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컨셉'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8.12 당연함은 당연하지 않다.
  2. 2012.07.30 성공하는 서비스의 조건
  3. 2008.10.24 High Concept (하이컨셉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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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기념공원에 가면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유명한 글귀가 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태어나서 자란 세대는 과거의 전쟁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금 누리는 자유와 평화를 얻기 위해서 취했던 선조들의 노력과 희생을 이해하지 못한다. 당연히 아무런 희생도 없이 지금의 평화와 자유를 얻었으리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전쟁과 평화'의 메시지에는 비할바는 못 되지만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살았는 것같다. 일상에서 누리는 편안함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 주에 언론에 소개된 어떤 자료를 보기 전까지는...

지난 주에 애플에서 언론에 공개한 한 자료가 있다. 바로 2010년도에 삼성에서 갤럭시S1을 만들면서 작성했던 걸로 보이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S의 상대평가리포트'가 바로 그것이다. (아래의 자료 참조) 130여 페이지를 통해서 아이폰의 상세한 기능들과 갤럭시S의 기능/UI 등을 비교분석해서 향후 갤럭시S의 개선방향을 소상히 작성한 자료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도 적었지만, 아래의 자료만으로 삼성이 애플의 UI/UX를 배꼈다라고 바로 말할 수는 없다. 그저 애플 아이폰을 잘 벤치마킹했다는 점만 알 수 있다. 즉, 현재 애플과 삼성 간의 소송에서 애플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료이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삼성에게 결정타를 날린 자료는 아니라는 뜻이다. (해외의 언론/분석가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듯함) 그리고, 나름 애플 제품을 좋아하고 삼성의 기업운영형태를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지금 애플과 삼성의 소송 이야기를 하는 것, 특히 내가 그들의 소송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이 글의 취지에 맞지 않아서 삼가겠다.

위의 자료를 보면서 처음에는 애플과 삼성 간의 소송에 대한 생각이 먼저 떠올랐지만, 자료를 더 면밀히 보면서 '당연함'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갤럭시S가 아이폰보다 더 나은 점도 많이 있겠지만, 위의 자료만을 본다면 아이폰은 참 많은 것을 고민해서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거의 3년동안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갤럭시S에는 전혀 구현되어있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바로 이점이 이 글의 요지다. 3년동안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기능이나 인터페이스가 모두가 (특히 다른 경쟁업체에서) 생각했던 당연함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당연한 기능이었다면 갤럭시S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었어야 했을 법하다. 그러나 아이폰에는 있고, 갤럭시S에는 없다. 즉, 아이폰의 당연함이 갤럭시S의 당연함이 아니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특정 버튼의 크기나 위치 등이 왜 저기에 있어야 했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다. 너무나 당연히 사용자들이 그 버튼을 사용하려면 그 정도의 크기에, 또 그 위치에 있어야지 사용하기 '당연히'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에 여기에 있는 거겠지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위의 자료를 보는 순간 당연함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사용자들이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을 깊이 분석하고 이해하고 그런 결과로 현재의 아이폰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익숙해서 당연했지만 누구나 생각하는 당연함이 아니었다는 사실...

지난 '성공하는 서비스의 조건' 글에서도 말했지만, 성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은 하이컨셉/하이터치여야 한다고 말했다. 개념적으로 사용자를 홀릴 수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실제 사용자들이 그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개념과 터치를 구현/실현하기 위해서는 깊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연구과 고민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하이컨셉, 하이터치 제품/서비스가 나온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그것을 완성시킨 개념이나 터치는 그냥 하늘에서 뚝떨어졌는 듯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깊고 끊임없는 고민의 결과라는 점을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당연함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자각했을 때, 어쩌면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제품/서비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개기가 된다. 사용자들이 깜짝 놀라게 하고 또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만듦에 있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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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떤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시제품도 나오기 전인 기획단계에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그나 지난 몇 년 간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사용/경험해보면서 '이 서비스는 좋다' 아니면 '이 서비스는 조만간 접겠다'정도의 감은 생긴 것같습니다. 그리고 특히 실패한 서비스들의 공통점이라 말할 수 있는 특징들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아래에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특징을 나열하지는 않겠지만, 아래의 것을 만족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않다고 필패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거대 담론 속에서 여러 서비스들을 설명해줄 수가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왜 실패했는가?에 대한 자기 반성의 기준은 될 수 있습니다. 주제넘게 이런 글을 적고 있지만, 제가 서비스의 기획/개발에 참여한다고 해서 그 서비스의 성공률이 아무렇게나 (?) 만든 것보다 더 높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오늘도 대니얼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 A Whole New Mind> 이야기를 꺼내야 겠습니다. 그가 말했던 하이컨셉과 하이터치가 실패한 서비스들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억컨대 2006년도에 처음 아니 딱 한번<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읽었습니다. 7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책의 메시지는 선명합니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스토리나 디자인, 유희 등과 같은 세부 내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지난 세기와는 또 다른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경험을 주는 서비스가 성공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어쩌면 제 기억과도 같이 특정 서비스를 평가하기 위해서 핑크의 6가지 조건 --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유희, 의미 --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보다는 그냥 개념적으로 새로운가?와 좋은 경험을 제공해주는가?라는 단순하지만 모호한 질문에 답을 얻는 것이 여러 서비스들을 평가하기에 더 좋을 듯합니다.

하이컨셉 / 새로운 개념
앞서 말했지만 실패한 서비스들의 첫번째 특징은 개념이 없다는 겁니다. '개념'은 특정 서비스의 '존재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IT의 역사도 새로운 개념의 창발의 역사였습니다. 단순히 과거에 만들어진 개념을 조금 수정, 보완, 개선한다고 해서 새로운 개념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창조적 파괴' 또는 '파괴적 혁신'이라는 말도 새로운 (파괴적) 개념이 기존의 (지속적) 개념을 뛰어넘는 것을 말합니다. 모뎀 시절의 나우누리와 하이텔이 인터넷 시대에 영속하지 못했던 이유도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개념으로 혁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애플과 노키아의 희비보다 더 적합한 예도 없습니다. 2009년도에 한국에도 아이폰이 소개되면서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많이 시프트되었습니다. 당시에 다음은 나름 모바일에 앞서간다고 말했지만,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면 '다음지도'정도를 제외하면 기억에 남는 서비스/앱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면, 모바일에 대응은 빨랐지만 모바일에 맞는 새로운 개념은 부족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PC에서 보던 것을 단순히 모바일에 옮겨놓은 것이 다음TV팟 앱이었고, 다른 카페나 티스토리 앱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마이피플은 전혀 새롭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카톡은 성공했냐?라고 묻는다면 그냥 (우연에 의한) 시장의 선점이지 (전략적) 개념의 성공은 아니다라고 말하겠습니다. 네이버LINE은 나름 선전하던데, 아직 라인은 사용해보지를 않아서... 그리고 개념이 없었던 최악의 다음앱은 다음플레이스앱입니다. 4Sq의 따라쟁이이면 그 이상을 보여줘야했는데, 전혀 그렇지도 못했습니다. '요즘'도...

하이터치 / 새로운 경험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안드폰에 적응하면서 -- 생활 패턴의 변화 등 -- 이후에 모바일 환경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앱들이 많이 쏟아졌습니다. 다음에서도 초창기에 수많은 기존 서비스를 모바일에 이식한 앱들이 등장했지만, 최근에 베타테스트 중인 새로운 앱들은 기존의 다음 서비스와는 조금 다른 것들입니다. (대외비라 자세한 내용은 생략.) 최근 3~4개의 앱들을 자발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데, 개념적으로는 이제 좀 다른 것들을 만들어내는구나 또는 제대로 기획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터치에서 발생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서비스라고 사용성이 떨어지면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습니다. 최근 테스트를 하면서 '이 서비스는 괜찮을 것같은데 왜 이렇게 사용하기 어렵지?' '내가 지금 제대로 사용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념적인 부분에서는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많은 고민을 했구나라고 생각되지만, 실제 사용성 (화면의 구성이나 프로세스 등) 면에서는 그냥 막 쑤셔넣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UI/UX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만들어진 서비스일텐데, 저만 이상한 걸까요? (그리고, 실제 서비스를 기획, 개발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것에만 집중해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또 익숙해져서 정작 자신들이 만든 서비스가 얼마나 불편한지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처음 다음플레이스 앱에서 기대했던 내용을 가진 앱이 런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플레이스 실패 이후에 만들어져서 그나마 개념을 장착했는데, 사용성 측면에는... 앱을 실행해서 뭔가 액션을 취할려고 했는데 과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단순한 의문이 들었다는 것 자체가 터치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다음이 개념을 장착하는데 몇 년을 보냈는데, 이제는 터치를 장착하기 위해서 몇 년을 보내야 하는 걸까요? 여담으로, 어쩌면 터치는 익숙함과 신선함의 조화입니다.

타이밍
실패한 서비스들 중에는 억울한 것들이 많을 줄 압니다. 분명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이고, 사용성도 나쁘지 않은 많은 것들이 만들어졌지만 금새 사라져 버립니다. 그런 서비스들의 문제는 하이컨셉이나 하이터치의 영역이 아니라 그냥 시간의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너무 앞서간 서비스나 아니면 너무 뒷쳐진 서비스들입니다. 개념이 별로 좋지 않더라도 그리고 사용성이 조금 나쁘더라도 시기만 잘 만나면 나름 성공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획자들의 힘을 빠지게 합니다. 새로울 것도 없는 개념으로 그냥 그렇게 런칭했지만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카톡인 듯합니다. 역으로 그래서 실패한 사례가 마플입니다. 주소록에서 시작해서 메신저로 발전하는 시기를 놓쳐서 카톡에 밀려버린 마플. 이후에 무료/영상통화 기능 등을 넣었지만 이미 카톡은 플랫폼으로 진화해버렸고, 마플은 그냥 아류작으로 남아버렸습니다. 만약 아이폰 발매 초기에 그냥 쓸만한 무료 주소록을 제공하고, 주소록 사용자를 확보한 이후에 그들 간의 무료문자기능을 넣어주고, 그리고 더 필요에 따라서 무료통화/영상통화 기능을 넣었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완벽 제품보다도 완벽한 타이밍이 더 중요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앞서 말한 다음플레이스 대체앱도 시기를 놓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 서퍼에게 지나간 파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말은 참 쉽게 합니다.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사용하기 좋게 만들어서 시의적절하게 배포한다.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DOA (Dead on Arrival) 서비스에 시간과 노력과 리소스를 투입해야할까요? DOA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하기 지금 기획/개발 중인 서비스가 사용자의 니즈와 욕구와 강제[각주:1]를 충족시켜주는가? 과연 그들이 이 서비스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사용할 것인가? 과연 지금인가?를 끊임없이 자문하고 검증받아야 합니다. (좀 더 좋은 글을 적을 수 있었는데... 혹시 이 글이 개념없고, 터치가 없고, 시의적절하지 못한 글이 아닌가?라는 반성을 해봅니다.)

  1. 참고. http://bahnsville.tistory.com/62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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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다니엘 핑크의 '시로운 미래가 온다 (아래 링크, 하이컨셉 & 하이터치를 주창함)'를 읽을 때만큼의 임팩트가 없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리라 믿는다. 한때 (2005년도와 2006년도 초반으로 기억하는) 무수한 자기계발서들을 읽은 적이 있다. 켄 블랜차드나 스펜스 존스의 글들을 필두로 해서 새로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을 족족 사서 탐독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 읽었던 책들이 아직도 베스트셀링에 올라있는 것은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책의 제목이 다를 뿐, 내용 (뼈대)는 모두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느냐 하면, 본 책은 자기계발서에 더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하이컨셉을 설명하기 위해서 어떤 점들이 중요한지를 잘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단순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현재의 트렌드를, 또는 미래상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를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처음에 기대했던 '새로운 미래가 온다'의 내용이 아닌 그런 미래에 내가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코치해주고 있기 때문에 책을 처음 보았을 때의 흥분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3점이라는 점수는 전적으로 나의 주관에서 나온 점수임을 다시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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