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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19 그저 그런 사람들
  2. 2009.07.19 슈퍼클런처 Super Crunchers, by Ian Ayres (3)

그저 그런 사람들

Gos&Op 2013.03.19 0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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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문득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만들어졌는데 그냥 평범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때마침 읽고 있는 마르쿠스 헹스트슐레거의 <개성의 힘> 때문에 이런 생각이 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백하자면 '개성의 힘'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는 첫 장만 읽은 상태입니다. 책의 모두 읽지 않더라도 내용과 결론은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 밤에 미디어오늘에 올라온 이정환 기자님의 "'미생', 장그래가 말하지 않는 것들" 을 읽은 기억 때문에 저런 생각이 떠올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윤태호 작가님이 그리는 미생이 직장인들의 필독서가 된지가 오래지만 그동안 그 속에 숨어있는 불편함을 미쳐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저 그 속에서 아등바등거리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에서 나나 동료들의 애환만을 생각하고, 그래서 동화되고 응원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직 경쟁 그리고 적자생존만을 외치는 삶의 정글에 갇혀서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향해서 달리는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오직 살아남겠다는 그 하나의 끝만을 쫓다보니 참다운 나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내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고 또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와는 무관하게 모두 나이가 되면 대학에 들어가고 나이가 되면 적당한 회사에 취직을 합니다. 그걸로 나는 끝입니다.

SNS에서 어쩌다 알게 된 미술을 전공한 분의 최근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것은 가끔 봤는데 결국 졸업하고 취직해서 지금 회사를 다니고 있는 듯합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지쳐서 아무 것도 하기 싫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년에 밤을 새면서 졸업작품을 준비할 때는 전혀 그런 글을 본 적이 없는데, 졸업한지 그리고 취직한지 얼마되지도 않은 벌써부터 지친다는 글이 눈에 띕니다. 그분은 전공인 미술과 관련된 직장을 구했을까요?

제 주변에는 개발자들이 많아서 컴공과 출신이 많습니다. 컴공과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다른 공대나 자연대 출신들입니다. 어릴 적 꿈이 코딩이 분명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그마나 공학적 지식을 활용해서 (?) 개발을 하고 있지만, 기획자들을 보면 이들이 원했던 삶이 이거였을까?라는 질문을 가끔 던지게 됩니다. 가끔 얘기를 해보면 제가 평소에 들어보지도 못했던 생소한 학과 졸업생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그저 여기서 웹 기획을 하려고 비싼 등록금과 4년 이상의 시간을 보냈는 것일까요? 이들의 업무가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어릴 적에 지금의 모습을 꿈꿨을까요? 아니 그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지금의 모습을 그려봤을까요? 그들이 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지금을 예상했을까요?

살면서 헛돈을 많이 썼지만 가장 아깝게 생각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에 있는 모대학에 지원을 하고 논술 등의 본고사를 보면서 들어간 돈이 가장 아깝게 생각됩니다. 원서비, 교통비, 숙식비만 고려해도 당시에 100만원 이상 들어갔고, 여기에 불필요한 논술을 준비한다고 들어간 돈과 시간까지 합친다면 지금도 가끔 그때를 회상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내가 가고 싶었던 대학도 아니었고, 설령 합격이 되어 그곳을 다녔더라도 '나'를 만드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 그때 들인 노력과 자원이 아깝게 여겨집니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된 후부터 커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는 결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터였는데, 고등학교 졸업할 때가 되어서 결국 서울에 있는 대학을 지원하고 쓸데없이 돈을 낭비했습니다. 저는 평범함을 갖기 위해 돈과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어제 런닝맨에서 송지효와 한혜진의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은 모습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최종 미션장소에 모인 군중들이 모두 노란색 아오자이를 입고 있어서 노란색 아오자이를 입은 송지효가 군중 속에 숨을 수 있었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일화에서는 송지효가 군중, 즉 평균에 수렴/적응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군중이 노란색 옷이 아니라 각자 다른 색상의 옷을 입고 있었다면 송지효뿐만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군중 속에서 숨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환경은 늘 변합니다. 만약 모두가 갑자가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 과정이 있었다고 가번한다면 송지효의 노란옷은 결국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놓는 상황이 되었을 것입니다. 각자가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을 때 소수가 아닌 다수에게 유리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평범해지기 위해서 다르게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아침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이미 또 하루만큼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고 난 후라서 아침에 느낌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오늘도 나는 나의 다름을 양보하고 그저 평범을 얻기 위해서 시간을 허비한 것같아서 오늘 하루에게 미안합니다.

당신도 지금 그저 평범해지기 위해서 아등바등 거리며 살고 있지 않나요?

(2013.03.11 작성 / 2013.03.19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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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5 데이터마이닝/데이터분석및적용의 인트로덕션으로는 좋으나 내 기대는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

슈퍼크런처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이언 에어즈 (북하우스, 2009년)
상세보기

   책에 대해서...  
 
 한마디로 표현해서 무조건 전문가의 (오류를 내포한) 직관에만 의존하지 말고, 데이터에서 밝혀진 검증된 결과도 함께 활용하라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수학이나 데이터 분석에 별관심이 없었거나 비전공자라면 이런 방법이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책에서 말하는 것은 회귀분석, DOE (Design of Experiments 또는 Experimental Design) 중에서 Random Sample, 좀더 나아가서 신경망 Neural Network, 평균과 표준편차, 그리고 베이지언 확률 정도의 내용만을 다루는 아주 심플하고 간단한 책이다. 나름 데이터마이닝을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소개된 기법들이 너무 기본적인 것들이라 시시한 면도 있지만, 저자의 분야에서 적용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읽으면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법학대학원의 교수로써 저자가 가지는 데이터마이닝의 한계는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회귀분석 및 실험계획 이상의 복잡한 것들은 사용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저자의 한계보다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저자의 주요 주장은 전문가의 조건/직감을 무시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것보다는 더 나은 판단을 내기리 위해서 데이터에 반영되어 있는 숨은 그리고 객관적인 규칙을 최종 판단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책에서는 데이터 분석이 전문가들의 직관을 이긴 사례들을 들고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이 있다는 측면에서 전문가의 직관과 데이터 분석결과는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 ... 책에 그래프는 몇 개가 나오지만 수식 등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수학 비전공자/흥미가 없는 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개론 서적을 통해서 수학에 흥미를 가지는 것도 의미가 있다. 여담이지만, 유명한 과학자의 말인데, 세상에는 세가지 거짓말, 즉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현재의 데이터 분석/슈퍼크런칭은 기본적으로 확률과 통계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즉, 거짓 판단을 내리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분석된 결과를 실무에 적용하기 전에 까다로운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

 함께 읽을 책들은... 수학, 확률 및 통계, 그리고 다양한 데이터마이닝 서적들을 읽으면 좋겠지만 전공학생들이 아닌 이상에야 쉽게 다가가기는 힘들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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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andaro.tistory.com BlogIcon nandaro 2009.07.21 00: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문가의 직관과 데이터 분석결과는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 공감되는 말이에요~
    머신 러닝에서도 데이터는 항상 부족할 수 밖에 없고, 이를 보완하는 것은
    일종의 휴리스틱(?) 즉, 경험에 의존한 직관이라 할 수 있으니...
    어떤 선택을 할 때, 인간은 항상 과거로부터의 데이터(역사)와
    현재의 판단(혹은 직관)에 의존하는 것도 유사하고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