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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글에 앞서 안타까운 일을 당한 분들과 그 유족들에게 삼가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괜히 제주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미안하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어른들의 권위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얻은 이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조금 개념을 확대하면 어른은 전문가가 될 듯하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어렴풋이 적고 싶었던 글이었는데,... 혹시나 내가 먼저 글을 적었고 누군가가 봤더라면 달라졌을까?

새로운 사옥/사무실로 이전했다. 신사옥에 관한 글은 아니지만, 신사옥에 입주하기 전에 누군가가 게시판에 내부가 공장같다는 글을 올렸다. 그 글에 밑에 전문가와 클라이언트 위원회가 오랜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이라는 관여자의 댓글이 달렸다. 그 순간 전문가 및 클라이언트 위원회가 신사옥 안에서 근무할 사람들을 얼마나 대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름 건축이나 인테리어, 근무공간 등에 전문성을 가졌겠지만, 결국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배제된 전문가 그룹이라는 것이 어떤 효능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처음 실내에 들어왔을 때 공장같다는 말의 이유를 느낄 수도 있었지만, 들어오기 전의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기에 다행이다.

어쨌든 그 순간에 전문가를 의심하라는 메시지가 머리 속을 맴돌았다. 어쩌면 그 전부터 내재된 의식이 발현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 나는 언제나 위에서 보면 사가지가 없고 건방진 놈이었고 아래에서 보면 저러다 탈나지라고 생각하는 그런 놈이었다. 물론 큰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한 적도 없고, 그저 내가 불편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을 그냥 표현했고, 더 정확히 직언을 피하지 않았을 뿐이다. 타인이 보면 독설로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걸 나만의 사랑 방식이라 생각한다.

지식의 체계가 바뀌고, 때로는 지식의 종말을 말하는 사람도 등장했기에 그러면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 즉 전문가의 체계도 바뀌어야 하고 전문성의 종말도 곧 올 것같기는 하다. 그런 미래가 필연이라면 왜 현재 지식과 전문가에 맹목적으로 맹종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든다. 전문가는 참 편협한 존재다. 자기가 익숙한 분야에서만 전문성을 띌 뿐이지, 그 이외에서는 그냥 바보다. 간혹 큰 회사의 임원으로 있다가 퇴임한 사람들이 은행에서 통장도 개설하지 못하는 사회 무능인이 돼있더라라는 말하는 것을 듣기도 했다. 그들이 임원일 때는 밑에 비서와 부하직원들이 모든 걸 처리해줬는데, 이제 그들이 곁을 떠나니 무능인이 돼 버린 거다. 나도 익숙치 않은 아주 간단한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애써 상황을 피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잘 알고 보면 아주 쉬운 일인데도... 가장 간단하게는 지금 맴리듀스 코딩을 그냥 터미널에서 VIM으로 작성하고 테스트하는데, 옆에서 이상하게 쳐다본다. (흔한 개발자라면 그들과 같은 시선으로 날 볼 것이다.)

전문가를 의심하라는 얘기는 전문성이 오남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문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것이 확대 사용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정 사안에 깊이 조사를 해보기도 전에, 겉으로 드러나는 몇몇 증거만으로 모든 것을 진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종종 본다. '머리에 열나고 콧물이 흐른다'라고 말하면 '네, 그건 감깁니다. 그냥 푹 쉬세요.'라고 결론짓고 처방을 내리는 의사를 상상할 수 있다. 전문가들도 그렇다. 자신의 전문 분야기 때문에 더더욱 주변의 다른 정황들을 검토하지 않고 섣부른 결론을 내린다. 스스로 의심하지 않는 전문가는 필히 의심해야 한다.

전문가의 권위에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의심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사회가 더욱 다원화되면서 전문가의 전문성은 더욱 편협해진다. 박사학위를 가졌으면 모든 걸 잘 할 것같지만 실은 대부분을 못하고 한두가지만 잘 한다. 전문가가 그런 존재다. 때로는 자기의 전문성에서 실수하는 사람이 전문가다. 게다가 전문성에 도전받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속좁은 사람이 전문가다. 그러니 그들을 의심하고 도전해보다는 것이 무조건 머리 숙이고 들어가는 것보다 더 즐겁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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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낚시다. 이 글에서 특정 도서의 이름은 전혀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트위터를 통해서 요청을 받았다. 대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들이 있나요? 작년 3월에 제 생각을 바꿔준 책 7권을 선정해서 글로 적은 적이 있다. (참고. 생각을 바꿔준 몇 권의 책) 내가 이렇게 몇 권의 기억남는 책을 선정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나의 관점과 경험에 맞는 책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즉, 누구에게 추천해주기 위해서 선정한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얘기를 하기 위해서 선정했다. 그러나 누군가를 대상으로 책을 추천해주는 것은 나의 관점뿐만 아니라 추천받는 이의 관심사도 고려해서 책을 선택해야 한다. 더우기 대학생이라는 다양한 무리를 위한 책을 선정에는 더 어렵다. 그래서 나는 특정 책을 선정하지 않으려 한다. 각자의 관심사와 경험에 맞는 책을 선택해야지, 누군가가 던저준 책은 나중에 별로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간혹 불후의 명저가 있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경우는 있지만, 그런 책이라면 이미 모두가 알고 있을 법하다. (적다보니 그냥 ~하다체가 되어 따로 고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이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를 선정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적으려 한다.

지식 또는 즐거움
책을 선택할 때는 적어도 -- 책의 종류와 무관하게 -- 그 책을 통해서 지식의 폭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거나 또는 인생의 즐거움과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인가?를 물어봐야 한다. 당연히 이 둘을 모두 충족시키는 재미있으면서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면 더 좋다. 독서가 단순히 시간 떼우기의 역할을 한다면 그냥 수동적으로 TV를 보는 것이 더 낫다. 나도 예전에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그냥 독서라고 대답했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한심한 대답이었다. 인생에 도움을 주는 즉, 지식을 주거나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 독서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간낭비다. (간혹 시간을 떼우는 것 자체가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독서는 능동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독서가 간접 경험이 된다. 글 속의 주인공과 감정이 동화되거나 글쓴이와 지식이 동조 -- 동의가 아님 -- 되어야 한다. 그런 감흥이 없는 책은 읽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이미 구입한 책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꾸역꾸역 읽어나가는 내 모습이 한심할 때도 간혹 있다.

진실은 어디에나
어떤 특정 책이 아니라 모든 책을 읽어야 한다. 물론 그 책 속에 숨어있는 진실을 찾아내고 인사이트를 얻어야 한다. 요즘 신문기사들을 보면 진실을 교묘히 숨기고 왜곡된 사실/의견을 전달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책도 마찬가지다. 책의 내용이 모두 진실일 수는 없다. 그렇기에 어떤 책을 읽더라도 그 속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의심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렇게 의심하고 고민하면서 책을 읽으면 그 속에 숨은 의미와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늘 주의해야 한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추천해준 어떤 책을 그냥 좋겠지 싶어서 의미없이 꾸역꾸역 읽어나가는 것보다는 손에 잡히는 어떤 책이라도 능동적으로 읽어서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더 낫다. 그렇게 발견한 진실/거짓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관점을 확장해나가면 된다. 좋은 책은 좋은 독자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안목은 투자다.
자신의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좋은 책을 얻을 수 없다. 많은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나 책을 찾아나서야 한다. 단지 전문가가 추천해줬다고 해서 무턱대고 읽는 것은 제발 피했으면 한다. 책의 표지에 적힌 서평은 대부분 쓰레기다. 그 서평대로 였다면 천지가 몇 번이나 개벽했을 거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책의 초반에 나오는 추천사 --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적었더라도 -- 는 읽지 않는다. 책을 고르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책을 구입해서 읽어봐야 한다. 그래야 자신만의 필터링 규칙 또는 안목이 생긴다. 자기 돈을 들려서 책을 구입해야 책값이 비싸고 아까운 것을 알게 되고 (한정된 자원 내에서) 더 좋은 책을 선택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경험상 그저 주어진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책이 읽혀지지 않으면 그 속에 보배가 들어있어도 내 것이 될 수가 없다. 시간도 그렇다. 아깝다는 것을 인지해야지 어떤 책을 잡더라도 그 속의 알맹이를 꺼내기 위해서 악착같아진다. (정 아닌 책은 빨리 버리는 능력도 생긴다.) 그렇게 구축한 필터링 규칙으로 이제 좋은 책들을 선정해서 읽어나가면 마구잡이식으로 읽을 때보다 더 재미있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필터링 규칙을 가졌다고 해도 3~40%이상 성공하지는 못한다. (지난 1년간 읽은 도서)

독서도 개성이다.
서두에도 말했지만 책 추천이 어려운 것은 나의 관점도 있지만 상대의 관심사도 충족시켜줘야돼기 때문이라고 했다. 좋은 책 한권이 모두에게 유용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능동적으로 읽는 방법을 습득하고, 또 자신만의 안목을 키워서 스스로 책을 찾아(내)서 읽어라고 조언을 해주는 거다. 어느 유명인이 추천해줬다고 또는 그냥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구입해서 읽는 것은 피했으면 좋겠다. 물론 전문가가 추천해주거나 베스트셀러에 올라왔으면 실패할 확률은 그만큼 낮다. 그러나 그런 전문가 또는 일반론이 내게 꼭 들어맞는 것이 아니다. 집단지성과 개인화는 항상 상존한다. 집단지성, 일반론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의 성향이나 환경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좋은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아직 독서 성향이 고정되지 않은 대학생들이라면 전문성보다는 다양성을 취하라고 충고해주고 싶다. 그런 후에 자신의 흥미, 전공, 업무, 상황에 맞춰서 그 폭을 좁혀서 전문성을 키워도 문제가 없다. 청소년들이라면 양서를 모아서 추천해줄 수도 있지만, 대학생들에게는 기성 사고로 그들의 사고영역을 제한하고 싶지도 않고 이제 그들 스스로가 독서와 생각의 폭을 넓혀서 자신의 길을 정할 때가 되었다.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간접) 경험이 중요하고 그렇기에 추천 도서를 특정하고 싶지가 않다. 나중에 다른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젊었을 때의 다양한 독서경험이 새로운 분야를 찾는데도 도움이 될 거다. 처음부터 한 우물만 파고 들어가다보면 다른 우물을 팔 엄두도 못 낸다. 힘이 있을 때 이곳저곳 뚫어보는 것도 경험이다. 어떤 기준으로 어떤 책을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항상 책은 옆에 끼고 살았으면 좋겠다. 비록 시간 떼우기 용이 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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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olarhalfbreed.tistory.com BlogIcon ludensk 2013.01.16 1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대학생인데 낚였습니다.(...)
    아니 그것도 그거지만 대학생들이 요새 방학이라 더 바빠요;; 제가 좀 특수하게 철이 없어서 집에서 잉여짓하고있는것 뿐이죠(??)

    저는 적어주신 내용에 다 공감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대학생도 포함입니다) 베스트셀러만 찾는다는게 함정이죠ㅠㅠ

다음의 길

Gos&Op 2012.11.19 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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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회자되었던 '만년 2위 다음의 설움'이라는 글을 읽고 글을 하나 적고 싶었는데,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은 많았지만 글로 적기에는 미처 준비가 덜 되어 글로 표현하는 것은 그만 뒀다. 같은 날 올라온 '네이버의 차세대 검색 코끼리 프로젝트'라는 글을 읽고도 글을 하나 적어야 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괜히 오해를 살 것같고 '너네나 잘 하세요'라는 피드백을 받을 것같아서 또 그만 뒀다. 그외에 여러 글/기사들을 보면서 글을 적어야겠다는 마음을 자주 먹는데 매번 글을 적지는 못한다. 그 모든 반응글을 요약하자면 '글은 잘 적었는데 알맹이는 없네'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에 IT관련 재미있는 글들이 별로 없어서 심심했는데 그래도 재미있는 글이라도 발견했으니 다행이긴 하다. 그래도 알맹이가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해줘야하지 않겠는가. 1년에 한번 정도는 회사/다음에 대해서 심하게 비판하고 나름의 비전에 대한 글을 적고 있다. 보통 연말이나 연초에 글을 적는데 올해도 마무리하면서 글을 하나 적어야 하나?를 계속 고민중이다. 사실 9월 말에 내부인을 위한 글을 한 번 적었기에 (참고. 합창성의 세계로 나아가라.) 올해는 그냥 조용히 넘어갈까?도 고민중이다.

그런데 주말에 봤던 무한도전 못친소 페스티벌과 어제 이슈를 모았던 케이팝스타의 심사진들 (케이팝스타는 보지 않음)을 보면서 이들에게서 얻은 교훈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같아서 글을 적어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오후 내내 혼자서 나름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내년 상반기 또는 1년 동안 회사에서 무슨 일에 전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 고민에 대한 좋은 답은 얻지 못하고 이 글을 어떻게 적어야 할까?에 대한 생각만 계속 머리 속을 헤집고 다녔다. 그래서 업무 시간이 끝남과 동시에 이렇게 글을 적는다.

나에게 <무한도전>은 토요일 그 자체다. 오후 6시 전에 귀가하지 못할 것같으면 집을 나가지 않을 때도 있다. 몇 년째 그렇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상반기의 파업 중에는 나도 다른 토요일을 경험할 수도 있었다.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MBC에서 무한도전을 계속 본다는 것은 편치만은 않다. 지난 주말에 있있던 '못친소 페스티벌'은 단순히 재미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많은 회사들에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무한도전이 갖는 아이디어 기획력과 실행력을 배워야 한다. 파업 기간 중에 돈독해진 멤버들의 무한 이기심을 되살리기 위해서 준비한 '네가 가라 하와이' 특집에서 정형돈과 유재석 사이에 오간 외모논쟁에서 시작된 것이 '못친소 페스티벌'이다. 무한도전이라는 예능의 특성상 정해진 포맷이 없이 매주 다른 이야기를 펼칠 수 있기에 가능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연히 흘러가는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고, 그 얘기를 다른 모든 멤버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얘기를 하면서 하나의 아이디어로 발전시키고, 또 그런 아이디어를 그저 아이디어 수준에 놓아두지 않고 페스티벌이라는 이색적인 이벤트로 발전시켜 실행시키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우연이 만들어준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이 배꼽을 뽑았다. 그건 우연을 그냥 우연으로 남겨놓지 않고, 그걸 현실화시키는 무한도전의 기획력과 실행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하홍철대결이나 알래스카특집 등을 확인해보라.) 인터넷의 등장 이후,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로 많은 서비스/회사들이 등장한다. 많은 것들이 성공보다는 실패로 귀결된다. 처음부터 대박 아이템만을 쫓으면서 만들어낸 많은 서비스들이 결국은 실패하는 것을 자주 본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그렇다. 그렇기에 서론의 '만년 2위'라는 그런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밤>에서 많은 프로그램들이 나왔지만 2~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조기종영되는 것을 봤다. 어찌 그리 다음 그리고 많은 한국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지... 지난 못친소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무한도전의 기획력과 실행력에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오늘 SM주가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 연예계/음악계의 3대 기획사에 생각이 미쳤다. 보통 하나의 산업 분야에서 1등이 50~70%를 먹고, 2등이 2~30%를 먹고, 나머지가 합쳐서 1~20%정도를 먹는다. 이동통신에서 SK, KT, U+의 시장비율이 그렇고, 인터넷 포털에서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이 그렇고, 전자에서 삼성, LG, 기타가 그렇다. 그 외에 많은 산업에서 1등과 2등과 3등 이하에서 이런 비율로 시장을 나눠갔는다. 그런데 음반기획사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SM, JYP, YG가 대형기획사이지만 이들이 5:3:2로 전체 시장을 나눠갖지 않았다. 이들 3대 기획사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기획사들이 나름의 성과 (인기있는 아이돌가수들)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 3대 기획사 중에 어느 한 기획사가 다른 기획사보다 3~4배 규모가 크다고 말할 수도 없다. 왜 음반산업은 다른 산업과 다른 양상을 보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최근에 아이돌 (및 댄스)를 중심으로 음악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런 시장에서 SM, YG, JYP가 주요 플레이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아이돌가수를 양산하고 있지만, 이들 기획사들은 내세우는 스타일이 모두 다르다. 아이돌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3대 기획사를 묶기에는 (회사 및 소속 가수들의) 색깔이 너무 다르다. 이런 차별화가 음반시장에서 3사가 고르게 점유률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네이버와 다음의 사업영역이 별로 차이가 없다. 이통사들의 사업영역이 다르지 않다. 핸드폰이나 가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음반시장에서는 같은 듯지만 고유의 나름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일종의 창조적 파괴다. 다양성이 상실된 영역에서는 서로 1등, 2등, 3등으로 규모의 경쟁을 펼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양성이 인정되는 곳에서는 각자가 각자의 영역에서 1등이다. 이들은 경쟁관계이면서도 서로 보완관계가 된다. '군무'에 능한 기획사에서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랩'을 잘 하는 가수를 키우려고 하지 않고, 그냥 그런 가수는 '랩'을 전문으로 하는 기획사에 맡겨버리고 자기들은 더 나은 군무/댄스를 개발해서 차별화/전문화를 하면 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서 왜 YG는 자사의 많은 댄서/가수들을 놔두고 타기획사의 현아를 뮤직비디오/음악에 참여시켰나?라는 의문을 표하는 것을 봤다. 그냥 타기획사의 가수더라도 현재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른 영역에서 전문화/차별화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 극단의 치킨게임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고 공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더 큰 시장이 만들어진다. 모두가 SM과 같은 영역에 욕심을 부렸다면, 아마도 지금 한국의 (아이돌) 음악시장은 훨씬 작았을 거다.

내가 이 회사 (다음)을 비판하는 주요 내용이 위의 사례에서 잘 나타나있다. 왜 다음은 만년 2위이고 그래서 설움을 겪어야 하냐고? 왜 다음은 네이버와 같이 차세대 검색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냐고? 왜 주가가 그렇게 반토막 나도록 뭘 하고 있었냐고? 그들이 가진 장점을 잘 모르고 또 강점을 잘못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수평구조의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실험을 해가면서 우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야 하는데, 그저 1위 기업인 네이버의 꽁무니만 쳐다보고 있으니 스스로 실험해서 새로운 길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된 기획력이 생길 수도 없고, 또 늘 실패하다보니 실행력도 무뎌졌다. 예전에 1위였던 한메일, 카페가 네이버에 밀린지가 오래고, 또 최근에 내놓은 서비스들이 다른 기업들에 밀리고 있다. 다음만의 컨셉을 가지고 다음의 서비스를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트위터와 미투데이가 있는데 굳이 또 하나의 단문서비스인 요즘을 만들 것이 아니라, 그럴 바에는 국내에는 없는 텀블러/포스터러스처럼 중문/미니블로그를 만들어서 더 쉽게 퍼블리슁하고 모바일에서도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초기에 주소록 기능만 가진 마이피플을 (빨리) 출시하고, 이후에 메시징, 무료통화 등을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면 지금 카톡과의 싸움이 어땠을까?라는 생각한다. 우연에서 얻은 다양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이미 공고해진 시장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짓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 늘 안타깝다. 그리고 지금 다음은 대표서비스가 없다. 파란색 위에 녹색을 덧칠하면 일반 유저들이 다음과 네이버를 구분할 수 있을까?

물론 나도 잘 안다. 이렇게 공자왈 맹자왈 훈수를 두는 것은 쉽다고... 그리고 나도 어떤 서비스를 내놔야지 지금 바로 먹힐 수 있을지 또는 앞으로 5년 10년을 대표서비스로 키워갈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없다. 당장 내가 내년에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없어서 하루종일 고민했는데, 어찌 일개 사원따위가 회사 전체의 먹거리를 만들어내겠는가? 그러나 위의 '합창성의 세계로 나아가라'의 글에서처럼 회사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모여서 아이디어를 좀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경영진들만 늘상 모여서 이런 저런 슬로건만 만들어내면서 지난 몇년을 허비해버리지 않았는가? 그렇게 만들어낸 핵심사업영역도 서비스와 기술이 혼합되어 밑에 사원들은 진정 자신들이 뭘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해도 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 다양한 재미있는 서비스 아이디어들이 끊임없이 올라오지만, 그것들이 실현되는 걸 제대로 보지 못했다. 처음 한두번 그렇게 아이디어가 무시되면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노력을 하지도 않고 또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굳이 공유하려들지도 않는다. 그렇게 직원들은 무기력에 익숙해진다. 그럴수록 회사는 더욱 수렁에 빠져든다. ... 글을 적으면 적을수록 그냥 욕하고 싶어지니, 여기서 그만.

말미에 헛소리를 길게 적었지만 "우연에서 힌트를 얻어 기획, 실행할 수 있는 힘을 갖고, 같은 시장이지만 다른 경쟁을 하는 그런 차별성/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가 지금 다음에 다니고 있으니 '다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어쩌면 당신 회사의 모습이 아닌가요?

Imagine Impossible Do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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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처음 이 글을 구상했을 때 넣고 싶었던 내용이 생각나서 추가합니다.

며칠 전에 우연히 '한국 자영업이 망하는 이유'라는 그림을 봤습니다. (링크참조) 그림은 '피리부는 사나이'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2001년에는 피리부는 사나이가 PC방을 차려서 잘 되니 나머지들이 죄다 PC방을 창업하고, 2002년에는 치킨집을, 2009년에는 커피/카페를, 2011년에는 떡볶이 분식사업을, 2012년에는 닭강정업을 따라 하는 패러디 그림입니다. 하나가 잘 되니 그 소문을 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같은 업종에 뛰어들어서 시장이 포화되고, 결국 손님이 줄어들어 모두가 망해버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그리고 다른 그림은 (원래는 따로 봤던 그림인데 위의 블로그에는 둘이 함께 포함되어있습니다.) 외국에서는 한 사람이 둥근 구를 만들면 다른 사람은 피라미드를 만들어서 누가 잘되는지 경쟁을 해보는데, 한국에서는 한 사람이 구를 만들어서 잘 되면 다른 사람도 구를 만들고, 또 그 사람도 잘 되면 또 다른 사람들도 획일적으로 구를 만들어서 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의 SM/JYP/YG 기획사 얘기와 함께 이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글을 적다보니 미처 글/그림을 넣지 못했습니다. 또, 싸이의 강남스타일 패러디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재미있기 때문에 따라하고 패러디 동영상을 찍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개인이 인기를 끌면 TV에서는 그 사람의 모습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추가한 직후에 페이스북에 올라온 기사도 있습니다. '저예산 독립영화 58편 상영횟수, 광해의 25%뿐'이라는 기사입니다. 획일화 또는 다양성의 실종에 대한 좋은/나쁜 예가 될 듯합니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은 다 망합니다. 다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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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olarhalfbreed.tistory.com BlogIcon ludensk 2012.11.20 00: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다음에서 텀블러나 posterous같은 중문블로그라... 괜찮은데요...!+_+
    제 주변에 IT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텀블러를 쓰는걸 보면서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죠ㄷㄷ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11.20 0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을 만들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조금 늦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길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가야할 곳도 한 곳만 있는 것이 아니니...^^

  2. Favicon of http://webostory.tistory.com BlogIcon 웹운영자 2012.11.20 14: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내년에 뭘하지? 뭘 위해 뭐에 집중하지? 하는 생각 저도 합니다.

    제가 다음이라면 (ㅎ_ㅎ;;)

    오픈 교육 플랫폼

    지식을 전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전할 수 있음
    최근 프로그래밍이나 오픈소스, 포토샵, 영어, 수학문제, 인적성 상식, 미술음악 등 예술상식, 다양한 취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갈무리하고, 공유하려는 컨텐츠가 많음.

    컨텐츠생산자로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개인브랜드를 쌓아가고, 함께 지식을 공유하며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동종분야 평균을 향상시켜 해당 분야를 발전시키고 인맥도 쌓으려는 의도가 있음.

    플랫폼의 역할은 카테고리화와 카테고리별 추천교육을 선별하여 보여주는 것임
    그리고 다양한 교육을 한데 모아주고, 컨텐츠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고 각각 역할과 명예를 부여해주는 것임

    컨텐츠소비자는 지식을 얻고자 하는 분야, 새로운 취미에 대해 쉽게 양질의 컨텐츠를 전수받을 수 있고 평가하는 역할도 즐겁게 수행하여 컨텐츠 퀄리티 선별에 도움을 주고 열렬한 피드백으로 생산자를 춤추게 하도록 함.

    포맷은 주어진 것 중 선택(블로그형/단문형/이미지형)하거나
    자율구성(소스넣거나 오픈마켓처럼 상단에 다음플랫폼 껍데기만 씌워지고 자체사이트나 개인운영블로그나 카페로 연결)

    이것은 교육 평등화, 누구나 원한다면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세상이 되자는 대의 명분도 있음. (이런 컨셉에서 어덜트와 키즈를 나눠두겠음..)


    다음의 이미지는 2등이라는 것 이외에도 다음아고라와 티스토리로 오픈마인드 오픈소스 다 함께 잘사는 더 나은 세상을 지지한다는 이미지가 있음. (네이버의 잦은 조작 논쟁에 감사하며) 그리고 다음TV의 성과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에서 얻은 컨텐츠의 주기(생명력)과 선별, 배치 - 잘 된 것을 추려서 보여주며 누적 점수(조회/댓글 등)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최선인지(명예의 전당) 노하우를 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함. 플랫폼으로서 컨텐츠를 제대로 케어하고 배치(서비스)하는 방법에 대한 이론을 (네이버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참고해) 갖고 싶음. 뚜렷한 베스트안을 찾는다면 한동안 잘 살 것임. (모바일과 웹은 다른 고민이겠지만)

    뭐 사내게시판에도 좋은 아이디어 많은데 안 된다고 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요 ^^;; K스타트업 1등도 수학문제 자동생성 서비스라고 하고 비싼 돈 내는 영어교육도 많고, 정치권에서도 사교육 교육평등화 고민하니까 생각해봤어요~~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11.20 14: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단 제 (개인적인) 고민은 데이터분석 업무에 한 한 것이고요.
      그리고 어느 정도 큰 조직/기업에서는 후속 서비스의 규모 및 품질이 기존의 것과 적어도 엇비슷해야 된다는 그런 이상한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충분히 성공한 서비스도 기존의 경험에 비춰서 성과가 미미한 경우 (예를들어, 기존에는 1000만이 사용했는데, 새로 런칭한 서비스는 겨우 100만이 사용한다거나.. 그냥 예로들어서) 실패했다고 단정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내게시판의 소소한 아이디어들도 어떻게 보면 대박 아이템이 아니라 그저 사용자들에게 편의와 재미를 주자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서비스 담당자들의 입장이나 경영진들의 입장에서는 별로 매력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사양시켜버리죠. 초기 단계의 작은 아이디어/힌트를 그냥 작은 걸로 간주해버리지 않고 그걸 더 디벨롭해보면 생각보다 더 큰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이상의 아이템으로 키울 수 있는데, 그리고 그런 것들이 또 미래에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는데 그런 기회들을 대박만을 쫓느라 놓쳐버리는 거죠. 그러는 사이에 스타트업이나 작은 기업들이 중박아이템을 잘 디벨롭해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해나가면서 기존의 대기업을 위협하게 되는 거죠. (물론 대기업은 규모의 강점이 있기는 하지만...) 길게 적을 내용이 아니라 여기서 줄입니다.

  3. Favicon of http://aliceblue.tistory.com BlogIcon aliceblue 2012.11.20 14: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엇 저도 차라리 한국판 텀블러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시작은 그냥 저의 개인적인 니즈였지만. 블로그는 무겁고 길고 한물간것 같아서 싫고, 트위터는 너무 가볍고 , 페이스북은 너무 사적이고.. 결국 무언가 기록하여 남길 곳이 딱히 없더라고요. 다음 블로그도 티스토리도 요즘도 딱히 어떤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면 차라리 남이 안하는걸 하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여하튼 글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11.20 14: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제는 좀 늦은 것같기도 합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이미 알 사람들은 모두 텀블러를 쓰고 있거나
      또 다른 중소 스타트업에서 이걸 그걸 기회삼아서 준비중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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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팀은 아니지만 같은 본부에 유능한 개발자 한 분이 있습니다. 검색엔진과 검색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오랜 경험을 쌓은 분입니다. 그 분과 얘기해보면 검색과 제반 사항에 대한 깊은 전문성과 디테일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배울 점이 참 많은 분입니다. 이 글의 시작은 그분과의 대화 중에서 관찰한 것을 적고 있지만, 나의 이야기이며 또 많은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유능하고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분야에 많은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을 축적한 이들을 가리켜서 전문가라고 칭합니다. 세계가 발전하고 다원화되어 일은 더욱 복잡해지고 업무가 세분화되었습니다. 그래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많은 경험 덕분에 해당 분야의 업무를 매우 효율적으로 처리합니다. 관록이 쌓이면서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디테일까지 매끄럽고 완벽하게 처리합니다. 그런데 한 분야에 오래 몸을 담고 있다보면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그동안 길들여진 업무스타일을 벗어나기 힘들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기에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적응은 전문가로 가는 길이면서 또 (과거 스타일의 고수라는) 함정에 빠지는 첩경입니다.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 효율성은 높아지지만 유연성이 떨어지고 그래서 다양성이 떨어지는 과정이 되면 안 됩니다.

'정의'를 영어 단어로 뭐냐는 물음에 인문학 계열의 학생들은 Justice라고 말하고, 이문학/공학 계열의 학생들은 Definition이라고 답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백그라운드에 따라서 세상이나 사물을 달리 바라보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나의 가치관이 형성되면 다른 가치관으로 사물을 바라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하나의 확고한 가치관 또는 생각의 틀을 갖는다는 것은 성장에 매우 중요하지만,  타인의 의견이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오늘 그 유능한 개발자와 얘기하면서 어떤 이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색인 Index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그 분은 검색엔진에서 사용하는 색인과 역색인 Inverted-Index이라는 용어로만 색인을 이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분야에서 익숙한 단어나 개념에 쉽게 빠집니다.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중요한 세가지 물음이 있습니다. 바로 무엇 what을 어떻게 how 왜 why 하느냐?입니다. 그런데 왜?와 무엇?은 상대적으로 가지수가 적고 통일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흔히 노하우 know-how라 부르는 어떻게?는 매우 많은 가지수를 가집니다. 그런데 전문가가 될수록 '어떻게'에서 가장 효율적인 베스트 프랙티스 Best Practice로 일을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베스트 프랙티스를 많이 알고 실행하기 때문에 관록이 있는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지만, 역으로 베스트 프랙티스가 아닌 방법으로는 전혀 시도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때로는 처음에 주어졌던 문제의 환경과 조건이 변경되었는데도 새로운 조건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보다는 그저 과거의 비슷한 경험에 바탕해서 과거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꺼집어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것이 맞는 방법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효율성의 극대화가 유연성과 다양성의 희생으로 얻어지면 곤란합니다.

실수를 적게 하는 이가 전문가지만, 실수를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얻지 못하는 것도 전문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면서 새로운 실수를 경험하고 그리고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유연한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매번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봐도 예전 방식이 최선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지 않으면 더 나은 방법을 영원히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전문가와 대화 또는 논쟁을 하면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전문가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서 자신의 의견이 100% 맞다고 확신을 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문용어를 사용해서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그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용어에 익숙치도 않고, 그들과 다른 개념과 정의를 바탕으로 그들의 용어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간단한 개념/단어에 대해서도 서로 생각의 충돌이 벌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일반 범인들은 시장의 언어를 사용하는데, 전문가들은 너무 고귀한 자신만의 언어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전문가들이 자신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야지 전문가로써 권위와 위신을 세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장의 언어를 입에 담지 못합니다.)

ps. 친하다는 이유로 특정인을 미화시켜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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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yuj.tistory.com BlogIcon GM.RyuJ 2012.07.29 19: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컴퓨터/IT 분야의 한 전문가로써 요즘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유연한 개발자가 되기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07.30 09: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제 스스로 어리석음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 그냥 메모한 것인데,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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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처음 '소셜검색 My Drawing of Social Search'라는 글을 적은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1편에서는 현재 여러 분야에서 말하는 소셜검색의 정의를 다루었고, 2편에서는 블로고스피어와 다음뷰를 중심으로 소셜그래프의 관계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2편에서 첨부한 그림을 통해서 모든 것을 파악할 수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소셜 블로고스피어는 블로깅을 하는 글작성자, 작성된 글을 읽고 평가를 하는 글추천자, 그리고 양질의 글들을 소비하는 글소비자로 구성됩니다. 작성자, 추천자, 소비자를 별도의 객체로 볼 이유도 없고, 또 굳이 이들 사이의 (일반) 소셜릴레이션이 존재한다고 말할 이유도 없습니다. 지난 2편의 그림을 바탕으로, 제가 생각하는 소셜검색에서의 소셜랭킹모델에 대해서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말하는 것이 완벽한 소셜검색/랭킹모델은 아니고, 원시적인 형태임을 밝힙니다. 지난 3개월동안 부지런히 노력을 해서, 해당 모델을 구현하고 시연해봤더라면 지금쯤 새로운 서비스를 오픈했거나 재미있는 논문을 출판했을텐데, 저의 게으름이 아직 아이디어를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도록 내버려두었습니다.

 검색에서 (검색)랭킹이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검색어와 해당 키워드를 포함한 문서와의 연관성으로 측정되듯이, 기본적으로 소셜검색랭킹도 검색어와 문서와의 연관성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게의 글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친구나 전문가의 글을 찾는다는 점에서 일반 검색랭킹과는 차이점을 줍니다. 그리고, 일반 소셜그래프에서의 소셜검색이 아니라, 다음뷰/메타블로그를 중심으로한 블로고스피어에서의 소셜검색랭킹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일반)소셜검색랭킹과도 차별점을 둡니다. 제가 구상하는 구체적인 소셜검색랭킹모델을 설명하기에 앞서, 간단한 노테이션 notation을 먼저 정리하겠습니다.

 객체 Object
  • q: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 query (또는 keyword)
  • d: 주어진 검색어 q를 포함한 문서 document (본 포스팅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지만, D는 이런 d들의 합을 뜻하겠죠.)
  • w: 2편의 그림에서 글작성자 writer
  • c: 2편의 그림에서 글소비자 consumer
  • r: 2편의 그림에서 글추천자 recommender
 함수 Method/Function
  • Rnk(d, q): 랭킹함수 -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 q와 검색엔진이 찾은 문서 d와의 최종 랭킹점수
  • M(d, q): 매칭점수 -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 q와 문서 d 사이의 매칭정도, 보통 relevance라고 말함
  • R(d): 검색된 문서 d의 최신점수, recency
  • E(w, q):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 q에 대한 글작성자 w의 전문성, expertise
  • I(w, c): 사용자/글소비자 s와 글작성자 w와의 친밀도, intimacy
  • P(d | r): 글추천자 r의 authority에 바탕을 둔 글의 인기도, popularity (e.g., 추천회수)
  • A(w): 글작성자 w의 인기도/권위도, authority
 이상의 노테이션만을도 제가 구상했던 원시적인 소셜검색랭킹모델이 완성이 됩니다. 최종적으로 소셜랭킹은

더보기

입니다. 소셜랭킹모델에 사용된 함수 f는 경우에 따라서 곱하기 (*)가 될 수도 있고, 더하기 (+)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더 복합한 수식/로직으로 중무장할 수도 있습니다.

 개별 함수를 다시 설명하면, 매칭점수 M(d, q)는 Information Retrieval에서 사용하던 단순 블리언 boolean 매칭을 사용하거나, 조금더 복잡한 Okapi BM25 (BM의 경우, 파라메터설정에 따라서 BM27, .. 등의 다양한 이름을 가지지만, BM25가 가장 일반적인 모델임)을 그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최신점수 R(d)의 경우,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최신문서가 높은 랭킹점수를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함수정의에 따라서 연속함수나 계단식함수를 정의할 수 있고, 최신성의 기준도 많은 실험을 통해서 얻어야 합니다. 매칭점수와 최신점수는 일반 검색랭킹의 그것들과 동일합니다. 현재 구상중인 소셜랭킹의 차별점은 이후에 나오는 전문성, 친밀도, 인기도, 및 권위도에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글쓴이의 전문성은 특정 검색어 q에 반응하는 문서들 D 중에서, 검색어 q에 전문성을 가진 글쓴이에 의해서 작성된 문서 d가 가장 높은 랭킹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글쓴이의 전문성은 이제까지 블로깅한 모든 내용을 바탕으로 평소에 자주 사용하던 단어/주제 등을 미리 학습시켜둬야 합니다. 글쓴이와 검색자의 친밀도가 소셜검색의 가장 차별점입니다. 단순히 친구 (또는 검색자가 지정한 전문가)가 작성한 글중에서 q에 반응하는 문서 d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검색범위를 제한한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소셜그래프상에서 친구의 숫자가 적은 경우, '친구의 친구'와 같이 확장된 소셜그래프에서 문서를 검색해주게 됩니다. 개념적으로 검색범위를 축소시키기 때문에 일반 검색보다 더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역으로 검색범위가 좁아지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더 많은 어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친밀도에 대한 부분은 대부분의 소셜검색/서비스와 관련된 문서들이 다루고 있는 부분이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다섯번째로, 글의 인기도의 경우는 보통 다음뷰나 디그에서 보여주는 추천회수로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모든 추천이 동일한 가중치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다음뷰에서 오픈에디터라는 제도를 활용하듯이, 평소에 양질의 추천을 하는 이들의 추천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또는 스팸/어뷰징 추천자의 추천은 점수를 제하거나 감산하는 것도 방법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셜의 개념을 더 확장해서 '친구/지인'이 추천한 글에 대해서는 더 높은 인기도를 받도록 조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작성자의 권위도의 경우는 전문성과 개념상 중복되는 부분도 있지만, 전문성의 경우 검색어에 종속 (query-dependent)된 개념이지만, 권위도의 경우 검색어 비종속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트위터에서 이찬진님, 이외수님, 박경철님 등과 같이 이미 특정 분야에 권위를 가진 분들이 작성한 글을, 일반인들이 작성한 것보다 먼저 보여준다는 개념입니다. 이런 글쓴이의 권위는 쉽게는 소셜그래프의 인링크 개수로 점수화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음뷰/디그에서 글을 발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예상추천수 등으로 권위도를 측정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원시적인 소셜검색랭킹모델을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이런 수식적 모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Query Intent 또는 User Intent라고 불리는 사용자/검색어 의도입니다. 현재 소셜검색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단순히 친구의 글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에 더 부합한 글을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좋은 소셜검색모델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검색어/사용자의도를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한다면 제대로된 소셜검색결과를 제공해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검색어의 의도에 맞도록 위에서 제시된 여러 점수체계들이 유기적이고 동적으로 설정되어야 합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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