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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Search 2012: 80%의 가능성이 믿고, 꿈꾸고, 행동하자.

 11월 코리안클릭지표가 발표/공유되었습니다. 다음 검색의 점유률은 19.2%였습니다. 검색의 일부를 담당하는 이로써 조금 부끄러운 수치입니다. 한때는 20%중반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때는 조금만 더 하면 30%를 넘어 40%, 50%도 넘길 수 있을 것같았지만, 현실은 19.2%입니다. 참 녹녹치가 않습니다. 20%는 2011년 12월의 현재이고 현실입니다. 그러나 20%의 현실이 아닌, 80%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작년 12월에도 다음검색의 문제점이라는 글을 적었습니다. 아마 ‘다음검색을 생각하며’라는 글이었을 겁니다. 축구 중 다친 다리 때문에 한의원 침상에서 침맞으며 즉흥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 글이었는데, 지금 다시 꺼내본다면 지난 1년이 많이 아쉬울 것같습니다. 지난 1년의 기억은 뒤로 하고 다시 2012년을 준비하기 위해서 오늘 또 글을 적습니다.

 20%라는 마켓쉐어로 글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목표 (적어도 단기적인 검색유닛의 목표)는 한동안 검색점유률 30%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일 동안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우리의 목표는 "PV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UV를 늘리는 것이다"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PV를 늘리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동안 PV를 늘리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습니다. 눈에 띄게는 다음탑이나 여러 섹션들에 다양한 검색어들 (라이브검색어, 펀검색어, 실시간이슈어 등)을 노출하였습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는 검색서제스트, 관련검색어, 기사내링크 등의 알고리즘 및 데이터를 보강하고, UI/UX 등을 변경하는 작업 등도 진행했습니다. 이런 시도들은 기본적으로 기존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검색어를 최대한 노출해서 우발적으로라도 검색을 해보도록 유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극단적으로 PV를 늘려보자는 시도였습니다.

 그런데 다음을 애용하는 사용자의 풀은 한정되어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다음검색을 사용하는 풀은 더 제한되어있습니다.) 그런 사용자들에게 여러 검색어들을 노출하는 것이 검색사용으로 유도를 할 수도 있었겠으나, 역으로 지나친 검색어 노출로 그들의 본래 가졌던 다음서비스에 대한 애정을 떨어뜨리는 역할도 했을 것입니다. 검색이 아닌 더 나은 서비스나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회를 막았을 수도 있습니다. PV를 부자연스럽게 늘리면 여러 부작용이 따릅니다. 극단적으로 기존 애용자들의 이탈까지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PV를 늘리는 정석은 UV를 늘리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다음서비스 및 검색에 애정을 갖게 하고, 계속 또는 신규로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작년에도 적었듯이 차별화를 넘어서 독창성으로 사용자들에게 어필을 해야 합니다. 검색에서 정석은 더 정확하고 더 많은 정보를 즉시에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구글이나 네이버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술적인 분야에서 더 정확한 검색결과를 원한다면 구글을 이용하는 편이 낫고 (특히 영문자료), 더 잡다한 것을 원한다면 네이버를 이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만의 독창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화두를 꺼낸 키워드는 ‘FUN’입니다. FUN은 단순히 재미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만족할만한 검색경험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검색 만족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하나의 정답이 있는 질문이 아닙니다. 각자가 고민하고 또 함께 고민할 문제입니다.) 사용자들은 A라는 정확한 결과를 기대하고 검색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A 비슷한 것을 기대하고 (다양한 검색어 조합으로) 검색을 합니다. A 비슷한 것을 기대한 사용자에게 A를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검색경험이 아닐까요? 그런데 지금의 구조에서는 A 또는 A 비슷한 것을 얻기 위해서 너무 먼 길을 돌아가야 합니다. 그 길이 너무 멀어서 (다음에서) 한 걸음을 더 나가지 않고, 그냥 구글이나 네이버로 발길을 돌려버립니다. 요즘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그냥 질문형태로 올려서 답변을 얻기도 합니다. 한 걸음을 덜 걷게 해주는 것이 최고의 경험입니다.

 지금 구체화 중인 몇몇 아이디어들은 이 글에서 적지는 않겠습니다. 처음 글을 적을 때는 의식의 흐름상,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아이디어까지도 몇 가지 소개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검색유닛이 아닌 전사 게시판에 아직 발표되지 않은 검색유닛의 내년도 전략안(일부)이나 적어도 제가 담당할 일을 노출시키는 것은 재미도 감동도 없을 것같아서 생략합니다. 어쨌든 더 나은 경험, 그래서 재미있는 경험을 전달해주는 그런 서비스로 거듭날 때입니다. (내부 전략안 및 방향성에 대한 비밀아닌 기밀을 외부에 적을 수 없음을 양해바랍니다.)

 대한민국의 검색시장은, 적어도 PC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다음검색은 아직 80%의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믿습니다.

 (회사 내부 게시판에 적은 글입니다. 특히 문제가 될만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블로그에 아카이빙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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