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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온라인 활동의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 Narrow Down

 2009년도부터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사용했으니 2년이 넘게 트위터가 내 주력 온라인 활동 공간이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트위터를 나의 유일한 주력 공간이라 부를 수는 없다. 트위터를 사용한 처음 1~1.5년 동안은 트위터가 공적인 활동과 사적인 활동 모두를 담당했다. 한참 재미를 붙이던 시절에는 하루에 100트윗이상도 해서 친구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많았는데, 최근에는 특별히 여행을 가서 (제주에 거주하니 그냥 산책/산행정도지만) 포스퀘어에 체크인하거나 인스타그램으로 사진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은 요즘은 하루에 10트윗도 못하는 것같다. 그런데, 4Sq나 인스타그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트윗도 기사리트윗 (최근에는 미디어다음에서 리트윗)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간혹 긴 생각을 (컨텍스트없이) 짧은 글로 남기는 경우가 있다. 그외의 개인적인 활동이나 생각은 페이스북에 업데이트하는 것같다. 그러니까, 공적인 글은 트위터에 사적인 글은 페이스북에 올리는 셈이다. 처음 페이스북을 시작할 때는 (물론 가입후 오랜 시간이 흐른 후) Zynga의 마피아워즈 등의 게임을 하기 위해서 일면식도 없는 이들을 친구 목록에 추가했었지만, 1000명 이상의 그런 인물들을 정리한 후에는 고향, 학교, 회사 동료들만 친구목록에 남아있다. (예외도 있음.) 그렇게 정리된 후에는 트위터에 올리는 IT이슈라거나 정치/사회이슈를 자동으로 페이스북에 연동받는 것도 꺼려져서 트위터-페이스북 연동마저 끊어버리고, 순전히 개인적인 사진이나 생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

 극히 사적인 얘기를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하니 자연스레 트위터의 활동도 많이 줄었다. 그런데 순전히 페이스북이 나의 사적인 공간이 되었기 때문에 트위터에서의 활동이 줄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상하게 트위터에서 새로운 기능을 선보일 때마다 나는 점점 트위터의 대중에게서 멀어지는 것같다. 처음 공개 타임라인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모든 이들의 글을 볼 수 밖에 없었다. 팔로잉이 적던 시절에는 거의 모든 글을 확인했고, 팔로잉이 수백, 수천을 넘긴 시점부터는 트위터에 접속한 시점에 올라온 트윗들만 확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랜덤하게) 모든 사람의 글을 확인했다. 그런데 때마침 트위터에 리스트 기능이 소개되었다. 나도 몇몇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국내외 뉴스전문리스트, 외국의 기술뉴스 리스트, 오랜 지인들 리스트, 그리고 지금 다니는 직장의 동료들 (일면식이 없는 모든 전현직 포함) 리스트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공개타임라인과 여러 리스트를 돌아가면서 글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내 생각이 틀렸음이 증명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리스트가 소개된 이후에 나는 동료리스트의 글만을 보게 되었다. (테크뉴스는 별도의 트위터계정을 통해서 계속 확인했지만, 요즘은 이것도 거의 하지 못 한다.) 4000명의 공개팔로잉이 아닌 500명 (리스트는 최대 500명 수용)의 동료들의 업데이트만을 확인하는 단계로 내 트위터 활동은 축소되었다. 사실 (동료) 리스트를 사용하면서 단순히 더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업데이트를 본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더 관계가 옅은 이들의 일방적인 리트윗들을 보지 않는다는 장점이 더 컸는 것같다.

 그런데, 최근에는 나의 트위터 공간이 더 좁아들었다. 바로 Activity 기능이 소개되면서 더 이상 동료리스트에도 접속하지 않는 것같다. 예전에는 멘션을 확인하기 위해서 멘션과 리스트 사이를 왔다갔다했지만, 지금은 그냥 Activity에 디폴트로 접속한다. 내가 올린 글에 반응한것들만 확인하는 단계가 된 것이다. 처음 공개 타임라인을 사용할 때는 수많은 (모르는)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때로는 오지랖넓게 멘션도 주고받고 또는 리트윗도 하곤 했는데, 리스트를 사용하면서부터는 동료들이 올린 글에만 거의 반응을 했는데,... 지금은 멘션 자체가 사라져버렀다. 트위터의 개인화 기능들은 당연한 흐름에서 나온 결과물들이지만, 그것들이 오히려 트위터의 본질을 훼손한 것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만약 내가 타임라인에서 리스트로, 리스트에서 액티버티로 내 활동의 반경을 줄렸듯이, 다른 분들도 비슷하게 활동반경을 줄려나간다면... 더이상 다른 이의 글/트윗을 읽고 멘션/리트윗을 하지 않게 되는 시점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정보전파자로써의 트위터의 기능이 퇴화되어버리지 않을까? 컨텍스트의 부상과 함께 개인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였다. 그러나 이것이 트위터의 심장을 겨루게 될줄이야... 나만 그런가? (추가) 그런데, 페이스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아직 트위터만큼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에서 타임라인 기능 (아직은 베타서비스이고, 수동으로 활성화시킨 경우에만 사용가능)을 선보인 이후에 지인들의 모든 업데이트를 열람하는 뉴스/실시간피드화면보다는 내가 적은 타임라인에 혼자 흐뭇해하고 단지 내가 올린 글에 대한 댓글 및 라이크 등의 노티피케이션에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타임라인이 기본 화면으로 생각한지도 시간이 좀 지났지만, 아직은 전체 뉴스피드를 자주 확인해보고 있는 것이 그나마 트위터보다는 나은 점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친구의 수를 줄인 이후에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그래도 잘 보여야할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괜한 꼬투리를 잡힐 얘기는 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 말은 취소. 페이스북에서 위험한 발언은 좀 했음.) 그리고, 아직은 구글+가 페이스북에 큰 위협은 될 것같지 않다. 단순히 내가 아직은 구글+를 적당한 활용처를 못 찾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긴 글은 블로그/티스토리에, 가벼운 글은 페이스북에, 남의 글은 트위터에... 그러면 구글+에는 뭘 담아야할까? 구글+가 블로그를 대체하기에는 오픈니스가 좀 부족하고, 가벼운 글을 올리기에는 (오프라인 중심의) 친구들이 너무 부족하고, 관심기사를 담기에는 너무 장황하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더 넓어지고 더 강력한 기능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그럴수록 내 활동 반경은 더 좁아진 듯하다. 티스토리-트위터 이중구조일 때보다는 티스토리-트위터-페이스북 삼중구도일 때 나의 온라인 활동이 더 줄어들었고, 리스트-액티버티 등의 기능이 추가되어 그것에 적응할수록 내 관심의 범위도 더 좁아져버렸다. ... 그냥 이런 고민 (이게 왜 고민이 될까?)이 생겨서 글을 적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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