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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시대의 종말 시대의 개시 Thoughts under Market Cap.

 과연 나는 이 글을 어떻게 적어나갈 것인가? 아침에는 오늘도 적을 좋은 주제가 떠올랐다고 신났지만 지금은 그때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렸다. 단지 남아있는 것은 아침에 올린 "애플의 시가총액이 MS, HP, 델을 합친 것과 거의 맞먹는다고 한다. 그냥 제품을 찍어내서 판매하던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고전 산업화의 종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될 듯." 트윗밖에 남아있는 실마리가 없다.

 2010년에 애플은 IT업계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 아래의 캡쳐화면에서 보듯이 2010 년초에 애플의 시가총액이 구글의 그것을 따돌리기 시작해서 5/6월경에는 업계의 확고부동의 1위였던 MS의 시가총액도 뛰어넘었다. 그 이후도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애플의 상승세는 여전하고, 반면 구글과 MS는 진정/하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제공: Wolfram Alpha) 물론, 현재 전체 산업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은 미국의 석유회사인 Exxon Mobile이다. (참고) 애플은 엑손모빌에 이은 세계 2위 기업이고, IT업계만을 국한하면 세계 1위 기업이다.

 
 오늘 아침에 재미있는 뉴스가 인터넷에 올라왔다. 바로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제공: Wolfram Alpha), 애플의 시가총액이 MS와 Dell과 HP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과 같아졌다는 기사였다. 실제 위의 링크를 따라가 보면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00B이고, MS 200B, HP 70B, Dell 30B다. (현상태로는 애플의 시가총액이 나머지의 합보다는 조금 작다.) 

 
 이 결과를 보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침에 그냥 제품을 대량으로 (산 가격에) 찍어내어 시장에 내놓으면 그냥 막 팔려나가던 그런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가 종언되었다는 트윗을 했다. 1997년으로 시계를 되도려보자. 다음의 CNET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Dell Computer의 창업자/CEO인 마이클 델은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복귀에 대해서 '애플은 회사를 파산시키고, 자금/현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된다.'라고 비판을 했다. 그 이후의 과정은 모두 잘 알고 있다. 애플은 투명 케이스의 iMac의 성공을 시작으로, iTunes,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앱스토어 등의 성공으로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IT업계의 1위가 되었다. 여전히 PC점유률에서 애플은 10%를 밑돌고 있지만, 제대로된 수익을 내는 기업은 애플밖에 없다. 나머지 HP나 Dell은 박리다매로 팔기는 하지만 수익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10여년 전의 공공의 적 MS 천하를 기억한다면 현재 MS는 굴욕의 시기를 보내는 거나 다름이 없다. 여전히 OS와 오피스 제품군 등에서 수익은 내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별로 흥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저력과 자금이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어떤 모습/시도를 보여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역사란 참 재미있다. 전화위복이나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여전히 통용되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미래 성공의 최대 적이 과거의 성공이다라는 말이 참 절감한다. 역으로 실패는 성공의 어미니다라는 말도 여전히 뼈에 사무친다. 

 그런데, 나는 애플의 성공을 보면서 기존의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종언을 고했다. 왜 그랬을까? 지금 이성적 설명을 늘어놓을 자신이 없다.냥 아침에 저 기사를 보는 순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사실 애플의 제품/서비스군을 합치면 MS와 델/HP의 그것과 거의 100% 일치한다. 차이점은 한 곳은 전체를 하나로 묶어서 제공하고, 나머지는 각자의 전문분야에 최적화되었다는 점정도가 다르다. 그리고, 애플의 제품/서비스 라인업은 참 단순하다. 업계 1위 기업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제품의 종류가 한정되어있다. 지금은 제품라인업이 더 넓어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에 비해서 다른 기업들은 사람들의 기억에 조금의 뇌리도 남길 수 없을만큼 많은 물건을 만들어매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The Joy of Tech에 올라온 아래의 만화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윈도우의 제품군은 9개정도였는데, 애플의 제품군은 1개인 것을 풍자한 그림이다. 이걸 보면, 마치 애플이 대량생산에 능한 기업처럼 보이지만, MS/델/HP가 대량생산의 대표 기업이다. 애플은 HW, SW, 서비스 등의 통합된 솔루션을 개발판매하는 회사이고, MS 등은 특화된 제품만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다. 그런 면에서 애플은 마치 과거의 장인/도제 시스템처럼 보이고, MS 등은 공장식 대량생산을 생각하게 한다.

출처: The Joy of Tech


 그런 의미에서, 이런 세개 기업의 시가총액합이 애플의 그것에 밑돈다는 것은 공장식 대량생산의 몰락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지 시가총액은 여러 현상 중에 하나만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래서 너무 앞서가서 과대포장할 필요는 없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액의 많고 적음이 제품/서비스의 본질을 설명해주듯이, 기업에게 시가총액 또는 주가는 그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주가가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치를 나타내는 지표이므로 현재가 아닌 미래 흥망의 인덱스라는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 과연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의 시가총액 Market Cap이 미래를 그대로 보여줄 것인가? 만약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가 종식되었다면 앞으로는 어떤 사회/미래가 펼쳐질 것인가? 과연 수세기 전의 도제와 장인제도로 회귀할 것인가? 창 궁금하다. 그리고, 아침에 떠올렸던 생각으로 후발주자들이 선발주자나 선두기업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그들의 최고의 전략이다. 그러나, 선두기업의 철학이나 컨셉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그들의 모습만 따라한다면 후발업체들의 생존도 보장할 수가 없다. 후발주자들이 선발주자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좋으나, 그에 더 해서 그들만의 독특한 철학과 문화를 정립해야 한다. 그런 기업은 비록 규모가 작더라도 더 밝은 미래가 그들의 앞에 펼쳐져있다. ...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도 이 업계에서는 2위 기업이다. 그런데, (물론 잘하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내가 우려하는 그런 전략, 즉 자신만의 개성이 없는 그런 선택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기 때문에 (지금은 시장상황이 좋아서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늘 불안하다. 분발 좀 하자. 너만의 모습을 좀 가져보자. Be Daumish, not Nave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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