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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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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 대해서 On Planning 나름 테크기업에서 일하다보니 가끔 듣는 얘기가 있다. 외국의 유수 테크기업들은 기획자라는 포지션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데, 한국에만 특이하게 기획자라는 직군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한국에서 기획자들의 역할을 대략 생각해보면 개념을 디벨롭해서 서비스/제품을 디자인하고 프로젝트의 일정을 관리하면서 결과물에 대한 품질 검수(때론 운영)까지 다양한 일을 한다. 그런데,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은 서비스 회사에서는 개발자들이 (직접 프로토타이핑하면서) 개념을 디벨롭하고, (중간) 매니저들이 일정이나 리소스 관리 정도를 해주고, 자동화된 테스팅 툴이나 특화된 QA 조직에서 품질검수를 해준다. 애플같은 회사에서는 개념 디벨롭이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권한이 넘어가있다는 특징도 있다. 이렇게 보면 기획이라는 특화된 직군이 필요가 ..
속도와 방향 간혹 TV강연이나 블로그 등에 좋은 글이라고 소개된 것들을 보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목표한 바가 확고하다면 믿고 느리더라도 묵묵히 가라는 메시지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저 이미 성공했던 사람들의 자기 방어에 불과하다. 요즘과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는 방향보다 속도가 더 중요하다.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올바른 방향을 처음부터 알 수가 없다. 재벌가의 자녀로 태어나거나 어릴 적부터 악기나 운동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지 않는 이상 사람이 성공하는 방향을 절대 알 수가 없다. 어느 게 맞는 방향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공허한 울림에 불과하다. 방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하다. 느..
완벽에의 집착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어도 완벽을 한 번쯤은 꿈꿔본다. 주어진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그런 만능인이 된다거나 자기가 만든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을 상상해본다. 시험을 치를 때는 채점하기 전까지는 마치 만점을 받은 것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고, 몇 만 라인의 코드에 버그 하나없이 자연스럽게 실행되는 것을 상상하기도 한다. 완벽을 향한 동경 또는 집착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서비스를 새롭게 만들 때도 기획자들도 완벽을 꿈꾸는 듯하다. 모든 사용자들의 니즈를 모조리 파악해서 만인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그런 서비스를 꿈꾼다. 그래서 가능한 모든 기능을 생각하고, 이것만 추가되면 서비스가 완벽해질 거고 사용자들은 즐겁게 사용할 거야 등과 같은 망상에 빠져든다. 한 번 망상에 빠져들..
기획은 참 좋은데... 개발은 참 잘하는데... 요즘 기획 회의에 자주 들어갑니다. 기획자뿐만 아니라 개발자들도 함께 모여서 그동안 내부에서 논의된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저는 그냥 옆에서 듣고만 있는데 그냥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그냥 기획은 참 좋은데 왜 그런 불안감이 올까요? 기획자들은 몽상가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세상은 참 긍정적입니다. 꿈꾸는 모든 것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질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불안합니다. 개발자들은 참 현실적입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만 나오면 바로 달려듭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또는 바로 해결해줄 수 있다는 것을 기획자에게 말해주고 싶어서 안달입니다. 특히 예쁜 기획자 앞에서는 더 자신만만해집니다. 그래서 불안합니다. 기획자와 개발자가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것을 듣고 있으면 ..
서비스 개발 방법론 지난 연말에 신규 서비스를 위한 기획회의에 참석한 직후에 적고 싶었던 글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을 적고 싶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일반론이지만 정리해두면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처음부터 제대로된 컨셉/기획안을 만들어서 빈틈없는 개발을 하거나 빠르게 개발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에 맞춰서 빠르게 수정보완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적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한문장이외에 덧붙일 내용도 없었기에 그냥 글을 적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가지 더 생각나서 글을 완성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새로운 방법론이라기보다는 앞서 말한 기획중심의 개발과 개발중심의 기획을 확장/변형한 방법론입니다. 성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관념 속의 기획자들 회사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들을 새롭게 추가하지만 모든 것이 성공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많은 돈을 투자한 프로젝트도 최종 단계 또는 런칭을 한 이후에 성과가 별로 좋지 않으면 투자한 자금을 순손실로 처리하고 접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만든 서비스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완소 아이템/서비스가 되는 경우도 간혹 본다. 왜 어떤 서비스는 성공하고 또 비슷한 다른 서비스는 실패하는 걸까? 하이컨셉 하이터치 시대에 참신한 컨셉/개념의 부재, 친근한 터치의 부재, 또는 부적절한 전략적 타이밍 등을 예전 글에서 말한 적이 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실패하는 서비스는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필요할 것같은 것을 내놓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런..
기획은 공학이 아니잖아요. 2주 전에 최근에 런칭한 서비스에 대한 향후 방향성 및 기능보강을 위한 워크샵이 열렸습니다. 제가 직접적으로 참여해서 만든 서비스는 아니지만, 사내에서 이래저래 쑤시고 다녔더니 '그러면 니가 직접 해봐'라는 식의 오더가 내려온 듯합니다. 그래서 20명정도의 서비스 담당자와 마케팅, 개발, UX 담당자들이 모여서 1박2일 동안 열띤 토론을 버렸습니다. 먼저 참가자 별로 해당 서비스에 대한 3분 스피치를 하고, 비슷한 내용의 사람들끼리 3개조로 나눠서 더 구체적인 안을 내도록 했습니다. 그런 후에 취합된 내용을 모두에게 발표를 하고, 또 각 서비스 개념/방향에 대해서 칭찬/비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UX팀에서 워크샵을 주관을 했습니다.개별 조모임을 시작할 때, 사내외에서 IT기술트렌드에 말빨이 있으신 유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