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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22 30대의 눈물은 누가 닦아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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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정도가 지나고 글 하나정도만 적으면 모든 게 끝날줄 알았는데 여전히 힘듭니다. 그래서 글 하나 더 적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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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눈물이 많습니다. 겉으로 강해 보이지만 속으론 많이 여립니다. 그걸 감추려고 일부러 더 강한 척합니다. 혼자 영화를 보다가 슬픈 장면이 나오면 어느 샌가 눈물 한방울 떨굽니다. 주변에 조금 싫은 소리를 하고 나서 이내 맘이 편치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렇게 눈물을 흘릴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의 눈도 살피지 않고 그냥 막 쏟아내고 싶습니다. 몸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엉어리져있는데 그걸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출근을 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하루를 보내고, 휴가를 내고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뒹굴도 하고, 그리고 오늘은 아침에 사람들과 만나서 축구도 하고 그렇게 웃으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의 전대원님의 '30대의 눈물 "20대를 안아주고, 울고 싶다"'를 다 읽고 나서 그냥 감정이 북받쳐 오릅니다.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언제가 또 시간이 흘러서 비슷한 역사가 반복되어 오늘이 생각나면 또 눈물을 떨구게 되겠죠?

결과가 발표된 당일에는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에 나오는 '구멍난 가슴에'라는 노랫말이 귓가를 맴돌았는데, 이제는 박혜경의 '하루'에 나오는 '웃고 있어도 자꾸 눈물이 나요'라를 노랫말이 귓가를 맴돕니다.

3일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한번 붕괴된 멘탈은 쉬이 복구가 되지 않습니다. 인생에서는 롤백이 불가능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허탈, 분노, 측은, 그 다음에는 무기력... 시간이 흐르면서 감정선은 바뀌지만 여전히 엉어리는 그대로 남습니다. 지금의 심정으로는 다가오는 설명절에 고향에도 못 내려갈 것같습니다. 그 땅 -- 붉다 못해 시커멋게 타들어간 그곳 -- 을 어떻게 웃고 밟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일가친지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거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힘듭니다. 지금 느끼는 이 상실감과 패배의식은 그들에게는 승리의 기쁨일뿐인데, 어찌 그들과 웃으며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겠습니까? 당장 어머니께 전화하는 것도 두렵습니다.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고 무릎을 끓는 것같은 기분입니다.

지난 글에서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에 대한 경계를 했습니다. 그러나 저도 속으론 그런 비정상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패배의식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지금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건설적인 솔루션을 찾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냥 이후에 발생한 여러 사회부조리에 그냥 웃으며 난 어떻게든 살아남을테야하는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SLR클럽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속보> 스스륵 민영화에 적극동참선언...有'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서 갈등이 생긴다. 5년을 그냥 소시민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포기하지 말고 미래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하나 사이에서 갈등중입니다. 어제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사람들을 모아보자라는 생각도 했지만, 또 오늘은 한번 패한 놈이 무슨 힘이 있다고 나서길 나서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조금의 눈물만 흘릴뿐입니다.

SLR클럽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읽고 아래와 같이 적긴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진정 제가 하고 싶은 말인지 아니면 겉으로 강한 척 하려는 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여전히 아프다. 스스로 패배의식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사이에 진보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돌아본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건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은 너무 아프다. 샤워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가 50대이상과 20대를 제대로 안지 못했을까? 그건 어쩌면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엘리트의식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성적으로는 분명 우리가 맞는데,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우리가 아직은 우리가 아닌 이들을 보듬지도 못하고 설득시키려 제대로 노력하지도 못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5년 뒤에는 50대가 240만이 더 늘어난다는 뉴스를 봤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품지를 못하면 영원히 우리는 그들과 다른 세계의 사람일테고 그렇게 나이럴 먹은 후에 그들의 세계에 들어가서 지금 우리의 가치를 져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우리가 지켜야할 가치에 대한 바른 정립이 없이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 세상에 대한 사구려 연민도 버려야하고, 세상에 대한 값싼 우월도 버려야 한다. 그러나 세상을 사람을 버려서는 안 된다.

36년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왔지만 이번이 실질적으로 처음 참여한 대선이었습니다. 경상도의 촌구석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자연히 그렇게 커갔습니다. 20세에 대학을 들어갔는데 당시에 입학조건으로 대학생활 중에 일절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서약서를 적는 것이 있었습니다. 공대에서 학생들이 공부만 하면 되지 뭘 정치활동을 한다고 굳이 이런 것까지 적나?라는 생각을 했고, 아무런 생각도 저항도 없이 서약을 했던 것이 16년 전입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지도 교감하지도 못하는 공대생에게 과학적 공학적 지식을 어떻게 사회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20대 때에 다양한 사회/문화 활동을 참여하지 못했기에, 지식을 쌓은 후에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모르는 그런 바보가 되어버렸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투표날 돈과 시간을 들려서 고향집까지 가서 투표하는 것이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김대중대통령도, 노무현대통령도, 그리고 지금의 MB도 사실상 저와는 무관한 대통령이었습니다. 김대중대통령님이 왜 그렇게 전라도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었는지, 노무현대통령님이 당선되었을 때 그들이 왜 그렇게 기뻐했었는지, 그리고 MB를 왜 그렇게 싫어했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굳이 알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나서 치른 첫번째 대선에서 보기 좋게 당했습니다. 그래서 나이는 30대지만, 저도 아직은 20대와 같이 제대로 된 승리를 못 경험해봤습니다. 그래서 아프로 눈물이 나는 것같습니다. 제 눈물은 누가 닦아줄까요?

여전히 아프고 가끔은 눈물도 흘리겠지만 머물러있지도 주저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패배의식과 무기력은 오히려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과거에 프로스포츠를 내세워 우민화 과정을 거쳤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디어에 비친 그 허상을 30년 넘게 가졌던 것은 스스로 나는 할 수 없어라는 그런 패배의식, 무기력, 노비근성의 결과였습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아직은 살아온 날만큼의 남은 삶이 더 소중합니다. 우리 같이 울고 같이 눈물을 닦아줍시다. 그리고 다시 일어섭시다.

덧. SLR 자게에 올라온 저 사진을 보면서, 어쩌면 지금 승리했다고 생각하는 그들이 오히려 패배자들입니다. 지금 우리도 힘들고 아프지만, 그들의 눈물도 닦아주고 안아줍시다. 결과가 반대로 나왔더라도 우리가 그들을 포용해줬어야 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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