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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2011년은 거리의 해였는가?

 작년 12월 이맘 때 쯤에 오랜 고민 끝에 2011년은 '거리의 해'가 되지 않을까?라는 전만을 내놓았다. (참고링크: 2011년은 '거리의 해') 2011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쉽게 '2011년은 모바일의 해가 될 것이다' 또는 '2011년은 클라우드의 해가 될 것이다'로 전망했더라면, 지금쯤 당당하게 나의 선견지명을 자랑하고 있을터이다. 그런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당시에도 모바일이나 클라우드의 현재 기술 트렌드의 중요한 한 꼭지라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2010년 가을에 학교에서 발표한 자료를 다시 보면 분명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한 꼭지로 말했다. 참고링크: 키워드로 보는 인터넷 트렌드), 내가 지금 그걸 꺼집어 낸다고 해서 겨우 '내가 무지해서 모바일과 클라우드의 가능성 및 전망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는 정도의 비아냥을 피하기 위한 변명일 뿐이다.

 그런데 진짜 2011년은 모바일의 해였고, 그것보다는 클라우드의 해였다라고 말해도 부족합니 없다. 모바일 환경의 변화는 2007년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고, 2010년과 2011년을 지나면서 아이패드1/2가 소개되면서 더욱 가속되었다. 그렇기에 2011년 또는 다른 어느 해를 특정해서 '모바일의 해'라고 명명하기는 싫었다. 그래서/그리고 소셜의 해 (2008년), (실)시간의 해 (2009년),그리고 로컬의 해 (2010년) 다음으로 온 2011년을 단순히 많은 이들의 말마따나 통합의 해, 또는 더 기술적으로 말해서 모바일의 해 또는 스마트의 해라고 특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던 2011은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모바일의 해로 남을 듯하다.

 그런데 2011년을 '클라우드의 해'라고 예측했더라면 지금 이렇게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사실 클라우드가 큰 흐름에 놓여있다는 것은 잘 알았지만, 2011년에 이렇게 치고 나올지는 예상치 못했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의 소개도 클라우드의 한 획을 그었고 (그러나 사실 애플은 아직 클라우드에서 큰 역할을 못하고 있음), 더 기술적인 면에서 빅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저변에 확대되어갈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데이터분석 또는 마이닝 측면에서 빅데이터 어낼리틱스 Big Data Analytics에는 아직 미흡함이 많다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적어도 빅데이터의 처리에 대한 수요나 관심의 증가,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의 대중화는 참으로 놀라운 현상이다. 내년에는 빅데이터라는 용어가 더욱 친숙하게 들릴 듯하다.

 다시 나의 빗나간 지난 예측으로 넘어가자. 내가 2011년을 거리의 해로 예측하고 싶었던 이유는 1) 물리적 거리 Physical Distance 측면에서 NFC 등의 근거리기술의 대중화를 예측했기 때문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NFC에 대한 대중화를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렇게 활성화 그리고 대중화를 이루지 못했다. 더우기 애플에서는 아직 아이폰에 NFC기술을 접목시키지 않고 있다.

 두번째 이유로 논리적 거리 Logical Distance에서의 근접화를 예상했다. 트위터와 소셜게임 등의 다양한 소셜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일면식도 없는 익명의 사용자를 친구로 추가하는 그런 광의의 소셜에서 더욱 친밀한 관계로 재정립될 것을 예상했다. 2010년의 특징적인 키워드 중에 하나로 언프렌드 unfriend, 친구끊기가 뽑혔기 때문에, 그런 불필요한 관계들은 정리되고 더욱 친민한 의미에서의 친구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을 예상했다. 당시에 최근에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Path라는 앱/서비스도 소개되었는데, Path는 진짜 사회학에서 말하는 친구/지인의 개념에 충실한 서비스였다. 페이스북 등의 다른 서비스들에서도 많은 친구들에서 오는 피로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더욱 조밀한 네트워크로 변모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그렇게 눈에 띈 변화는 없었던 것같다.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에서 불필요한 가짜 친구링크들을 모두/대부분 제거하고 더욱 조밀하고 친밀한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참고: 페이스북 친구, 나날이 줄어드는 이유는? 매일경제]

 세번째는 Distance의 거리가 아닌 Street의 거리였다. 즉 공간상의 거리 Spatial Street를 예상했다. 증강현실 (AR) 기술이 더욱 발전해서 단순히 위치기반서비스 이상의 서비스들이 더 많이 등장하고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 한해동안 많은 위치기반의 서비스들이 등장했지만,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그런 것은 별로 없었던 것같다. 내가 어떤 위치에 갔을 때, 내게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밀어준다거나 아니면 위치기반의 광고들이 활성화된다거나... 이 부분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커지만 아직 제대로... KTH에서 아임인서비스와 로컬광고 등을 잘 활용해보겠다는 의욕을 보였으니 내년에는 주목할만한 서비스가 출현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그보다 2~3년 전에 와우기술이었던 AR가 좀더 현실 생활에서 사용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2011년을 기대했었는데,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으니...

 물리적 (근)거리 기술도 제대로 대중화되지 못했고 (그러나 2012년이나 2013년 정도면 신용카드가 NFC로 넘어가기 시작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해본다), 논리적으로 친구정리 또는 새로운 친밀한 네트워크의 형성 측면에서도 큰 흐름이 아니고 (그러나 그런 종류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계속 등장하리라 예상한다. 앞서 말한 Path에서도 친구제한을 150명 (초기에는 50명)으로 제한을 했다고 하니, 자신의 친구목록에 누굴 넣고 누굴 뺄지를 계속 고민할 것같다), 그렇다고 공간적 거리에서 IT기술들이 실생활화되었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거리'라는 키워드를 뽑아서 나름 의미있는 2011년을 예측해봤지만,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지 못했다. 2012년을 다시 기대해본다.

 그래도 위에서 말했던 것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니니 틀린 예측/기대도 아니다라고 우겨본다. NFC가 안드로이드 기기들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경쟁하기 위해서 Path처럼 특화된 서비스들이 소개/진화해나가는 것도 부인할 수 없고, 그리고 스마트폰/모바일환경으로 변하면서 거리에서 인터넷 상의 정보를 탐색, 소비하는 것도 이뤄지고 있으니... 전혀 근거없고 터무니없는 예측은 아니었다라고 자평한다. 그리고, '거리 Distance & Street'라는 키워드를 뽑을 때는 단순히 '개인화 Personalization'라는 키워드를 사용하기 싫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제시했던 3가지 이유에서 2011년은 분명히 거리의 해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는 2011년을 '거리의 해'로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타임지가 2011년의 인물을 시위자 The Protester로 선정했듯이 (관련링크), 2011년도는 전세계적으로 거리의 정치가 이뤄진 해였다. 유럽에서의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거리시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이뤄진 99%를 위한 거리시위, 대한민국에서도 FTA 비준에 항의하거나 한진중공업 사태, 그리고 최근의 나꼼수 콘서트 등의 거리 시위/행사, 그리고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민주화운동 등은 모두 거리 위 On Street에서 이뤄진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1년은 분명 '거리의 해'다. 소 뒷걸음질쳐서 쥐를 잡기는 했다. 그래도 쥐를 잡았으니... 내년에도 우리 모두 쥐는 꼭 잡읍시다.

 2011년 예측에 대실패를 경험해봤기에, 2012년에 대한 예측은 좀더 신중하게 고민해보고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 그냥 2012년은 (재)거리의 해라고 명명해 버릴까요? 내년이 참 궁금해집니다. 작년 이맘 때에 '클라우드'를 키워드로 선정만 했더라도... 2012년은 어떤 해가 될까요? 힌트가 있으신 분은 좀 알려주세요. (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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