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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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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엘리트와 민주화 일부 어리석은 자들이 오용하지만 민주화의 숭고함은 절대 훼손되거나 변질되지 않는다. 현재 민주주의가 완벽하다는 의미도, 더 나은 체제가 없다는 얘기도 아니다. 민주화는 그 자체로 숭고하다는 뜻이다. 민주화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정치사회사적인 의미는 잘 모르겠다. 그런 것은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나올 것이다. 나의 옅은 지식으로 민주화는 접근권의 개방이라 생각한다. 정치에서 민주화는 일부 특권층이 아닌 모든 자격을 갖춘 시민들이 정치/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을 얻은 것이고, 지난 대선에서 국민을 현혹시킨 경제민주화는 모든 대중들의 음식(부)에의 접근권, 즉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같은 식으로 기술의 민주화는 기술, 이 글에서는 PC/모바일 또는 인터넷의 접속권을 뜻한다. 누구나 불평등없이..
바보들의 행진 (대한민국 미디어 환경의 변곡점이 찾아왔다.) 이번 사건은 개인들에게도 큰 상처를 줬지만 대한민국 전체에도 또 큰 상처를 남겼다. 사고 당사자의 트라우마, 가족친지들의 슬픔, 그리고 국민 전체의 불안감... 지금은 모든 살아남은 자들의 무덤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런 글을 적어야 하는가?라는 의문도 있지만 기록은 남겨야겠기에 생각을 정리한다. 사건이 경과하면서 계속 눈에 띄는 것은 언론들의 바보짓이다. 대형 오보가 하루를 멀다하거 터져나온다. 기본적인 사실확인이나 의견에 대한 비판/의심이 없이 그저 누군가 불러주는대로 적어나가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냥 속도 경쟁에서 이기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치킨런을 보는 듯하다. 그 끝은 낭떠러지일 뿐이다. (굳이 따로 오보를 정리하지는 않겠다.) 인터넷이 등장하고 각종 소셜미디어가 생겨나면서 언론에 위..
포스트 테일러 시대에 살아남기 지난 주 후배 장례식장을 다녀오면서 오랜만에 지도교수님을 만나서 점심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2학기 중에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학부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공학입문 수업 시간에 특강을 한 번 하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수업시간이 월요일이라서 (주말에 고향집에 갔다가 월요일에 수업참여하는 일정)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생이 아닌, 아직 산업공학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학부1년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내용을 강의하면 자칫 너무 어려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게 되거나, 아니면 반대로 내가 스스로 비판하는 내용없는 수박겉핥기식의 내용만 전달할 것같아서 망설여집니다. 인터넷 트렌드를..
온 페이스북, 아이엠. 일전에 적은 '대한민국의 페이스북 사용자 연령분포'에서도 보여지듯이 참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전체 인구 대비로는 20%정도 밖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젊은층은 대부분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가입만하고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겠지만, 페이스북을 통해서 수많은 연결이 완성되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밤에도 문득 '어느 순간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페이스북 상에 존재하는 것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페이스북 친구가 500면이 채 되지 않으니 모든 지인들과 친구를 맺은 것도 아님은 확실하지만, 순간순간 아는 사람들이 여기 다 있네라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리고 간혹 전혀 모르는 사람의 프로필을 볼 때 뮤츄얼프렌드에 누군가가 존..
인터넷과 사고 Edge.org에서 세계의 석학 150명에서 '인터넷이 당신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꿨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그들이 짧은 답변/에세지를 엮은 책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를 최근에 읽었습니다. 각자의 전문분야 및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가지각색이었습니다. 답변은 크게 5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답변이 다수를 포함하고 있지만, 역으로 부정적으로 바꿨다는 답변도 눈에 띕니다. 그 외에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양상은 달라졌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답변들도 있고, 뭔가 바뀐 것같은데 그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아니면 변화시킨 것이 아닌지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는 불가지론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질..
미국 수정헌법 1조. 책이나 인터넷 글을 읽어보면 간혹 수정헌법 1조가 자주 언급된다. 여기서 수정헌법이란 미국의 헌법을 뜻한다. 미합중국 건립시에 작성되었던 제헌헌법이 시대의 요구사항에 맞춰서 몇 차례 수정이되었는데, 그렇게 수정된 헌법을 수정헌법이라 부른다. 특히 수정헌법 1조가 '표현의 자유' 때문에 자주 언급된다. (참고로, 대한민국 헌법 1조는 지난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 뇌리에 깊이 들어왔을테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고 2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최근에 읽고 있는 '불편한 인터넷'에서 인터넷 상에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평판, 표현의 자유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고, 제프리 스톤이 적은 제 10장 '프라이버시, 수정헌법 1조, 인터넷..
우리 매일 보잖아요. 오랜만에 대학 선배를 만났습니다. 몇 해 전에 선배도 제주도에 잠시 살았었는데 그때는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주에 일이 있어서 내려온 김에 잠시 얼굴을 봤습니다. 30분 정도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가 선배가 다른 곳에 볼 일이 있어서 헤어졌습니다. 헤어지면서 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라고 배웅 인사를 했는데, 선배는 '우리 매일 보잖아'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 '우리 페이스북 친군데..'라며 말을 끝냈습니다. 그렇게 선배는 떠났지만 마지막 말은 계속 머리 속에 남습니다. 기차나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인간들의 물리적 이동 거리가 길어졌습니다. 가능한 이동거리는 길어졌다지만 그래도 자주 만날 수는 없습니다. 그러던 것이 전신이 발달하고 전화가 보급되면..
김종욱찾기 영화 '김종욱 찾기'는 아련한 기억 속의 첫사랑의 연인인 김종욱을 찾아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의 일상 속에도 그런 김종욱같은 사람이 있다. 물론 이 글에서 김종욱을 첫사랑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글의 기본 내용은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것인데, 결정적으로 글로 표현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모든 전문가가 전문가는 아니다'라는 문장이 문득 떠오른 때다. 그렇다. 이 글에 말하는 김종욱은 나만의 전문가를 의미한다. 그저 유명하고 권위가 있는 인물이 아닌 내 주변의 전문가를 찾는 프로젝트가 바로 코드명 김종욱이다. (물론 실제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어느날 우리에게 찾아온 이후로 다양한 서비스들의 역습을 경험했다. 1996년 대학이란 곳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이메일 계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