이 합류해서 짧게나마 밀린 사인받기도 가능했습니다. 같은 숙소를 사용했더라면 뒷풀이와 세째날 행사를 함께 했을텐데, IA 때문에 더 많은 밴드들의 음악을 감상/즐길 수 있었지만 역으로 탈출자분들이 더 개인적인 친분은 쌓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가수들을 만난다는 기쁨에 앨범자켓들을 모두 가져와서 사인을 받아가는 모습은 참 인상적입니다. GET의 주체인 제주바람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적어도 여행참가자들은 진짜 좋은 경험과 추억을 남겼을 것입니다.

탈출자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여행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면 많은 다양한 얘기들을 들려줄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그냥 주변을 관찰하며 인상깊었던 분들만 짧게 적겠습니다. 가장 먼저 언급해야할 분들은 뭐니뭐니해도 GET2에도 참가했던 '무서운 언니들' 6입니다. GET2이후로도 정모를 통해서 꾸준히 네트워킹을 하더니 네번째 여행에도 이렇게 단체로 몰려올지는 몰랐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좋은 경험을 전파해서 여행에 참가하도록 독려를 해줘야할 분들이, 어쩌면 자기들만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들인데 그냥 그렇게 6인이 모여서 밴드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국내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다가 마지막 제주여행은 GET과 함께 했던 분. 고등학교 졸업 후에 국립대인 군대부터 다녀온 후에 이제 자신만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GET4의 막내. 공식적으로 병가 또는 가족여행인 참가자분들은 오늘 회사에서 별일이 없었는지 궁금. 60번대와 80번대의 주민번호가 함께 했던 모녀 참가자분 (두분의 다정한 모습은 보기 좋았지만 다른 참가자들과 더 편하게 일탈해보셨더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 평소에 좋아하던 밴드들이 모두 모여서 공연을 펼쳐서, 15만원 이상이더라도 공연을 보러왔을 거라며 티켓값이 3만원대밖에 하지 않는 것에서 화가 났다는 참가자분. 마플이벤트에 매번 참가하지만 아직 한번도 당첨이 못 되었다는 분은 다음에 기회가 있을 거에요. 빼먹을 수 없는 한분.. 제주에 사시는데 공연이 너무 좋아서 주말마다 서울에 공연을 보러 가시는 분. 비행기값을 제대로 뽑기 위해서 금, 토, 일 3일 연속으로 공연을 보고 오신다고... 그리고 많은 탈출자들... 이런 저런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를 가지신 분들이 GET을 완성합니다.

IA라는 큰 행사 때문에 강연은 열리지 못했고, 여행이 많이 축소되었고, 또 뒷풀이가 조금은 김새버린 면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늘 똑같은 GET이라면 GET으로의 의미가 없습니다. GET4도 GET의 하나의 형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GET2에 참가했던 분들이 이번에 많이 참가해주셨는데, 나중에 기존 탈출자들만을 대상으로 3박4일 짜리 GET을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같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IA는 8월에 열릴 것이라면, 그냥 여름휴가와 더해서 8월만 3박4일 짜리 여행을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가수와 일정을 먼저 정해놓은 후에 여행참가객들을 모집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역으로 팬클럽 등을 중심으로 희망 밴드/뮤지션을 모집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숙소가 GET3와 겹친 점이나 IA 때문에 여행이 축소된 것 등 때문에 이번에는 제주 여행지 및 맛집 소개 부분이 다소 미흡했습니다. 블로그나 캠프 등을 통해서 제주여행/맛집 정보는 계속 공유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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