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OM'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9.02 포스트 테일러 시대에 살아남기
  2. 2013.08.20 BITOM의 세계로
Share           Pin It

지난 주 후배 장례식장을 다녀오면서 오랜만에 지도교수님을 만나서 점심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2학기 중에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학부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공학입문 수업 시간에 특강을 한 번 하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수업시간이 월요일이라서 (주말에 고향집에 갔다가 월요일에 수업참여하는 일정)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생이 아닌, 아직 산업공학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학부1년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내용을 강의하면 자칫 너무 어려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게 되거나, 아니면 반대로 내가 스스로 비판하는 내용없는 수박겉핥기식의 내용만 전달할 것같아서 망설여집니다. 인터넷 트렌드를 정리해서 발표하기에도 학부 1년생들에게는 적합해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습니다. 때마침 국책사업인 BK에서 산업공학과가 홀대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했었고, 학과 내에서 스스로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내용으로 발표하면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학부 1년생들에게 적합한 내용이 아닙니다. 아직 산업공학을 맛도 못 본 이들에게 산업공학은 망했다라는 식의 비판을 들려주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시대가 변했는데 여전히 전통적인 산업공학을 고수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올가미를 쒸우는 행위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산업공학이라는 마성에 깊이 빠지기 전에 현실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그네들의 일생에 도움이 될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발표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제목은 짧게 'Survival'로 정했습니다. 제 블로그를 오랫동안 보신 분들은 저의 2013년의 목표를 '살아남기'로 정한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살아남기'라는 말이 어쩌면 포스트 테일러 시대를 살아가는/살아갈 세대들에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얘기해주기에 적합한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입에는 저의 학부태생, 현재 사는 곳, 직장 및 업무에 대한 설명입니다.) 피카소가 말했듯이 모든 창조의 시작은 파괴입니다. 산업공학을 전공하기로 마음을 먹을 학생들에게 산업공학을 철저히 부숴뜨려주는 것은 그들 나름의 산업공학을 정립하는데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산업공학과는 잘 알다시피 프레더릭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과 포드의 대량생산이 시초입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미덕이었고, 그래서 규격화 효율성 최적화라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1~20년 사이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를 생각해보면 그런 전통적인 산업공학의 키워드가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삽입된 내용은 교수 or 삼성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부실대학도 퇴출되고 어쩌면 국가부도도 현실화되는 시대에 살면서 철밥통이라는 교수나 공무원도 안전한 직업이 아니고, 그렇다고 현재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삼성도 10년 후에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런 산업화의 테일러 시대를 종언시킨 동인은 잘 알듯이 인터넷, 모바일, 그리고 Bitom (참고. BITOM의 세계로)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인터넷은 오프라인에서 디지털화가 가능한 것들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컨텐츠, 유통 및 금융 등)을 파괴했습니다. 이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책이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과 프리입니다. 이후에 등장한 모바일은 인터넷의 디지털화를 진일보시켰고, 우리의 생활패턴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로 Internet of Things, 3D 프린터, 팹랩, 공유경제 등에서 보여줬던 비트화의 재아톰화는 전통 산업의 모습을 완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대량생산 대샹소비가 아닌 커스터마이제이션과 오픈소싱으로 대변되는 탈테일러시대에는 더이상 규격이나 최적화가 아니라 다양성과 통합이 더 중요한 미덕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런 탈테일러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래도 몇 가지 힌트는 주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다양한 활동에 해보라는 조언입니다. 특히 대학생 시절에 (요즘은 알바에 모든 시간을 빼았기지만) 다양한 문화 예술활동을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첫번째는 나중에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삶에 균형을 주는 안식을 제공해줄 수 있고, 또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서 그 속에서 불편한 점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개선해가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는 인생의 목표를 정하라는 것입니다. 테슬라 모터스의 Elon Musk와 아마존의 Jeff Bezos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산 증인입니다. (상세 설명 생략) 어렵겠지만 인생의 목표를 정할 때 가장 먼저 당위성 (have to)를 생각하고, 다음으로 어떻게 (able to), 마지막으로 무엇을 (love to)를 생각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쉽지 않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무엇을에서 시작하면 결국 큰 그림없이 그저 바쁘기만 할 것입니다. 

세번째로는 (어렴풋하더라도) 목표를 정했다면 그것과 관련된 지식과 트렌드를 꾸준히 축적하라고 조언합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다음이나 네이버의 탑 화면에 피쳐링된 기사정도는 읽을 것입니다. 간혹 특정 분야 (예, IT)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섹션탑의 기사들을 읽어볼 것입니다. 그러나 목표를 정했다면 누군가가가 피쳐링한 그런 기사들 뿐만 아니라, 하루에 올라오는 모든 기사 (전체기사)를 훑어보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종합적이면서도) 선별적으로 습득해야하고, 또 국내 기사뿐만 아니라 외신 (IT쪽은 왜곡이 덜 심하지만, 최근에는 특정 대기업 또는 그들의 경쟁사 관련 기사에서 왜곡이 심하기 때문에) 기사들도 확인하고 전문 블로그/매체의 기사들도 꾸준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RSS를 구축하는 것도 좋지만, 잘 만들어진 큐레이션 피드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전체를 재확인하고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관련된 서적을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에 일본의 어느 상점 입구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적어도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진학한 학생들이라면 대를 이을 가업이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면 경영학이나 해당 기술 관련 학과에 진학했어야 했고, 잘 나가는/유명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면 또 그것에 맞는 진로를 선택했을 건데, 산업공학과는 가업과는 많이 무관한 학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길을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해주고 싶었고, 그것보다는 아직은 대학생으로 여전히 부모님께 기댈 수 있는 나이입니다. 그렇기에 부모님을 담보로 두고 다양한 삶에 도전해보라는 조언을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습니다.

===

아직 두달이 남았기 때문에 내용이 조금 변경될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바뀔 것같지는 않습니다. (2013.11.04에 수업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댓글을 달아 주세요

BITOM의 세계로

Tech Story 2013.08.20 19:24 |
Share           Pin It

제목만 적어놓은 글에 살을 붙이려 합니다. 오래된 생각이지만 글은 즉흥적으로 적겠습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등장 이후 최근 우리는 디지털 경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근 20년 간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에 인간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로는 다시 온라인을 올라인으로 전이시키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모바일투게더, 모바일퍼스트, 모바일온니로 이어지는 흐름은 모든 것이 모바일로 통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피상적으로 그렇게 모바일로 수렴되는 걸로 착각했다. 그러나 더 많은 증거자료는 모바일이 끝이 아니라 단지 중간 과정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모바일은 단지 그 끝을 향해가는 매개물일 뿐, 그 끝이 아니다. 나는 지금 모바일퍼스트나 모바일온니에 목숨을 거는 사람/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려 한다.

시작이 오프라인이었으면 그 끝도 오프라인이다. 그러나 시작의 오프라인과 끝의 오프라인은 같지가 않다. ATOM의 시대가 BIT의 시대를 거치면서 새로운 시대로 가고 있다. 그것을 나는 단순하게 BITOM이라 명명하겠다. BIT가 ATOM을 대체할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BIT가 ATOM과 강하게 결합되어 BITOM을 만들어낸다. 모바일은 BITOM의 촉매제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어느 인터뷰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 대신 '어떤 것들이 변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10년동안 나도 변하는 것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웹의 시대에 적절히 편승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폰의 등장과 이후의 삶을 예견하지 못했었다. 그러니 모바일의 세상에서 급변하는 트렌드를 쫓느라 핵심을 놓쳐버렸다. 베조스가 말했던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이 변하는 것만을 집중했다. 대지가 아닌 흔들리는 나무와 잡히지 않는 바람에 정신을 놓아버렸다.

BIT로 대변되는 디지털의 시대 그리고 모바일의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ATOM이다. 구매의 수단이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먹고 마시고 입고 잔다. 유희의 공간이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웃고 울고 즐기고 괴로워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ATOM은 목적이고 BIT는 과정/수단이다. 이제는 이 둘이 결합할 때가 되었다. 물론 이제껏 결합된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이 많이 나왔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ATOM이 배제되어있었을 뿐이다.

일전에 1차 산업 없이 2차 산업이 존재할 수 없고, 2차 산업 없이 3차 산업이 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집중되고 있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에서의 모든 서비스들이 결국 1, 2차 산업의 터전이 없다면 결코 지속할 수가 없다. BIT가 우리의 실생활과 더욱 밀접해져야 한다. 앞으로 그런 서비스가 결국 대세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는 Internet of Things를 보면서 이 생각이 깊어졌다. 첨언하자면 아직까지는 IoT는 생활이 아닌 놀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를 읽으면서 이 생각은 확신이 되었다. 물론 BITOM의 시대에는 모두가 앤더슨의 주장처럼 현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 속속 등장하는 다양한 공유경제는 어쩌면 BITOM의 시대를 대변한다. 부침은 있었지만 자동차를 공유하는 집카는 전형적인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을 보여준다. AirBnB를 통한 집을 공유하는 것, Lyft가 보여준 통한 자가용 택시 사업, 테슬라의 모델S도 BITOM의 상징이다. 이들이 기존의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허상보다는 더 견고하다. 현실적 성공을 기준으로 트렌드를 평가할 수가 없다. 트렌드를 타지 않는 것이 진정한 트렌드의 승리자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결국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고 자야 한다. BIT만으론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자는 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자동차나 비행기의 모양이나 성능은 변하겠지만 공간을 이동한다는 개념은 변하지 않는다. BIT는 공간의 이동없이 연결해주겠다고 하지만 순간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나는 정반합을 좋아한다. ATOM이 BIT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ATOM이라는 정에 BIT라는 반을 만나서 결국 BITOM이라는 합에 이른다. 앞으로 수많은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현실에 바탕을 둔 것만이 살아남으리라 확신한다. 단지 나의 느낌이 아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주는 인간의 숙명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P.S., 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 글을 적는 것이 아니기에, 내 주장이나 인식이 맞는지 틀렸는지는 스스로 판단해보고 맞으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거부하면 그만이다. 그 정도의 능력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 정도의 수고는 해야지 자신의 지식이 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