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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13 자기혁명

자기혁명

Gos&Op 2014.08.13 1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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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 -- 이라 적고 2년 전 -- 에 제4의 물결은 뭘까?라는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다음스페이스.1으로 사옥을 옮기고 1년이 지난 시점에 적은 글입니다. 점심시간 또는 퇴근 후에 사옥 옆에 생긴 텃밭을 일구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전원주택에 대한 삶을 생각하면서 적었던 글입니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그리고 정보혁명을 거치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흐름은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도시화가 가속될수록 귀농에 대한 향수가 커져가고,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자연에 대한 동경이 생기고, 정보의 과부하가 생길수록 정보 러다이트 현상도 함께 발생합니다.

위의 글을 적고 1년이 흐른 뒤에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책이 발간됐습니다. 2년 전의 글은 단지 귀농 또는 텃밭에 대한 현상만을 적었지만, 메이커스는 그런 현상을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메이커스가 귀농이나 농업에 대한 글은 아닙니다. 넓은 시각 또는 트렌드라고 표현한 것은 자신의 주변에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을 뜻합니다. 텃밭을 통해서 조금의 반찬거리를 만들듯이, 자신에게 필요한 장난감이나 기기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 같은 맥락에 있다는 것입니다.

2년 전의 글에서는 텃밭 동호회 얘기만 다뤘지만,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다른 동호회가 있습니다. 바로 목공 동호회입니다. 제주에 살다보면 가구같은 부피가 큰 제품은 배송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간단한 가구정도는 직접 만들어 사용하자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냥 마트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격은 더 쌉니다.) 

저는 커피 동호회 활동을 합니다. 단순히 원두를 사서 드립해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 (커피 나무를 키울 수는 없으니) 생두를 구입해서 각자 집에서 로스팅을 해옵니다. 원두 가격을 아끼는 것이 큰 이유지만, 굳이 수고를 하면서까지 원두를 로스팅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원료만 구입해서 집에서 맥주나 막걸리를 직접 담궈서 먹겠다고 시도했던 분들도 있습니다. 동호회는 보통 유희/취미/소비를 위해서 만들어진 집단인데, 이제는 생산을 위한 모임들이 늘어납니다. 이런 현상이 텃밭과 메이커스의 흐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재미있는 동영상이 공유됐습니다. 메이커스 현상을 다룬 'Connecting: Makers'라는 동영상입니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2년 전에 적었던 글이 생각났고, 그리고 당연히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가 생각났습니다.


이런 흐름의 이면에는 제4의 혁명이 있다고 봅니다. 역사가 말해주겠지만, 감히 예측을 한다면 제4의 혁명을 '자기혁명 Revolutionizing Myself / Hacking Myself'으로 이름붙이겠습니다. 1, 2, 3의 혁명은 어떤 측면에서 외부 동인의 변화입니다. 식(먹는것)에 대한 혁명이 제1혁명인 농업혁명이었고, 의(입는것 - 늘 갖고 다니는 소품)에 대한 혁명이 제2의 혁명인 산업혁명이었고, 주(사는것 - 사는 방식)에 대한 혁명이 제3의 혁명인 정보혁명입니다. 이런 외부 요인의 변화 이후에는 어쩌면 내부 요인의 변화를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위 동영상을 보는 순간) 자기혁명이라 이름붙였습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넘어서 이제 나 자신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나를 위한 생산의 주체이면서 나라는 소비의 주체로써 나를 혁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텃밭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 각종 생산 동호회에서 내가 사용할 물건을 만드는 것, 필요한 여러 가지 일상품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또 잉여물은 다른 이들에게 판매하는 것, 어쩌면 음악이나 미술 등의 예술활동을 하는 것... 이런 것들이 일반화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같습니다. 그 시대가 어쩌면 자기혁명의 시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은 갈길이 멀지만 3D 프린터로 간단한 기자재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이 텃밭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과 목공으로 가구를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기존 대기업에서 충족시켜주지 못한 틈새 아이템들을 킥스타터를 통해서 조달받고 또 남들에게 제공해주는 것도 이런 트렌드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아직은 자금이 풍부한 스타트업들에 의해서 좌우되고 있지만 자동차나 집을 공유하는 각종 공유경제 현상도 메이커스 트렌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메이커스 트렌드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때로는 성형을 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결국 더 나은 삶과 만족입니다.

모든 것은 역사가 증명해주겠지만 지금 일어나는 변화를 혁명이라고 부른다면 저는 자기혁명이라 이름하겠습니다. (Free to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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