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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잉여와 잉여자, 그리고 검색 Abundance & Surplus

 여섯번째 글입니다. 글의 시작은 재미있는 검색을 만들자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깐의 기쁨을 줄 수도 있겠으나, 그것보다는 잠시라도 여유를 찾은 이들에게 검색이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까로 이야기가 흘러갔고, 재미있는 검색을 논하기 전에 검색이 줄 수 있는 재미는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물음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핵심된 내용이 정리되지 못하고 지난 다섯편의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논의흐름의 맥이 될 '잉여는 무엇이고 잉여자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대상으로 삼고 싶었던 그들이 누구이며 그들의 속성이나 성향을 알지 못하면서 그들에게 재미를 주겠다는 어설픈 논의는 핵심을 벗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지난 다섯편의 논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재미있는 검색. FUN
 2. 잉여자들을 위한 검색 Search As Fun
 3. 잉여를 위한 검색은 없다. No Search for Abundance/Surplus
 4. 잉여의 나라로 Into Real World
 5. 검색의 재미 검색의 잉여 Fun of Search

 과연 잉여는 무엇일까요? 잉여를 그냥 나머지, 떨거지로 생각한다면 이전 글에서 짧게 언급했던 소비 또는 유희의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입니다. 잉여란 단지 필요가 없어서 남는 것이 아닙니다. 잉여란 많아서 흘러넘침을 뜻합니다. 가둘 수 있는 통의 용량은 제한되어있는데, 그것보다 더 많이 들어와서 흘러넘치는 상태입니다. 돈의 잉여라면 벼락부자, 졸부가 자신의 부를 주체하지 못해서 마구잡이로 돈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를 이미 충족시키고 또 그 이상의 기본 욕망을 충족시키도 남아서 그것을 더 가치있는 곳에 사용하는 것이 잉여입니다. 시간의 잉여도 단지 할 일이 없어서 빈둥거리는 것이 잉여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고, 그리고 고갈된 에너지를 재충전한 상태에서 (충분한 재충전의 의미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본업도 아니고 그렇다고 휴식도 아니지만 개인 또는 사회적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시간의 잉여일 것입니다. 소비의 시대는 무조건 자신의 가진 것을 허비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유희의 시대는 단지 재미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소비와 유희의 말에는 더 고차원의 중용이 있습니다. 일에 따른 휴식 그리고 그 이상이 잉여입니다. 

 잉여자는 그런 잉여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즐기는 자입니다. 단지 시간이나 돈이 남아돌아서 마구잡이로 허비하는 사람에게 잉여자라는 별칭을 붙이기 어렵습니다. '잉여자'가 주는 어감이 조금 부정적인 것은 압니다. 지금 논의에서는 구시대적 관점이나 가치에서 붙여진 그 부정적 '잉여/잉여자'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잉여자는 플러스알파의 가치를 아는 사람입니다. 잉여자는 그냥 (돈이나) 시간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것을 가치있게 활용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잠깐. 음 고백하자면.. '잉여'라는 용어는 박상민님의 '소프트웨어, 잉여과 공포'라는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글하단의 '참고' 참고.)

 앞에서 돈과 시간을 얘기했지만, 잉여를 말할 때는 '돈'보다는 '시간'에 관계된 것같습니다. 사람의 시간을 구분해보면 '일/업 + 휴식 + alpha'정도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일의 종류가 다르고, 휴식의 방법도 다르고, 알파의 유무도 다를 것입니다. 직장인은 직장에서 주어진 업무가 일이지만, 학생은 (학교)공부가 일이 됩니다. 그리고 휴식의 방법도 단순히 잠을 자는 것에서부터 음식을 먹는 것, 마사지나 사우나를 하거나, 독서나 TV시청/게임 등의 개인차기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일과 휴식의 시간은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논의에서 어떤 일/휴식을 가졌느냐 또는 얼마나 일/휴식을 하느냐보다는 알파의 유무나 크기의 차이가 중요합니다. 이 알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뉴욕대학교 교수인 클레이 셔키 Clay Shirky의 <많아지면 달라진다 Surplus Cognitive>에서 주장하는 사회를 위해 더 가치있는 기여로 발전하느냐를 결정합니다. 

 휴식을 넘어서는 부분에서 (시간의) 잉여가 시작하고, 그 잉여휴식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그리고, 제 글의 시리즈에서, 그 지점에서 검색이 어떤 기여를 하고 가치를 줄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불필요하게 추가된 잠이나 TV시청, 게이밍을 다른 더 가치있는 실내/야외활동으로 전환시킬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잠이나 TV시청 등에 더 중요한 가치는 두는 이들에게서 그것들을 빼았을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 논점에서는 필요이상의 그것들, 즉 잉여에 대한 얘기입니다.) 시간이 있는 (그리고 조금이라도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더 창의적인 활동의 무대로 끌어들일 것인가? 야외에서 레즈스포츠를 즐긴다거나 실내에서 독서 등의 취미활동을 한다거나... (잠이나 TV/게임 등이 취미일 수도 있죠.^^) 이 지점에서 검색이 도와줘야 합니다. 그래서 검색의 '추천'기능과 '노하우'기능이 필요합니다. 추천은 말그대로 영화나 도서 등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것이고, 노하우는 (단순 지식iN이라는 Q&A서비스가 아닌) DIY를 위해서 가이드를 해주는 것입니다. (추천과 노하우에 대한 내용은 지금 그리고 내년에 제가 담당할 일과 연결된 부분이라 지금 당장은 자세한 설명을 생략합니다. 몇 개월 후에 또 다른 기회를 통해서 어떻게 추천할 것인가? 또 어떻게 노하우를 발견/공유할 것인가? 등에 대한 주제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테마검색이나 실세계검색이 이 추천과 노하우와 맥이 통합니다. 테마검색이나 실세계검색은 별 생각없이 막던졌던 용어인데, 지금보니 추천/노하우의 전형입니다. 그런데, 이 추천과 노하우 (또는 테마검색과 실세계검색)이 합쳐지면 'Act-How'가 됩니다. 앎으로써의 지식이 아닌 행함으로써의 지식.

 ** 참고. 박상민씨의 '소프트 한국'이라는 제목으로 현재 6편까지 연재되어있습니다.
 1. 소프트웨어, 공포와 잉여 
 2. 영웅이 탄생하기 힘든 나라
 3. 실무형 인재란 없다!
 4. 세상을 바꾸는 '잉여인'
 5. 지식의 역사, 소프트웨어
 6. 안드로이드? 진짜는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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