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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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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슬프게 하는 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사람은 죽어서 어록을 남긴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합니다. 언제부턴가 부고기사와 함께 고인의 어록을 정리해서 올리는 것이 트렌드가 된 듯합니다. 고 신해철씨의 부고 이후에도 그가 내뱉았던 많은 주옥같은 말들이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뿐만 아니라 메이저 신문사에서도 그가 했던 말을 다시 전하고 그 뜻을 되새깁니다. 안타까운 현실지만 그의 어록의 생명력이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대한민국민들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런 어록 기사/글들 중에서 저는 슬프게 하는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겨레 신문에 실렸는데 (어쩌면 다른 ..
불쌍한 사람들 최근에 앱 하나가 기사에 소개됐다. 앱에서는 속풀이라고 표현했지만 회사에 관한 또는 근무하면서 발생한 여러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뒷담화를 하는 익명게시판 서비스인 팀블라인드라는 앱이다. 기사가 나왔을 때는 다음은 게시판에 포함돼있지 않았는데, 그저께 다음도 서비스에 포함되어, 앱을 설치해서 바로 가입했다. (내가 이미 글을 적었는지 댓글을 달았는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날 감시하는 사람들이 있을테니… 그리고 적더라도 길게는 안 적을 예정임. 내 문체는 내 개인정보처럼 모두에게 식별되기 때문에) 아직 서비스 초기라서 회사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을테지만 그래도 벌써부터 가입해서 열심히 글을 적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많다. 익명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조금 과격한 표현도 있고 또 반대편에 선 사람들도..
하지 않을 자유 사람들은 가볍게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고 조언을 한다.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마라'라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이 좀 어렵고 무모할 때는 반대와 우려 썪인 격려를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나무라거나 재촉하는 경우가 많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할 자유가 있듯이 하기 싫은 일을 피할 자유도 있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를 스스로 리마인드시키듯이, 내가 정녕 피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도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없듯이 하기 싫은 일을 모두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택의 순간에 조금더 빠르고 바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행함의 자유와 하지 않음의 자유.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
왜 있냐고 묻는다면 그냥 웃지요 늘 회사에 비판적인 글을 적다보니 '그렇게 회사에 불만인데 왜 계속 다니냐?'라는 질문을 간혹 받기는 한다. 나도 궁금하다. 그래서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련다. 솔직히 말해서 당장 갈 데가 없다. 능력이 부족하고 인맥이 좁고 의지가 빈약해서 그런 것같지만, 마음이 혹하는 제안을 받지도 않았고 당장 이곳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해둔 곳도 없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고 있지도 않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나를 헌터형으로 생각하는데, 실제 나는 엄청난 농부형이다. 미래를 결정하는데 적당한 대안이나 계획도 없이 무턱대고 야생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거다. 당장 대안을 만들어놓지 않은 상황에서 불만이 있다고 해서 뛰쳐나가는 것은 만용이다. 물론 그냥 뛰쳐나가면 살길이 생긴다. 페이스북에 댓글도 남겼다...
그러면 교육에 미래는 있는가? 3주 전에 주제 넘게 '교육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도발적인 글을 적었습니다. 그 글의 요지는 우민화, 즉 생산적인 근로자 양성을 목적으로 했던 근대 교육체계가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 미래의 사회에 맞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래가 창의적인 인재를 요한다면 그런 인재를 키워내는, 아니 학생들이 그런 인재로 자라나게 하는 환경을 준비하면 됩니다. 근대 우민화 교육의 종말을 선언했을 뿐, 교육 그 자체의 효용성이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저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학생들이 실생활에서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죽은 지식을 흡수하도록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경험을 스스로 창조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버려둔다는 말의 함의는 그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
플랫폼의 조건 현재의 많은 서비스들이 플랫폼 Platform을 지향합니다. 플랫폼으로 성공한 서비스들도 많지만, 그보다 더 많은 서비스들은 플랫폼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접었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플랫폼으로써의 서비스를 넘어서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에코시스템으로의 진화에 대한 논의 또는 환상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아이팟이나 아이폰은 그냥 음악플레이어 또는 전화기라는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도 단지 음악 및 앱들을 추천/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로써의 플랫폼입니다. 아이폰이나 맥을 돌리는 iOS나 MacOSX 등도 일종의 소프트웨어/OS로써의 플랫폼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뭉쳐져서 그리고 사용자들의 참여가 합쳐져서 일종의 애플 에코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해야지 훌륭한 에코시스템을 만..
제주에서 4년... (나는 이제 관광객이다.) 작년에도 글을 적었는데 (다음에서의 3년 3 Years in Daum), 또 1년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지난해의 포스팅에서 크게 다를 바도 없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보낸 1년정도로 평가하면 됩니다. 무난함이 제 인생을 설명하는 유일한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4년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면서 점점 한계에도 부딪힌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삶이 도전이 아니라 일상이 되면서부터 그날이 그날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냥 주어진 24시간 이상의 의미를 갖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주말에 애월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문득 스쳐간 생각이 있습니다. 제주에 내려온지도 4년이지만 나는 제주에서 어떤 사람인가?라는 의문이었습니다. 뭍사람들은 제주하면 관광지로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4..
내가 꿈꾸는 '다음' Dreaming Daum. 제주에 몇 년만에 찾아온 화이트크리스마스지만, 전 그래서 집에 갇혔습니다. 누구 만날 사람도 없고, 그냥 쓸쓸히 이 고독을 음미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일러를 껐더니 방안에 한기마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부터 1월 2일 (일요일)까지 장기휴가에 들어갑니다. 물론, 다음주중에는 다시 회사에 나가서 밥도 먹고, 생각나는 일들도 다시 점검하고, 또 내년을 구상하겠지만, 어쨌던 형식상 장기휴가에 들어갑니다. 지난 주에도 말했지만, 다음에 입사 이후에 수행했던 여러 프로젝트와 서비스들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시간을 먼저 가질려고 했지만, 어제부터 또 다른 글에 대한 욕구가 밀려왔습니다. 제가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이 회사 '다음'에 대해서 처음부터 가졌던 안타까움과 바램을 적어보고 싶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