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10.21 JET Fest 후에
  2. 2012.12.31 대선과 대첩 이후
  3. 2012.11.03 그냥 페스티벌을 하자

JET Fest 후에

Living Jeju 2013.10.21 19:05 |
Share           Pin It

지난 주말동안 (2013.10.18 ~ 20) 제주도청소년야영장에서 JET Fest (Jeju Experience Tour & Festival)라는 타이틀로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뮤직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음악이나 밴드/라이브공연에 환장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척에 좋은 기회가 왔는데 빠질 이유가 없어서 양일 모두 다녀왔습니다. 터블벅을 통해서 소정의 개인 후원도 했지만, 회사에서 공식 후원해서 직원들에게 공연티켓도 배포되었던 터라 특별히 금전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행사에 기꺼이 참석할 몇몇 분들을 만나기 위한 목적이 더 컸습니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많은 얘기도 나눠보지 못했고, 인파에 휩쓸려 나중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지만 이런저런 기회를 통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삶이 가끔 주는 기회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 페스티벌이나 라이브 공연에 대해서 평가할 것은 아닙니다. 그냥 참석하면서, 공연을 보면서 문득 스쳐간 생각을 적으려고 합니다.


이런저런 행사를 다녀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또 많은 기사들을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모든 것에는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가 보여준 가능성과 그 한계를 매번 경험하게 됩니다. 공연을 보고 들으면서 이런 라이브공연이나 페스티벌이라는 행사에서도 가능성과 한계를 경험합니다. 제주에서 많은 행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음악을 매개로한 공연/페스티벌 중에서는 가장 많은 이들이 참석했습니다. 후원 기업을 통한 무료 티켓도 배포되었겠고, 또 외지의 음악 애호가들이 참여도 많았지만, 어쨌든 제주에서 (정원 대보름에 새별오름에서 열리는 들불축제를 제외한다면… 그리고 오일장도)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구경하기 힘듭니다. 잘 하면 제주에서 괜찮은 페스티벌이 정기적으로 열릴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번 페스티벌도 사실 손익을 넘기지는 못했다고 생각하니 그 한계를 분명히 느낍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블로그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인디음악이나 그들의 밴드가 쉽게 팬들에게 알려지고 그들의 음악이 소비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그 규모는 제한되었다는 점을 보면 인터넷이 가져다준 기회/가능성과 그러나 여전히 높은 현실적 장벽이라는 한계도 경험합니다. 인디/밴드음악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 현상 (뉴스)에서도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늘 경험하면서도 여전히 매스미디어에 치이는 현실도 함께 경험합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늘 가능성과 한계 사이의 외줄타기를 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뮤지션들이 노래를 하고 퍼포먼스를 펼치는 동안에 수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쁩니다. 단지 몇 장의 스틸컷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공연 전체를 동영상으로 저장합니다. 많은 동영상들이 찍은 그들이나 소수의 그룹에서만 소비되겠지만, 또 그 중의 아주 일부만이라도 유튜브나 개인 채널을 통해서 또 전세계로 전파될 것입니다. 이것도 위에서 말한 가능성과 한계의 확장선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으로써 이렇게 만들어지는 데이터량이 얼마나 많을까?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많은 데이터들이 모두에게 공개, 공유되지 못하고 그저 개인 핸드폰에 저장된 상태로 여전히 남아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들어지는 많은 데이터 중에서 극히 일부만 공개, 공유되는 현실이 늘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이 또 공개, 공유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저장공간이 필요할까?라는 현실에 압도됩니다. 그리고 이런 많은 데이터들이 모두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그저 쓰레기 컨텐츠들만 모아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염려도 생깁니다. 물론 개인의 동영상이 의미가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지, 그것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정보 노이즈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공용의 저장공간이 허비되고 이를 운영하는데 많은 리소스가 들어간다는 생각에도 이릅니다.

이렇게 공연 동영상을 찍고 있는 이들을 보면 연민을 느낍니다. 그 연민은 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공연에 참석했다는 것은 뮤지션들의 라이브공연을 직접 보고/듣고, 현장의 분위기에 맞춰서 즐기기 위함인데, 그 본연은 잊어버리고 단지 현장을 기록하겠다고 모든 정성을 쏟아붇고 있다는 점입니다. 흔히들 여행을 가서도 그곳의 정서를 느끼고 문화를 체험하거나 휴식을 취하기 보다는 달력이나 화보에 나올만한 장소들만 찾아다니면서 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장비와 테크닉을 가졌더라도 전문가들의 사진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굳이 자신의 카메라에 전문가가 찍었던 것과 똑같은 장면을 담아야지 직성이 풀립니다. 그냥 여행에서는 여행을 즐기고 그곳의 풍경은 전문가의 사진으로 대체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공연에서도 공연 그 자체를 즐기고, 이후의 추억은 전문가들이 찍어놓은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물론 이번 경우에 공연 영상이 제대로 공개될지는 두고볼 일입니다.) 저도 다음부터는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그냥 차에 고이놓아두고 가벼운 몸으로 현장에 몸을 맡길까 합니다.

인디음악이 모두 인디가 아니고, 인디음악에도 인디가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락이나 밴드음악이 장르적으로 인디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댄스나 발라드 위주로 메이저 음반사들에 의해서 아이돌들이 양산되고 소비되는 것 때문에, 락이나 힙합 등이 여전히 소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장르를 인디라고 부를 수는 없을 듯합니다. 장르적으로는 모든 음악이 인디가 아닙니다. 단지 메이저에 의해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 규모로 -- 인디일 뿐입니다. 이번 페스티벌에도 많은 밴드/팀들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게중에는 일부 밴드를 보면 그들을 인디로 불러야할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저 매스미디어에서 소개된/소비된 팀과 그렇지 못한 팀으로 구분하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매스미디어에 자주 등장했던 팀들의 공연에는 많은 이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메인스테이지에 오른 대부분의 팀들도 탑밴드라는 매스미디어에 한번정도는 소개되었던 팀들이라서 모두 나름 매스미디어의 혜택을 받은 팀들입니다. 그리고 메인스테이지 옆에 조그마한 스테이지에서도 덜 유명한 밴드들의 고연이 있엇습니다. 메인스테이지에 오른 밴드들이 인디라면, 이들은 인디 속의 인디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들과 이들의 차이는 단지 매스미디어의 간택을 받았느냐의 차이정도인데, 대중의 인지도나 관객들의 호응도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그러니 인디가 모두 인디가 아니고, 인디 속에도 인디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열정을 가져라라고 말하지만, 현실이 보여주는 장벽은 너무 높습니다. 그러나 또 그들에게 매스미디어라는 빛이 주어지면 인디가 아닌 인디가 되어있겠지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음악에 환장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도 신나는 음악과 분위기에 적당히 동조는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행사에 갈 때는 최대한 가볍게 참성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괜히 카메라 가방을 메고 몇 시간동안 서있었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도 신나는 음악에도 제대로 뛰지도 못했습니다. (물론 뒷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큰 행동을 못하는 면도 있지만…) 음악에 맞춰서 방방 뛰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동조하고 싶었습니다. 무대의 뮤지션들이 내 얼굴이나 흐드는 손을 볼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그래도 최대한 손을 흔들고 호응을 했습니다. 나의 작은 손짓이 어쩌면 뮤지션들에게 힘들 북돋워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고, 그러면 더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어서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또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의 작은 손짓이 긍정의 피드백루프를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끝까지 자리를 벗어날 수가 없었고, 호응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그리고 이번에 손익을 넘기지는 못했을 듯합니다. 그래도 내년에도 이 행사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페스티벌에 입장해서 준비된 무대를 보는 순간 조금 더 많은 후원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 작은 돈을 아꼈다라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내년에 또 행사가 개최되면 좀더 기쁜 마음으로 후원할 수 있을 듯합니다. 내가 낸 것 이상의 감동을 얻었고, 가능성 (물론 한계도)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제 인생의 큰 부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서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이제는 (앞으로 이런 모임에 자주 참석하거나 음악을 많이 듣겠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제가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선택의 문제에서 다른 종류의 음악만을 듣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정서에는 깊은 한이 서려있다고 말하는데, 이런 행사들을 다녀보면 그보다 큰 락이 있다는 것을 매번 느낍니다.

뭔가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힘든 주말을 보내고 또 이렇게 시간이 흐르니 기억이 옆어져버렸습니다. 이번의 경험과 생각이 또 다른 글을 통해서 표현될 수 있을테니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댓글을 달아 주세요

대선과 대첩 이후

Gos&Op 2012.12.31 12:23 |
Share           Pin It

부제: 온-오프 믹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조명이 꺼지고 장막이 처지면 연극은 끝난다. 그러나 우리의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2년의 마지막을 씁쓸하게 장식한 두 개의 이벤트도 벌써 기억의 저편으로 멀어져 간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이었고 꿈이었고 마지막 보루였는데 그 씁쓸함이 오래 갈 것같다.

19일 낮에 이 글을 적기로 마음 먹었지만 아픔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했고, 24일에 방황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글을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21세기 정보화 지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벌인 페스티벌의 한계를 보면서, 좌절과 기대를 동시에 갖게 된다. 잘 준비된 행사도, 얼떨결에 급조된 행사도 완결성이 부족하면 재앙과 같고 후폭풍이 거세다.

대선과 대첩 당일에 공통적으로 대한민국의 페스티벌/축제를 생각했고, 온오프믹스에 대한 과제를 보았다. 누구나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하고 스마트폰 하나 정도는 들고 다니는 2012년의 대한민국 모습은 오히려 미개해보이기도 했다. 주어진 환경과 도구를 더 잘 이용할 수도 있을텐데, 그리고 기업이나 개인들은 그런 가능성을 잘 이용하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오프라인 축제를 마련하면서 온라인 서비스를 좀더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20세기 우리의 선거는 전쟁이었다. 민주주의가 자생한 것이 아니라 광복과 함께 그냥 이 체제를 받아들였다. 좋음이나 적합함 등의 가치판단의 시간도 없이 미군정 이후에 바로 제헌헌법이 만들어지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아서 민주공화국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우리의 선거는 전쟁이었다. 당선을 위해서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다. 관권선거, 금권선거, 부정선거 등의 유혹은 이어졌다. 아직도 그 관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우리의 선거도 전쟁이 아닌 축제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여전히 전쟁으로 간주하는 무리도 있지만 내가 경험한 주변의 일반 국민들은 대선을 마치 축제를 즐기듯이 즐겁게 참여하는 것을 보았다.

신문 방송의 독점에서 벗어나 블로그나 팟캐스트, SNS 등으로 즐겁게 정보를 교환하고, 마음에 드는 후보나 정책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지지선언을 하고, 또 그들에게 후원금도 보내는 것을 봤다. 나 어릴 적에는 선거유세가 있으면 사람들을 동원해서 유세장을 채워넣었는데, 이제는 자발성이 담보가 되지 않는 그러니까 즐겁지가 않은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 소리통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나의 축제 도구가 되었다. 즐겁게 말 한마디 한마디를 전달하고 그리고 경쟁하듯이 사진을 찍어댄다. 유원지에 놀러온 이들과 차이가 없다. 선거일에도 각자가 투표인증샷을 찍어서 올리고 친구들에게 전화로 문자로 메시지로 투표를 독려한다. 관에서 시키지도 않았고 동원하지도 않았지만 이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 결과가 발표된 후에도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또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려고 대중의 지혜를 모은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소셜기능을 제대로 갖춘 투표독려 서비스가 있었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했다. 특정되지 않은 다수에게 무분별하게 투표독려메시지를 뿌릴 것이 아니라, 목록에 저장된 친한 친구들에게만 메시지를 보내도록 제한할 수도 있다. 투표인증샷도 불특정 다수가 아닌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서로 라이크를 해주면 된다. 인증샷이 없거나 투표함으로 상태변경되지 않은 지인들에게만 계속 독려메시지를 보내도록 하면 된다. 이미 투표를 다 했는데 계속 투표하라고 보내면 그것도 짜증을 유발하는 투표공해가 된다. 친구들끼리 후보자들의 공약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기능을 넣는 것도 의미가 있다. 투표밋업도 가능하다. 투표날 동네 친구들끼리 모여서 함께 투표하고 뒷풀이를 하는 거다. 투표를 매개로 친구들끼리 얼굴을 보고 근황을 나누는 것을 돕니다. 많은 식당들이 투표확인증을 보이면 할인이나 무료 음식제공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을 봤다. 그런 것도 투표독려 서비스/앱에 통합시키면 재미있을 거다. 굳이 투표확인증을 보일 것이 아니라 등록된 가게에 입장하면서 체크인을 하면 자동으로 자신의 투표인증샷을 보여주며 서비스를 받는거다.

지난 가을에 우리는 T24라는 재미있는 페스티벌을 경험했다. 그래서 우발적으로 기획된 크리스마스 이브의 솔로대첩이 내심 기대가 되었다. 재미있는 축제가 대한민국에 생겨나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미국의 버닝맨 축제와 같이 우발적으로 만들어진 페스티벌을 갖게 된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2회 대첩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단발 이벤트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행해져야지 페스티벌이 된다. 그냥 행사만 있고 준비가 없으니 관심은 끌었는데, 영 찜찜하기만 하다.

실시간 동영상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후기/반응을 보면서 대첩을 위해 잘 만들어진 서비스/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사전에 참가희망자들은 자신의 신상을 등록하고 원하는 이상향을 등록해 둔다. 이벤트 전에 프로필을 보면서 만나보고 싶은 이성을 찜해두거나 시스템이 적당한 후보자들을 추천해준다. 그래서 이벤트 당일에 대첩앱을 실행시키면 실시간으로 찜해뒀던 이성들의 위치를 보여주고 그 위치를 보고 상대에게 찾아가도록 한다. 부록으로 가장 찜을 많이 받은 킹카퀸카를 선정해서 주최측에서 소정의 선물이나 데이트 비용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마음이 맞는 이성을 찾았다면 주변의 다양한 데이트코스도 가이드해주고 행사를 후원하는 (대선밋업에서처럼 미리 등록된) 주변 식당이나 카페로 이들을 이끌어줄 수도 있다. (할인쿠폰 등)

대선과 대첩을 겪으면서 잘 정비된 온-오프 믹스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목적을 가진 페스티벌이라면 더 철저히 준비가 되어야 하고 그래서 결과도 긍정적이어야 한다. 선거 캠페인이 하나의 축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에 다음에는 좀더 준비된 토털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페스티벌인 대첩에서는 너무 자발성에 모든 것을 맡겨버려서 많은 이들에게 씁쓸함만 남겼다. 좋은 성과가 있었다면 정기 축제가 될텐데 내년에도 행사가 기획되더라도 누가 참가할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보급률로 IT강국의 정도를 매길 수는 없다.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진정 강대국이냐 후진국이냐가 결정된다. 스마트라이프를 위해서 스마트폰을 든 사람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Share           Pin It

어떤 생각이 한번 머리 속에 들어오면 한동안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옅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화신에 찬 아이디어가 되고 마치 바로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은 조급증이 생긴다. 그런데 그 생각을 이렇게 글로 쓰고 나면 다시 생각이 정리되고 조급함도 사라진다. 다시 일상의 평정심을 찾게 된다. 기록으로 남기면 추후에 다시 생각을 리마인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샘쏟는 열정을 잠시 묻어둘 수가 있다. 다음인 마을을 만들겠다는 생각도 그랬고, 늘 GET에 빚을 지고 있는 느낌에 SET 블로깅을 하겠다는 생각도 그랬고 (다행히 이건 실행에 옮겼다. http://setinjeju.tistory.com), 여러 다양하고 잡다한 서비스에 대한 생각들이나 여행에 대한 계획 등도 그랬다. 현재 나를 잡고 있는 생각은 페스티벌이다. Festival. 그렇다. 모여서 놀자는 거다.

최근 기타동 MT를 다녀온 후로도 그랬고, 사진동의 <특별한 하루>를 다녀온 후에도 그랬고, 몇 차례의 GET 여행을 동행한 후에도 그렇고, DDC가 취소되었을 때도 그랬고, 작은 컨퍼런스들이 열리고 후기들을 볼 때도 그랬다. 왜 이것들이 모두 흩어져서 개별로 존재해야하는 걸까? 왜 한번의 이벤트로 끝나버리는 걸까? 왜 각자 수고는 하는데 힘들기만 하고 별로 남는 건 없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겹치면서 그냥 이것들을 모두 모아서 페스티벌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른다.

그래서 우선 제주도에 다음직원이 500명만 있더라도 또는 재능있는/관심있는 미혼자 2~300명만 있더라도 더 다양한 동호회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러면 그들의 연합체를 만들어서 금요일 오후에 먹고놀자식의 회사 축제를 만들 수 있을 것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 끼리 못하면 다음서비스를 비롯한 주변의 회사들과 연합해서 그런 축제의 장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옆에 제주대학교의 학생들과 연합해서 그런 행사를 만들어볼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아니면 제주도의 지역 축제의 한 켠에 부스를 설치해서 우리끼리 기타치며 노는 것도 괜찮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매년 가을마다 5~600명 다음의 개발자들끼리 모여서 2박3일 컨퍼런스를 가졌다. 그런데 올해는 그냥 취소해버리고 내년부터 직군의 벽을 허문 새로운 컨퍼런스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런데 조금 걱정된다. 그냥 재미있으면 되는데, 경영진들은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뭔가 의미있는 행사로 남기고 싶어할 것같다. 사람만 많아지고 직군의 구분만 없어졌지 그냥 심심한 컨퍼런스가 만들어질 것같다. 이럴 거면 그냥 우리끼리 놀게나 놔두지라는 푸념소리를 들을 것이 분명하다. 또 다른 것은 데브온이라는 외부개발자들을 위한 행사도 있다. 왜 이건 따로 두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공부를 위한 컨터런스가 아니라, 그냥 놀기 위한 페스티벌을 만들면 안 될까? 그렇게 서로서로 친해지면 그 이후의 일은 그대로 남겨두면 안되는 걸까? SXSW도 그냥 뮤직페스티벌로 시작해서 최근에는 IT발표회장으로 발전했다. 그냥 우리끼리 노는 장소와 시간을 주고 그 속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자생하도록 놔두면 안 되는 걸까? 아니 불가능한 걸까? 2박3일의 시간동안 한켠에서는 밴드동호회가 연주하고 있고, 또 한켠에서는 사진동호회가 그들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고, 또 한켠에서는 사내외의 인사를 모셔놓고 강연을 듣거나 대담회를 가지고, 또 한켠에서는 마음맞는 개발자들끼리 모여서 최신 동향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또 한켠에서는 기획자와 개발자가 모여서 새로운 서비스 프로토타이핑하면서 서로의 실력을 뽐내기도 하고, 또 한 켠에서는 회사의 여러 정책들을 비판하고 또 비전을 만들어보는 소모임을 가지고, 또 한켠에서는 팀이나 유닛끼리 모여서 미니워크샵을 가지고, 또 한 켠에서는... 이런 저런 행사들이 준비된 듯 또 우연히 형성된 듯 그렇게 중구난방 무형식의 형식으로 이뤄지는 걸 생각해본다.

우리끼리 부족하면 뮤직페스티벌과 같은 행사에 꼼사리를 낄 수도 있을테고, 아니면 경쟁사, 비경쟁사의 직원들을 초빙해서 열띤 토론을 벌려보는 것도 좋다. 최근에 한예종의 음악가들을 초빙해서 연주를 듣는 행사도 종종 가졌는데 그런 행사도 한 켠에서 이뤄지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직원 가족들도 참여해서 회사를 이해하고 또 그들의 숨은 재능을 뽐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또 지역의 주민들을 초빙하는 것에는 무슨 문제가 있을까? 그냥 놀면서 그렇게 여유를 가져보는 건 재미있을 것같다. TED가 무엇이고, SXSW가 무엇인가? 다 이런 거 아닐까? 우리끼리 만들어서 우리끼리 놀고 우리끼리 배워가는 그런 페스티벌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설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 우리 자신을 믿지 못하는 건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