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2.05 팔로워십
  2. 2012.02.09 활력을 잃은 회사 (직원의 행복보다 잔디보호가 더 소중한 회사)

팔로워십

Gos&Op 2013.02.05 0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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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리더십'을 검색하면 약 16M건이 나오고 'leadership'을 검색하면 385M건이 검색되어 나온다. ('서점가에 가면 리더십에 관련된 책이 넘쳐난다'라고 글을 시작하면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은 것같다.) 바야흐로 지금은 리더십의 시대다. 조직의 크기나 종류에 무관하게 리더십을 중요하게 여긴다. 잘 나가는 조직은 리더십이 좋아서 그렇다고 말하고, 그렇지 못한 조직은 리더십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는다. 선거결과에 따라서 희망을 보기도 하고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불과 한달전의 절망감을 떠올리면 된다. 과거 조직론에서는 매니저먼트가 중요했는데, GE의 잭웰치 시대를 거치면서 매니저먼트보다 리더십에 더 방점을 두는 시대로 바뀐 것같다. (잭웰치가 리더십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잭웰치가 거대조직 GE에서 매니저먼트하지 말고 리딩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이후로 논의가 활발해진 것이 사실이다.) 리더십은 뭔가 광대한 비전을 가지고 조직원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할 것같이 미화가 되고, 매니저먼트는 소위 마이크로 매니징으로 대표되듯이 쪼잔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만큼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지난 밤에 문득 '왜 리더십만을 강조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시작만으로는 일이 온전히 될 수가 없다. 시작이 반이지만, 끝이 있어어야 완성이 된다. 조직에서도 그렇다. 조직의 리더는 그 조직의 반이다. 그러나 좋은 리더에 더해서 훌륭한 팔로워들이 존재해야지만이 견고한 조직이 완성된다. 리더에게 리더십이 필요하듯이 팔로워들에게도 팔로워십 followership이 필요하다. 리더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에 더해서, 팔로워도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그런 연구가 필요하다. 리더십만을 강조하다보니 모든 팀원들이 리더/매너저가 되려고 노력한다. 오랜 회사 생활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시기에 매니저 자리에 오르지 못하면 인생의 낙오자로 낙인 찍어버린다. 모두가 리더/매니저가 되려고 경쟁을 하는 팀은 팀이 아니라 그저 개인의 집합일 뿐이다. 언젠가는 리더가 되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 리더십을 체득할 필요가 있지만, 그 전에 바른 팔로워십부터 함양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팔로워의 자질이 결국에는 리더의 자질로 이어진다.

그러면 팔로워십은 뭘까? 어떻게 해야지 좋은 팀원이 될 수 있을까? 구글에서 '팔로워십'으로 검색하면 약 6만건, 'followership'으로는 45만건이 나온다. 아직 리더십에 비해서 팔로워십은 제대로 연구, 정리되지 못했다는 소리다. 그렇기에 나도 팔로워십에 대해서 간명하게 정리할 수가 없다. 몇 가지 현상적 힌트만 던질 뿐이다. 이런 글을 통해서 팔로워십에 대해서 -- 리더십과 같이 -- 더 많은 연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웹스터 사전에서 followership을 'the capacity or willingness to follow a leader'라고 정의했다. '리더를 따라갈 능력과 의지'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팔로워십도 결국 능력의 문제고 의지의 차이인가? 다른 사전에는 'The act or condition of following a leader'로 정의되었는데, '리더를 따르는 행위 또는 조건'으로 해석된다. 같은 사전에 예문으로 'It was not a crisis of leadership. It was a crisis of followership.'이 들어있다. 좋은 리더만으로 좋은 조직을 이룰 수 없고,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글의 취지에 잘 맞는 예문인 것같다.

농구/NBA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90년대의 시카고 불스를 기억할 것이다. 사실 시카고불스보다는 마이클 조던을 기억할 것이다. 마이클 조던이 뛰던 90년대의 시카고불스는 최강이었다. 그런데 마이클 조던이 은퇴 및 번복을 전후해서 90년대 전반의 시카고불스와 후반의 시카고불스는 명확히 차이가 있다. 나도 농구/NBA를 그렇게 즐겨보지 않았지만,... 90년대 초반의 시카고불스는 그냥 마이클 조던의 팀이었고, 그래서 조던의 개인역량으로 3차례나 연속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그러나 은퇴 번복 후의 시카고불스는 여전히 조던의 팀이었지만 조던만의 팀은 아니었다. 90년대 후반의 시카고불스의 경기를 본 사람들은 마이클 조던 뿐만 아니라, 스코티 피펜이나 데니스 로드맨 등도 기억할 것이다. 기량이 다소 하락했던 조던과 그를 받쳐줬던 많은 스타들, 그리고 그들을 이끌었던 필 잭슨 감독 등의 모두의 노력으로 3연패를 이뤄냈다. 조직에 한명의 초특급 슈퍼스타가 있으면 조직이 잘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 한명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면 그가 자칫 삐끗하면 조직 전체가 와해될 수가 있다. (조던의 공백기 때처럼) 그러나 적당히 좋은 슈퍼스타와 그에 못지 않는 능력을 가졌지만 스스로 헌신하는 스타들의 조합이 더 좋은 팀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후반기의 불스도 조던을 앞세웠지만 나머지 스타들이 튀지 않고 묵묵히 헌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카고 불스의 사례뿐만 아니라, 다른 팀스포츠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자주 본다. 2000년대의 레알 마드리드의 갈라티코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던 그 시절에, 레알 마드리드에는 그냥 슈퍼스타들로만 (그리고 파본으로 대표되는 소외된 유스출신들) 넘쳐났을 뿐, 팀 케미스트리는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데이비드 베컴은 마지막 해에만 우승트로피 하나 들고 LA갤럭시로 이적했다. 최근 FC바르셀로나는 메시의 팀이지만 나머지 샤비나 이니에스타 등의 재능들이 메시를 시기하지 않고 묵묵히 헌신하기 때문에 역대 최강팀이라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쓸쓸히 떠나갔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는 소수이고 팔로워는 다수다. 그렇기 때문에 소수의 리더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리더는 조직의 일부일 뿐이다. 90년대 초반의 시카고불스와 같이 초대형 슈퍼스타가 있는 조직이라면 당장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 한명의 슈퍼스타 또는 천재가 그 조직 전체를 먹여살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슈퍼스타나 천재의 공백을 맞이하면 조직이 어려워지는 것을 자주 본다. 시카고불스가 그랬고, 애플도 그랬다. 그외에 많은 회사들이 천재적/버저너리 창업자가 떠난 이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종종 본다. 개인이 조직을 대표하고 조직이 개인에 의해서 정의되는 그런 조직은 '리더의 부재' 가능성이라는 블랙스완이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슈퍼스타가 조직 전체를 먹여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최근의 EPL의 아스날의 경우 파브레가스나 반 페르시가 팀을 먹여살렸지만, 결국 우승컵은 맨유나 맨시티, 첼시 등의 차지였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적인 90년대 후반의 시카고불스나 현재의 FC바르셀로나의 모습이 이상적인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90년대의 양키스의 전승기 때도 비슷했다. 단지 돈을 많이 투자해서 슈퍼스타들로만 채워진 팀이 아니라 팀내의 팜시스템을 통해서 키워진 선수들과 적절한 리더가 조합을 이뤄서 90년대의 양키스가 있었다. 극단적인 천재일 필요는 없지만, 적당한 슈퍼스타와 그와 발을 맞출 수 있는 (겸손한) 스타들로 이뤄진 팀을 이상적이라고 본다. 모두가 스타가 될려고 튀기 시작하면 팀이 와해되어 버린다. 간혹 극단적인 힘에 의해서 한동안은 팀이 유지되지만, 그 힘에 균열이 가면 조직 전체가 와해 된다. 최근의 애플의 모습이 그렇다. 사실 잡스의 말년의 애플에서는 잡스라는 슈퍼스타와 다른 스타급 임원진들의 조화를 이뤄서 성공을 거둔 면이 있지만, 그래도 슈퍼스타의 부재는 현재 애플의 전망을 나쁘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냥 고만고만한 스타들만의 모임도 결국 리더의 부재를 겪어서 더 큰 성공을 이룰 수가 없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특징 중에 하나는 그저 CEO만 슈퍼스타로 교체해서 턴어라운드를 하려는 제스처를 보인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곳이 야후!

스포츠 팀에서 팔로워십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고 글을 적었는데, 그냥 조직론으로 흘러가버렸다. 결국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팔로워가 조직을 완성한다로 결론이 내려질 듯한 분위기는 어쩔...? 사실 그렇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지휘를 잘 따라서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팔로워십의 표본인 듯하다. 그러나 무턱대로 리더의 지시에 따르고 무조건적인 헌신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리더가 더 멀리 더 넓게 더 깊이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물론 리더의 능력에 따른 문제이지만) 리더가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좋은 팔로워십은 리더의 부족함을 채워줘야 한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가 전체를 조율하는 것이 맞지만, 연주 속에서 악기들 사이의 조화는 결국 개별 파트들이 서로가 서로를 맞춰가면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오케스트라 예에서는 지휘자를 굳이 리더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그/그녀가 연주회 전체를 이끌어가는 것은 맞지만, 악단 내에서 또 다른 리더들이 있기 때문이다. 3중주나 4중주 등의 소규모 연주회가 아닌, 50명 이상의 대형 공연에서 지휘자가 모든 연주자들을 케어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각 파트의 메인들과 교감을 이루고, 그 메인들이 나머지 서브들과 조화를 이뤄갈 수밖에 없다. 팔로워십은 무조건 따르는 수동적인 개념이 아니라, 함께 맞춰가는 능동적인 개념이다. 듀엣 공연에서 둘 사이에 눈을 맞추며 서로의 파트에서 강약을 조절하면서 노래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능동성을 본다. 그런 능동성이 팔로워십에서 중요하다. 연주회 때는 지휘자의 지시가 절대적이지만, 연습이나 리허설 때는 아니다. 지휘자의 곡해석과 연주자들이 생각하는 곡해석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 경우에도 무조건 지휘자의 그것에 따르는 것은 문제가 있고, 그런 잠재적인 불만이 쌓이면 더 큰 위험이 초래된다. 그렇기에 연습이나 리허설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해석을 명확히 밝혀서 지휘자의 생각을 바로 잡아주는 것도 필요하다. (리더의 포용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는 절대 권력과 나머지의 관계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고 맞춰주는 관계다. 그러기 위해서는 팔로워들의 능동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팔로워도 언젠가는 리더의 자리에 올라야할 때가 있다. 수동적인 팔로워가 좋은 리더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 않는다. 스스로 리더가 되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먼저 능동적인 팔로워의 자질부터 체득할 필요가 있다.

구글에서 'followership book'를 검색하니 Power of Followership (1992)이나 The Art of Followership (2008) 등의 책이 검색되는 것을 보니 팔로워십에 대한 연구도 진척되고 있는 듯하다. 또 구글에서 followership을 검색하면 미공군에서 나온 'The Ten Rules of Good Followership'이란 글도 눈에 들어온다. 군대에서 정의한 팔로워십이라서 민간인들이 생각하는 그것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리더십도 초기에는 군대에서 먼저 사용되었을 법한 개념이니 그냥 참조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그냥 '왜 리더십만 강조하지?' 그리고 어쩌면 '팔로워십도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글을 적기 시작한 것이라서 내용이 빈약하다. 리더십에 관한 글들은 많이 읽었지만, 아직 팔로워십에 대한 글을 읽어보지 못해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막 적었더니 밑천이 바로 바닥나 버렸다. 그냥 리더십의 반대말로 팔로워십이라고 부르려고 했는데, 다행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단어인 듯해서 안도감을 느낀다. 사람들의 생각이 비슷비슷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그러나 생각의 속도는 다 다르다는 것도 재차 확인했다.

(2013.01.24 작성 / 2013.02.05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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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이다. 제주 생활의 아쉬운 점 하나를 들라면 겨울에 스키장에 쉽게 갈 수 없다는 거다. 제주의 겨울도 나름 낭만이 있지만, 봄 여름 가을에 비해서 야외활동이 극히 제한되어있다. 스키는 탈 수가 없지만 눈 (대설)이 자주 오는 제주의 특성 때문에 눈 온 다음날이면 인근의 오름에서 눈썰매를 자주 탄다. 아이가 있는 집이면 눈썰매 한두개는 이미 다 가지고 있다.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집과 회사 사이의 왕복/반복이지만, 겨울에는 적당한 야외운동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무료할 수가 있다. 어제는 눈이 와서 점심식사 시간에 사람들끼리 회사 옆의 비스듬한 공터에서 눈썰매를 타기로 급히 결정했다. 그런데 경사도 생각보다 얕고 눈도 많이 쌓이지 않아서 눈썰매가 잘 나가지 않아서 몇 번만 더 시도해보고 그만 둘 요량이었다. 그런데 그때 (경영지원쪽) 직원 한분이 나와서 잔디가 상할 수 있으니 눈썰매는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뭐 그 직원의 입장에서는 잔디도 회사의 기물/시설이니 보호할 의무가 있고, 우리에게 그렇게 요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렇지만 별로 마음이 유쾌하지는 않다. 이 회사는 직원의 즐거움/행복보다는 잔디보호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문명인으로써 잔디 (넓게는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설령 잔디가 상하면 다시 심거나 하면 되는 일일텐데), 매일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하루의 일탈에 대해서도 그렇게 재제를 했어야 했을까?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Partial | 1/80sec | 0.00 EV | 24.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0:12:26 16:09:50
 회사의 슬로건이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이다. 지금은 '생활이 바뀐다 Life On Daum'이라는 조금 이상한 슬로건이 홈피에 적혀있지만, 여전히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이 회사의 모토로 생각한다. 더우기 어제 눈썰매를 탄 장소가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이라는 슬로건이 적혀있는 제주 GMC 사옥의 벽면 바로 밑이였다.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킨다'라는 의미는 '즐거운 세상을 만든다'라는 의미와 '즐겁게 (즐거운 마음/방법으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즐거운 세상은 즐거운 마음으로 만든 서비스를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 즐겁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직원들에 의해서 기획되고 개발된 서비스가 과연 고객들에게 즐겁게 다가갈 수 있을까? 굳이 직원들이 일탈의 즐거움을 잔디보호라는 이유로 막았어야 했을까?

 입사한지 만 4년을 다 채워가는 지금,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다음이라는 회사는 활력을 잃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적으로 만나서 얘기해보면 나만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니다. 이런저런 작은 불만들이 한가득 담고 회사를 다니는 동료들을 자주 보게 된다. 회사는 왜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일까? 조직이 커지다보면 (보통은) 자연스레 생동감이 떨어진다. 중견기업, 대기업이 되어서도 초기 스타트업 때의 생동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조직이 급격하게 팽창하던 시점에 팀/직원들 간의 물리적 연결은 계속 유지했지만, 화학적 연결까지 유지하지 못했던 것같다. 물리적 연결로는 겉으로 보이는 (조직의) 형태는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 화학적 결합이 없다면 언제든지 조직은 와해되어 버린다. 다음이라는 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기업들이 성장기에 흔히 겪는 부침이다. 조직이 관료화되어지고, 없던 매뉴얼이 새로 생겨나고, 팀간/직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빈도와 질이 줄어들고, 주어진 목표 외에는 서로 신경을 쓰지도 않게 되고... 이런 것들이 다 조직 내의 화학적 결합이 끊어졌다는 증거다.

 그리고, 최근 많은 기업들을 관찰해보면 그들이 직원들에게 사용하는 돈 (급여 및 각종 복지예산)을 (미래에/직원에 대한) 투자가 아닌 그냥 낭비 (회계상의 지출)로 여기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단순히 물가인상률도 반영 못하는 연봉상승 (또는 삭감)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구조조정이나 경영 환경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가장 먼저 직원들의 복지예산 및 부대시설 이용예산부터 삭감한다. 어차피 부수적인 돈이기 때문에 그런 돈을 최대한 아끼는 것이 회계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맞는 말다. 회계/장부상에서는 분명 지출감소로 예산균형을 맞출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결정 하나가 그 속에서 생활하는 직원들이 사기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잘 계산해보면 삭감한 복지예산이 전체 지출이나 매출에 비해서 큰 편도 아니다. 삭감으로 인해서 얻는 (장부상의 금전적/겉으로 보이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직원들의 사기나 (업무) 분위기 등의 측면에서 보이지 않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그리고, 완전히 일반화시켜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큰 조직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잘 해야 한다. 보통 스타트업 시절에는 모두 한 팀으로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라도 쉽게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가 있다. 그러나 조직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분화가 시도된다. 보통 조직 분화가 서비스/제품 단위로 쪼개지기보다는 기능 단위로 쪼개지게 된다.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끼리 묶어놓으면 더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같고,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을 여러 조직에 쪼개어 놓으면 부서/팀별로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어 불필요한 리소스낭비가 발생할 것같다. 그래서 보통 팀을 만들 때 서비스보다는 기능 단위로 쪼개게 된다. 기능단위 조직의 장점이 분명 있지만, 그에 맞먹는 단점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앞서 말한 화학적 결합이 깨어지는 경우가 많다. 거대 기업에서는 어쩔 수 없이 기능위주의 조직분화가 이뤄지지만, 적당한 중견기업이라면 그냥 서비스/제품단위의 조직분화가 더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머리에 떠오르는 혁심기업들은 대부분 서비스/제품단위의 조직분화가 이뤄지는 것같다. 말했지만, 서비스/제품단위로 쪼개지면 불필요하게 같은 작업이 여러 번 이뤄지는 부작용은 분명히 있다. 또 기능단위 조직에서의 조직 간 알력싸움이 제품/서비스간 조직 사이에서도 비슷한 알력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전사의 리소스를 어떻게 잘 분배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그런데 어렵다. 바보라서 어려움보다는 전략상의 선택 때문에 그렇다.)

 적어도 그렇게 기능별로 조직이 분화되었다면 조직 간의 cross-functional 관계개선에 많이 투자를 해야 한다. 단순히 제품의 기획/개발을 위한 정식회의뿐만 아니라, 업무 이외의 동아리활동이나 팀간회식 등을 빌어서라도 조직간의 대화가 많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지 다른 조직에서 하는 업무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한 설명을 다른 조직에 전달할 수가 있다. 그렇게 다양한 의견이나 생각들을 듣고 수렴함으로써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혁신이 발생한다. 어떤 회사에서는 큰 스튜디오에서 일부러 화장실을 건물의 한가운데 한 곳만 만들어뒀다는 일화도 있다. (픽사얘기다.) 각자 업무에 바쁘더라도 생리현상은 해결해야하고, 그렇게 화장실을 가다가 다른 팀/조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대화하다보면 서로의 문제를 듣기도 하고 또는 서로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도 듣기도 한다. 그러면서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경우도 있고, 역으로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해줄 다른 팀/조직의 전문가를 초빙할 수가 있다. 전문화 다원화 복잡화된 지금은 Know-how보다 Know-where 또는 Know-who가 더 중요한 시대다. 그리고, 앞서 밝혔듯이 회사에서는 동아리활동이나 팀간 회식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지출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제대로된 물리적 결합은 화학적 결합이 보장되어야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짧게 한마디를 더 하자면... 회사는 치사하게 돈과 시간으로 직원을 상대로 장난치면 안 된다. 골로 가는 첩경이다. (그리고 지극히 직원의 입장에서... 회사가 직원들에게 하지 말아야할 장난은 몇 가지 더 있다. 바로 여러분들이 분개하고 불만하는 바로 그 방식들...)
 
 하나더. 직원들로부터 최대한의 창의성을 끌어낼려면, '자유' '다양성' '재미'를 보장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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