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적 비용과 투자

Gos&Op 2013.01.30 0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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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이 말했던 것으로,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님께서 TV토론회에서 인용해서 유명해진 글귀가 있습니다.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만 말하는가?" (관련링크. 룰라의 눈물 1, 룰라의 눈물 2) 법인세 인하나 부자감세 등은 고용창출이나 낙수효과 등으로 잘 포장해서 사회적 투자로 선전을 하는데, 직/간접적 보편적 복지는 도덕적 해이 등으로 딱지붙여 사회적 비용으로 매도하는 현상의 핵심을 집은 말입니다. 기득권이나 기성언론 등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고용창출과 낙수효과도 거의 없었고 도덕적 해이도 그렇게 만연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그런 선전으로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식은 정부의 복지정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회사에서도 신규 서비스나 인수합병에 투입되는 자금은 투자라고 생각하고, 직원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주는 직간접적인 혜택을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앞서 '혜택'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직간접 '비용'이라고 부릅니다. 연봉이나 각종 수당은 직접 비용이라 부르고, 직원들의 식대나 동호회 활동비, 교육비 등의 복지혜택에 소요되는 것들은 간접 비용이라 부릅니다. 왜 직원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비용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걸까요? 그런데 그런 인식이 너무 만연해있어서 직원, 근로자들도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직접비(용)이나 간접비(용)이 아니라, 직접투자나 간접투자 등으로 부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복지가 비용이라는 그런 인식으로 복지의 혜택을 입는 계층들이 느끼는 사회적 박탈감/낮은 자존감을, 회사에서는 매일 직원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회사가 돈을 주고 직원들의 노동력을 구매했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습니다. 경영학책에서는 직원들을 '내부 고객'이라고 표현을 하지만, 일반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그저 노동력, 시간, 노력을 공급/판매하는 영세상인정도로 받아들입니다.

모든 것이 비용이라는 그런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직원들에 대한 간접 투자가 인색합니다. 대표적으로 동호회 지원에 인색한 경우를 종종 봅니다. 쥐꼬리만한 지원금을 주면서 각종 생색은 다 내고, 역으로 각종 규제장치를 마련해서 자유롭게 경비를 사용하지도 못하게 만듭니다. 리프레쉬를 위한 동호회 활동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때로는 정당한 휴가에 대해서도 규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해진 휴가도 눈치 보면서 편치 못하게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1주일 이상의 장기 휴가를 못 내는 근로자들도 많고, 여성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생리휴가도 제대로 못 쓴다는 기사는 주기적으로 나옵니다. 그 외에도 각종 강연이나 컨퍼런스 등의 교육의 기회도 인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동호회 활동/경비, 휴가로 인한 근로공백, 교육 등에 소요되는 경비가 모두 비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아깝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런 비업무적 활동을 통해서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자기개발의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게 리프레쉬하고 능력을 개발해서 더 나은 업무성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에 비업무적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직원들에 대한 투자입니다. 직원들의 행복과 안전이 곧 회사의 번영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가질 때만이 그런 간접비가 비용이 아닌 투자가 됩니다.

그런데 비업무적 활동 및 여기에 소요된 경비를 모두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그것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 작성된 기사를 하나 보겠습니다. (참고. 인터넷기업 연봉) 이런 기사를 보면 사람들은 저 회사 연봉 많이 주는데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기사에도 언급되었듯이 직원들의 연봉은 '급여와 상여, 인센티브, 연차수당, 복리후생비 등이 모두 포함'되어있는 것입니다.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직원의 연봉은 급여와 수당에 해당되는 직접비와 함께 동호회 지원이나 식대 등과 같은 간접비가 포함된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직원들의 손에 들어가는 금액 (직접비)은 기사에 나온 수치만큼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직접비/간접비의 금액이 많고 적음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간접비의 사용과 외부 홍보 사이에 보이는 이중성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간접비를 비용으로 인식해서 직원들에게 최대한 적게 주려고 노력을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마치 직원들에게 많은 연봉 (직접비)을 주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도덕적 해이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간혹 유럽의 과도한 복지정책 때문에 '하루 2~3시간 일하고 연봉 3000만원' 이런 류의 기사들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하나의 케이스를 가지고 진영의 논리를 방어하기 위해서 일반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회사 내에서도 직원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의 그릇된 행위를 가지고 전체 직원을 마치 준범죄자처럼 취급하는 규제안을 만들어내는 것은 조심/지양해야 합니다. 금전적인 투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신뢰입니다. 작은 돈을 아끼기 위해서 더 큰 사회적/회사적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국민을 그저 세금이나 축내는 좀벌레를 취급하는 국가가 바로 설 수 없듯이, 직원들에게 투자하는 것에 인색한 회사도 지속가능할 수 없습니다.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자랑하기 이전에 직원과의 공존가능성을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회사는 직원과 공존해야지 (지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 일반론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그러나 당연히 누군가는 오해하라고 적는 글이겠지요.

(2013.01.22 작성 /2013.01.30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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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재미있는 주제를 너무 재미없게 적었다. 번역자의 실수인지 아니면 추상적이고 방대한 주제를 너무 집대성하려고 했던 저자의 실수였는지... 딱히 뭐라 설명할 길이 없는... 뭘 말하고 싶은건지? 혹시 제대로 이해하신 분이 계시면 저 대한 서평 좀 남겨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주제가 재미있는 것이고 이를 업무에 좋은 아이디어로 적용해볼 수 있을 것같다는 가능성 때문에 중간 평점은 줍니다.

 경쟁과 옥션 (경매)의 개념을 잘 이용하면 검색엔진이나 블로거뉴스같은 서비스에서 아주 재미있는 랭킹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듯합니다. 지금은 단지 그 가능성만을 생각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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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현재의 경제 위기에 혹해서 읽게된 책, 그러나 별 내용은 없는 것같다. ... 되도록이면 내 전문분야가 아닌 금융과 관련된 책들은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혹시나 하는 제목에 끌려서 그리고 현재의 세계적인 금융위기 상황 때문에 기어이 18,000원을 투자한 책인데, 그닥 내용은 없는 것같다. 물론, 금융이 내 전문분야가 아니라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대충 읽어서 모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1번 내지 2번 정도 더 읽는다면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같다. 오늘 갑자기 경제/금융연구소 등으로 직장을 옮기지 않는다면...), 결론적으로 별 내용이 없다. 도입부에 언급되었던 시장이나 주위 환경에서 들려오는 잡음 (노이즈)를 제대로 잡아내야한다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소음 noise과 신호 signal의 차이는 크지가 않다), 그 이후에는 별로 흥미를 끌지는 못했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객관성을 좀 상실한 느낌 (자신의 회사 이야기)를 받기도 해서 별로 유쾌하지도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부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한다면 푼돈이라도 아끼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충고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앞서 별 내용이 없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충분한 가치는 있다. 이것이 3.5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준 유일한 이유다. 사실 금융에 대한 관심을 잃은 것은 금융에서 사용되는 용어라던가 기법 등이 생소한 것도 있지만, 아래에 제시된 '2010 버블붐'이라는 책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예언을 했지만, 작금의 상황은 저자의 예측을 비웃고 있으니... 물론 아직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새로운 버블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작금의 현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것같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금융 일반 (특히 금융상품을 소개한) 에 대한 책/내용은 흥미가 없다. 그러나, 아래의 '리스크'나 '부의 기원'과 같은 수학이나 과학적 이야기 또는 지난 과거를 되짚어보는 그런 책이라면 금융에 관한 책이더라도 언제던지 환영한다.

 음... 그래도 저자가 말했는 'IMF를 비롯한 국제기관들이 작금의 현실에 맞도록 그 역할을 새롭게 세팅하고, 일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지구적인 대의를 위해서 제대로된 리더쉽을 발휘해야한다'는 멘트에는 적극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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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한국경제신문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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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uLac 2009.03.18 14: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주도에 있으니 책만 읽고 사냐?
    정말 엄청난 독서량이네;;; -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